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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님의 서재입니다.

특성으로 다시 사는 용병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Badak
작품등록일 :
2022.05.18 23:19
최근연재일 :
2022.07.27 22:34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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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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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8
글자수 :
645,824

작성
22.05.2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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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그라윈 요새 토벌작전(2)

DUMMY

익숙한 알림음은 특성 황금의 기사가 내게 할 말이 있을 때 울리곤 하던 소리였다.


[‘황금의 기사’가 요구하는 최소 기준을 만족시켰습니다.]

-본격적인 성장 시스템이 개방됩니다!

-골드를 투자해 능력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최소 기준? 최소 기준이라.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았을 때, 최소 견습 기사 수준은 되었다. 물론 하나씩 따지고 보았을 때 오러의 운용 부분이나, 신체 단련도는 밀릴 수도 있어도 실전 1:1로 붙었을 때 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랜 시간동안 전장에서 단련된 실전 전투술은 약간의 격차 정도는 뒤엎을 수 있을 정도로 유의미 했으니까. 그런데 그게 최소 기준이라니?


기사 전력은 이 시대에 유일하게 마법사와 비견될 수 있는 특수 전력이었다. 기사단 하나가 천인대를 찜쪄먹고, 정예 기사단이나 궁정 기사단이라면 만인대와도 비벼볼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다.


그만큼 육성이 어렵고, 엘리트 취급 받는 이들. 견습 기사라도 만만하게 볼 사람은 이 대륙에 없었다. 그런데 그게 최소 기준이라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도전 정신이 불탔고, 이 시스템이 나를 어디까지 나를 이끌어 갈 지에 대해서 막연한 기대가 생겼다.


능력치 상승과 관련해서 골드로 구매 가능한 내역에 대해서 궁금해하자, 그에 맞춰서 구매 가능한 재화들과 가격이 주르륵 떠올랐다.


“이게 말이 돼?”


기본 육체 단련 보조 물약 : 육체 단련의 성과를 일주일 간 3배로 늘려준다 – 1,000 골드

기본 오러 단련 보조 물약 : 오러 단련의 성과를 일주일 간 3배로 늘려준다 – 3,000 골드


떠오른 것은 단 두 개 뿐이었는데 앞에 기본이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 성장도에 따라서 기본 외에도 다른 것들도 생겨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내가 경악한 부분은 그 성과보다도, 가격이었다.


“천 골드, 3천 골드가 누구 개 이름도 아니고.”


그 가격이 어마무시했다. 지금까지 내가 모아둔 골드가 500골드도 안됐다. 물론 의뢰비로 지출한 골드가 꽤 됐기 때문에 실제 수익은 600골드 남짓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따져도 그 돈의 두 배를 부어야 일주일 간 지속되는 육체 단련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돈의 필요성이 이전보다도 더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지금까지는 내 자기만족을 위해 돈을 벌었다면, 이제 성장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미치겠네.”


그런 타이밍에, 메를린의 의뢰 제안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바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과 마법사인 메를린의 곁에 있으면 위험한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보다 좋은 의뢰는 없으리라.


황금 기사의 특성을 발휘하면, 돈도 2배로 받을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니 의뢰를 끝마치고 나면 내 수중에 저 물약 중 하나는 구매할 수 있을 만한 돈이 마련될 지도 몰랐다.


“해야겠네.”


방금까지도 고민중이었지만, 이제는 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한 번 하겠다고 결심을 하자, 머릿속으로 어떤 플랜으로 의뢰를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꼼꼼하게 계획을 세운다면 하나의 행동으로 둘, 셋의 효과를 노리기 위한 방법이 분명 있겠지.


일단 메를린을 찾아가 의뢰 수락 의사를 밝혀야했다.


“오, 하실 의향이 있으시다구요? 다행이네요!”


“의뢰비는 메를린 님이 지급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왕국에서 지급하는 건가요?”


“음, 제가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협상을 하면, 지급은 아마 왕국에서 알아서 해 줄 거에요. 제가 안 그래도 문의를 해봤는데, 의뢰비 총합이 1500골드를 넘지 않는 선에서 합의하면 상관 없다고 하더라구요.”


1500골드라. 깐깐하다. 물론 C급 용병 나부랭이에게는 큰 돈이지만, 호위 임무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팀을 짜야 할텐데, 누구를 부를 것이고 얼마씩 분배해야 하는 가를 생각해보면 머리 아픈 일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마법사 호위를 어중이떠중이로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최소 기사들 만큼의 실력은 있어야 한다.


“음, 1500 골드면 꽤 괜찮은 의뢰금이라 생각했는데. 카멜님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나봐요?”


“아닙니다. 호위 팀을 꾸려야 하는데, 어떤 사람을 섭외할 지에 대한 생각이 좀 있어서요.”


“하긴. 카멜님 혼자서 호위 역할을 모두 다 하실 수는 없겠지요. 용병들이 맡는다고 하면, 흠 기사단 쪽에서는 좋아할 지 싫어할 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야 실력만 있으면 편한 사람이 좋기는 하지만.”


“아마 좋아할 겁니다.”


“왜요?”


“기사들은 비상전력과 같은 느낌이니까요. 지휘장교도 같이 올텐데, 그 지휘장교를 지근 거리에서 호위하며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비상상황에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력으로 사용하고 싶어 할 겁니다. 상대가 마법사니 체면을 살려줘야 해서 호위를 맡아주겠다고 의례적으로 이야기 한 것일 거구요.”


“호오, 더 좋아하면, 돈을 좀 더 요구해도 괜찮을 수도 있겠네요?”


“그건 굳이 불편하시면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그래주시면 저야 좋긴 하겠지만요.”


“그럼 한 번 해볼게요. 그럼, 일단 카멜 씨도 B급으로 승급하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오러를 사용하지 못하는 호위에게는 믿고 맡기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어서.”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팀은 제 자율로 짜도 될까요?”


“믿을 만한 사람으로 꾸리신다면서요. 믿고 맡겨볼게요. 솔직히 저는 호위역할이 그렇게 큰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긴 하거든요. 제 한 몸 지켜낼 수단도 가지고 있고, 멀리서 마법지원만 할 거라서.”


“혹시나 어떤 일이 있을 지 모르니까요. 그럼 알겠습니다. 제가 승급 후에, 팀은 꾸려서 보고드리겠습니다.”


의뢰를 맡겠다는 확실한 의사 표현이었다. 메를린은 그 확답이 기뻤는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이번 토벌 전력에 대해서 들으신 정보 같은 것은 없으신가요?”


“흠, 제 생각에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 같아요. 아까 잠깐 문의를 하면서 들었는데, 이번 의뢰에 모인 용병들 중 주목할만한 이들의 이름도 좀 들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그 쪽에서는 성공은 당연하고, 기간도 일주일 정도로 짧게 잡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렇습니까?”


그럼 나쁠 것 없다. 물론 보통 주급이나 일급으로 계산하는 용병의 급여 상 생각보다 의뢰비가 적어질 수도 있겠지만, 애당초 예산 안에서 다 뜯어낼 수 있게 계산해버리면 되는 일이니까.


“그럼, 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도 되겠죠?”


“예. 잘 부탁드립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출발은, 음. 5일 뒤에 남문 앞에서 집결한다고 하네요. 그 때 같이 이동하시면 될 것 같아요.”


“옙.”


메를린과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나서 나는 그라윈 요새에 대해서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이미 메를린에게 정보를 전달해주기는 했지만, 내가 직접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전장에 섰을 때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맡은 역할이 호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라는 것은 고려해야했다.


오크들은 야전에서는 활을 사용하는 일이 드물었지만, 때때로 수성전을 치뤄야 할 때는 조악한 수제 활이나 인간에게서 약탈한 활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눈 먼 화살을 막기 위한 방패는 필요하리라.


“검, 방패. 그리고 활.”


무장은 그 정도로 챙겨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창은 내가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기는 쉽지만, 누군가를 지키면서 휘두르기에는 쉬운 무기는 아니었다. 활은, 혹시 모를 원거리 공격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손을 길들여놔야겠군.”


이번 삶에서는 활을 써 본적이 없었다. 물론 전생에서는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박히도록 많이 써봤고, 자신도 있었지만 이번 삶에서도 적응기는 필요하리라.


나는 의뢰 수락을 결정하자마자 사전준비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용병길드를 찾아 승급하는 일이었다.


용병길드의 접수원은 C급 용병 자격을 취득한지 일 년도 지나지 않은 풋내기가 갑자기 B급으로 승급을 한다고 하니 무슨 개소리를 하냐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숙련된 접수원인지, 금방 표정을 고쳐 친절하게 돌아왔지만, 그 잠시 잠깐의 틈에 나는 표정변화를 완벽하게 캐치할 수 있었다.


“B급 용병 승급시험부터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저희도 시험 감독관님을 구해야하고. 한 번 실패하시면 6개월간은 재도전 하실 수 없어요. 그래도 하실건가요?”


“승급 비용이 얼마나 됩니까?”


“100골드입니다.”


생각보다 큰 돈이었다. 안 그래도 여기저기 지출이 많았던데다가, 특성 상점에 사용할 골드도 아껴놔야 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돈이 나간다는 사실에 머리가 아파왔다.


“···하겠습니다.”


그래도 벌벌 떨리는 손으로 100골드를 헤아려 내밀었다. 그래도 꼭 써야 하는 돈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승급을 통해 아마 내 몸 값도 C급일 때보다 훨씬 더 올라갈 거고.


“다행스럽게도, 특정 의뢰 때문에 현재 길드 내에 시험관 역할을 해줄 용병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 선별하여 저희가 일정을 공지하겠습니다.”


“뭐야, 승급시험이야? 그럼 내가 하면 안되나? 돈도 주잖아. 나 나쁘지않아, 괜찮아!”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었는지, 용병길드 한 켠에 서있던 여성이 손을 휘저으면서 나타났다. 170정도의 키에 붉은 머리, 한 손 도끼와 방패를 착용하고 있는 B급 이상의 용병이라. 머릿속을 잠시 굴려보아도 누군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저희도 선별 과정이라는게 있어야..”


“아니아니, 언니 들어봐. 그거 하면 원래 시험관한테 30골드 주잖아. 나 그거 25골드만 받을게. 응? 나 요새 좀 쪼들려서 그래. 내가 자격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이 정도면 괜찮지 않아?”


“하지만 클로에 님.”


클로에라. 기억났다. 확실히 전생의 기억들은 지금과 크게 괴리감을 발휘할 때가 있었다. 다른 용병들을 수소문 하면서도 느낀 부분이었다.


클로에의 미래와 지금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눈가에 크게 자리한 상처였다. 어디에서 입은 상처인지는 모르지만, 전투 중에 한 눈을 실명할 정도로 크게 상처를 입어 외눈으로 안대를 착용하고 다녔던 용병이었다.


성격은 그때나 지금이나 저렇게 밝았고, 저래 봬도 꽤 실력있는 용병이었다. 후에는 A급 상위의 용병으로 발돋움 하는 인물이니. 다만, 전투에 돌입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광전사처럼 달려드는게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접수원이 왜 망설이는지 알 것 같았다. 저 양반과 대련을 하면, 상대가 멀쩡하기 쉽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실력차이가 아예 많이 나면 모르겠는데, 엇비슷하면 눈이 돌아버린 그녀를 막기 쉽지 않을테지.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상부에 보고하고 오겠습니다.”


“응, 언니. 25골드 받으면, 언니한테 맛있는 것도 한 끼 사줄게. 그러니까 잘 이야기 좀 해 봐.”


클로에는 싱글거리는 얼굴로 한 손을 흔들었다. 저렇게 성격이 좋아보이는데, 전투에 돌입하면 버서커처럼 날뛰는게 갭차이가 커다란 인물이었었지.


“안녕?”


그녀는 접수원이 보고를 위해 물러나자마자 휘적휘적 걸어와 내게 손을 흔들었다.


“예, 안녕하세요. 카멜이라고 합니다.”


“오, 카멜. 카멜이라. 들어본 적은 없는데. 이름 좋네. 근데 아직 많이 어려보이는데?”


“클로에님도 어린 나이에 B급 용병이 되시지 않으셨어요?”


“와, 나 아는구나? 응. 그랬지. 그래도 25살이었어. 근데 그쪽은 그때의 나보다 훨씬 더 어려보이는데?”


“예.”


“몇 살?”


“열 일곱입니다.”


“와, 미쳤네. 그 재능이면 왜 용병을 해? 온갖 왕국에서 다 모셔가려 할텐데. 설마 훼이크 치는거야 용병길드에?”


“그런거 아닙니다.”


“그럼 대단한데, 너? 꼭 한 번 붙어보고 싶어.”


싱긋 웃으면서 도끼자루를 매만지는 클로에의 모습은 발랄하면서도 살벌했다. 제발 상부에서 그녀와 나의 대련을 제지하고, 다른 사람을 붙여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저, 지부장님이 본인이 참관하면 상관없다고 괜찮으시다고 하시네요.”


하지만 그 바람은 산산조각났다. 지부장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사람 봐가면서 붙여야 할 거 아니야..


“그리고! 지부장님이 실력을 확인한 이후에는 대련을 바로 중지한다는 조건을 거셨습니다. 끝까지 가면 안된다고 하십니다, 클로에님.”


“아, 나 다시는 안 그런다니까. 여기가 전장도 아니고 끽해야 대련인데 그렇게까지 내 눈이 돌아가겠어?”


“그 말씀 저번에도 하셨다고···”


“아씨, 그 꼰대 아저씨가 또. 안 그런다고! 어차피 나도 곧 토벌전 의뢰 가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험하게 안하지!”


클로에는 접수원과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고, 나는 그 사이에 무장을 확인했다. 창 한자루와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검. 클로에와 붙을 줄 알았으면 집에 놓고 온 방패도 챙겨올 걸 그랬다.


“그럼 일시를 정하시죠. 서로 준비가 필요하실테니, 언제가 괜찮으십니까?”


“어, 난 지금 바로 괜찮아. 거기, 그 쪽만 괜찮으면.”


카멜이라고 분명히 알려줬는데, 금방 또 까먹은 모양이다.


“그렇다면, 저도 상관 없습니다. 가벼운 대련이라면요.”


가벼운 대련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크게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내가 가장 자신있게 다룰 줄 아는 무기 두 개가 내 손에 들려있었으니까.


“아, 그러십니까? 그럼 바로 시험장으로 이동하시죠. 제가 지부장님께 보고 올리고 돌아오겠습니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승급 시험이 잡혔고, 상대도 정해졌다. 그래도 하루 이틀은 기다려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좋아, 그럼 우리 서로 다치지 않게, 시험의 목적에 맞게. 그렇게 한 판 붙어보자고. 어때 친구?”


“예. 좋습니다. 방금 들으니 클로에 님도 그라윈 요새 토벌전에 참가하실 것 같은데. 저도 그렇거든요.”


“오, 맞아. 너 그래서 급하게 승급하는구나? 몸 값 올릴려고?”


“그런 셈이죠.”


그런 대화가 오고가고, 용병길드 관계자가 세 명 정도 등장했다. 지부장으로 추측되는 사내는 가운데에 무게를 잡고 서있었는데, 생각보다 덩치는 작았다. 하지만 몸에서 풍겨오는 기운이 그가 절대 만만히 봐서는 안될 사람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승급 시험을 치러 왔군. 만델리 양에게 들었겠지만, 혹시나 던져보는 식으로 시험을 보러 온 것이면 꽤 큰 불이익을 당하게 될 걸세. 돈도 돈이지만 우리 세계는 소문이 빨라서 말이야.”


“예. 알고 있습니다.”


담담한 내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지부장은 클로에 쪽으로 고개를 휙 돌렸다.


“임마. 너는 이 도시 들어왔으면 바로 나 찾으러 와야 할 것 아니야. 뭐한다고 여기저기 기어다니다가 이제 얼굴을 비추나? 끝나고 밥 먹으러 가자.”


“에이, 또 왜 그러실까. 바로 왔는데 좋은 기회가 있길래 일단 돈부터 벌자고 해서 이렇게 된거죠. 건강하셨죠?”


“오냐. 일단 시험 끝나고 보자.”


둘의 대화를 들어보니, 서로 아는 사이였나 보다. 왠지 B급 용병 승급 시험 정도에 지부장이나 되는 인사가 온다고 해서 이상하다 싶었다. 실질적으로 심사를 보는 것은 지부장 옆에 눈치를 보고 있는 나머지 두 명이 아닐까.


“자, 그럼 시작하지.”


지부장의 선언과 함께 나와 클로에는 거리를 벌리고 각자의 무기를 꺼냈다. 서로를 겨눈 무기에서 예기가 흘러나오고, 클로에는 싱긋 웃으면서 오러를 불어넣었다.


“어차피 실전도 아니고 시험이니까. 그냥 낭비해서 쓸게.”


오러가 넘쳐나지 않는 이상 보통 오러는 결정적인 상황에 꺼내기 마련인데, 시험이니 그냥 대놓고 처음부터 쓰겠다는 소리였다.


“예, 그럼 저도.”


나도 오러를 꺼내 창날에 씌웠다. 오러가 진짜로 창날에 어리자, 시험을 보던 감독관들이 뭔가를 서류에 체크하는게 보였다. 그래, 진짜 시험은 시험이라는 거지.


“그럼, 내가 먼저 갈게!”


이얍!


뭔가 실소가 터질만한 기합성이었지만, 그 결과는 기합만큼 귀엽지는 않았다.


콰아앙!


피했으니 망정이지, 제대로 얻어맞았으면 뼈도 못추리고 그대로 사망할 뻔 했다. 어떻게 도끼에서 저런 파괴력이 나오는 거지? 그리고 그 파괴력으로 얻어맞았으면서 멀쩡한 이 연무장 바닥은 또 뭐고?


“정신 똑바로 안 차려?”


내 눈빛이 살짝 어지러워지자, 클로에가 내게 일갈하며 다시 접근했다. 나는 빠르게 생각을 정리하고, 실전처럼 임하기로 결정했다. 창날에 오러를 거두고,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스텝을 밟으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달라진 내 태도에 신이 났는지, 클로에도 오러를 거두고 방패를 치켜세웠다. 창날의 견제를 막겠다는 의도.


“아니 대련처럼 하겠다면서..”


지부장의 한탄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하게 됐수,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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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만달 왕국으로 (1) +5 22.06.01 2,554 74 18쪽
23 그라윈 요새 토벌작전(10) +6 22.05.31 2,501 84 12쪽
22 그라윈 요새 토벌작전(9) +1 22.05.31 2,472 7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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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라윈 요새 토벌작전(2) +2 22.05.26 3,003 8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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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황금 용병의 투자법(6) +4 22.05.23 3,266 8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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