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끔씩 어릴 때 먹었던 음식들의 맛이 혀끝에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곤로에 끓여서 양은냄비 뚜껑에 덜어먹던 그 꼬불꼬불한 라면 맛.
해상 내장을 모아 참기름에 버무려서(아마도) 한 접시 먹던 맛.
길거리 튀김가게에서 두부, 당면 등을 원통형으로 반죽해서 튀긴, 그 정체불명의 튀김맛.
여름철 리어카에서 팔던 빨간 빛 맴도는 멍게와 해삼, 잘라서 핀으로 찍어 초고추장에 찍어먹던 그 맛과 향.
계란 생 노른자와 참기름과 간장 한 방울이 조화된 그 맛...
(왜 어머니는 아버지에게만 그걸 드렸을까요. 나도 계란 생 노른자를 좋아했는데 말입니다.)
동네에 있던 김 공장, 조각조각난 김들을 모아서 한 장으로 이어만드는 그곳에서 주워먹던 김 맛.
2.
지금은 어떤 라면을 먹어도 그때의 그 라면 맛이 안나요.
해삼 내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구요.
그 정체불명의 튀김도 스무 살 이후로 본 적이 없죠.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먹으면 그때의 그 맛이 느껴지지 않아요. 그래서 더 안타깝고 또 혀끝에 아스라히 맴돌기만 하는 그 맛이...
정말이지 문득문득 그리워집니다.
3.
배고파요.
001. Lv.49 풍류30대
13.10.20 13:56
해삼 내장은 고급일식점에 가면 드실수 있습니다. ^^;;
002. Lv.15 백야
13.10.21 18:54
고급일식점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