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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학도

슬기로운 망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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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빌런
작품등록일 :
2019.04.01 20:13
최근연재일 :
2020.08.29 22:04
연재수 :
123 회
조회수 :
48,368
추천수 :
517
글자수 :
443,039

작성
19.09.06 18:00
조회
301
추천
3
글자
7쪽

대강당 스펙터클(3)

DUMMY

( +_ + )





“동··· 아준? 아준이···?”

“형? 형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동아준이라니? 걔가 누군데?”


나는 학교에서 내 자리 옆에 앉았던 그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평소 부끄러워서 부르지 못했던 이름. 내가 부르면 왜인지 부서질 것 같았던 그 이름.


하지만, 여기서 부르게 될 줄은 몰랐던 그 이름.


이름을 부르자 초코 타르트 랩글은 그 상태에서 멈칫했다가, 나를 보고는 다시 빨간색 안광을 쏘아대며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아!!!”


머릿속에 엄청난 ‘WHY?’가 넘쳐났다.

왜 네가 여기 있는 거야?

왜 네가 기억 랩글이 되어있는 거야?

왜? 왜? 왜?


왜 네가 지금 이렇게 나에게 칼을 겨누고 있는 건데?


나는 하얀색 검기를 피하면서 랩글의 붉은 눈을 보았다. 파란색 안경하고는 정반대의 색을 띈 눈은 바로 앞에 있는 나조차도 비추지 못했다.


‘난 이 게임을 사랑해. 이 게임 이외의 것들이 이 세계를 짓밟는 것이 너무 싫어. 그런걸 보면 정말로 치가 떨려.

제 아무리 주인이라도 이 게임을 그저 자기를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 난 그 주인을 버릴 거야. NPC도 필요 없어.

게임을 게임으로 봐주지 않는다면 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 거야? 그저 장애물?

난 장애물이 되기 싫어. 그저 게임 빌런으로 남고 싶을 뿐이지!’


하얀색 검을 쥐고, 누군가의 한 맺힌 외침을 대신 전달하면서 검을 휘두르는 그 모습에 어떠한 감정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나는 그저 칼을 피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물러서고 물러선 끝에 결국에는 대강당 무대의 제일 안쪽 벽에 다다르고 말았다.


나는 간신히 벽을 딛고서는 랩글의 눈을 바라보았다. 랩글의 손에는 나의 하얀색 검. 하얀 스파크가 검과 그 애의 손목을 휘감았다.

손목을 휘감은 스파크는 그 애가 만들어 낸 붉은 오라를 머금었다. 나는 그 붉은 눈에서 평소 파란 안경이 어울리던 그녀의 웃음을 떠올리며 그저 멍하니 있었다. 에너지탄을 만들어 자신의 몸을 지키는 것도 잊어버리고 나는 그대로 하얀 검의 붉은 스파크를 바라보았다.


‘어이···!’


응?

갑자기 랩글의 몸속에서 낯이 익은 코인 하나가 나오더니 나와 랩글 사이를 갈라놓았다.

그리고 또, 어딘가에서 검은 에너지탄이 날아와서 검은 후드를 쓴 랩글의 머리를 가격했다.


[player.po 체력 : 9 ▷ 8]


“어, 어이······. 우리 형에게··· 손대지 마. 후회하게··· 될 걸···?”


제이드와 대치하며 검은 에너지탄을 날린 피오가 여기를 바라보며 랩글에게 말했다.


피오의 눈빛은 지금이라도 누구 하나 잡아먹을 것 같은 눈빛이었다.


나는 우선 그 랩글에서 떨어져 나온 코인을 집어 들고는 그 자리에서 조금씩 도망쳤다. 랩글은 도망가는 나를 보고는 약간 멈추는 것 같더니 또 다시 나를 향해 오는 것 같았다.


‘어이! 지오? 지오? 너 괜찮아? 체력을 너무 많이 사용한 거 아냐? 응?’


코인에서 평소 듣던 목소리가 나왔다. 르네코인이었다. 역시, 아까 내 귓속에 박혔던 환청은 네 거였나.


“너 언제 그쪽에 있었어? 응? 갑자기 가서 놀랬잖아.”

‘하하. 저 랩글이 신경이 쓰여서 말이야. 여태까지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움직이고 말이지.’

“그럼 좀 말이라도 해 주고 가지? 응?”

‘거기 가서 다시는 네 곁에 못 갈줄 알았거든? 그럴 바에야 그저 조용히 사라지는 게 낫겠다 싶어서.’


“그게, 말··· 이라고 하··· 으앗!”


나의 목덜미까지 찾아온 하얀 검이 나는 여기 있다고 말하는 듯했고, 저기 저편에서는 피오가 제이드가 일으킨 충격파에 날아갔다.


[player.po 체력 : 8 ▷ 6]


“크헉, 커윽······.”


피오의 체력은 6밖에 남지 않았고, 제이드는 그런 피오에게 다시 한 번 더 충격파를 주려고 했다. 나는 랩글이 휘두르는 하얀 검을 피하면서 피오에게 다가갔다.


“내 방어막에 지금까지 상처를 입힌 사람은 너밖에 없어. 응? 그걸 게임 업적으로 하는 건 어때? 괜찮을 것 같은데?”

“···여기서 끝날 수는 없어. 너를 쓰러뜨리고 ‘제이드를 쓰러뜨린 자’라는 명성도 가져갈 거다!”


“하항~ 그럴 수 있을까? 네가 이 게임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이미 쓰러질 것 같은 사람이 말야! 응?”


“······.”


순간 피오의 얼굴에 암흑이 드리워진 것 같았다.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나의 하얀 검을 빼앗은 그 랩글을 바라보았다.

감정이 없는 그 웃음을 넘어서, 나는 하얀색 에너지탄을 그 랩글의 손에 날렸다. 하얀색 에너지탄을 맞은 그녀의 손은 들고 있던 하얀 검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나는 제이드에게 부메랑 형태의 에너지탄을 맞췄다. 에너지 부메랑은 제이드의 머리카락을 악간 스치고 나에게 돌아왔다.


잠시만.

부메랑이 만든 바람에 살짝 보인 제이드의 왼쪽 눈은, 붉은색이 아니라 푸른색이었다. 뭐지? 얘도 오드아이였어?


“······!”

“어이. 내 동생에게 손대지 마. 응? 무슨 짓이야?”


“형···.”


제이드는 재빠르게 자신의 왼쪽 눈을 가리고는 오른쪽의 붉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살기였다.


“자, 잘도 내, 왼쪽 눈을. 왼쪽 눈니ㅏㅐ;ㅂㄴ루로퍄---을 건드리다니.”


갑자기, 제이드의 말이 버그가 걸린 것처럼 변하더니 왼쪽 파란색 눈이 환하게 빛났다.


가, 갑자기 무슨 일이야! 갑자기 뭐야? 이게!


그리고 뒤이어서 대강당에 제이드를 중심으로 회오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대강당에 쳐져있던 세련된 커튼과 소도구들이 회오리바람 쪽으로 끌려오고 있었다.

차분한 빛깔의 천이 나부끼고, 박사가 목소리를 떨어가며 연습했던 대본. 그리고 정체불명의 러브레터까지. 나는 그 회오리바람에 르네코인이 날아가지 않도록 지키며, 박사와 메리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응? 이건?


나는 박사와 메리 쪽으로 발길을 옮기다가 강대상에서 타르트 두 개를 발견하고는, 이거다 하고 잽싸게 가로챘다.

이 타르트는 박사와 메리가 간식으로 먹으려고 남겨놓은 건가.


“피오!”

“...으, 응? 엍--!”


피오가 정체불명의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피오의 입에 동그란 분홍색 타르트가 박혔다. 그리고 나도 잽싸게 타르트를 먹었다.


[당신의 체력이 전부 회복 되었습니다!]

[당신의 체력이 전부 회복 되었습니다!]


···하필 초코 타르트 맛이냐···.


“형 고마워! 이제 좀 살겠다!”

“응.”

"근데 왜 봉지 째로 주냐?"

"잔말 말고 빨리 먹어!"


나는 피오에게 간단하게 손짓을 하고는, 아직 잠에서 빠져 나오질 않는 박사와 메리 쪽으로 다가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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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랩글 한 마리의 목숨 19.09.14 300 3 7쪽
80 오드아이 19.09.13 296 3 7쪽
79 내 이름을 불렀다. 19.09.07 335 3 8쪽
» 대강당 스펙터클(3) 19.09.06 302 3 7쪽
77 대강당 스펙터클(2) 19.09.05 263 3 7쪽
76 대강당 스펙터클(1) 19.09.04 326 3 7쪽
75 코인이 말했다. 19.09.03 287 3 7쪽
74 미소 19.08.31 371 4 7쪽
73 one attack 19.08.30 358 4 8쪽
72 상상력 놀이 19.08.29 364 3 7쪽
71 노란 안광 19.08.28 333 3 7쪽
70 너, 괜찮아? 19.08.27 291 3 7쪽
69 도화지 도플갱어 19.08.24 295 3 7쪽
68 너를 만났어. 여기서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는데. 19.08.23 388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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