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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행 님의 서재입니다.

토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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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미행
작품등록일 :
2020.02.20 12:35
최근연재일 :
2020.04.28 13:05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7,630
추천수 :
279
글자수 :
213,004

작성
20.04.16 14:25
조회
109
추천
4
글자
8쪽

40. 북한자유수호연대 곽정한 대장

‘토파즈’는 우정과 인내를 상징하는 보석 이름이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1969년에 만든 동명 영화. 이 영화에서 ‘토파즈’ 는 미소 냉전시기의 친 소련 계 영국 정치인 모임 이름. 이들은 오랫동안 영국의 중요한 국가 기밀을 소련에 제공했다.




DUMMY

미군 기지를 나온 김동진은 동호대교를 건너 직진해

논현로를 따라가다가 을지병원 사거리에서 좌회전 해

도산대로를 달려 도산공원 앞 횡단보도에서

차를 세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앞뒤 좌우를 살피며

감시자가 있는지 본다.

의심스런 차량은 없다.

차 안 시계는 01:31을 나타내고 있다.

곽정한은 인적이 없는 새벽에 나미경의 시신을

청풍호수에 버리기로 했다.

예정대로라면 곽정한은 나미경의 시신을 싣고

제천 청풍호수를 향해 출발했을 시간이다.

제 아무리 CIA라도 곽정한이 잡아떼고,

나미경도 완전히 사라져 버리면

어쩔 도리가 없을 거다.

그러면서도 문득 곽정한이 시신 처리를

잘 할지 걱정됐다.

고속도로를 이용한다고 했으니까,

지금이면 궁내동 요금소를 통과했을 시간이다.

CIA가 본격적으로 주시하기로 한 상황에서

통화내역이 거슬리긴 하지만

그것 역시 정황에 불과한 거고,

둘러대면 그만이다.

프랭크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나미경을 납치했는지 확인하려고

전화했다고 하면 된다.

김동진은 곽정한 휴대폰으로 연결을 시도했다.

그런데 전화기가 꺼져 있어 전화를 받을 수 없단다.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다.

문제가 생긴 건가?

전화를 끊고 자동차 시트에 몸을 기댄 채

마음을 다스린다.

아마 프랭크 쪽에서 계속 전화를 시도했을 테고,

또 시신을 운반하는 최고로 민감해 있는 상황에서

일부러 휴대폰을 꺼 놓았을 거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다소 진정이 됐다.

일을 마칠 시간쯤에 다시 전화를 걸기로 하고,

천천히 차를 출발시켰다.

오늘 밤은 정말 긴장과 불안의 연속이어서

몹시 피곤하다.

김동진은 지금 푹신한 침대와

따뜻한 오리털 이불이 그립다.

일단은 집에 가서 눈 좀 붙이기로 한다.



곽정한은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

하지만 고통을 입 밖으로 낼 수는 없다.

재갈이 물려있기 때문이다.

손발도 묶여 있다.

주변을 살펴보려 몸을 움직여 둘러봤다.

그러자 몸 구석구석에 퍼져있던 통증이

고개를 들며 비명을 질러 댄다.

또 다시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좁은 공간에 사방은 칠흑이고,

비릿한 냄새까지, 답답하고 숨을 쉴 수가 없다.

죽은 듯이 그대로 있어 보려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주기적으로

가늘게 몸이 흔들린다.

어렴풋이 승용차 트렁크에 실렸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의식을 잃었다.



곽정한이 집회에서 사용할 플래카드를 넣어 다니던

바퀴 달린 대형가방에 나미경의 시신을 넣고

사무실에서 나온 시간이 새벽 1시 15분이었다.

이 시간이면 교통량도 적을 테고,

규정 속도를 유지해서 가더라도

3시면 제천에 도착하고,

제천시내에서 목적지인 청풍호 그 장소까지

30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3시 30분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시간은 세상 만물이 모두 잠들어

시신을 처리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곽정한은 시신이 든 가방을 힘겹게 끌고,

밀어가면서 자신의 승합차가 있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워낙 오래 전에 지어진 건물이라

엘리베이터도 없을뿐더러 주차공간도 협소했다.

쥐 죽은 듯 조용하고 평소와 특별히 다를 것 없는

지하주차장에는 곽정한의 승합차를 제외하고도

낯익은 차 세 대만 주차돼 있었다.

특별히 의심스런 낌새가 없다고 판단한 곽정한은

가방을 밀고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해 놓은 자신의 승합차로 가서 뒷문을 열었다.

집회에 사용할 소도구를 운반하기 위해

마련된 차라서 좌석을 줄이고 공간을 넓혀놓았었다.

곽정한은 가방을 간신히 들어 뒤에 실고,

운행 중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옆으로 뉘였다.

그리고 막 뒷문을 닫는 순간

갑자기 묵직한 무언가가 머리를 강타했고,

동시에 몸의 중심이 앞으로 무너지며

풀썩 주저앉았다.

곽정한은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며

상대에 저항하려고 돌아섰다.

하지만 이어지는 상대의 몽둥이질에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쓰러졌다.

곽정한은 상대의 얼굴을 미처 볼 수는 없었지만

하나가 아니라 건강한 사내 세 명이었다는 것만은

확실히 기억한다.

곽정한은 이들이 경찰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어느 나라 경찰이 용의자에게 몰매를 가하고,

손발을 묶고 재갈을 물려

자동차 트렁크에 실고 연행하겠는가.

그러나 이들이 경찰이 아니라는 사실이

오히려 더 절망적이다.

경찰이라면 정해진 법의 절차를 따를 테고,

곽정한은 그나마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벌을 받게 된다.

그런데 만약 이들이 곽정한의 예상대로

한국에 나와 있는 CIA라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CIA는 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이익에 반한다거나

CIA의 사업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되는

사람과 세력에게 무자비한 테러를 서슴지 않는다.

불행히도 곽정한이 이들을 CIA로 확신하는 이유는

그들이 불과 몇 분 전까지 자신한테

계속 전화를 걸었었기 때문이다.

곽정한은 곧 장거리 운전도 해야 하기 때문에

휴대폰 전원을 꺼 버렸다.

아마 CIA의 정보망이라면

자신의 위치를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차가 잠시 정차하고

육중한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다시 차가 서서히 움직인다.

아마도 어디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혹시 김동진 의원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용케 알고 구하러 오지 않는다면

아마도 살아서 이 곳을 나가기는 어려울 거다.

비록 얼마 안 되지만

그래도 파란만장했다 할 수 있는 삶을

마감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울컥하면서 물밀 듯 회한이 밀려왔다.


‘이제 하늘에 운명을 맡기는 수밖에...’



첫 날 무대를 무사히 마친 모델들은

펜션 이 방 저 방을 옮겨 다니며

가볍게 맥주도 마시고 수다도 떨면서

제주도에서의 첫 밤을 즐기는 중이다.

내일도, 모레도 쇼가 예정돼 있지만

모두 저녁 시간이라 늦게까지 놀아도 부담이 적다.

제주도경과 국정원 제주지부 직원들

그리고 서울에서 내려 온 김 과장을 비롯한

‘금강’ 팀 일부 직원들은

그 옆 펜션에 지휘본부를 차리고

성미라 주변을 이중 삼중으로 경호했다.

국정원 제주지부에서 나온 여직원이

특별히 성미라와 함께 방도 같이 쓰면서

밀착경호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이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있다.

성미라는 수심이 가득하다.


“불편해도 며칠만 참아.”

“저는 별로 불편하지 않아요.

근데 괜히 저 때문에 행사에 지장을 될까봐서요.

그리고 언니랑 여러 분들한테도

수고를 끼쳐서 죄송하고요.“

“우리야 일이고...

쇼도 별 탈 없이 끝날 거야, 걱정 마.”


노크와 함께 모델들 중 제일 선배 격인

노민정이 고개만 빼꼼히 내민다.


“미라야, 자?”

“안 자요. 들어와요.”

“우리 찜질방 갈 건데, 같이 안 갈래?”

“지금 1시가 넘었는데?”

“조금 나가면 24시간 찜질방 있데.

시설도 끝내준데~!”


성미라가 가고 싶다는 표정으로 여직원을 본다.

노민정도 여직원의 대답을 기다린다.


“가고 싶으면 가.”


성미라 표정이 환해지면서 침대에서 나왔다.

여직원은 무선으로 지휘부에 상황을 보고했다.


찜질방에 가기 위해 모델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미니버스에 올랐다.

성미라와 노민정, 국정원 여직원이

마지막에 차에 탔다.

김 과장을 비롯해 경호를 맡은 직원들은

이미 각자의 차에 타고 있다.

경호차량을 선두로 미니버스, 나머지 경호차량 순으로

찜질방을 향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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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 고양이 방울 +2 20.04.18 113 5 8쪽
41 41. 뛰는 놈은 나는 놈을 이길 수 없다. 20.04.17 113 4 10쪽
» 40. 북한자유수호연대 곽정한 대장 20.04.16 110 4 8쪽
39 39. 동지에서 적으로 20.04.15 115 4 9쪽
38 38. 공범 +2 20.04.14 143 4 7쪽
37 37. 불상사 20.04.13 134 8 9쪽
36 36. 그 여자, 나미경 20.04.11 137 6 11쪽
35 35. 숨바꼭질 20.04.10 129 4 12쪽
34 34. 위험한 거래 20.04.09 119 5 11쪽
33 33. 한상진의 죽음 20.04.08 122 9 7쪽
32 32. 반격 2 +2 20.04.07 126 5 7쪽
31 31. 반격 1 20.04.06 120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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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진위펑(金玉風), 진우지(金無忌) +1 20.04.03 122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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