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백야 님의 서재입니다.

백야 일상


[백야 일상] 그리운 맛들

1.

가끔씩 어릴 때 먹었던 음식들의 맛이 혀끝에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곤로에 끓여서 양은냄비 뚜껑에 덜어먹던 그 꼬불꼬불한 라면 맛. 
해상 내장을 모아 참기름에 버무려서(아마도) 한 접시 먹던 맛.
길거리 튀김가게에서 두부, 당면 등을 원통형으로 반죽해서 튀긴, 그 정체불명의 튀김맛.
여름철 리어카에서 팔던 빨간 빛 맴도는 멍게와 해삼, 잘라서 핀으로 찍어 초고추장에 찍어먹던 그 맛과 향. 
계란 생 노른자와 참기름과 간장 한 방울이 조화된 그 맛...
(왜 어머니는 아버지에게만 그걸 드렸을까요. 나도 계란 생 노른자를 좋아했는데 말입니다.)
동네에 있던 김 공장, 조각조각난 김들을 모아서 한 장으로 이어만드는 그곳에서 주워먹던 김 맛.

2.
지금은 어떤 라면을 먹어도 그때의 그 라면 맛이 안나요.
해삼 내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구요.
그 정체불명의 튀김도 스무 살 이후로 본 적이 없죠.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먹으면 그때의 그 맛이 느껴지지 않아요. 그래서 더 안타깝고 또 혀끝에 아스라히 맴돌기만 하는 그 맛이... 
정말이지 문득문득 그리워집니다.

3.
배고파요.


댓글 2


댓글쓰기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6 백야 일상 | 갑오년 새해에는... 14-01-01
5 백야 일상 | 단어, 맞춤법에 대한 단상 13-12-21
4 백야 일상 | 태양바람 1부를 구매하신 분들께 13-12-04
3 백야 일상 | 스스로에게 보내는 글 13-11-24
» 백야 일상 | 그리운 맛들 *2 13-10-10
1 백야 일상 | 잡담 *4 13-03-05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