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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최근연재일 :
2020.09.01 23:59
연재수 :
3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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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531
추천수 :
2,936
글자수 :
2,335,429

작성
20.05.0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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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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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갑작스러운 조우

DUMMY

'십이지신이라고?'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너무나 많았다.

저 실험체는 가온이 파악하기로는 분명 별 것 아닐텐데 그런것이 어떻게 갑자기 십이지신으로 변할 수 있는가?

또한 전혀 행방을 알 수 없었던 '말'이 왜 갑지가 나타난 것인가?

하지만 제일 놀라운 것은 이것.


'의사소통을 한다고? 커튼 아니었어?'


물론 가온은 의사소통이 가능한 존재를 이미 하나 알고있다.

소년이라는 이름의 가장 오래된 자들 이라 불리는 개체.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가 특수한 경우이며 인간과 커튼의 오랜 살육의 역사중 말을 하는 커튼이 있다는 이야기는 듣도 보도 못했다.


십이지신은 대체 어떠한 존재인가?

과거 가온이 원숭이라고 추정되는 십이지신의 유적에 찾아갔을 때 알아낸 것은 대략적인 강함뿐.

그것만으로 이 세상에서 필히 제거해야 할 존재라고 느꼈던 가온이었다.

가온은 정신을 다잡았다.

놈에게서 전투의사는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싸우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정보는 뽑아내리라고 마음먹었다.

가온이 입을 열었다.


"오를 담당하는 자라고? 십이지신인가?"



십이지신이라는 말에 실험체는 고개를 까딱이더니 이내 빙그레 웃었다.



[기록되어 있지 않는 자인데 그 이름을 입에 담다니. 실로 흥미롭도다.]

"...기록? 그게 뭐지?"

[큭큭큭큭...]


실험체는 기분 나쁘게 웃을뿐 가온의 질문에 대답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가온은 다른 질문을 하기로 했다.


"새로운 자라니. 그건 무슨 소리냐."

"너, 뭔 소리냐?"


근방에 있던 짧은 머리의 여자가 미친놈보듯 가온을 쳐다보았다.


'설마 저 녀석의 말이 들리지 않는 건가? 나에게만 들리는 거야?'

[자각도 없는가...큭큭큭큭...]

'이 커튼 새끼가?'


대답은 안 하고 요리조리 놀리는 것 같자 불쑥 화가 치솟은 가온이 검을 뽑으려 했다.

짧은 머리의 여자가 흠칫하며 마주 무기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실험체와 가온을 번갈아보더니 미심쩍으 목소리로 말했다.


"네놈...저것과 대화하고 있는 거냐? 염파는 막혀 있을 텐데?"


그녀의 말대로 아직 쇼크라는 주술 방해 기술이 활성화되어 있어 염파를 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럼 저 녀석은 대체 어떻게 가온의 머릿속에 직접적으로 말을 거는 것인가?


"뭐 됐다. 중요한 건 저게 무사하다는 거니."


짧은 머리의 여자의 눈에 탐욕이 깃들었다.


"설마 그 정도 공격이 흠집 하나 없을 줄이야...퇴마 이씨 가문. 뛰어난 자들의 의무를 무시하고 자기들 세만 불리는 네놈들에겐 너무도 아까운 물건이야."


그녀가 턱짓하자 멍하니 있던 나라를 지키는 자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 제대로 된 정보도 캐지 못했는데. 혀를 찬 가온이 나라를 지키는 자들을 견제하려던 바로 그 순간.


쿠아악!!


소름끼칠 정도로 강력한 무언가가 실내를 휩쓸었다. 모두 일제히 고개를 돌려 실험체를 돌아보자 녀석은 손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콰앙! 쾅! 콰앙!


나라를 지키는 자들이 무언가에 얻어맞아 공중을 날고 있었다.

분명 주술로 최소한의 방비는 하고 있음이 분명한데도 맞고 쓰러진 자는 일어나지 못했다.

짧은 머리의 여자는 눈을 부릅뜨더니 몸을 던져 공격을 피한 듯 싶었다. 거한의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허나 그 둘을 제외한 자들은 쓰러져서 끙끙대며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뭐야?'


짧은 머리의 여자는 겨우 그렇게만 내뱉었다.

눈빛을 보아하니 그녀도 이제서야 저게 단순한 실험체가 아닌 뭔가 위험한 것이라고 충분히 느낀 듯 했다.


"......"


말없이 실험체에게 눈길을 돌리자 녀석이 큭큭큭큭 웃었다.


[대화를 방해받고 싶지는 않구나.]

"대화에 굶주리기라도 했나?"

[큭큭큭큭큭...]


뭐가 재미있는지 시도 때도 없이 웃어제끼는 실험체. 더 대화할 것도 없나. 가온이 눈을 가늘게 뜨고 녀석의 빈틈을 찾을 때쯤 녀석이 다시 말을 했다.


[오만...오만하도다. 이 나에게 그 오만불손한 태도...그래, 하지만 그대라면 그럴 자격이 있지. 그대이기에 무례함을 허하겠다.]

"......"


이 새끼. 무슨 높은 신분이라도 되나? 가온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쳐다보건 말건 녀석은 말을 이었다.


[굶주렸냐고 했나? 그래...실로...실로 오랜만의 대화다. 큭큭큭큭. 드디어 파장이. 운명이 맞는 자를 찾아냈도다.]

"그건 또 뭔 개소리야. 설명해."

[살아온 세월이 길지 않거늘 어찌 그만한 힘을 품었을까...재미있도다. 실로 재미있어.]


가온의 인내심이 바닥났다.

검을 뽑고 검신에 몸에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대답할 생각 없으면 됐다. 더 이상 시답지 않은 대화에 힘 빼고 싶지 않아."


단숨에 거리를 좁히기 위해 돌진하려는 순간 어느새 실험체는 또 손을 들고 있었다.

우웅!


"......!!"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가온은 무형의 기운이 자신에게 날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까 나라를 지키는 자들도 이것으로 무력화 시킨 게 분명했다.

가온은 어깨를 살짝 틀어서 공격을 피해낸 직후 재빠르게 파고들었다. 허나 곧 멈출 수밖에 없었다.

실험체가 두 손을 들어올리자 투명한 벽이 가온을 밀어냈기 때문이다.

이건 강력한 공격으로 지울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섬광, 또는 화염구를 준비하는 찰나.


[흥미롭도다...흐름. 그것도 진본. 그게 아직도 구전되고 있었나?]

"......"


이 자식. 흐름도 아는 건가? 들으면 들을수록 의문감만 깊어져갔다. 이 놈은 대체 뭘까?


'...커튼이지 뭐긴 뭐야.'


저쪽에서 대화할 생각이 없는 이상 도륙낼 뿐이다. 가온이 화염구를 점점 크게 만들자 실험체가 큭큭큭큭 웃으며 말했다.


[그대여. 오랜만의 대화다. 싸움으로 끝내기엔 너무나 아쉽구나...전부는 말해 줄 수 없어도 일부는 답해주도록 하마.]


멈칫한 가온이 눈을 매섭게 뜨며 말했다.



"우선, 새로운 자는 뭐고 넌 어떻게 여기에 나타난 거지?"

[새로운 자...큭큭큭큭. 간단하다. 네가 우리들 중 하나가 될 거란 이야기...그 뿐이다.]

"뭐? 너희들?'


이건 또 뭔 개소리인가? 인간인 가온이 왜 커튼놈들이 되냔 말이다.

가온이 의문을 말하기도 전 실험체는 다른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었다.



[어떻게 나타났냐고...? 파장이 맞는 개체에 나의 일부를 흘려 넣었을 뿐...그래. 지금 이 나약하고 역겨운 몸뚱이는 나의 화신. 그렇게 불러야 옳겠군.]

"화신..."


짐작은 했지만. 저 정도 무위를 가진 게 고작 일부의 힘이란 말인가.

놀라움을 내색하지 않고 가온은 계속해서 질문했다.



"네놈들은 분명 깊숙한 곳에 봉인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나타났지?"

[봉인이라...그렇게 부를 수도 있겠군. 파장이 맞는 개체만 있다면 화신으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지...]

"......"


그렇다면 이 세상엔 십이지신의 화신이라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말인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서?


'아니, 아니야.'


그럴리가 없다고 가온은 부정했다.

이 설명못할 사이한 기운은 숨기려 한다고 숨겨질 것이 아니었다.

가온은 떠보기로 했다.


"그 파장이라는 게 지독하게 맞지 않나 보지? 지금껏 가만히 있던 걸 보면 말이야."

[그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뭐?"

[몇 가지가 섞인 것이냐? 이 힘...그때 그 사냥꾼들. 또는 백발의 마녀...또는...호오?]


실험체가 큭큭댔다.


[스스로를 개척해나가는 자도다.]

"너만 아는 소리는 그만 하랬지."


가온이 위협적으로 검을 흔들었지만 실험체는 조금도 겁먹지 않았다.



"그럼 묻겠는데. 네놈을 포함해 다른 놈들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거냐?"

[큭큭큭큭...]

"이 새끼. 한번만 더 큭큭큭 거리면 죽여버린다."

[시간이 없구나]

"뭐?"

[이 더럽고도 나약한 몸뚱이가 한계를 맞이했구나...그대가 있다고 해도 어찌 이런 몸을 화신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갑자기 실험체가 고개를 팍 돌렸다.


[큭큭큭큭 그런가...마녀인가...]

"야. 질문에나 대답해. 기록이란건 뭐야?"

[우리들에 맞설 수 있는 자들의 명단...아아. 정말 끝이구나. 참으로 아쉽도다.]


끝? 의아하게 쳐다보는 것도 잠시. 녀석의 몸에서 검은 수증기가 치솟아오르며 형형하게 빛나던 안광이 점점 꺼져가고 있었다.

비틀거리면서도 실험체는 꿋꿋하게 말했다.




[허락받은 시간이 다 되었다...이별이구나]


아쉽다는 듯이 가온을 바라보던 실험체가 눈을 가늘게 떴다.



[나를 다시 만나고 싶다면...그 멍청한 원숭이 녀석부터 없애거라...놈이 시작이니...나를 찾는다면...상을 주겠다.]

"상?"

[그래...너의 혈족...이현수라고 했던 인간에 대해서 알려주겠다. 백발의 마녀도 모르는 정보를...]

"...뭐?"


예상치도 못한 말에 얼이 빠진것도 잠시. 연기로 화해 사라지는 실험체를 보고 가온이 다급하게 소리질렀다.


"어이!"

[다음에 볼 순간을 기대하고 있겠다...]


파스스스스!


그리고 실험체는 이번에야말로 연기로 화해 사라지고 말았다.

쯧. 혀를 차는 것도 잠시. 가온의 시선이 나라를 지키는 자들에게 갔다

시선을 받은 짧은 머리의 여자는 움찔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덜덜 떠는 것이 흡사 괴물을 바라보는 눈빛이다.


"후퇴애!!"


여자가 빽 소리지름과 동시에 쓰러져있던 '나라를 지키는 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사방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개미떼를 보는 것 같았다.

가온은 굳이 그들을 잡을 생각은 없었으므로 딱히 제지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지금은 이들 따위를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런 가온을 여전히 괴물보듯 쳐다보던 짧은 머리의 여자 유키코는 빽 소리질렀다.


"다음은 이렇게 끝나지 않을거다! 이가온!"


그리고 거한의 남자가 짧은 머리의 여자, 유키코를 들고 천장을 뚫으며 사라져버렸다.

가온은 뭐래. 라고 중얼거리면서 멍하니 서 있던 판 링빙에게 걸어갔다.

그때까지 멍하니 서 있던 판 링빙이 다가오는 가온을 보고 얼굴을 굳혔다.


"가온 씨. 저는..."


가온이 무표정하게 쳐다보자 어딘가 조바심 섞인 목소리로 말해온다.



"이번의 일은 결코 저나 령화님의 뜻이 아닙니다."

"알고 있습니다. 탓할 생각도 없고요."

"그럼..."

"하지만."


안도의 얼굴을 하던 판 링빙이 다시 얼굴을 굳혔다.



"제 요구 하나만 들어주셔야겠습니다."

"요구...?"


경계의 빛을 띄는 판 링빙을 보고 가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실 요구랄 것도 없습니다.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일 테니까요."

"해야할 일이라면..."

"령화님이 아직 말씀해주시지 않은 정보. 십이지신의 서식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령화님이 내건 조건이니 당연히 알려드려야 하지만,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가온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십이지신이라는 커튼중 하나를 사냥하겠습니다."

"...기개가 높은 것은 좋지만, 전 반대입니다. 가온씨는 그놈의 힘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십이지신중 해라고 불리는 그 괴물은..."

"전 단지 정보를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제가 사냥하자는 커튼은 다른 커튼입니다."

"네? 그게 무슨..."

"약체화된 십이지신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동공이 커지는 판 링빙을 보며 가온이 말했다.



"십이지신중 신. 녀석이 봉인된 장소를 제가 알고 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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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 이가온 원정대 (2) 20.06.09 74 6 12쪽
318 이가온 원정대 (1) +2 20.06.01 99 4 13쪽
317 반목 +2 20.05.25 77 3 14쪽
316 원정, 원정을 나가보자! 20.05.20 78 3 12쪽
315 잊혀지고 있는 자들 20.05.11 78 3 13쪽
» 갑작스러운 조우 20.05.04 74 3 12쪽
313 습격 8 20.04.28 73 3 12쪽
312 습격 7 20.04.21 76 5 13쪽
311 습격 6 20.04.14 80 3 13쪽
310 습격 5 20.04.07 80 3 11쪽
309 습격 4 20.03.31 87 3 12쪽
308 습격 3 20.03.23 82 3 13쪽
307 습격 2 20.03.17 78 2 12쪽
306 습격 20.03.10 79 2 17쪽
305 연구 결과. 20.03.02 77 3 18쪽
304 맞선?? 5 +2 20.02.24 79 3 18쪽
303 맞선?? 4 +2 20.02.17 88 3 18쪽
302 맞선?? 3 20.02.11 88 3 16쪽
301 맞선?? 2 20.02.03 127 4 15쪽
300 맞선?? 1 20.01.28 88 4 12쪽
299 인류의 최강자들 2 20.01.20 80 3 12쪽
298 인류의 최강자들 20.01.13 91 4 12쪽
297 최초의 탈환4 20.01.07 79 5 12쪽
296 최초의 탈환 3 19.12.31 108 3 11쪽
295 최초의 탈환 2 19.12.23 84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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