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희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신해서 LIVE 방송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희치
작품등록일 :
2018.09.26 07:59
최근연재일 :
2019.01.28 23:23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33,763
추천수 :
7,884
글자수 :
484,438

작성
18.10.06 14:56
조회
9,653
추천
196
글자
12쪽

#9. 불굴의 안영훈(1)

DUMMY

#009. 불굴의 안영훈(1)



“으윽. 뭐, 뭐야··· 왜, 왜 스킬이 안 써지는 거야.”


소우석은 몸을 부르르 떨며 당황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몸을 관통한 화살과 그의 몸 사이에 붉은 실선이 보였다. 아니, 실선이 아니라 피가 선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아, 그거 마력과 마나 억제 기능이 있어요.”


달려온 무리 중 활을 들고 있는 헌터가 웃으며 말했다. 그와 함께 온 사람 모두 협회 소속임을 알 수 있게 옷이나 장비에 마크가 있었다.


“소우석 헌터 살인미수 혐의로 각성자 및 헌터 관리법에 의거 협회에서 긴급 체포합니다. 수갑 채워!”


던전 관리부 제2팀장 기태호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뭐, 뭐? 증거 있어? 이건 몬스터와 싸우다···”

“증거는 이미 확보된 상태고, 저기 생존자들도 있으니 변명은 협회에 가서 하시죠. 끌고 가.”

“뭐? 야! 그거 건들지 마! 내 드론이야!”


소우석은 마력이 봉인 당해 어찌해보지도 못하고 헌터들에게 끌려갔다. 기태호는 다른 헌터들에게 명령해 김창헌과 이기평을 살피게 했다.

김창헌은 기훈이 건넨 회복 물약으로 혼자 걸을 수 있었고, 이기평은 응급처치를 해 들것에 실려 나갔다.


“팀장님 드론 한 대 찾았습니다.”


기훈의 드론을 찾은 헌터가 드론을 기태호에게 건넸다.


“그래.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코어 일부 파괴하고 나가봐.”

“예. 고생하십쇼.”


직속 헌터는 다른 헌터들에게 철수 명령과 함께 코어를 파괴했다.


던전 깊숙이 자리한 코어는 던전 바닥이나 벽에 박혀있다. 그것을 완전히 제거하면 수 시간 후 던전은 파괴되고, 일부만 가져가면 소실된 부분은 시간이 흘러 마력으로 복구된다. 그렇게 코어가 온전해지면 던전이 활성화되는 구조였다.


이제 주변엔 기태호만 있을 뿐 아무도 없었다. 보기에 그랬고, 실제론 기훈과 둘뿐이었다.


킁, 킁.

기태호가 기훈의 옷을 들어 냄새를 맡았다. 성적 취향인지 수사관의 행동인지, 헌터가 뭐 하는 짓인가 싶었지만, 그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기태호는 정확히 기훈이 서 있는 곳으로 다가와 들고 있던 옷을 던졌다. 기훈은 옷을 피해 옆으로 빗겨 섰고, 옷은 바닥에 너부러졌다.


“안기훈 씨. 모습이나 소리는 감춰도 아직 냄새는 못 감추나 봐?”


기훈은 아차 싶었다. 보통 인간의 후각은 몰라도 각성자 중엔 개보다 냄새를 더 잘 맡는 이도 있을 것이고, 눈앞의 중년 헌터 기태호가 그랬다.


‘아니··· 난 줄 어떻게···’

“어떻게 기훈 씨인지 알았냐고? 당연히 이 던전 발견자 신고랑 그 라이브 방송. 상황을 보니 낮에 던전 발생 때도 방송했던 것 같던데. 너무 허술해.”


기훈은 아차 싶었다. 그저 모습만 감추면 자신의 흔적은 사라질 거라고, 영상에 자신이 누구인지 얼굴과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면 된다 생각했다.


‘이런 병신···’


벌써 눈앞이 깜깜해지고, 귀찮은 일이 연이어 일어날 게 뻔했다. 그런 그에게 기태호가 안심하라고 말을 했다.


“협회 쪽은 걱정하지 마. 투명인간이 기훈 씨라는 건 몇몇 믿을만한 사람만 알고, 관련 기록은 이미 지워 놨으니. 오늘 함께한 헌터들도 기훈 씨 이름을 제대로 기억 못 하더군.”


그러나 왜 그가 이런 호의를 제공한 것인지 의문이 뒤를 이었다. 마치 기훈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기태호가 말했다.


“기훈 씨 능력. 던전에서도 촬영과 송출 가능한 그 능력을 좀 빌리고 싶은데. 알몸으로 움직이는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에 능력을 더 개방하면 그때 도와줬으면 좋겠어. 한 달. 한 달간 유예 기간을 줄 테니 생각해 봐.”


기태호는 촬영용 드론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아!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한 달 후에는 우리가 숨겼던 사실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알릴 수밖에 없어. 오히려 지금 감추는 것이 불법이거든. 서너 번만 도와주면 돼. 생각이 있으면 협회에서 날 찾아오라고.”


그 말을 남기고 기태호는 유유히 걸어 나갔다.


하아-

기태호가 기척 감지 범위에서 벗어난 것을 파악한 기훈은 한숨을 푹푹 쉬며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그러다 급히 몸 숨김 스킬을 사용했다.


“아, 깜빡했는데. 지금 밖에 사람들 많으니까. 알아서··· 풉! 뭐야 진짜 몸만 사라졌네? 하하.”


기태호가 빠르게 되돌아왔기 때문이었다. 순발력과 근력이 얼마나 높으면 순식간에 달려왔나 싶었다. 기훈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모습을 드러내 소지품을 챙겼다. 부서진 핸드폰을 살피니 다행히 유심칩은 멀쩡했다.


“하아···, 또 할 말이 남았습니까?”

“아, 지금 던전 밖에 사람들 많으니까 조심하라고. 아마 킬몬 길드도 있을 거야.”

“······.”


기훈이 바보같이 눈을 깜박이며 자신을 보자 기태호가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 옷이랑 가방 뭐하면 내가 가져갈까 해서. 기훈 씨는 그냥 알몸으로 집에 가면 풉! 되는 거지 푸흐흐··· 미안하네.”


어차피 투명하면 아무도 보지 못하겠지만, 왠지 그 모습이 상상됐던지 기태호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할 말 다 했으면 가시죠.”

“사람 까칠하기는. 일을 같이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아! 오늘 던전 수익 배분은 나중에 협회로 찾아와. 꼭 내 이름 대고. 정산 중에 정보 새 나가면 안 되니까.”

“예, 예.”


기태호는 뒤돌아 나가다 다시 물었다.


“진짜 그 물건들 내가 보관하지 않아도 되겠나? 드론은 좀 아까운데? 영상이야 다른 헌터들 꺼 확인해도 되지만···”

“제가 알아서 합니다. 그만 가세요.”

“알았네. 몸조심해.”


협박 아닌 협박을 해놓고,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는 기태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의 기척이 사라지고 한참이 지나서 기훈은 생각을 정리했다.


‘아직 개방되지 않는 능력은 많아··· 아마 다음엔 착용 장비나 냄새를 숨기는 능력이겠지? 오늘 일로 조용히 살기는 글렀네. 제기랄.’


자신을 자책하고, 한탄하면서 우선 포인트 확인을 위해 상태 창을 열었다.


---상태---

이름: 안기훈

나이: 22

근력: 29.5

순발력: 30.2

체력: 28.5

마력: 41.9

마나: 419

고유능력: 은신

포인트: 31,577.5

----------


라이브 방송의 위력으로 또다시 3만을 넘긴 포인트는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 능력을 사용하다 보니 물약이 아닌 자연적으로 마력이 오르기도 했다.


3만 포인트. 현찰로 따지면 3억이다.

오늘 소비한 포인트를 다 합친 것을 평범하게 일하면 얼마나 일을 해야 벌까? 그런 생각을 하니 헛웃음이 나왔다.


회사도 아니고, 일개 각성자로 동영상 사이트에 영상을 올렸을 뿐인데 수십 분 만에 벌어들인 수입이다. 각성자들은 이 포인트를 활용해 더 강해지고, 강해지기 위해 영상을 올리고, 헌터가 되어 던전을 공략한다.

그러나 기훈은 강해지는 것에 흥미가 없었다.


‘이 돈이면 어디 한적한 곳에서 조용히 살 수 있을 텐데.’


이대로 도망가 숨어 살까도 생각해 봤다.


‘내가 무슨 범죄자도 아니고, 왜 그래야 하냐.’


소우석 같은 인간도 버젓이 헌터랍시고 나돌아다니는데··· 짜증이 밀려왔다.

이래서 사람과 엮이기 싫었던 거다. 좋은 의도든 나쁜 의도든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 일이 터진다. 그렇다고 당하며 사는 것도 성미에 맞지 않아 조용히 살아온 것뿐인데.


‘후···,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우선은 이곳에서 나가는 것부터.’


세 번 효과를 볼 수 있는 ‘고급 마력증가 물약’을 사 마실 포인트가 모였다. 이번이 한 번에 마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마지막이다.


‘이번에 개방되는 능력이 장비 투명화가 아니라면··· 나에겐 또 방법이 있지.’


눈앞에 보이는 포인트 상점.

다른 각성자들은 던전 안에서 통신이나 포인트 상점을 이용하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은 기척 숨김의 영향으로 마음껏 이용할 수 있었다.


‘아마도 던전에서 전파나 뭐 그런 걸 차단하는데 난 그 그물망에 걸리지 않는 거겠지.’


덕분에 포인트 상점을 인벤토리나 아공간처럼 이용할 수 있었다. 각성자라면 자신이 만든 아이템이나, 마정석, 몬스터 부산물에서 현금까지 올릴 수 있었다.

판매 물품 하나 올리는데 드는 비용은 1포인트. 올렸다 취소하면 1포인트는 날아가지만, 촬영용 드론과 백팩, 옷가지의 가격을 생각하면 비싼 것도 아니었다.

소지품이 담긴 가방을 한 1억 포인트에 올려두면 누가 사겠는가.


다음 선택지도 있으니 기훈은 과감하게 ‘고급 마력증가 물약’을 구매해 마셨다. 어째 하루 내내 물약으로 물배만 채우는 기분이라 속이 더부룩하지만, 소변이 마렵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물약들은 온전히 몸에 흡수된다는 이야기.


크으-

물약 병을 완전히 비워 머리 위로 탈탈 덜어낸 기훈은 개방된 능력을 확인했다.


[장비 숨김.]

착용 중인 장비나 아이템도 투명화가 가능하다.

- 마나를 소모해 투명화된 아이템이나 함정 설치 가능. 주입한 마나 수치에 따라 지속시간이 달라진다. (마나 1당 1분.)

- 일정 범위 내에 있는 귀속 아이템 투명화 가능.


“좋았어!”


지금껏 그토록 원했던 온전한 투명화가 이루어진 셈이었다. 거기에 부가적인 함정 설치와 드론도 숨기는 것이 가능했다.


“나머지 포인트로 뭘 하면 좋을까···”


이제 마력증가 물약으로 올릴 수 있는 수치는 하급과 중급을 복용해 20을 더 올릴 수 있었다. 포인트로는 4만 포인트. 지금 가진 포인트로는 다음 능력을 개방하기엔 부족했다.


“그럼 내게 필요한 스킬이랑··· 핸드폰 사자.”


유심칩이 살아있기에 핸드폰을 사서 끼우기만 하면 된다. 당연하게도 포인트 상점에서 몬스터 부산물과 마정석이 함유된 핸드폰도 팔고 있었다. 가격은 200포인트.


핸드폰과 같이 구매한 것은 만 포인트짜리 ‘마나 호흡’ 스킬 북이었다.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간다고 했던가?”


현찰이 아닌 포인트로 계산돼서인지 현실감각이 조금 무뎌진 것 같기도 하다.

기훈은 스킬북을 펼쳤다. 호흡을 통해 주변 마나와 교감하고, 흡수하는 내용이 자세히 적혀 있지만, 그런 걸 일일이 읽을 필요는 없었다.

다른 방법으로 배우는 것이 가능했으니까.


“스킬 습득!”


기훈이 외치자 스킬북이 빛으로 산화하더니 그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스킬 ‘마나 호흡’을 습득하셨습니다.>


각성자에게 변화가 있을 때마다 들리는 시스템 음성이 들리고, 몸속 마나 양이 조금 늘어난 것이 느껴졌다. 스킬 창을 열어 새로운 스킬을 확인했다.


<마나 호흡 Level. 1>

호흡을 통해 마나 회복력을 늘립니다.

-마력 수치에 비례해 마나 10% 증가.

-호흡을 통해 마나 회복속도 증가. (10초당 1)

-수련을 통해 레벨이 증가.


고유능력인 ‘은신’과 달리 레벨이 존재하는 능력. 포인트만 있다면 각성자 누구나 익힐 수 있는 스킬이었다. 간혹 일반인이 연구와 수련을 통해 익히기는 하지만, 매우 희박하다고 한다.


기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빠진 것이 없는지 확인했다. 죽은 고블린들의 마정석은 협회 직속 헌터들이 모두 수거해간 상태였다. 정산 작업 후에 소우석을 제외한 참가자들에게 분배될 것이다. 협회가 개입해서 똥을 좀 떼겠지만···


마정석이 사라진 고블린 사체는 부패 돼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던전에선 마력, 마정석이 없는 존재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혐오스러운 부패과정에서 눈을 떼고 기훈은 새로 산 핸드폰에 유심칩을 넣어 활성화했다. 몸을 투명하게 하고 기척을 숨긴 채 이동하며 핸드폰 설정을 만졌다.

데이터와 통화 기능도 켜자,

띠리리링- 띠리링!

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 있나? 벌써 몇 번째야.”


보는 눈이 많아 전화를 받지 않았었지만, 지금은 혼자기에 기훈은 투덜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어쩐 일이야.”

-“안기훈 씨 되십니까?”


핸드폰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형이 아니었다.


작가의말

기훈은 라이브 방송.

나는 라이브로 쓴다! 타핫!


감사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은신해서 LIVE 방송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11. 불굴의 안기훈 +14 18.10.07 8,812 194 12쪽
10 #10. 불굴의 안영훈(2) +6 18.10.07 9,283 180 11쪽
» #9. 불굴의 안영훈(1) +12 18.10.06 9,654 196 12쪽
8 #8. 숨바꼭질 +8 18.10.06 9,673 219 13쪽
7 #7. 나 혼자 라이브(2) +12 18.10.04 9,769 210 13쪽
6 #6. 나 혼자 라이브(1) +6 18.10.03 9,982 204 13쪽
5 #5. 첫날부터 던전(2) +9 18.10.02 10,202 194 12쪽
4 #4. 첫날부터 던전(1) +14 18.09.27 10,630 202 12쪽
3 #3. 공기 같은 남자. +5 18.09.26 10,873 210 11쪽
2 #2. 떡 본 김에 제사 +18 18.09.26 11,431 218 12쪽
1 #1. 싫지만 각성했습니다. +28 18.09.26 13,517 21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