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VolkJo 님의 서재입니다.

죽지 않는 4서클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VolkJo
작품등록일 :
2023.05.10 19:32
최근연재일 :
2024.05.07 16:38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7,686
추천수 :
170
글자수 :
483,500

작성
24.04.05 17:50
조회
20
추천
1
글자
10쪽

4장. 제국 (13)

DUMMY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초인들의 감은 어쩌면 그들의 두 번째 무기라고 불릴 만큼 정확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전쟁에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던 것 아니던가.


승리의 기분에 취해 환호를 내지르는 병사들과 다르게 이상하게 카논의 등줄기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비록 틈이 생겼다고는 하나...

마왕의 오른팔이라 불리는 마계군 이인자 무락이 이렇게 허무하게 자신들에게 당한다고..?

심지어 군단장들의 상징이라 불리는 '신물'을 꺼내지도 않고..?

아니, 사실 빈틈이 생긴 것 맞나..?


분명 눈앞에 무락은 온몸에 구멍이 뚫린 채 죽어가고 있었지만...

초인의 감각은 연신 그것을 부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의구심은 곧이어 등장하는 음성에 의해 해결되었다.


" 호호호. 그래도 벌레들 중에 머리를 쓰는 놈이 있구나. "


어느 센가 산처럼 쌓여있는 시체 위에 한 여인이 걸터앉아 있었다.

아니, 여인의 얼굴과 형상일 뿐.

그들이 검을 쑤셔 넣은 무락과도 같은 붉은 피부에 솟아오른 두 개의 뿔.


그녀는 분명 이들이 상대하고 있는 마족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풍겨져 오는 기운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무락과도 같은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욱 강하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여인이 툴툴거리듯 세침 하게 말했다.


" 아무튼, 이렇게 쉬운데! 군단장이라는 놈들이 왜 내 말을 안 들어서 이 사달을 낸 거야. "


초인인 카논의 본능이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경고를 날리듯 소름이 돋았다.

분명 그녀는 지금껏 자신이 상대한 그 어떤 마족보다 강했다.


" 모두 전투준비!!! "


마나를 머금은 카논의 외침에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은 시선은 붉은 피부의 여인을 향했다.


몇몇은 그녀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기운을 감지하고 긴장했으나, 대부분은 그저 왜소해 보이는 모습에 속았는지 방금 전 무락에 비해 큰 긴장을 하지 않는 듯해 보였다.


여인이 또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가락은 카논을 가리켰다.


" 수많은 허수아비들 중에 이렇게 '칼'만 찾아내서 조심하면 될 것을... "


그냥 본인을 쳐다본 것뿐인데.

카논에 정신은 공포를 넘어 정신이 아득해 질만큼 아찔했다.


그리고 그의 본능이 외쳤다.


' 저 것이 진짜 백계의 무락이다. '


망설일 시간이 없다.

조금이라도 가까울 때 승부를 봐야 한다.


" 모두 공격하라!!! "


카논의 외침에 공격신호의 호각이 울려 폈다.


- 삐이이익!


분명 무락이 쓰러졌다는 신호를 받았던 병사들은 혼란스러웠지만, 울려 퍼지는 수십 개의 호각소리가 거짓말일리는 없었다.


" 뭐... 뭐야..? "


자신의 등 뒤로 강한 돌풍이 불자, 아직 후방에 위치한 병사들은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어느 순간 자신을 앞질렀고 병사들의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그것은 바람이 아니라, 분명 사람이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


" 무명이다!!! "


이른바 무명(無名)으로 불리고 있는 몇 안 남은 영웅 중 하나이자, 무자크 제국의 무사였다.


*****


그저 눈 한번 깜빡였을 뿐이었다.


" 생각보다 칼이 무디 군. "


카논 코 앞까지 접근한 무락.


카논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감각이 그녀의 속도보다 늦다는 것이 당혹스러웠다.

그 역시 대륙에 몇 안 되는 소드 마스터 아니던가.


그녀는 나긋이 말했다.

그러나, 나긋한 말과 다르게 퍼져 나오는 마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 룩 "


그녀의 짧은 한마디와 동시에 퍼지는 마나의 소용돌이.

흡사 생전 7 서클에 가까웠던 전 교황과 필적할만한 위력이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느낄 수 있었다.

검기처럼 날카로운 무언가가 소용돌이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자신을 향해 매섭게 조여 오고 있다는 것 역시도 말이다.


" 그냥 당할 것 같으냐!!! "


카논의 묵직한 검에 강한 마나가 실렸다.


검강.

검기의 다발로, 소드 마스터의 상징.

설령 철옹성 같은 성벽이라 할지라도 검강 앞에서는 한낱 종이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의 검강이 무영의 무언가를 갈랐다.


- 콰강!!!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느껴졌다.

무영의 무언가는 카논의 검강에 산산이 찢겼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무락은 괜히 마족의 이인자가 아니었다.


" 펄 "


카논의 발 밑에서 붉은 기류가 솟구쳤다.


방금 전 방어로 그의 자세는 무너져있었고, 무락의 공격은 아무리 소드 마스터인 그라도 피하기에는 그 속도가 너무 빨랐다.


그 찰나 같은 시간 속에서 카논의 사고는 빛처럼 빨리 움직였다.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어디를 내줄 것인가.

그 뿐이였다.


그의 두터운 갑옷도 휘몰아치는 적의 공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게 뻔했다.

어쩌면 이 과감한 선택이 전화위복이 되어 무락의 목을 취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카논은 검과 자신의 왼팔에 마나를 양분했다.

그리고 그의 왼손은 거침없이 자신을 향해 솟구쳐 오르는 붉은 기운을 사로잡았다.


" 크흡..!!! "


역시나 마기로부터 전해지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마나로 보호했다지만, 그저 저 붉은 기운을 쥘 수만 있을 뿐, 그의 팔은 보호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마기에 휘둘린 팔은 빠른 속도로 괴사 하기 시작하였고 그로 인한 작열통은 그의 신경을 정신없이 괴롭혔다.


- 두드두득...


그의 손에 잡힌 붉은 기운은 마치 나무뿌리가 뽑히는 소리를 내뱉으며 뜯어지기 시작했다.


" 하압! "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의 오른손에 쥐어진 검에서 거대한 기운을 뿜었다.


- 쾅!


" 헉... 헉... "


바닥에 떨어진 왼팔.

하지만 카논은 관심 없었다.

그저 그의 시선은 오직 무락에게 향했을 뿐.


' 제발... 제발... '


거센 검강이 일으킨 먼지가 순식간에 걷히자...

그의 눈에는 무락의 반쯤 잘린 쇄골 부근에서 마기가 스멀스멀 새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좀 전만 해도 여유만만했던 그녀의 눈이 붉게 달아올랐다.


" 무뎌도 칼은 칼이란 말이냐!!! "


그저 고함을 한번 질렀을 뿐인데 그녀의 주위에 강한 마나의 기류가 흐리기 시작했다.


" 단장님을 지켜라!!! "


마치 한 마리의 말벌을 죽이기 위해 달려드는 꿀벌처럼 수십, 아니 수백의 병사들이 무락을 덮쳤다.


그러나 역시 그 누구도 무락의 손 끝하나 닿을 수 없었다.


" 작 "


- 스스스스


그녀의 한마디에 어디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 털썩... 털썩...


무락 주변에 모든 이들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소낙비처럼 말이다.


카논 역시 그녀의 공격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카논은 잃어버린 왼손과 채 지혈을 하지 못하여 분수처럼 쏟아지는 출혈로 인하여 제대로 된 전투태세를 잡을 수 없었지만 평생 검을 쥐어온 인생.

어색하나마, 어느새 그의 검은 다가오는 무락의 공격을 막기 위해 빠르게 마나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때 하나의 외침이 들렸다.


" 회(回)! "


무락의 서늘한 바람과도 같은 공격과는 매도 대비되는 거센 돌풍이 카논의 등 뒤에서 불었다.


- 콰강!!!


" 아직도 이러고 있습니까 카논 경. "


딱딱하게 뱉어진 음성

무명의 등장이었다.


무명, 그의 검술은 날카로웠지만, 현현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움 역시 느껴졌다.


그리고 절대 닿지 않을 것만 같았던 무락에게는 그의 검이 닿기 시작했다.

자신은 자신의 팔을 희생하면서까지 간신히 닿았었는데 말이다.


' 어쩌면, 그가 대륙 최강의 검일지도... '


대륙 최강의 검이라 평가받는 제로스.

그는 항상 자신의 기사단과 함께 움직이고 적을 궁지로 몰며, 최후를 선사한다.


지금의 대 마족 전투방식은 그의 전투 방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을 정도로 정형화 되어있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눈앞에서 서 있는 무명.


그는 모든 적들을 홀로 상대한다.

그 커대란 무자크 제국에서 고작 100명의 하급무사와 상급무사인 무명 한 명을 지원해 줬을 때 모든 나라에서 무자크를 비난했다.


하지만 그 판도가 뒤바뀔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또다시 무자크 제국의 선택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듯이 카논의 앞에서 무명의 현란한 검술을 펼쳤다.


" 파(破)! "


무명의 검이 번쩍이더니 검강이 뻗어나갔다.


대체로 검강 발현 후 그것을 쏠 때, 검을 휘두르며 발산하는 것과는 다르게 무명은 그저 기합과 함께 검에 모여있는 검강을 발산할 뿐...

다른 동작은 일절 하지 않으니 검강의 발산의 속도는 카논이 보아 온 그 어떤 이들보다 빨랐다.


- 콰가강!!


" 병사들을 돌리시죠. 불필요한 희생입니다. "


무락이 잠시 주춤한 사이 무명이 말했다.

카논은 손을 들어 퇴각을 명했고 전장에는 호각소리가 퍼져나갔다.


공격때와 마찬가지로 병사들은 명령이 혼란스러웠다.

공격을 명할 때는 언제고 또 갑자기 퇴각이라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발은 빠르게 도망치고 있었다.

자신들의 상대해야 할 적의 얼마나 강한지는 모르나...

확실히 퇴각을 하게 되면 살 확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니까.


정신없이 도망치고 있는 아군을 보며, 카녹은 생각했다.


무명의 말이 맞았다.

이미 전략이 노출되었으니 더 이상 기습은 소용없을 것이다.

마족에게 짓밟는 인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지만, 결국 그들 역시 인간이고 목숨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카논은 모를 리가 없었다.


무락의 시선이 자신과 무명에게 고정되어 있으니, 병사들의 죽음은 전 보다 더욱 허무할 것이다.


진작 이런 결정을 내렸어야 했었다.

하지만 카논의 자책하는 시간은 길어질 수 없었다.


무명이 거세게 외쳤다.


" 정신 차리시오! 카논 경! 후회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소!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지 않는 4서클 마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6 4장. 제국 (22) 24.05.07 10 0 10쪽
105 4장. 제국 (21) 24.05.03 18 1 10쪽
104 4장. 제국 (20) 24.04.30 15 0 10쪽
103 4장. 제국 (19) 24.04.26 18 0 12쪽
102 4장. 제국 (18) 24.04.23 19 0 12쪽
101 4장. 제국 (17) 24.04.19 18 0 12쪽
100 4장. 제국 (16) 24.04.16 18 0 12쪽
99 4장. 제국 (15) 24.04.12 19 0 12쪽
98 4장. 제국 (14) 24.04.09 22 1 10쪽
» 4장. 제국 (13) 24.04.05 21 1 10쪽
96 4장. 제국 (12) 24.04.02 24 1 12쪽
95 4장. 제국 (11) 24.03.29 22 0 13쪽
94 4장. 제국 (10) 24.03.26 26 1 12쪽
93 4장. 제국 (9) 24.03.22 23 1 10쪽
92 4장. 제국 (8) 24.03.19 27 1 11쪽
91 4장. 제국 (7) 24.03.15 27 1 10쪽
90 4장. 제국 (6) 24.03.12 39 1 11쪽
89 4장. 제국 (5) 24.03.08 39 1 10쪽
88 4장. 제국 (4) 24.03.05 37 1 12쪽
87 4장. 제국 (3) 24.03.02 41 2 10쪽
86 4장. 제국 (2) 24.02.27 38 1 10쪽
85 4장. 제국 (1) 24.02.23 48 1 11쪽
84 3장. 남부의 칼잡이 (16) 24.02.20 82 1 10쪽
83 3장. 남부의 칼잡이 (15) 24.02.16 98 1 10쪽
82 3장. 남부의 칼잡이 (14) 24.02.13 73 1 10쪽
81 3장. 남부의 칼잡이 (13) 24.02.09 86 1 11쪽
80 3장. 남부의 칼잡이 (12) 24.02.06 80 1 11쪽
79 3장. 남부의 칼잡이 (11) 24.02.02 91 1 10쪽
78 3장. 남부의 칼잡이 (10) 24.01.30 88 0 11쪽
77 3장. 남부의 칼잡이 (9) 24.01.26 60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