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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의 서재입니다.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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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
작품등록일 :
2022.04.22 03:25
최근연재일 :
2022.05.31 17: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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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550

작성
22.05.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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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캣커뮤니케이터 3

DUMMY

<추적 기준 위치와 날짜를 정확히 입력하라>


맞다, 위치와 가출날짜!!

은겸은 서둘러 치하맘에게 톡을 보냈다.


[고양이탐정 서은겸입니다.

혹시 치하가 가출한 곳, 정확한 주소를 알 수 있을까요?]


마치 톡을 계속 보고 있었다는 듯 치하맘으로부터 바로 주소와 가출날짜가 톡으로 왔다.


“주소는 인천 부평구 충일로 24번길 34. 가출일은 11월 16일 금요일”


톡에 찍혀 온 주소를 그대로 불렀다.


<추적대상 : 고양이(코리안숏헤어)

이름 : 치하.

나이 : 2살.

입력된 날짜와 위치 기준으로 추적한다.

주소지 반경 10km 이내만 탐색가능>


상태 창이 인천 지도로 바뀌면서 빠르게 입력한 주소로 확대되었다.

그곳에서 가운데 빨간 점이 생기더니 선이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은 많이 움직이지 않았다.

주소지 근처를 빙글 빙글 돌았다.

움직였다 멈추고 움직였다 멈추길 반복했다.

아마 밤이 되어 활동할 때는 움직이다 낮엔 따뜻한 곳에 들어가 몸을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치하 현재위치 확인.

충일로 24번길 6.

근린공원 1시 방향 벤치 밑>


진짜 찾다니 놀라웠다.

이런 기능이 있는 줄 알았다면 굳이 이틀 전처럼 위험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될 걸 그랬다.


하지만 제우스시스템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항상 직접 몸으로 부딪쳐 알아내야 한다.


불친절한 시스템이다.

그래도 하나하나 알아가는 건 나쁘지 않았다.


은겸은 이 소식을 치하맘에게 어떻게 전해야할지 고민했다.

그냥 알려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 분명 믿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 적절한 대가와 보상이 따라줘야 그만큼의 가치가 올라가는 법이다.


[제가 원격으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의뢰하시겠어요?]


[원격이요?]


[네. 치하를 열흘 동안 찾아다녔다고 하셨죠?

그곳들을 저에게 사진 찍어 보내주세요.

그럼 느낌 오는 곳을 알려드릴게요]


[그렇게도 가능해요?]


[고양이탐정 일은 신뢰가 생명입니다.

선택은 치하맘님이 하셔야해요.

의뢰비 입금되면 바로 정보 넘겨드릴게요]


고민스러운지 답이 없었다.

의뢰를 안 하면 어쩌나 은근 걱정되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치하의 안전이 문제였다.

하지만 공짜로 알려줬을 경우, 공짜만큼의 가치밖에 되지 않게 된다.


자신의 가치가 평가 절하되고 폄하되는 건 싫었다.

기다리다보니 편의점 야간 알바를 가야 할 시간이었다.


늦지 않기 위해 서둘렀다.

남자 알바는 어제와 똑같이 무뚝뚝했다.

은겸이 그만두는 것도 전혀 관심 없어 보였다.

은겸도 딱히 친하게 지내고 싶은 타입이 아니라 전달 사항만 간단히 인계받고 깔끔하게 인사했다.


남자 알바는 그냥 주는 거 없이 불편한 사이다.

이제 두 번만 더 보면 끝이라고 생각하니 속이 시원했다.

주말알바 했을 때 교대해주던 여자처럼 세상 불만 다 가진 얼굴로 떽떽거리지 않는 건 차라리 다행이지 싶었다.


혼자가 되어 드물게 들어오는 손님들을 상대했다.

교대 후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의뢰할게요.

계좌번호 알려주시면 바로 의뢰비 입금해드리겠습니다]


치하맘으로부터 톡이 왔다.

은겸은 계좌번호를 찍어 보냈다.

바로 통장에 15만원이 입금되었다는 입출금 안내 문자가 왔다.


[입금 확인되었습니다.

이제 치하맘님은 치하가 있을 만한 곳들을 사진 찍어 보내주세요]


사진 폭탄이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은겸은 30분간 백장이 넘는 사진을 받았다.

치하맘은 열심히 치하가 있을 곳 같아서라고 변명했지만 계속 삽질이었다.

참다못한 은겸이 힌트를 줬다.


[거기 혹시 공원은 없나요?]


[있긴 한 대 공원은 너무 환하게 탁 트여 있지 않아요?]


[그럼 공원은 한 번도 찾아보지 않으신 거에요?]


[네. 공원은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 안갈 것 같은데...]


이 아줌마야!! 치하 거기 있어!


답답한 맘에 소리칠 뻔했다.

하지만 바로 담배손님이 들어와 가벼운 미소로 답답한 마음을 꾹꾹 눌러 참았다.


[제 조언은 공원 쪽으로 움직여 달라는 겁니다.

한 번도 안 가본 곳이니까 이참에 가보세요]


<치하, 충일로 24번길 근린공원 2시 방향으로 이동 중>


이런! 치하가 움직이고 있었다.

하긴 벤치 밑은 몸을 웅크리고 있는다 해도 추위를 달래기엔 힘든 곳이다.

치하가 공원을 나가기 전에 치하맘이 찾아야할 텐데 싶어 괜히 초조해졌다.


무의식중에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공원으로 가랬다가 또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면 치하맘은 은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이다.


[공원으로 이동했어요.

여기 생각보다 넓어서 어디를 어떻게 찾아야할지 감이 안와요]


2시 방향!!

알려줄까? 하, 어쩌지?


[벤치 밑을 꼼꼼히 확인하며 이동해보세요]


치하맘이 있는 곳이 어느 방향인지 알 수 없어 치하가 머물렀던 곳을 먼저 알려줬다.


<치하 현재위치 충일로 24번길 근린공원 2시 방향 정자 아래>


치하가 멈췄다.

정자 아래면 벤치보다 면적이 넓어 추위를 막을 수 있다.

조금 더 오래 치하가 그곳에 머물기를 기도하며 은겸이 톡을 보냈다.


[공원 안에 정자가 많이 있나요?]


[정자는 못 본 것 같은데... 근린공원이라 운동 기구들이 가장 많고 소공연장 하나, 화장실 하나 정도 있어요.

벤치는 많지만... 아, 낮은 언덕 위에 정자 하나 있는 걸 본 적 있어요]


[그럼 그쪽으로 가면서 치하 이름을 불러보세요.

너무 크게 부르면 놀라니까 낮고 조심스럽게 불러보고 좋아하던 간식도 중간 중간 조금씩 떼서 뿌려주세요]


[네네. 그렇게 할게요]


은겸은 혹시 실수한 게 있을까 싶어 하나씩 되짚어가며 오고간 톡을 살폈다.

치하의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내용은 없었다.

정자 아래서 치하를 찾는다 해도 우연히 운이 좋아 찾은 걸로 해야 했다.


[대박 대박 대박!!

탐정님, 치하 발견한 거 같아요.

오, 마이갓!!]


그 톡을 끝으로 한동안 치하맘으로부터 톡이 오지 않았다.

아마도 치하를 구조하느라 온 신경이 그쪽으로 쏠렸을 거다.


실수였고 우연이였지만 원격으로도 가출고양이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은겸은 이런 방법으로 고양이를 찾을 경우 어떻게 금액을 책정해야할지 고민됐다.


물론 카페에서 읽은 글에 따르면 현장출장을 나가건 원격으로 전화로만 자문을 구하든 성공사례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결론을 내렸다.

의뢰비는 15만원, 성공사례비는 10만원으로 책정했다.

직접 현장으로 출장을 가지 않아도 되니 시간도 절약되고 낯선 환경에서 위험한 상황에 빠질 가능성도 전혀 없다.

때문에 성공사례비도 반으로 낮추는 게 맞을 것 같았다.


전화나 톡만으로 가출 고양이를 찾아낼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일도 늘어날 것이다.

은겸은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의뢰만 하면 성공확률 100%로 가출고양이를 찾아 준다.


누군가는 부러워하고 누군가는 질투할 것이다.

때문에 더 조심해야한다.

은겸이 가진 제우스시스템이란 재능은 오직 은겸만의 은밀한 사생활로 남겨야한다.


아침이 되어 오전 알바와 교대했다.

오전 알바가 챙겨주는 유통기한 막 지난 햄버거와 삼각 김밥을 거절하고 도도하게 편의점을 나섰다.


<가출 고양이 치하 구출 성공.

보상 : 공적 1,000점>


반복퀘스트 가출고양이를 찾아라 의 완료 보상이 떴다.

드디어 치하를 구출했다는 의미다.

치하를 발견했다는 톡을 받은 지 6시간 만이었다.

치하맘은 톡을 보낼 정신이 없을 테지만 은겸은 이제야 웃을 수 있었다.


<서은겸 공적점수 : 72,710점>


공적점수가 어느새 7만점이 넘었다.

오늘은 공적점수를 사용해 볼 생각이다.


집으로 돌아와 씻었다.

분배를 잘해서 상자를 구매해려 했다.

낭비 없이 최대효과를 낼 수 있게.


상점을 열었다.

골드박스와 에머랄드박스가 구매가능 했다.

구입비용은 예상했던 대로 골드박스는 공적점수 만점이었다.

그렇게 단계를 거치면 다음 에머랄드박스는 10만점이 아닐까 싶었는데 공적점수가 5만점을 넘어서는 시점에 열렸다.


때문에 현재 있는 공적점수로도 은겸은 에머랄드박스를 구매할 수 있었다.

제우스를 한참 바라보았다.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제우스가 마주 바라보았다.


“사? 말아?”


아웅-!


은겸의 물음에 답하듯 제우스가 울었다.

무슨 뜻인지 정말 알아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대화스킬로도 지정할 수 없는 고양이라고 하니 더 궁금한 게 많다.


물어볼 게 산더미였다.

왜 자라지 않는지,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 제우스시스템을 어째서 은겸에게 선물했는지.


공적점수가 넘쳐나는 건 엄청 유혹적으로 느껴졌다.

거의 넘어갈 뻔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했다.

지금 나온 스킬들도 솔직히 제대로 써 본 것들이 많지 않다.

한두 번 써봤다고 다 아는 것처럼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잘하는 짓일까?


아니라고 생각했다.

은겸은 제우스시스템이 처음 떴을 때 백만점이 넘는 공적점수가 쌓여 있었다.


4마리 반려묘와 생활하며 길고양이를 조금 도와준 게 전부일 뿐인 은겸에겐 과분한 공적이었다.

제우스시스템은 어쩌면 일부로 은겸에게 과소비를 하게 만드는 걸 수도 있다.


은겸이 공적점수를 모으지 못하게 계속 미끼를 던지고 점수를 소비하게 만들고 있다면 조심해야한다.

지금도 스킬하나 쓸 때마다 공적점수는 계속 소모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쌓이는 공적점수만큼 구입할 수 있는 상자의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뛰었다.

시스템을 처음 이용할 때 공적점수를 힘들게 모아 브론즈박스를 살 때의 뿌듯했던 기분마저 지금은 사라졌다.


당연한 듯이 박스를 사려고 했다.

브론즈박스를 구매하면 700개를 구매할 수 있는 점수인데 에머랄드 박스는 한 개 밖에 구매하지 못한다.


에머랄드 박스가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걸까?

브론즈박스 500개의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그 안에 들어 있을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닐 경우는 난감해진다.

쉽게 모은다고 쉽게 써서는 안 된다.


은겸은 당분간 공적 점수를 계속 모으기로 결심했다.

정체도 모르는 시스템을 무조건 선으로 받아들이던 마음에 경종이 울렸다.


꼭 필요할 때만 조금씩 소모하자.

그래도 반려묘들과의 소중한 약속은 지키기로 했다.

재사용대기시간이 사라지자마자 은겸은 루나에게 대화스킬을 사용했다.


<공적점수 100점을 소모하여 루나와 대화한다.

지속시간: 1시간>


“루나야, 엄마 말 들려?”


= 응. 난 언제나 엄마 말을 경청 중이라고


“엄마도 루나 말 잘 들린다”


= 그 스킬인가 뭔가 썼구나


“레아랑 란한테 들었어?”


= 맞아. 언니들 얘기 듣고 얼마나 기다렸는데.


“왜? 엄마한테 하고 싶은 얘기라도 있어?”


= 산더미처럼 많아. 밤을 새도 모자랄 걸.


“이제부터는 얼마든지 가능하니까 천천히 하나씩 풀어볼까?”


= 엄마랑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니 좋다. 진짜 신기해


“엄마도 그래. 우리한테 일어난 이 기적 오래오래 소중하게 간직하자”


= 응. 고마워 엄마. 나 입양해줘서.


“그 말은 김한성에게 해. 한성이 아니었음 너랑 못 만났을 테니까. 그러고 보니 루나랑 엄마 사이에 한성이가 있었네”


루나는 한성이가 구조해 임시로 보호하다 은겸이 입양한 케이스였다.

은겸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던 청주냥이사랑 밴드에 한성이 가입했던 게 4년 전이다.


고양이를 주웠다며 이것저것 물어서 따라하던 한성은 2주 만에 고양이를 키울 환경이 안 된다며 입양 처를 찾았었다.


그때 은겸이 루나를 입양했고 그걸 계기로 김한성과 사귀게 되었다.

루나는 말하자면 한성이와 은겸의 오작교 역할을 한 셈.


= 엄마 남친 보고 싶구나.


“넌 안보고 싶어? 그래도 2주는 함께 살았잖아.”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추코 부탁드려요.


작가의말
아교님 후원 감사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후원을 받게 되어 얼떨떨합니다.

조회수도 별로 없어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열심히 올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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