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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M 님의 서재입니다.

잠재력 천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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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M
작품등록일 :
2021.04.19 21:37
최근연재일 :
2021.04.20 23:20
연재수 :
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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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7,977

작성
21.04.1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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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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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잠재력 천재가 되었다 1화

DUMMY

그것은 뭐랄까. 거부할 수 없는 유혹과 같았다. 마약을 경험한 뒤 겪는 금단증상이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왜 그랬냐, 이 미친놈아.”


자책과 후회가 뒤따라오는 것이 꼭 그렇다.

그렇다면 과거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할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글쎄. 아마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구제불능이다. 진짜.


“이름이?”


후보자 마을. 용사가 되고 싶은 이들이 모인 마을로, 용사가 되기 위한 1차 예선이라 볼 수 있다.

아무나 올 수 있는 건 아니고, 자격을 갖춘 사람들만이 올 수 있다는 설정인데,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그저 시스템이 가라고 해서 온 머저리일 뿐. 어쩌면 시스템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자격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나처럼 튜토리얼의 뿅맛을 잊지 못해 모인 머저리들인가? 그것참 위안이 된다.


“이봐, 이름이 뭐야?”

“진용삽니다.”

“용을 산다고? 난 안 파는데?”

“...?”

“하하. 농담이야. 농담. 긴장한 거 같길래 긴장 풀라고 하는 소리. 용사... 용사라... 아! 여기 있네. 진용사. 501호.”


이곳이 게임 속이라면 여기 있는 존재들은 사람인가, NPC인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고민했던 문제였는데, 방금 그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었다.

NPC로.

사람이라면 저런 농담을 할 리가 없으니, 누군가 입력해놓은 대사만 읊는 NPC가 분명하다.

가만! 그 입력을 해놓은 건 사람일 텐데?


“후보자의 마을에 온 걸 환영한다. 오늘은 숙소에서 푹 쉬고 공지한 대로 내일 보자고.”


혼란을 가져다 준 이를 뒤로 하고 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백만... 스물... 하나. 백만... 스물... 두울.”


어떤 광고에서나 들려올 법한 소리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 웃통은 까고 물구나무서기를 한 채로 팔굽혀펴기를 하는 놈이 보인다.

여기서 의문은 둘, 아니 셋이다.


하나. 녀석은 사람인가? NPC인가?

둘. 녀석은 미친놈인가?

셋. 진짜 저걸 백만 스물두개 했을까?


“백만... 스물.. 어억!”


잠시의 고민 후 결론을 내렸다. 사람이 아닐 거고, 미친놈이고, 그 갯수를 했건, 안 했건 관심주지 말자.

숙소는 제법 괜찮았다. 침대, 책상, 옷장. 기본은 갖춰진 방 하나.

가지고 있던 짐도 없었기에 그대로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푹신함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마치 진짜처럼.


“아니지. 진짜가 맞지.”


몸이 편해지자 넘치는 에너지는 그것이 못마땅한지 다른 소비 거리를 만들었다.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놈을 처음 만난 건, 3달 전이었다. 허우대 멀쩡한 주제에 얼굴이 너무 잘생겨서 부러웠었지.

흠흠. 어쨌든 거리에서 그런 얼굴로 처음 보는 사람이 내게 말을 건다면 98% 확률로 사기꾼일 거다. 나머지 2% 중 1%는 길을 물어보는 사람일 것이고, 남은 1%는 게... 음.

그런 내 기준에서 녀석은 흔한 98%에 속하는 녀석이었다.


“게임 한번 해보실래요?”


평소라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쳤을 건데, 그날은 왜인지 모르게 그러고 싶지 않았다. 게임이라기에 가벼운 가위바위보 같은 걸 생각하기도 했고.

하지만 달랐다.

지금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지만, 그건 절대 가상 따위가 아니었다. 가상이라면 그런 생생한 감각을 느낄 수가 없으니까.

꿈같은 한 달의 시간 후에 적합도 100이라는 결과를 달성했을 때, 녀석이 본색을 드러냈다.

본 게임을 하겠냐고 은근슬쩍 물어왔을 때, 거절한 것은 지금 생각해봐도 기특했다.

그날 이후로 녀석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우습게도 나의 의지였다. 아니지. 그 개자식의 술수였지. 은근히 스며들게 만들어 중독시키는 술수. 중독된 사람이 잘못한 거 아니냐 물을 수도 있는데, 아니다. 무조건 아니다. 무조건 그 개자식 잘못이다.

...사실 내 잘못이다. 그래선 안 됐는데. 이게 단순히 게임 속 세상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제 발로 찾아온 내 잘못.


“하...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시스템(아마도 녀석)이 말한 대로 이곳에 오긴 했는데, 걱정이 앞선다. 날 왜 이곳으로 오게 만들었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또 나 같은 존재가 더 있는지 등등.


“산책이나 할까?”


가만히 누워 있으니 걱정만 많아지고, 게임 속으로 오는 바람에 적당히 좋아진(튜토리얼만큼은 아니지만) 몸을 지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마침 마을 뒤쪽으로 산책로가 보이기에 그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스읍! 후우! 맑은 공기.

짹짹! 날짐승의 노랫소리.

콰아아! 폭포 배경음까지.


“뭔가 힐링 되는 기분인데.”


상쾌해지는 기분에 폭포가 훤히 보이는 큰 바위 위에 자리 잡고 앉았다.

콰아아! 물줄기가 사정없이 떨어지고 밑에서 포말이 만들어진다. 그 포말 가운데에는 사람이 보인다.


“...응? 사람?”


놀라서 재빨리 일어섰다. 구해야겠다 싶어 자세히 살펴보니, 뭔가 이상했다.

내리찍는 물줄기를 맞으면서도 그는 용케도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고, 뭐라 중얼거리는 것이 보인다.

폭포 소리 때문에 들리지는 않지만, 구해줘야 할 것 같은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아까 물구나무 놈도 그렇고 폭포 놈도 그렇고 제정신이 아닌 놈들이 보인다. 이 세상은 이런 녀석들 뿐인가?

재빨리 자리를 떴다. 왠지 엮이면 피곤해질 것 같다.


“잠이나 자자.”


...


어제 많던 사람이 무색하게 공터에 모인 건 셋뿐이다. 하나는 팔굽혀펴기하던 미친놈1, 하나는 폭포에서 자학하던 미친놈2, 그리고 나.

그 공터에 두 사람이 들어섰다.


“다 모였나?! 하나, 둘, 셋! 음! 다 모였군!”


무려 세 명을 하나씩 손가락으로 꼽아야 셀 수 있는 남자는 압도적인 근육질 몸매에 새하얀 건치를 가진 대머리였다.

와아.

나지막한 감탄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어제 팔굽혀펴기하던 미친놈이 눈동자를 반짝이고 있었다. 저 몸매가 부러운 걸까?

그 감탄에 슬쩍 미소를 지은 대머리가 말하길,


“너희들은 용사가 되지 못하고 전부 집으로 돌아가게 될 거다. 그러니 상심하지 말도록!”

“...”

“...”


무슨 말일까? 벌써 탈락인가? 왜?

어쨌든 그의 선언에 분위기가 급속도로 싸늘해졌다. 위압적인 근육질이 저렇게 말하니 절로 쪼그라들고, 진짜 집에 가야 할 것 같다. 근데 집에 간다는 건 돌려보내 준다는 건가?


“하아... 촌장님.”

“왜?!”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들이 오해하잖아요.”

“무엇이?!”


대머리 옆 쫄따구의 말에 우리를 쳐다보는 대머리와 정통으로 눈이 마주쳤다. 아마도 생존본능이리라. 고개를 필사적으로 저은 것은. 그리고 정답이었던 것 같다.


“아니라잖냐!”

“됐고요! 나오세요. 제가 설명할 테니.”


평균보다 왜소한 몸으로 보이지만, 더 대머리 옆에 있어 훨씬 더 왜소해 보이는 남자가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섰다.


“흠흠. 여러분은 여기서 적성 테스트를 할 겁니다. 어느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그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요. 기간은 약 한 달입니다. 그 안에 저희의 기준에 합격하지 못한다면 집으로 돌아가시면 돼요.”


그는 이 세계에서 내가 처음 본 정상인이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희 마을은 5년째 합격자가 나오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촌장님이 저렇게 말씀하신 거고요. 오해하지는 마세요. 나쁜 분은 아니니까.”


인정할 수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의 반응을 이해한다는 듯 다시금 미소 지은 그의 설명이 뒤이었다.


여러분을 제외한 마을에 있는 모든 분에게 각 분야적성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적성이 있다면, 한 달동안은 여기서 기본적인 훈련을 받게 된다.

합격한다면 용사 아카데미로 가서 본격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합격할 수 있도록 마을의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


“물론 내가 보기엔 너희들 중에 합격자는 없어 보인다만!”

”촌장님!“

”아! 이 말도 하면 안 됐냐? 그럼 취소!

“하아...”


그래도 정상인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어서 다행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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