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세계종말의 시기에 그는 사냥꾼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39
최근연재일 :
2023.06.14 10:0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434
추천수 :
1
글자수 :
137,388

작성
23.06.02 10:05
조회
16
추천
0
글자
12쪽

4화 – 도시 코드 : 00778

DUMMY

다음 날. 태양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은혜롭게 빛을 비춰주고 있는 시각. 진은 엔젤과 함께 자동으로 운전하고 있는 차량의 뒷좌석에 앉은 채 지나가는 바깥 풍경을 바라본다.


"도시 밖이어서인지 그저 평화롭게 보이는 광경이네요.“

"도시와 도시 사이에는 아직 오염되지 않은 장소가 남아있는 덕분이지.“


도로를 나아가는 차 안에서 보이는 풍경은 평범하디 평범한 시골길이기에 진은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끼지만, 그 경치도 자신이 첫 임무를 수행할 도시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광경임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가끔은 방공호에서 나와 이런 곳을 산보하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떤가요?“

"언젠가 내 차가 생기면 생각해 보겠는데, 아직은 아니야.“


방공호 내의 밀폐된 공간의 모습과 도시의 녹색 안개와 좀비가 돌아다니는 모습과는 매우 다른 시골길의 풍경에 대해 만족하며 묻는 엔젤에게 진은 '어차피 차가 없으면 걸어서 나오는 것만 반나절은 넘게 걸릴 거야.'라고 생각하며 거절의 의사를 밝힌다.


"음... 그렇군요. 도보로는 도시를 벗어나는 것만도 시간이 꽤 걸릴 테니, 차가 준비되기 전까지는 기대하기 어렵겠네요.“

"그렇지.“


자신의 가방에서 상반신만 내민 채 차 밖의 풍경을 보며 수긍의 의미가 담긴 대답을 꺼내는 엔젤의 모습을 보며 진은 '도시에서 상당히 먼 거리까지 나오기 전에는 이런 풍경을 볼 수 없는 이상, 당장은 어렵지.'라고 생각하며 재차 차가 없으면 여기까지 나오는 것도 오래 걸릴 것이라는 생각에 확신을 품는다.


"그러면 그 차는 언제 준비될 수 있나요?“

"... 글쎄. 몇 번 정도 임무와 의뢰를 해서 자금의 여유가 생기면 생각해 볼게.“

"흐응... 뭐, 무리하지 마세요. 기대하지 않을 테니까.“


'생각해 보겠다.'라는 진의 대답에 엔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고려해 본 적 없겠지.'라고 생각하며 재빨리 포기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린다. 임무 및 의뢰를 위한 장소로 이동하기 위한 목적으로의 차는 매번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제공될 것이 뻔하기에, 필수로 갖춰야 할 요소는 아니기에 굳이 준비할 것 같지 않다는 확신을 품었기 때문이다.


"거의 다 와 가는 것 같네.“

"예. 녹색 연기에 물든 도시의 모습이 저 멀리 보이네요.“


차량의 전방에 보이는 녹색의 안개가 자욱한 도시의 모습을 보며 진은 '그래도 내가 자리 잡은 도시보다는 상황이 낫네.'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도시 내에 있는 건물 중에서 무너져버린 건물은 모습은 단 한 채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슬슬 내릴 준비를 할까..."


점차 차의 이동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파악한 진이 가방을 등에 멘다. 상반신을 가방 밖으로 내밀고 있는 엔젤이 곤란해지지 않게끔 천천히. 그리고 진이 완전히 가방을 다 멨을 때, 차가 멈춰 섰고, 그와 동시에 진은 차의 문을 열고 내리자마자 허리의 작은 가방에서 마스크를 꺼내서 착용한다.


#


"여긴 모든 건물이 멀쩡하네요.“

"그러게. ... 어쩌면 여기로 은신처를 옮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00778번 도시 내, '환영합니다.'의 의미를 전하는 간판이 붙은 도시의 입구를 통해 도시 내로 들어선 진과 엔젤은 보이는 모든 건물에 녹색의 찌꺼기가 끼었을지언정 형태 자체는 멀쩡한 것을 바라보며 각자의 의견을 나눈다.


"거점은 많을수록 좋긴 하죠.“

"관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말이지. 그리고 난 그럴 자신은 없으니 옮길 거면 모든 짐을 다 들고 와서 옮겨야 하겠는데...“


도시의 보존 상태가 훨씬 괜찮다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걸음을 옮기기 위해 정면으로 시선을 돌린 진의 시야에 좀비 두 명이 배회하는 모습이 보인다.


"일단 숨죠.“

"시선은 피하는 게 좋겠지.“


배회하고 있는 두 명의 좀비의 시선을 피해 골목으로 숨어든 진은 자신의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보며 다른 좀비는 없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다행히 그 누구도 자신을 보고 있지 않음을 확인하고 짧게 한숨을 내쉰다.


"이 도시의 좀비도 최대한 안 죽일 생각이죠?“

"뭐, 그렇지. 괜히 큰 소리 낼 필요 없으니까. 주의를 끌 필요는 없잖아?"


진의 대답에 엔젤은 '주의를 끌더라도 다 죽이면 훨씬 편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구요.'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다룰 수 있는 총기가 있지도 않은 상황이니 진의 의견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기능을 활용하여 미리 입수해 둔 도시의 구조도를 스캔하기 시작한다.


"자. 그럼 엔젤. 시청은 어디에 있는지 알아봐 줘.“

"이미 스캔하고 있어요. ... 조금 멀리 있네요. 왜인지 몰라도, 시청의 위치가 도시 중심부가 아니라 북서쪽으로 조금 치우친 위치에 있거든요. 다만, 도시 군데군데에 육교가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이동하면 좀비와 덜 마주치면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좋은 정보네, 알려줘서 고마워.“


엔젤이 지시하는 방향을 본 진은 육교에는 그 누구도 없는 것을 파악하고 '좀비라고 육교를 못 쓸 이유는 없지만, 그럴 정도로 이성을 보존하고 있으면 애초에 좀비가 아니겠지.'라고 생각한 후 가장 먼저 도달해야 할 장소를 육교로 지정한다. 그리고 그 즉시 북서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한다.


"쿠워어어!“

"흐아악!“

"훗. 따라와 보든지!“


먼저 봤던 두 명의 좀비가 자신의 발소리를 듣고 괴성을 지르며 뛰어오자 진은 여유로운 투로 대답하며 달려가기 시작한다.


"이대로 가다 보면 페로몬 병을 써야 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네요.“

"아낄 거 없어. 아직 여유분 있으니까.“


두 명에서 세 명, 넷, 다섯을 넘어 일곱 명이 좀비가 따라붙지만, 진은 오히려 재밌다는 듯 씨익 웃는 얼굴로 달리고 또 달린다. 그리고 육교로 연결되는 게이트가 보이자 허리춤의 가방에서 페로몬 병을 꺼내 바닥에 힘껏 내리친다.


"영양제니까 잘들 나눠 먹으라고.“


풍겨나는 악취에 반응해 지면에 머리를 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좀비들을 뒤로한 진의 발걸음은 열려있는 게이트를 지나 육교에 다다른다. 그러나 육교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는 조금의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정지를 유지한다.


"어라? 에스컬레이터는 고장인가?“

"지금 그게 대수에요? 그렇게나 잘 달리는 분이 에스컬레이터가 멈췄다고 투덜대는 건 보기 안 좋네요.“

"뭐... 그렇기야 하지만.“


엔젤의 비아냥이 한가득 어린 말을 들은 진은 어차피 에스컬레이터가 멈췄다고 해도 육교에 못 닿을 것은 없다고 생각하며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것처럼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올라간다. 길에서 신나게 달렸던 그 기세를 살려 뛰어 올라간 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육교의 정상에 다다른다.


"휘유... 좀비들을 내려다보는 느낌은 좀 색다른데?“

"그저 올려다보기만 하는 것을 보면, 이 육교를 몇 층 정도 되는 건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진과 함께 도로의 좀비를 내려다보며 '5M 정도의 높이니, 약 2~3층 정도일 것 같네요.'라고 생각하던 엔젤은 이내 스캔했던 도시의 구조도를 재차 스캔하여 시청으로 향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시작한다.


"일단 육교에는 도착했고... 이 육교에서 시청으로 바로 갈 수 있겠어?“

"가능해요. 시청의 3층 비상구와 육교가 연결되어있어요. 다만 메인 컴퓨터는 1층에 있으니, 시청에서는 좀비와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오케이. 그러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만 제때 제시해 줘.“


엔젤의 '그러죠.'라는 대답을 확인한 후, 진은 이동하기 위해 발을 들어 올린다. 그러나 그 순간 엔젤이 진의 등에 자신의 주먹을 쿡 하고 내리찍는다.


"아, 그리고 뛰지 말고 걸어가 주세요. 큰 소리로 주의를 끄는 것은 싫죠?“

"... 좀 따가웠어.“

"따끔한 가르침이니까요.“


약간 짜증이 담긴 투로 투덜거리는 진의 말에 엔젤은 능청스럽게 대답한다. 그러나 '엔젤의 가르침'에 깨달은 것이 있기에 진은 더 이상 불만을 제기하지 않은 채 육교 위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


시청, 3층. 육교와 연결된 비상구를 통해 도착한 진은 즉시 1층으로 향하는 계단 쪽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계단을 통해 2층을 거쳐 1층으로 내려간다.


"우워어!“

"어이쿠 깜짝이야...“

"... 좀비를 굳이 철창에 가둔 이유가 뭘까요?“


1층의 복도에 다다르자마자 복도 벽에 붙어있는 좁은 철창 안에 갇혀 있는 청바지와 와이셔츠를 입은 남자 좀비가 울부짖는 상황에 진과 엔젤 모두 깜짝 놀라 철창을 빤히 바라본다. 다행히 남자 좀비는 철창에서 몸부림은 치지만, 철창을 뚫거나 우그러트릴 힘은 없는지, 철창에는 아무런 영향도 가지 않는다.


"풀어주면 바로 날 공격하겠지?“

"그렇겠죠? ... 아니면 본인에게 물어봐요.“

"흠... 풀어주면 저 때릴 거죠?“


엔젤의 조언에 진은 남자 좀비의 얼굴을 주시하며 묻는다. 수포가 가득하고 입과 코가 뭉그러진 끔찍한 얼굴이지만, 하도 흔하게 봐서인지 별로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을 느끼면서.


"쿠워어!“

"... 폭력적인 모습밖에는 보이지 않아.“

"뭐, 당연한 거에요. 좀비가 된 이상에는요. 그럼 무시하고 메인 컴퓨터실로 가죠.“


자신의 질문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 채 괴성만 지르는 남자 좀비를 뒤로하며 진은 메인 컴퓨터가 자리 잡은 방인 시장의 업무실을 향해 걸어간다.


"음... ... 전자적인 잠금은 없어요.“

"부수고 들어가야 한다는 거지?“

"아니면 열쇠를 찾거나요.“


얼마 걸어가지 않아 도착한 시장의 업무실 앞에 다다른 진은 문이 잠겨있는 것을 확인하고 잠시 고민에 잠긴다. 전자 열쇠로 여는 것이 아닌 이상, 선택은 지금 언급된 두 가지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부수고 열려면 사용할 도구가 있어야 할 텐데...“

"게다가 소음도 나겠죠. 좀비의 주의를 끌 수도 있을 거에요.“

"그렇다고 열쇠를 찾는 것은 더 어렵겠고...“


눈 앞의 문을 보며 '목적지를 바로 눈앞에 두고 난관에 부딫혔는걸...'이라고 생각하던 진은 다시 한번 자신의 등을 쿡 찌르는 감각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서 엔젤과 시선을 마주한다.


"저기 봐요.“

"... 뭐야. 보호색도 아니고...“


약간 화가 난 표정으로 엔젤을 바라보던 진은 엔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며 빤히 바라본다. 그러던 도중 문의 색과 완벽하게 같은 색의 열쇠가 문 상단에 꽉 끼워져있는 것을 파악하고 까치발을 하며 손을 들어 올린다. 그러나 꽉 끼워진 열쇠는 손가락을 가져다 대어도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제가 할게요. 들어 올려 줘요.“

"네가?“

"저기 보면 열쇠의 동그란 부분에 홈이 있잖아요? 거기에 뭔가를 끼워서 꺼내는 구조인 것 같아요.“


엔젤의 의견에 진은 즉시 가방을 조금 더 열어서 엔젤을 꺼낸 후 양손으로 들어 올려서 열쇠가 끼워진 홈 가까이에 접근시킨다. 그리고 엔젤은 그 즉시 열쇠의 동그란 부분에 검지 손가락을 넣고 힘을 주어 빼내는 것으로 열쇠를 꺼낸다.


"여깄어요.“

"잘했어. 그러면, 입장해 볼까...“


엔젤에게서 열쇠를 전달받은 후 진은 다시 엔젤을 자신의 가방 안에 넣은 후, 열쇠를 시장의 업무실의 문고리에 꽂는다.


"혹시 모르니 기관단총으로 무장해 두세요.“

"업무실 안에 좀비가 있을까?“

"만일은 모르니까요. 좀비를 저렇게 가둔 상태라고는 해도 시청에 방치하고 있는 것을 보니 조금 불안한 느낌이 들거든요.“


엔젤의 조언에 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폐복의 왼쪽 허리에 부착한 기관단총을 꺼내 무장한 후 조심스럽게 열쇠를 문고리에 꽂고, 살며시 돌린다. 딸칵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을 확실히 들은 진은 천천히 문고리를 잡아 돌려서 아주 살짝 밀어낸 후, 기관단총을 전방에 사격할 준비를 마치자마자 오른쪽 발을 들어 올려 문을 강하게 밀어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계종말의 시기에 그는 사냥꾼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25화 – 약은 환자를 구하지만, 국가를 위해 이용당하기도 한다. 23.06.14 7 0 13쪽
24 24화 – 남자와 동행하는 소녀는 쉽게 오해받는다. 23.06.13 10 0 11쪽
23 23화 – 재회 23.06.13 10 0 13쪽
22 22화 – 의견의 차이 23.06.11 9 0 11쪽
21 21화 – 금발의 소녀 (5) 23.06.11 9 0 12쪽
20 20화 – 금발의 소녀 (4) 23.06.10 24 0 12쪽
19 19화 – 금발의 소녀 (3) 23.06.10 19 0 13쪽
18 18화 – 금발의 소녀 (2) 23.06.09 10 0 12쪽
17 17화 – 금발의 소녀 (1) 23.06.09 9 0 13쪽
16 16화 – 위험한 물질은 꼭 악용하는 자가 있게 마련이다 +2 23.06.08 12 0 12쪽
15 15화 – 의뢰는 때로 휴가가 되기도 한다 (4) 23.06.08 10 0 12쪽
14 14화 – 의뢰는 때로 휴가가 되기도 한다 (2) 23.06.07 19 0 12쪽
13 13화 – 의뢰는 때로 휴가가 되기도 한다 (2) 23.06.07 12 0 13쪽
12 12화 – 의뢰는 때로 휴가가 되기도 한다 (1) +2 23.06.06 15 1 13쪽
11 11화 – 인간의 생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소중하다. (3) 23.06.06 15 0 12쪽
10 10화 – 인간의 생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소중하다. (2) 23.06.05 11 0 12쪽
9 9화 – 인간의 생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소중하다. (1) 23.06.05 14 0 12쪽
8 8화 – 계층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23.06.04 19 0 12쪽
7 7화 – 옛 친구의 의뢰 23.06.04 12 0 12쪽
6 6화 – 옛 친구와의 대화 23.06.03 17 0 12쪽
5 5화 –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것은 옳은 행동일까? 23.06.03 32 0 12쪽
» 4화 – 도시 코드 : 00778 23.06.02 17 0 12쪽
3 3화 – 첫 임무 23.06.02 22 0 12쪽
2 2화 – 접촉 23.06.01 22 0 13쪽
1 1화 – 은신처는 안전하고 비밀스러운 곳이 좋지 23.06.01 79 0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