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초입부터 시작했던 이야기도 정신없이 달려와, 어느덧 떨어진 은행 위에 가을비가 내리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밌는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그런 고민만 하다가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여섯 달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봉인 풀린 고인물 용사>를 읽어주셔서 무척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준비한 외전이 조금 남기는 했으나, 본편의 서사와 분위기에서는 꽤 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쓰려 합니다.
연재 주기는 지금과 동일하게 유지하려 하므로, 본편 이후의 이야기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부디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하는 흔하디흔한 작가의 변명과 감사의 말씀 정도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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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저는 ‘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게 아닐까, 다 끝난 자리에서는 그런 걸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모험도, 눈부신 순애보도, 때로는 잔인하고 때로는 슬픈 이야기들의 결말도. 모두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지 않을까.
그 이야기를 겪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고, 그 사람들은 크든 작든 모종의 변화를 겪어서.
끝내 자신은 모르는 자리에 저도 모르게 닿아있는.
결국 저는 돌고 돌아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감히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이야기를 한창 쓸 때엔 정말 당장 눈앞의 마감에 치여 아무런 생각도 못 할 때가 많기는 했지만요.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 글을 쓴다는 일이 항상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때로는 글이 안 나와 고통스러웠고, 재미없을까 불안해하며 이미 쓴 글을 고치는 시간도 길었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간절히 닿고 싶었던 자리에 지금 서 있다는 것.
그렇게 만들어낸 무언가를 많은 분들이 읽고 계셔준다는 사실에, 매번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힘을 얻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이렇게 도착하지 못했을 겁니다.
글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아주신 편집부와 담당 편집자님, 깜짝 놀랄 만큼 멋진 삽화를 그려주신 일러스트레이터님, 항상 놀리듯 말했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응원해준 친구들, 제가 꿈을 이루기까지 묵묵히 기다려준 가족.
그리고 무엇보다, 독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던 반년이었습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약간의 외전이 이어진 이후, 푹 쉬고서 더 재밌는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제이드 크레이그의 모험은 여기까지지만, 이후의 삶을 살아나가실 독자 여러분의 앞길에 축복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무곰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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