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희치 님의 서재입니다.

은신해서 LIVE 방송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희치
작품등록일 :
2018.09.26 07:59
최근연재일 :
2019.01.28 23:23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33,676
추천수 :
7,884
글자수 :
484,438

작성
18.09.26 08:05
조회
13,513
추천
212
글자
11쪽

#1. 싫지만 각성했습니다.

DUMMY

<은신해서 LIVE 방송>



#000. 프롤로그


각성자가 되는 방법은 세 가지


우연히 길에서 이상한 아이템을 줍고 능력을 얻거나,

탑 매니저를 자처하는 사람과 계약을 하거나,

꿈에서 신의 계시를 받거나.


아니, 세 가지는 각성자가 될 수 있는 전조.

세 가지의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당사자의 선택에 달렸다.



#001. 싫지만 각성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

표현 그대로 아무것도 없었다.

그곳에 홀로 서 있는 지극히 평범하게 생긴 남자.

안기훈.

그가 몹시 당황하고 있었다.


“여, 여긴 어디지? 조금 전까지 자고 있었는데···, 꿈인가?”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뭐라도 찾으려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기훈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 잘 왔다. 은둔자여.


한 방향에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온 공간을 채우는 소리. 그 신기함보다 ‘은둔자’라는 말이 거슬리는 기훈.


‘은둔자라니···, 난 그냥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일 뿐. 어디 산에 들어가 속세를 버린 사람도 아닌데, 은둔자라니···’


기훈의 생각대로 그는 은둔자가 아니었다.

은둔형 외톨이지. 아니, 이 말이 더 이상하다.


- 저, 저기 아무 말이나 좀 하지?


기훈이 조용히 있자 위엄있게 말하던 이가 당황했다.


“뭡니까?”


마치 그에게 시비라도 걸듯 말하는 기훈. 그의 본심은 아니나 듣는 이로 하여금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말투였다.


- 음, 음! 난 신이다.

“신?”


기훈은 신이란 말에 당황은 하되 결코 공손해지거나,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설마··· 이거 신탁··· 아니지, 계시입니까?”


각성자들이 각성한 계기를 물어오면 셋 중 하나 ‘꿈속에 신이 나타난 후 능력을 얻었다.’가 지금 기훈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 그래, 내가 너를 선택했다.


신의 선택. 누군가는 각성자가 될 기회라고 좋아할 수도 있지만, 기훈은 아니었다.


“아니,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서툴러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사는 기훈으로선 각성자란 성가실 수도 있는 일이었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는 것보다 더욱더.


- 아, 아니··· 네가 꼭 내 힘을 받아줬으면 한다.


신이 당황하며 부탁 조로 말했다.


“왜 하필이면 접니까?”


지능 보통, 운동신경 보통, 예술 재능 보통, 외모도 보통.

모자란 것은 없지만, 어디 하나 특별할 것도 없는 자신이 선택받을 이유는 어딜 봐도 없었다.


- 그동안 지켜본 바로 나와 성향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예?”


신이 자신과 비슷하다니?

나는 남들 눈에 띄지 않으려고 조용히 살아왔다.

서툰 말솜씨에 오해사기 쉽고, 그것으로 서로 상처를 주게 됐었다. 몸이든 마음이든.

남에게 피해받기도, 피해 끼치기도 싫어서 조용히 살았다. 있는 듯 없는 듯. 학창시절 반에 내가 있었다는 사실을 1년 동안 모르는 녀석들도 있을 정도로 조용히.

오죽하면 별명이 ‘공기’ 였겠는가.


‘이런 나와 신이 비슷하다고?’


당황하는 기훈에게 신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 난 이름 없는 신이다. 원래부터 없던 건 아니고, 너무 오래되고 홀로 있다 보니 잊어버렸다.


기훈은 남의 일 아니, 신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었지만, 들을 수밖에 없었다.

신의 말대로 자신과 비슷한 점이 있기도 해서였다.


그는 인간들에게 기적을 보이기도 귀찮았다고, 원망듣기도 싫었다고 한다. 신들 간의 시기와 질투도 음모와 음해도 보기 싫어 모습을 감추고, 기척을 감춰 원래 없었던 것처럼 살아왔다고 한다.


- 그런데···, 더 이상 없는 듯 살 수 없게 됐지. 이젠 나를 기억하는 신도 사람도 없다 보니, 존재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거야.

“그래서 제가 당신의 힘 일부를 받아 기억되길 원하는 겁니까?”

- 그래 바로 그거야! 어때 나와 계약 하겠어?

“싫은데요.”


딱 잘라 말하는 기훈.

아무리 신의 사정이 안쓰럽다고 해도··· 각성자로 평범하게 살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아니어도 각성하고 싶은 사람들은 수두룩하니까.


- 아니야. 자네여야만 해.


마치 기훈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단호하게 말하는 신.


- 다른 인간에게 힘을 줘봤자, 악용하거나 내 신격이 오를 테니까···, 난 그냥 지금처럼 조용히 살고 싶거든. 내 힘을 받으면 자네에게도 나쁘지 않을 거야.

“나쁘지 않다니···. 전 지금처럼 조용히 살고 싶은데요? 각성해봤자 좋을 건 없을 텐데···”


신이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기훈은 신의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 우선 내가 줄 능력부터 듣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안잖나.

“말씀해 보세요.”


어차피 거부할 테지만, 이라고 생각했던 기훈은 신의 능력에 눈동자가 흔들리고 말았다.


- 후후후, 내 능력은 은신. 자네의 모습과 기척을 숨길 수 있지. 어때? 자네가 원하는 삶을 살기에 딱 좋지 않은가?

“그, 그렇군요. 은신이라면 확실히.”


의도치 않게 곤란한 일에 휩쓸려도 숨을 수 있는 기술!

남들 눈에 띄지 않아, 관계를 맺을 일도 없게 만드는 궁극의 능력! 기훈이 바라마지않던 능력이었다.


- 어때? 지금도 내 능력을 받을 생각이 없나?

“주, 주신다면야 받겠습니다.”

- 하하하, 잘 생각했어! 이제 힘을 주겠네. 이 힘은 자네가 죽기 전이나, 내가 사라지기 전까지 온전히 자네의 힘이야.


기훈은 조용히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길 기다렸다.

꿈에서 신을 만났었다는 각성자들 글을 읽어보면, 신의 능력을 받기로 한 후에는 불의 기운이나 물의 기운, 번개 뭐 이런 능력을 받는다고 했다.


“······.”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기훈에게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자! 어떤가?

“예!?”

- 이제 나의 능력을 줬는데 어떤가 말이야.

“아니, 뭘 줬다고 그러시는지.”


기훈은 황당함에 인상을 구겼지만, 신은 자기 할 말만 했다.


- 이제 내 능력으로 뜻대로 살아보게. 그 힘을 쓰는 방법은 자네도 알고 있을 테지? 이만 돌아가 보게.


“아니 저, 저기요? 신님? 무슨 능력을 줬다고···”


기훈은 허공에 대고 소리쳤지만, 어느새 눈앞엔 자신의 방 천장이 보였다.


“그냥 개꿈인가?”


너무나 생생하기에 잊을 수 없다는 각성자들의 후일담. 지금 기훈도 그와 같았다.


“확인하는 방법은 있으니까.”


각성자와 일반인의 차이는 능력도 있었지만, 한 가지 더. 일반인이 사용할 수 없는 능력이 있었다.


“상태 확인, 스킬 확인.”


---상태---

이름: 안기훈

나이: 22

근력: 9.5

순발력: 10.2

체력: 8.5

마력: 1.5

마나: 15

고유능력: 은신

포인트: 24.0

----------


마치 게임 시스템처럼 반투명한 창이 눈앞에 떴다. 다른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는 각성자 본인에게만 보이는 상태 창과 스킬 창이다.


<스킬>

[은신(고유)]


‘은신’은 상당한 고급 스킬로 암살계 각성자들이 주로 사용한다. 같은 은신이라도 그 특징과 능력이 다르며, 유입경로에 따라 레벨이 존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유’가 붙은 스킬은 단순하게 레벨이 증가해 스킬이 강력해지는 그런 능력이 아니었다.


‘바로 스킬 안에 여러 기능이 존재하는 통합 스킬이라는 것!’


신에게 능력을 받기 싫어하던 기훈은 기대감으로 ‘은신’ 능력을 확인했다.


<은신(고유)>

첫 번째 고유 스킬입니다. 제약이 없습니다.

마나를 써서 자신의 모습과 기척을 숨깁니다. 신과 악마도 당신을 찾을 수 없을지도.

[있는 듯 없는 듯.]

기술을 사용하지 않아도, 가만히 있으면 있는 줄도 모른다.

[???]

마력이 낮아 쓸 수 없습니다.

[???]

마력이 낮아 쓸 수 없습니다.

[???]

······

······

······.


“······.”


눈을 깜빡이며 스킬 설명을 다시 확인하는 기훈.


“뭐, 뭐야 이거. ‘있는 듯 없는 듯’? 이런 게 무슨 능력이라고··· 가만히 있으면 있는 줄도 모르는 건. 내 특기라고.”


어이없어하며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아직 시간은 새벽. 황당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스킬이라도 능력은 능력. 협회에 각성자 등록을 하려면 더 자두는 게 좋았다.


*


기훈은 출근 시간이 지난 9시 반쯤 정류장 의자에 앉아 헌터 협회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띠링!

문자 알람 소리에 발신자를 확인하니 저녁에 출근하는 회사 과장이었다.


[안기훈 씨, 오늘부터 나오지 않아도 됩니다. 그동안 일한 건 오늘 저녁 전에 입금될 겁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잘렸다는 문자를 보고도 기훈은 덤덤했다.


‘그래도 이번엔 꽤 버틴 것 같은데.’


기훈은 사람들과 부대끼지 않고, 묵묵히 일만 해도 길어야 석 달.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도 워낙 눈에 띄지 않았기에 마치 숨어서 농땡이 부리는 것으로 오해를 받아 일방적으로 잘리는 게 태반이었다.


‘그래도 오늘 입금해 준다니 다행이네.’


돈을 차일피일 미룬다면, 얼굴을 보지 않아도 서류를 정리해 신고하는 등 귀찮은 일이 발생할 테니까.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버스가 오는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때, 갑자기 시야가 살짝 어두워졌다.

고개를 돌리니 보이는 것은 잘록한 허리와 탱탱한 엉덩이.


뭐지? 하는 순간 엉덩이가 내려가더니 기훈의 허벅지 위로 포개졌다.


“어머? 꺅!”


딱딱한 의자가 아닌 감촉에 여성이 일어서며 뒤돌아 기훈을 발견하곤 비명을 질렀다.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 있자, 그녀가 변태 보듯 보며 소리쳤다.


“아니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예?”


당황하며 되묻는 기훈. 자기가 앉아놓고 성을 내다니?


“앉을 곳도 많은데, 제가 앉으려는데 쏙 앉아선··· 무슨 변태예요?”

“아니, 아까부터 앉아 있었는데?”

“뭐라고요? 하! 하! 뭐가 이렇게 뻔뻔해? 당신 같은 사람은 성추행으로 콩밥 좀 먹어봐야 해!”


그녀가 얼굴이 뻘게져서 핸드폰을 들자, 옆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한마디 했다.


“아가씨. 이 청년 아까부터 여기 앉아 있던 것 같은데?”


같은데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예? 저, 정말요?”


당황하며 여자가 묻자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죄, 죄송합니다.”


그녀는 허리 숙여 사과하고, 서둘러 자리를 피해 택시를 잡아탔다.


“감사합니다.”

“아니 뭘···. 근데 청년 언제부터 여기 앉아 있었나? 아가씨가 앉기 전에 있던 건 알겠는데 말이야.”


기훈은 어색하게 웃어 보인 후, 막 도착한 버스에 올랐다. 그 후로도 황당한 일은 계속됐다.


빈 좌석이 맨 앞이라 그곳에 앉았더니, 몇 정거장 지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요금 냈는지 물어오는 버스 기사.

벨을 누르고 정차하길 기다렸더니 정거장을 지나는 버스.

조금이라도 가만히 서 있으면, 지나는 사람들이 어깨를 치고 가거나 자전거가 들이받는 등등.


“이, 이거··· 능력을 잘못 받은 거 아니야?”


작가의말

이런 건 어떤가 써보는 헌터와 던전 이야기. ^^

그냥 써봤어요.

>_<)/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은신해서 LIVE 방송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팬아트... +14 18.11.20 1,059 0 -
공지 연재 시간... 18.11.07 377 0 -
공지 선호작 1,000 돌파! +4 18.10.19 584 0 -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 ;ㅁ;)/ (02/03) +3 18.10.07 1,298 0 -
공지 수정 및 추가 내용.(01.16) 18.10.06 8,441 0 -
86 후기. +11 19.01.28 936 17 5쪽
85 #85: 컴백(완결) +22 19.01.28 926 23 24쪽
84 #84. 사라진 시간. +7 19.01.24 788 28 13쪽
83 #83. 미령의 사정(2) +2 19.01.21 831 29 12쪽
82 #82. 미령의 사정(1) +4 19.01.20 804 31 13쪽
81 #81. 망각(3) +8 19.01.18 849 30 12쪽
80 #80. 망각(2) +11 19.01.16 843 31 13쪽
79 #79. 망각(1) +6 19.01.13 873 32 13쪽
78 #78. 또 다른 탑 (3) +7 19.01.10 892 35 12쪽
77 #77. 또 다른 탑 (2) +3 19.01.07 898 34 12쪽
76 #76. 또 다른 탑 (1) +6 19.01.03 942 34 12쪽
75 #75. 탑의 끝에서(5) +13 19.01.01 1,008 36 13쪽
74 #74. 탑의 끝에서(4) +4 18.12.19 1,070 38 12쪽
73 #73. 탑의 끝에서(3) +3 18.12.17 1,166 39 12쪽
72 #72. 탑의 끝에서(2) +22 18.12.13 1,194 46 12쪽
71 #71. 탑의 끝에서(1) +7 18.12.11 1,169 41 12쪽
70 #70. 마지막 능력 +6 18.12.08 1,269 44 13쪽
69 #69. 아프리카 전투 (3) +5 18.12.07 1,202 41 13쪽
68 #68. 아프리카 전투(2) +8 18.12.05 1,272 40 12쪽
67 #67. 아프리카 전투 +7 18.12.04 1,254 40 12쪽
66 #66. 길은 하나밖에 +8 18.12.03 1,266 39 12쪽
65 #65. 길을 잃었다. +8 18.12.02 1,385 39 13쪽
64 #64. 테스트(2) +15 18.11.30 1,377 46 12쪽
63 #63. 테스트 +5 18.11.29 1,424 45 12쪽
62 #62. 십이 사도 (2) +14 18.11.28 1,416 45 13쪽
61 #61. 십이 사도 +10 18.11.27 1,522 44 12쪽
60 #60. 구미호 미령(2) +7 18.11.26 1,507 45 13쪽
59 #59. 구미호 미령 +12 18.11.24 1,727 51 13쪽
58 #58. 꿀을 빨자. +13 18.11.23 1,677 54 12쪽
57 #57. 제대로 홀렸네(3) +9 18.11.22 1,650 49 12쪽
56 #56. 제대로 홀렸네(2) +9 18.11.21 1,670 57 12쪽
55 #55. 제대로 홀렸네 +15 18.11.20 1,718 53 13쪽
54 #54. 여우 몰이 +12 18.11.19 1,839 56 13쪽
53 #53. 뭐에 홀렸네. (2) +12 18.11.17 1,973 58 13쪽
52 #52. 뭐에 홀렸네. (1) +9 18.11.16 2,154 5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