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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스킬 빨로 서바이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구뇨뇽
작품등록일 :
2019.05.23 12:31
최근연재일 :
2019.06.08 07:17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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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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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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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글자
10쪽

3화 고잉다운

DUMMY

[업적(제한) : 광혈인의 싹수]

[조건 : 첫 전투에서 몬스터 10마리 이상 처치.]

[보상 : 광혈인의 스킬트리]


[업적 : 민첩한 솔플러(1)]

[조건 : 상처없이 몬스터 10마리 혼자 처치.]

[보상 : 스킬 포인트 1, 스텟 포인트 5.]


“오호, 이것 봐라?”


성헌은 눈앞에 떠오른 창 두 개를 보며 턱을 매만졌다.

업적은 도우미가 설명하지 않은 부분이다. 하는 짓을 봐가지곤 일부러 말하지 않았을 리는 없고, 정말 필요한 정보만 준 것이다. 그리고 그 최소한의 정보에 ‘업적’은 들어가지 않았던 모양.


“얻은 코인이 한 마리당 20, 총 200. 스텟 포인트는 1개? 한 10퍼센트 확률로 나오나 보네. 스킬 포인트는 아예 주지도 않았고.”


성헌은 상태창을 보며 방금 사냥으로 얻은 전리품을 확인했다.

마구 창을 내지르는 동안 시야 아랫부분에 뭘, 얼마나 얻었다고 나오긴 했지만, 그걸 하나하나 볼 정신은 없었다.


‘어디보자...’


이번엔 새로 얻은 스킬트리를 눈앞에 띄웠다.


‘이게 스킬 트리란 말이지?’


성헌은 광혈인의 스킬트리를 쭉 살펴보며 입맛을 다셨다.

자신이 광혈인과 어울린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차라리 마법사나 암살자의 스킬트리가 나왔다면 더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스킬트리가 생긴 것만 해도 그야말로 감지덕지. 찬밥 더운밥 가릴 때는 아니었다.


‘무조건 첫 전투에서 10마리를 잡아야하는 업적이었으니까, 이 스킬트리도 나쁘진 않겠지.’


어디든, 언제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어려운 조건에는 좋은 보상이 기다리고 있는 법.

아직은 처음에 준 모험가의 스킬트리 빼고는 비교할 대상이 없어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긴 어려웠지만, 나름 쓸 만할 거란 추측은 할 수 있었다.


“일단 오케이.”


성헌은 먼저 총 6개의 포인트를 근력 2, 민첩 2, 체력 2로 분배했다. 그리고 스킬 포인트는 광혈인 스킬 트리의 첫 번째 스킬, ‘맹렬한 일격’에 투자했다.


[맹렬한 일격 Lv.1]

[체력을 대가로 무엇이든 2배 강하게 휘두를 수 있습니다.]


광혈인답게 체력을 소모하는 스킬이었다.


현재 모험가 스킬트리에서는 발소리를 줄여주는 ‘은밀한 발걸음’과 청력을 강화하는 ‘예민한 고막’을 올릴 수 있었다. 청심환의 상위 스킬이자, 양자택일 식으로 뻗어나간 두 스킬인데, 1층 문지기 괴물을 상대하자면 ‘맹렬한 일격’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스킬 포인트를 회수하는 아이템이 있다고 했으니까...’


딱히 부담도 없었다.


“이제 출발하자.”


사람들을 모아서 1층으로 내려갈 단계였다.


성헌은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가서 먼저 비상구를 확인했다. 혹시나 열려있다면 괴물들이 들이닥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문은 닫혔고...’


엘리베이터만 빼면 성헌의 층은 격리되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괴물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리는 없으니 조금 마음이 놓였다.


성헌은 창을 현관문 옆에 세워두고 앞집 문을 두드렸다.


똑똑!


“안전하니까 나와 보세요.”


똑똑!


“안전하...”


끼익...


천천히 문이 열리며 앞집 남자가 고개를 스윽 내밀었다. 그는 불안한 듯 복도 양쪽을 번갈아 보다가, 성헌의 집 앞에 가득 쌓인 괴물의 시체에 시선을 고정했다.


“설마... 혼, 혼, 혼 자?”


남자는 다크서클이 코까지 내려온 눈으로 성헌을 올려다보았다. 키가 작은 건지, 몸을 움츠린 건지 남자의 눈은 성헌의 턱쯤에 위치했다.


“푹푹 찌르니까 죽더라고요.”

“대단하시네요. 저, 저, 전 나갈 생각도 못했는데...”


남자는 음침한 목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뭐 하는 새끼야, 이거?’


성헌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열린 문틈 사이로 담배냄새가 퍼져 나왔다. 그냥 담배 냄새도 아니고 마구 찌든 악취였다.

하지만 성헌은 내색하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그.... 성함이?”

“아... 권영오입니다.”

“전 서성헌이요. 타이머 있죠?”


성헌은 표정을 정돈하며 시야 윗부분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러자 권영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내려가시죠. 아무래도 한 명보단 두 명이 낫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렇죠. 지, 지, 짐 좀 가져 와도...?.”

“예, 뭐.”


권영오는 곧장 집안으로 들어갔다. 타닷거리는 발소리가 마치 괴물의 그것과 닮아있었다.


‘기분 나쁜 사람이네.’


성헌은 문 앞에 쌓인 시체와 권영오의 현관을 한 번 번갈아 보고는 옆집으로 걸어갔다.


똑똑!


“계세요?”


이번엔 바로 문이 열렸다.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괴... 괴물은요?”


가끔 보던 여대생이 겁에 질린 눈으로 성헌을 보며 물었다.


“이제 5층은 괴물 없어요. 같이 내려가시죠?”


여대생은 성헌이 가리킨 곳에 쌓인 괴물의 시체를 확인하고 흠칫 놀라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 다 별로 도움은 안 될 것 같네. 그 매트리스 든 남자는 언제 만나는 거야? 그 동안 마주친 적도 없는데, 여기 살긴 사는 사람인가?’


성헌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나머지 세대들의 문을 두드리며 사람들을 불러냈다.


결국 8명의 사람들이 비상구 앞에 모였다. 다들 성헌의 지시에 따라 긴 막대 끝에 부엌칼을 달아놓은 창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그 중, 한 아줌마의 표정은 더욱 결연했다. 가끔 복도를 뛰어다니던 초등학생의 모친이었는데, 아이가 아침에 친구들과 놀러나갔다고 했다.

사태가 사태이니만큼, 아들을 찾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오케이, 표정 좋고.’


성헌은 다른 사람들도 한 번씩 쳐다보고 입을 열었다.


“엘리베이터는 위험해요. 저희는 계단으로 내려갈 겁니다.”

“한 번에 내려가면 낫지 않나?”


옆옆 집에 사는 아저씨가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1층까지요?”


성헌의 반문.


“그렇지. 엘리베이터에서 몇 걸음 안 걸으면 바로 밖인데.”

“...뭐가 있을 줄 알고요?”


성헌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러자 아저씨는 어린놈이 어디서 눈을 부라리냐는 듯이 성헌을 아래위로 훑고는 입을 열었다.


“응? 아니, 그렇잖아? 엘리베이터 열리자마자 전부 뛰쳐나가면 바로 밖 아니야?”

“달리기엔 자신이 있으시다? 그럼 뒤처지는 사람들은요?”

“그야... 개인 역량이지, 역량!”


사실 문제는 달리기가 아니라, 2미터짜리 괴물이었다. 현관을 떡하니 막고 있는데, 달리기 따위로 돌파할 순 없었다.


“그럼 엘리베이터로 가세요. 안 말릴게요.”


성헌은 손을 슬쩍 내저으며 말했다.

사람들을 모으긴 했지만, 밑에 괴물이 있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괜히 고유스킬을 밝히면 곤란한 일이 많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설쳐대니 답답할 따름이었다.


“참나, 이 자식이 아까부터, 진짜. 좋게 말하니까 누굴 하바리로 보나? 가라면 못 갈 줄 알아!? 어?!”


아저씨는 성큼성큼 가더니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보란 듯이 버튼을 눌렀다.

다른 사람들이 그냥 같이 계단으로 가자며 말렸지만, 아저씨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띵!


결국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크음!”


아저씨는 안으로 들어가 1층 버튼을 누르고 들으란 듯이 헛기침을 크게 했다.


성헌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문이 닫히고, 5층, 4층, 3층, 2층, 1층까지 숫자가 내려가는 모습도.


‘땅 파고 드러눕는데 어쩌겠어? 꼰대짓도 개인 역량이지.’


“후...”


성헌은 살짝 한숨을 쉬고는 다시 뒤돌아섰다.


“우리도 출발하죠?”


성헌과 6명의 파티원들은 비상계단으로 들어섰다. 어둡고 습한 계단이 더욱 어둡게 느껴졌다.

햇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공간에, 센서등이 팟 하고 켜졌다.

잔뜩 날을 세우고 있던 사람들은 그 빛에 놀라 움츠러들기도 했다.


‘일단 소리는 안 난다.’


계단은 소리가 울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성헌과 권영오, 그리고 박영찬이라는 대학생까지.

세 사람을 선두로 5층 사람들은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4층 비상구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귀를 대보니 괴물들의 타닷 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아직 아무도 복도로 나오지 못했거나, 나왔다가 괴물의 발톱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성헌은 포기한다는 의미를 담아 크게 고개를 흔들고, 3층으로 앞장서서 내려갔다.


3층의 비상구는 열려있었다. 성헌은 조심스럽게 복도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그 뒷모습을 나머지 사람들이 불안한 눈초리로 지켜보았다.


‘괴물을 다 잡았네.’


복도엔 괴물들의 시체가 즐비했다. 사이사이로 사람 2명의 주검도 보였다. 어찌어찌 전투를 시작했지만, 싸우는 과정에서 죽은 것 같았다.


“괴물은 다 죽었어요.”


성헌은 잔뜩 목소리를 낮춰 속삭이며 비상구 문을 조심스럽게 닫았다. 뒤에서 대기하던 사람들의 얼굴에 다행이라는 빛이 스쳐지나갔다.


‘매트리스 남자가 3층 사람일 지도... ’


“출발... 하, 하, 하셔야...”


그때, 권영오가 성헌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잠깐 상념에 빠져있던 성헌은 귀에 바람이 훅 들어오자 화들짝 놀라며 두 걸음이나 물러섰다. 하마터면 들고 있던 창을 떨어뜨릴 뻔 했다.


성헌은 간지러운 귓구멍에 새끼손가락을 넣어 긁으며, 금방이라도 욕을 할 듯이 이빨을 드러냈다.


“...너무 가깝잖아요...!”


용케 욕지기를 참아낸 성현은 소리치듯 속삭였다.


“죄송해요... 자, 자, 작게. 아니, 가까이 말한다는 게...”


권영오는 연신 성헌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 주눅든 모습마저도 여간 기분 나쁜 게 아니었다.


“귀 안 먹었으니까 그냥 좀 말씀하세요.”

“죄송합니다, 죄, 죄, 죄송해요.”


권영오가 연신 허리를 숙이는 때였다.


“비켜!”


밑에서 누군가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이 목소린...?’


성헌은 그 목소리를 단번에 알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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