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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kJo 님의 서재입니다.

죽지 않는 4서클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VolkJo
작품등록일 :
2023.05.10 19:32
최근연재일 :
2024.05.07 16:38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7,685
추천수 :
170
글자수 :
483,500

작성
24.02.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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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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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장. 남부의 칼잡이 (12)

DUMMY

몸에 마나를 끌어올리지 않았다면 방금 전 공격으로 카이져의 사지는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요 근래 카이져의 몸에는 상처가 늘어갔다.

상급 기사 자리에 오른 후, 몇 년간은 없었던 상처들이었다.


범인들로써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검을 잡은 이로써 이 상처들은 자신의 한계를 알려주는 척도였다.

그렇기에, 다소 변태 같지만 카이져에게는 상처 따위 언제나 영광이었다.


" 후우... "


카이져는 다시금 마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루드리안의 공격은 멈춘 것이 아니었다.

그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외쳤다.


" 홀리 애로우! "


지팡이 끝의 보석에서 강한 빛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빛은 마치 화살처럼 카이져로 향했다.


- 캉!


하지만 상대는 소드 마스터.

2 서클의 홀리 애로우 따위는 5 서클의 윈드커터와 급이 달랐다.


홀리 애로우를 막아내자마자 카이져의 몸은 흩어지듯 사라져 버렸다.


" 멸구. "


팟-


카이져는 순식간에 루드리안의 코앞까지 당도했다.


샤악-


그리고 그의 보도는 루드리안의 목덜미를 노렸다.


" 응..? "


카이져의 보도는 루드리안의 목을 날리지 못하고 그대로 그의 쇄골에 박혀버린 것이였다.


아무리 검강이 아닌 검기를 휘둘렀을지라도, 철마저 잘라내는 그의 검기가 어찌 인간의 목 하나 자르지 못한단 말인가.


' 역시 마법사란 존재는 신기하군. '


루드리안은 다급히 뒷걸음질 쳤다.

다행히 혈관은 다치지 않았는지 쇄골뼈가 아작이 났음에도 피는 솟구쳐 오르지 않았다.


' 중첩된 윈드실드가 단 한방에... 시간이 없다. '


그는 다시금 지팡이를 휘둘렀다.


" 홀리 애로우!!! "


' 헉..!! '


홀리 애로우를 사용하기 무섭게 그의 눈앞에 또다시 더벅머리 사내가 나타났다.


- 쾅!


바로 앞에서 터져버린, 홀리 애로우의 폭발력에 루드리안은 뒤로 나가떨어졌다.

마법사의 단련되지 않은 몸뚱이가 폭발력을 버텨낼리 만무했다.


" 피하십시오! "


기사들이 카이져에게 달라붙었다.

하나 같이 목숨을 걸고 망설임 없이 달려들었다.


상대가 상대인지라 약해 보였을 뿐.

그들 역시 모두 인간의 한계라고 불리는 엑스퍼트급 아니던가.


검기를 가득 머금은 그들의 검은 사정없이 카이져에게 휘둘렀다.


하지만.

그저 시간 끌기였을 뿐이던가...


" 발파. "


- 콰강!


" 소각. "


화르르르-


한차례 폭발 이후, 강한 화력이 지표면을 불태웠다.

그리고 불길을 뒤로한 채 카이져가 뚜벅뚜벅 불길을 걸어 나왔다.


" 여기까지다. "


제법 강했지만.

그들은 '강자'가 아니었고, 이 정도면 그들의 모든 것을 보았을 것이다.


카이져는 더 이상 관심이 없었다.


루드리안 역시 그런 모습을 눈치 챘는지, 마지막을 준비했다.


' 저 자는 마족이 아니다. '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홀리 애로우는 저들의 수장인 마법사로 보이는 놈(로만)까지 전투불능 상태에 빠지게 만든 대(對) 마족 마법이다.


한낱 희망을 품고 공격했지만 더 이상 방법은 없었다.


' 그래도 쉽게 갈 수는 없지. '


루드리안의 지팡이가 빛났다.


자신이 보유한 서클의 수보다 2단계 정도는 낮아야, 무영장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상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은 아니었다.


자신의 서클과 같은 서클의 마법을 무영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끌어 오르는 마나의 역류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말이다.


루드리안에게는 '뒤'가 없었다.

어차피 저자가 살려둘 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 쿨럭... 윈드커터!!! "


온몸의 혈관이 터져나가는 것 같은 통증이 올라왔고 온 몸에서 피가 흘렀다.


그리고 그 통증과 비례하게 그의 지팡이에서는 또다시 보이지 않은 바람이 불어왔다.


*****


쿠구구구-


땅에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마치, 수천의 기마병들이 땅을 박차고 달려갈 때나 느껴봄직한 그런 울림이었다.


모래알갱이들은 미세하게 부유했고, 땅에 진동은 더욱 심해졌다.


그리고 그때 한 병사가 소리쳤다.


" 운석이다..! 운석이야!!! "


하늘에 고작 점에 불가했던 무언가가, 매우 빠른 속도로 커지더니 이내 집채 만한 돌덩이로 변해버렸다.


제국의 마법사 하나는 절망감에 무릎을 꿇었다.


" 시... 실제로 존재하는 마법이라니..! "


- 메테오 -


8 서클의 대마법.

하늘에서 운석을 떨어트려 모든 것을 지우는 마법.


인류는 나름대로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역사상 단 한번.

그것도 짧게 기록된 적이 있는 그런 마법이었다.


메테오를 사용했던, 마법사의 이름도 출신도 어느 하나 분명하지 못할 정도로 세월은 역사를 지워버렸고.

마법사들 중 호사가 사이에서만 가끔 나오는 그런 이야깃거리 정도의 허무맹랑한 마법이었다.


헌데...

그런 마법이 지금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 죽... 죽을 거야... "


어떤 이들은 절망을.


" 모두 몸을 숙여라! 숨을 곳이 있다면 숨어라! "


누군가는 실낱같은 희망을.


" 크롭신이시여... 제발 목숨만은... "


몇몇은 신을 찾았고.


" 도망쳐!!! "


상당수는 살기 위해 도망을 택했다.


그렇게 마법의 효과는 어마무시했다.

아직 공격을 겪지도 않았음에도 제국군은 자연스레 와해되고 있었다.


- 쿠우우와아아앙!!!


거시적으로 보면 고작 집채만 한 돌덩이일 뿐인데.

그 파괴력은 실로 엄청났다.


제국군의 전초기지는 흔적조차 남지 않았고 거대한 크레이터를 남긴 채,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땅이 파였다.


*****


아곤의 마나하트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 제아무리 8 서클의 리치라도 8 서클의 마법을 사용하는데 역시 무리지. '


인간의 한계를 초월했다고 하는 소드 마스터도.

한방 한방이 재앙과도 같은 대 마법과는 그 결의 차이가 심했다.


하지만 마법사들이야 주변의 마나를 응집하여 마법을 사용하지만.

리치는 달랐다.


오롯이 마나하트에 쌓이는 마나를 소모하기에 인간들보다 서클의 제약은 없지만, 마나 하트가 고갈되면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한다.


그렇기에, 마치 기사들처럼 자신의 몸에 축적된 마나를 사용하는 것이 리치이고, 마나하트를 빼고서는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뭐 물론, 로만의 예외이다.

로만 역시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로만이 알고 있던 가가르의 반지 효과인,

인간의 육체를 유지해지고, 주변 생명력을 치환하여 회복하는 기능은 사실 반지의 부가적인 효과였을 뿐이었다.


이 신물의 주된 기능은 바로.

작고 무한한 마나하트였다.


그렇기에 로만은 마나하트가 없음에도 4 서클 정도의 마나를 유지하며, 죽지 않는 몸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가가르의 저서에서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


- 마나하트 없이 영생을 누릴 수는 있지만. 4 서클은 너무 고약하지 않은가. 마나하트와 이 신물만 있으면 나는 곧 9 서클의 경지에 오를 것이니.. -


뭐, 강함보다는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좋은 로만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지만 말이다.


커다란 마나의 유출에 마나하트가 고갈된 아곤이 로만에게 말했다.


" 주군. 저는 더 이상 관여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의 나약함을 용서하시옵서서. "


로만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 그래 고생했다. "


아곤의 리타이어도 예했지만, 로만의 생각보다 적들의 피해가 상당해 보였다.

메테오의 영역권 외의 병력들은 역시 죽음의 공포로 혼비백산하는 모습은 예상치 못했는데 말이다.


로만은 신물을 꺼내 들었다.


- 처처척!


로만의 마나 주입과 함께 신물은 제각기 물려있는 틈을 넓히며 거대한 마치 대검과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 모두 공격하라!!! "


로만의 외침에 로만의 언데드 군단들은 하나같이 뛰어들었다.


그리고 다른 외침이 들려왔다.

린데스만 기사단장 '크리스'였다.


" 린데스만! "


- 척척!


군홧발 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린데스만의 가동가능한 총병력 팔천명의 집결이었다.


" 우리 모두 오늘 죽는다! 우회 전진!!! "


크리스는 좌측 끝에 서있는 기사하나에게 신호했다.

기사는 그 신호를 받고는 깃발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 좌측으로 우회 전진! "


전면으로는 2만의 언데드가.

좌측면으로는 8천 명의 린데스만 군대가 움직였다.


그리고.

이들의 모습을 율리아나 공주는 로만이 건네준 수정을 통해 바라보고 있었다.


" 성기사들이 현자께 접근하는 것만 막으면 된다..! "


폭스 나루터를 기준으로, 좌측에는 성왕국의 병력들이 주변 돌덩어리로 쌓아 올린 작은 건물이 있었다.


크롭교가 전부인 이들에게 몇 달의 시간 동안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것은 죽음보다 고약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예배를 위하여 저 작은 건물을 쌓아 올렸던 것이었다.


심지어 이제는 예배장 근처에 천막들이 펼쳐지는 것을 보니 확실히 제국군과는 거리를 두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성왕국 군사들의 입장에서는, 이 연합의 지휘관인 자르스크가 저렇게 연패를 하고 있어 귀국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고.

제국군 입장에서는, 한낱 왕국의 병사들이 자신들보다 높은 대우를 받고 있으니 배가 아팠을 것이다.


어찌 보면 장기전에 돌입한 것은 오히려 이 연합의 자충수가 된 것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점을 감안하여 린데스만의 모든 병력들을 좌측으로 돌린 것이 율리아나였다.


로만이야 성기사들이 있다 해도 본인이 제압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율리아나는 반대했다.


그녀 역시 결국 로만이 이긴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그의 병력도 원복 되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로만 군단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했다.


이번 전투로, 린데스만의 병력들 역시 많은 이들이 다치고나 죽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투는 이번 한 번이 아니다.


폭스 나루터를 건너가면, 또다시 전투를 해야 하고 결국 제국이 무너질 때까지 싸워야만 했다.


그러려면 린데스만의 병력보다 질적 양적 우위에 앞서는 로만의 군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예전의 율리아나였다면, 역시 이런 결정을 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의 능력을 저울질 하여, 현실을 타파 해가는 이런 공리주의적 사상말이다.


하지만 로만의 말은 율리아나를 바꾸었다.

율리아나는 떨려오는 손을 억누르며 생각했다.


' 모두를 위해 변해야만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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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 남부의 칼잡이 (12) 24.02.06 8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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