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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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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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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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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2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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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결의의 복수2

DUMMY

가온은 지나가다가 그를 발견한 행인들에게 괜찮다고 대답하고 주위를 수습한 후 호텔방으로 돌아왔다.


습격자에 대해 상담하기 위해 익환에게 연락한 가온이었으나 익환 또한 도통 짐작이 가지 않는 듯 했다.



[지금 재무진이 공격할 가능성은 있긴 하지만 아주 낮을 가능성일 거라 생각하는데...]

"그럼 이번 일은 재무진의 사주가 아니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해.]



지금까지 익환의 생각은 대체로 옳았다. 아마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 가온이었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았다.



"재무진과 관련은 있는 일이지만 정작 녀석은 모르는 일이다. 그런 가능성은 어떨까요?"


예를들어 재무진에게 과하게 충성하는 자. 그런 가능성을 떠올리고 한 말에 익환은 난색을 표했다.


[글쎄. 그놈은 자기 통제 하에 두기로 한 이상 과할 정도로 확실하게 하는 놈이라 그런 자가 있을지는...아.]



뭔가 생각났다는 듯 신음을 낸 익환에게 가온이 물었다.



"뭔가 짐작가는게 있으신 거에요?"

[...아니. 지금으로선 그저 망상에 불과할 뿐이라 섣불리 말해주기도 뭐하네. 개인적으로 조사를 해볼게.]

"정체도 모르는데 조사가 가능한가요?"

[현장을 보면 대충은 가능하지. 사용하는 주술의 파장은 속이기 힘드니까 커튼 사냥꾼 개인 고유의 느낌이라던가를 조사할 순 있어. 물론 재무진의 감시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현장엔 못 가겠지만...아까 짐작이 가는게 있다고 했지? 거길 파볼 생각이야.]

"네. 부탁드릴게요."


익환이 그렇다고 한다면 맞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한 가온은 더 묻지 않았다.



[세계대회도 얼마 안 남았네.]

"그렇죠."



세계대회. 겉으로는 세계의 커튼 본부. 뒤에서는 재무진이 비밀리에 추진하는 커튼 사냥꾼이 되려는 학생들간의 친선대회.


그때. 모든 결판이 날 것이다.



[말은 했니?]

"아직이요."



익환이 물어본 것은 예전 여왕사냥전때 가온을 돕다가 죽은 이들. 친구였던 기현과 그날 처음 만났지만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던 영민이란 군인의 가족이었다.


그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려고 했지만 죄책감 때문에 좀처럼 찾아가지 못하는 가온을 걱정한 익환은 네가 어련히 알아서 잘 할 거라고 얼버무렸다.



[그리고 그녀는...네 판단에 맡길게.]

"......네."



익환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고 가온은 멍하니 그 여자. 이자견을 떠올렸다.



'...아직 하루도 안 지났군.'



그렇다기보다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다. 체감상 몇달은 더 전의 일 같았다.

아직도 이자견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억지로 계약을 맺었으니 그에 걸맞게 고압적으로 나가야 할까? 아니면 안심할 수 있도록 저자세로 나가야 할까.



"후우."



심란한 마음에 절로 한숨을 쉬는데 폰이 띠리리 울렸다.

기본음에서 바꾸지도 않았구나. 멍하니 그런걸 생각하면서 가온은 누구에게 전화가 왔는지 보았다. 누나 가영이었다.



"........."



복잡미묘한 심정이었다. 분명 얼마전 메일을 봤을때만 하더라도 짜증으로 가득찼는데

지금은 짜증보다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데 이렇게까지 노력한다는 것에 대한 안쓰러움이 먼저 들었다.


마우스의 세계에 다녀왔기 때문일까. 이상한 분노는 전부 사라져있었다.

가온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



전화를 한 가영 본인이 화들짝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전화했으면서 설마 받을줄은 몰랐던 것 같았다.



"무슨 일이에요. 누님."

[엇. 앗 읏. 그러니까...]



남들 앞에선 똑부러진 누나가 명백히 당황하는 것에 절로 실소가 나왔다.



"저 오늘은 좀 피곤하니 다른 용건이 없다면 이만 끊겠..."

[많아! 용건 많지!]



평소와 다르게 부드러운 태도를 느낀 것일까. 가영은 필사적으로 말을 골랐다.


[음, 그 저기...아!! 일단 그 백발꼬맹이 있잖아.]


일단 인가.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거냐며 쓴웃음 지은 가온은 백발꼬맹이란 단어에 살짝 긴장했다.



"걔가 왜요?"

[요즘 얼마나 난리쳐대는지 모르겠어!]

"난리치다니. 걔가요?"



쿨한 에메라의 얼굴을 떠올리자니 난리친다는 말이 매치가 되질 않는다.



[툭하면 너에 대해 묻는 거 있지? 너는 요즘 뭐하냐는 둥 어디에 있냐는 둥...]

"........."



그건 이상하다. 고 가온은 생각했다. 왜냐면 그녀는 안내시스템에 의해 가온의 동향을 보고 받는 것 아니었던가?



[정말...내가 다 궁금할 지경인데 누구 속을 긁는 거냐구?]

"죄송합니다..."



일부러 가영의 연락을 씹은 죄책감에 사과하자 가영은 더욱 허둥지둥댔다.



[아유 아니야! 바쁜 너한테 연락한 내 잘못이지! 그, 그그그그근데 오늘은 왜 이렇게 잘해줘?]



잘 해준다. 그저 평범하게 대화할 뿐인데 그렇게 느끼는 누나를 보며 가온은 착잡한 심정에 사로잡혔다.


물론 가영은 오래 전 삼촌에 죽음에 대한 것을 조사하자고 했을때 반대한 측에 있던 인물이고 그 탓에 가온은 10년이 넘어 최근까지 그녀를 미워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렸던 그녀는 그저 어른들에게 따른 것 뿐이리라.

그리고 최근까지 그녀를 미워했던 이유는 아마 계약때 한 부작용 때문이지 마음속 깊이 가영을 미워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걸 알아도 10년이 넘었던 부정적인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솔직히 에메라급으로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복잡한 감정을 내비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가온은 태연히 대답했다.




"아뇨. 딱히 그런 건 아닌데...어쨌건 걔한테 잘 있다고만 전해주세요."

[가온이 너도 연락 안 하는 거야?]

"네. 임무에 임한 이상 확실하게 해야죠."



입에 침을 바르지도 않고 나온 거짓말에 가영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대단하네...정말로 곧 있으면 본가에 돌아올 수 있을지도...]



한가닥 기대가 담겨있는 말에 웃은 가온은 이제 슬슬 끊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말했다.



"더 할 말 없으시면 오늘은 이만할게요."

[어...사실 진짜 전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에이. 오늘은 충분히 행복했으니 그건 양보해야지!]

"......?"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그녀에게 갸우뚱거리는데 가영이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다시 연락할 수 있는거지...?]

"물론이죠."



곧바로 나온 대답에 안심했는지 가영은 에헤헤 웃더니 갑자기 침묵했다.


"...끊을게요?"

[응!]


그제야 전화를 끊을 때까지 기다렸다는 걸 알아채고 가온은 천천히 통화종료 버튼을 눌렀다. 휴대폰을 내려놓은 가온은 어쩐지 기분이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그다지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와의 전화가 기분전환이 된 모양이었다.



'잠이나 잘까.'



슬슬 세계대회 초대장을 돌리지 않으면 초대기간이 위험했으니 당장 내일이라도 해치울 심산이었다. 의문의 습격자. 그리고 새로 얻은 스킬의 강력함과 주술과의 시너지 등등 생각할 건 많았으나 내일 이동하면서 생각해도 충분하리라.



수마가 찾아오는 것을 느끼며 배게에 머리를 뉘였다. 잠시 후. 머리를 복잡하게 했던 감정들이 사라지며 잡다한 생각들이 물감처럼 섞여간다.


그런 와중. 문득 습격자의 검격이 떠올랐다.

보통 수준이 아니었던, 마치 정부공인 순위권자급의 어마어마한 검격이.



'...어라...그러고 보니...그거 어디선가 본...적이...'



그러나 생각은 끝맺쳐 지지 못했고 가온은 그대로 잠들었다.






다음 날. 졸린 눈을 억지로 뜨며 일어난 가온은 하품을 하고 세면실로 걸어갔다.

대충 물로 얼굴은 문댄 뒤 바깥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만 가볍게 씻고 머리를 말리며 tv를 틀었다.



"완전 사회인 다 됐구만..."



휴교가 한달 가까이 지속되자 이 호텔 방랑 생활도 상당히 익숙해진 가온은 문득 사회인이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노는것도 아니고 일하러 가곤 했으므로 그렇게 다르지도 않다.


실없는 생각을 하며 채널을 뉴스에 고정한다. 어차피 뉴스 말고는 딱히 보고싶은 프로그램도 없었다. 멍하니 지난 밤 있었던 일들을 보는데 휴대폰에 문자가 왔다는 알림음이 들렸다.


집어 들어서 누군지 확인하자 다름아닌 미헤유였다.



"......"



요즘 그녀와 사이가 틀어졌던 가온은 내심 기뻐하며 문자내용을 확인했다. 문자엔 이렇게 써 있었다.



[오지마요.]

"........."



기쁨도 잠시. 몸을 추욱 늘어뜨린 가온은 한숨을 쉬었다. 언제까지 그녀와 사이가 나빠진 채로 있어야 할까. 이 일이 해결될 때까지? 요즘 그녀가 왜 기분이 나빠졌는지에 대해서도 짐작가는 게 없었다.



'하긴...원래는 나랑 알고지내는 게 신기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지.'



어쩌면 이대로 평생 갈지로 모른다고 생각한 순간 휴대폰이 한번 더 울렸다. 헬렌이었다. 솔직히 그녀와는 말을 섞는 것 자체도 짜증났기에 가온은 순간 얼굴을 찌푸렸다.



"뭐라 보낸 거야?"

[미헤유가 보낸 건 크게 신경쓰지마. 그러면서도 신경써줘. 오늘 그 사람이랑 함께한다며? 잘 해봐. 카사노바 소년.]

"이 뭐라는 거야? 이 년이?"


문자 내용을 확인한 가온의 입에서 절로 험한 소리가 나왔다. 신경쓰지 말라면서 신경쓰라는 개소리부터 시작해서 누구와 함께한단 말인가?


[어젯밤. 한국의 정부공인 순위권자 9등에 등재된...]

"응?"


뭔가 중요한 내용인 것 같아 뉴스에 귀를 기울인 순간이었다.


똑똑.


"네?"



대답하면서 가온은 긴장으로 몸을 이완시켰다. 문을 두드릴 때까지 누가 다가오는지 전혀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누구세요?"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긴장하면서 침대맡에 놓여있는 검에 슬그머니 다가갔다. 어쩐지 문밖의 상대는 즐거워하는 기색이었다.



"저, 저기.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그때 들려온 것은 익숙한 직원의 목소리였다. 그는 곤란하다는 듯한 목소리였지만 상대에 대한 공포감같은 건 없었다. 아무래도 위험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대충 옷을 쟁여입고 급하게 문을 열자 그곳엔 당황한 얼굴의 직원만이 있었다. 순간 감지를 끌어올린 가온은 팔을 들어 간신히 날아오는 손을 막아냈다.


텁.


막아냈다는 표현은 올바르지 않았다. 애초에 상대는 공격할 셈도 아니었는지 그저 손을 툭 갖다대기만 했다.


"어라~? 커튼 사냥꾼은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잘난척할 셈이었는데 막았네?"

"엇."


여유로운 목소리는 낯익은 것이었다. 깜짝 놀라 손을 내민 상대를 보자 그곳엔 과연 생각한 대로의 사람이 서 있었다.



"가람 선생님..."

"야호. 가온. 놀러왔어~"



가온은 인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갑작스런 방문에 놀라서는 아니었다.

어젯밤 잠들며 생각했던 것. 익숙한 검기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검기는 눈앞에 있는 가람의 검기와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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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결의의 복수 6 18.12.03 178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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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의의 복수2 18.11.22 185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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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시련의 세계 18.11.12 190 5 13쪽
210 전(前)대 18.11.08 188 5 14쪽
209 죄책감의 계약 5 +2 18.11.05 342 6 20쪽
208 죄책감의 계약 4 +2 18.11.01 200 6 17쪽
207 죄책감의 계약 3 18.10.30 205 6 16쪽
206 죄책감의 계약 2 18.10.25 181 6 12쪽
205 죄책감의 계약 1 18.10.23 229 5 11쪽
204 말도 안 되는 변명.2 18.10.18 211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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