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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큨
작품등록일 :
2020.06.15 20:39
최근연재일 :
2021.04.13 22:39
연재수 :
3 회
조회수 :
180
추천수 :
2
글자수 :
7,174

작성
21.04.12 23:04
조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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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별이 빛나는 밤

많이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참 이상한 촌구석이다. 밤만 되면 바람 소리가 여우의 울음소리처럼 숲에 울려 퍼지고, 마을은 나가기 위해선 산길을 통한 길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 마을은 1년에 한 번씩 별들이 하나도 안 보이는 날이 있다. 이 날을 우리마을에서는 '흑태(黑台)' 라고 불렀다.


그 날은 신이 저주를 퍼붓는 날이자 신의 저주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날이라 생각하였다. 이 날 신이 지구를 지켜봐 그 눈동자의 검은 부분이 하늘을 뒤덮은 것이라 생각하여 신의 눈밖에 가는 행동을 하면 저주를 받고, 신의 마음에 드는 행동을 하면 적당한 운으로 적당한 1년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하여 사고를 많이 치던 아이조차도 이날만은 어른들의 제한을 받으며 조용히 살아갔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아이들을 막아도 일어날 사건은 언제나 일어났다. 누군가는 제삿상 음식을 집어먹기도 하였고, 누군가는 신수를 건들이기도 하였다.


나는 산으로 통하는 하나의 길이 막혀있는 것에 의문을 품었었다. 나는 당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답을 듣거나 눈으로 직접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고, 길을 통하여 다다를 공간에 관해 물어봤다.


"할아버지, 저 길 안에는 뭐가 있는 거예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표정이 굳어지시며 말씀하셨다.


"저곳은 알 필요 없다. 네가 성인이 되면 알려주마···."


이 말을 들은 나는 점점 더 커지는 의문에 기다릴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시간이 조금 어두워진 시각, 어른들끼리 술에 취해있을 때 몰래 산길에 들어가려는 계획을 짜냈다. 그날은 별이 매우 밝고 달이 크고 아름다워 땅을 밝히는 중이었다. 내가 숲의 막힌 길을 찾기도 쉬웠지만 그만큼 내가 걸리는 것도 쉬웠다. 그렇게 난 어른들에게 걸리고 말았다.


나는 어른들에게 걸려 가지 말라 하는 어른들의 말을 무시하고 숲으로 뛰쳐 들어갔다.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어른들에게 혼날 것은 뻔했기에 하고 싶었던 것이라도 하고 혼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숲을 들어가니 밖과는 다르게 조용하고 매우 어두웠다.


차가운 바람이 불고 매우 고요한 숲 속을 보니 순간 너무 무서웠다. 그렇게 무서움을 느끼고 돌아가려 뒤를 돌아봤다. 순간 나는 절망감에 빠졌다. 내가 온 방향에는 세 갈래 길로 통하는 곳이었다는 것을 봐버렸기 때문이다.


밖에서는 나를 찾는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나는 그곳으로 갈 수 없었다. 세 갈래 길에서는 무언가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머릿속이 하얀 백지가 되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두려움에 현실을 인지하지 못한 나는 숲 안쪽으로 뛰었다. 뒤에선 무언가 계속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고, 숲에는 나의 발소리와 뒤에서 무언가 따라오는 소리 이제 그 두 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점점 심장이 빠르게 뛰어만 갔고, 발은 점점 느려지기만 했다.


어느샌가 뒤에서 따라오는 발소리도 사라지고, 이젠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이젠 하늘이 보여 밤하늘을 밝히는 달이 보였고, 수많은 별이 수를 놓아 이를 보조했다.


"안녕? 여기 오니깐 좋지?"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의 뒤였다. 뒤를 돌아보자 거대한 바위 위에 내 또래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앉아있었다. 어두웠지만 밝은 달빛에 얼굴이 조금 보였다. 엄청나게 조금 보였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예뻤다.


"넌···. 누구야···? 어떻게 여기 올라온 거고? 밑에는 어른들이 있을 텐데···?"


여자아이는 웃으면서 답했다.


"여길 밑에서 올라온 게 아니라 여기에 살고 있던 거면 말이 달라지지?"


그 아이는 여유롭게 일어나며 눈 깜짝할 사이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야!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그 아이가 사라지자 나를 찾던 어른들이 올라와 있었다. 그렇게 나는 어른들 손에 끌려갔다. 하지만 집에 와서도 머릿속에는 그 아이 생각만 있었다.


다음날이었다. 흑태날이었지만, 금방 내려갈 것이라 생각하였기에 어른들의 눈을 피해 그 아이를 만날 수 있을까 싶어 낮에 산에 올라갔다. 어른들의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혼자 불안함을 느끼며 산을 점점 올라갔다. 어제 올라갔던 그곳에서 그 아이를 불러봤다.


"혹시···. 있어···?"


뒤에서 손 하나가 튀어나오더니 내 입을 막은 상태로 끌고 갔다. 끌려간 곳은 한 동굴이었다. 동굴로 끌고 간 손의 주인은 어제 그 아이였다.


"왜···. 다시 온 거야···. 다시 와도 왜 하필 지금인 거야···."


아이의 눈은 붉은색을 띄고있고, 아름다운 수정처럼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아이를 다시 만났다는 이 만족감을 느끼기도 전, 나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난 그곳에 더는 있을 수 없었다. 점점 그 아이는 어른들이 말하던 괴물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어른들도 무서워하는 존재를 보러 이곳에 혼자 온 것이 너무 한심하였고,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도망가···. 내 정신이 아직 나를 제어할 수 있을 때···. 지금이라도···."


이제 알았다. 주민회의에서 누군가를 매년 데려간 이유를 알아버렸다. 이곳에 데리고 온 것이었다. 그 아이는 계속 떠나라고 했지만 나는 너무 놀랐던 나머지 도망갈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아이는 점점 변하였다. 괴수의 모습으로 변하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나는 그대로 보고 있었고, 정신이 돌아온 난 그제야 도망치기 시작했다.


산 중턱에 들어섰다. 밑에서는 나를 찾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 소리를 따라 길을 내려갔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뒤에서는 처음 이곳에 올라갈 때와 같이 누군가 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날은 밤에 달빛에만 의지하여 앞을 봤지만, 지금은 다르다. 매우 밝은 해가 온 세상을 밝히고 있었고, 숲의 곳곳이 모두 보였다. 정신없이 숲의 끝에 다다를 때쯤 옆을 돌아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숨을 잠시 고르며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하자 나를 부르는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했다. 나를 부르는 소리이긴 했으나 익숙하지 못한 억양과 처음 들어보는 듯한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고 있었다···.


"어디를 가? 가라 할 때 빨리 안가고 이제서야?"


갈색 털로 뒤덮인 짐승 한 마리가 나의 이름을 계속 부르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 짐승은 긴 몸으로 나를 감싸며 미친 듯이 웃고, 미친 듯이 내 이름을 불렀댔다. 이것이 꿈이길 바랐던 나는 눈을 잠시 감았다가 떴다.


"뭐해? 나 보고 싶었던 거 아니야? 오늘 나를 위해 제 발로 와준 먹이 사랑스러운 제사의 제물···.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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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 앞이 보이지 않는 눈길 21.03.29 49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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