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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장 님의 서재입니다.

여유로워 죽겠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늦장부리기
작품등록일 :
2020.07.13 20:32
최근연재일 :
2020.10.09 06:00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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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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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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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조별 과제라는 거죠······?

DUMMY

49화


이게 그 조별 과제라는 거죠······?


두 번째 날 아침. 각자의 침낭에서 일어난 학생들은 침낭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탄젠의 죽음 이후 다들 멍한 상태로 불침번도 정하지 않고 잤지만, 다행히 몬스터의 습격이 없어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은 비밀이었다.


“후. 진짜 엄청 찝찝하다. 누가 죽은 자리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


“익숙해져야죠. 나중에 용병 일을 시작하게 된다면 수없이 하게 될 텐데.”


“지닥이 너는 어떻게 그걸······. 어? 너 왜 눈 밑이 까맣게 됐어? 혹시 독?!”


자신의 조원이 독에 당했다는 소리에 그날은 자신의 자리를 정리하던 도중에 바로 지닥에게 달려갔다. 마나를 일으켜 그의 몸을 살펴봤고 한 가지 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다.


“야! 이건 독이 아니라 잠을 얼마 자지 못해서 피곤한 거잖아! 왜 사람을 놀라게 하고 있어!”


“에? 헤헤. 그럴 줄은 몰랐지. 아휴.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화를 낼 것은 없잖아?”


“어우. 선배들 또 싸우는 거죠? 그만 싸우시고 아침 준비할게요. 아! 궁술 학부의 베데스다? 근처에 몬스터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주시겠어요?”


“키킥. 야. 쟤가 네 자리를 위협할 것 같은데? 네가 명령할 것들을 쟤가 내리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이게 자꾸 오빠한테 반말을. 쯧. 뭐 저래도 상관없어. 지닥이가 상황 판단 능력에 더욱 뛰어나고 조를 이끄는 데 합당하다고 느껴지면 나는 바로 조장의 자리를 넘길 거니까.”


지닥을 바라보는 그날의 눈동자에는 강한 열망이 담겨있었다. 마족의 전통을 부순 것, 나이에 맞지 않게 상황 판단 능력이 있는 것, 엄청난 실력을 갖춘 그의 모습에서 자신은 아직 부족하니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은 그런 열망이었다.


‘으······. 어디서 누가 나를 저주하나?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은데······.’


“지닥아. 근데 여기서 식사를 준비하면 몬스터가 몰려오지 않을까?”


“괜찮아요. 흐암! 새벽에 오우거가 다가오길래 조금 떨어진 곳에서 죽였거든요. 아마 오우거의 시체를 본 몬스터는 ‘오우거보다 강한 존재가 저 건너에 있으니 가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에 저희의 근처로 오지 않을 거예요.”


“아. 오우거가 밤에 왔구나. 잠깐만. 내가 잘 못 들었나? 오우거라고 들은 것 같은데?”


“맞아요. 그 초록색 피부에 근육으로 뒤덮인 몸. 한 손에는 나무 몽둥이를 들고 다니는 녀석. 그래서 베데스다를 보낸 거죠. 그 시체의 재료는 엄청 비싸게 팔린다고요?”


‘과연 지닥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끝은 어디일까?’라는 생각이 같은 조의 학생들의 머리에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다들 고개를 저으며 식사를 기다리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베데스다가 나무를 타고 야영지로 돌아왔다.


“헉. 헉.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트윈 헤드 오우거의 시체가! 여기 근처에 오우거보다 강한 개체가 있는 것 같은······. 에? 왜 다들 지닥이를 가리키고 있어요? 에이. 설마. 아직 4학년이자 11살인 지닥이가 해치웠다고요? 거짓말도 적당히······.”


“오. 베데스다 왔네. 얼른 와서 먹어. 오늘 수프 기가 막히게 잘 만들었으니까. 빵 아니면 육포?”


“허. 선배님들까지 그러니까 확실하네요. 이것 참······. 같은 나이인데 어떻게 이리 차이가 나는지. 나는 빵으로 줘!”


현실을 부정하던 베데스다는 수프가 거의 바닥난 것을 보고서 현실을 부정하며 지닥의 옆에 앉았다. 그런 베데스다를 보며 미묘한 표정을 짓던 지닥은 빵과 육포 둘 다 그에게 건네줬다. 그렇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야영지의 흔적을 완벽히 지운 조원들은 오우거의 시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양 머리가 절단된 채 나무에 기대 죽은 오우거의 시체를 입을 벌리고 바라만 보던 조원들과는 다르게 베데스다는 신이 났다는 듯이 방방 뛰고 있었다.


“이렇게 깔끔하게 목을 자르다니! 이러면 신체에서 가죽을 많이 챙길 수 있겠어! 그리고 목도 깔끔하게 잘라서 오우거의 뿔도 얻을 수 있고. 이게 얼마냐! 하하하하! 어라? 근데 왜 피가 흐르지 않고 있지?”


“내 기술 때문이지. ‘부정한 것을 해제한다.’ 그리고 ‘피가 솟구치는 것을 부정한다.’ 얼른 구멍 뚫어서 빈 병에 담죠? 이거 제출하면 최고 점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푹! 쪼르르······. 익숙하다는 듯이 시체에 구멍을 뚫어 피를 담는 지닥의 모습에 조원들이 따라서 피를 담고 있을 때 베데스다는 오우거의 머리에서 뿔을 떼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오우거의 사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전부 얻은 그들은 재료를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다.


“음. 내 생각보다 재료가 많이 나왔는데? 이걸 어떻게 가지고 가지? 우리 아직 2박 3일이나 이곳에 더 있어야 하잖아.”


“그날의 말이 맞아. 그냥 우리가 돌아갈 때 해체할걸. 돈에 눈이 돌아가서. 그렇다고 우리가 가방에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인벤토리] 마법이 있는 것도 아니······.”


“어? 저 있어요. [인벤토리] 마법. 제가 [헌터] 직업을 받으니 생기던데요?”


그들은 마치 어두운 하늘에 밝은 빛줄기가 내리는 것을 목격한 것처럼 베데스다를 쳐다봤다. 갑자기 시선이 몰리자 당황한 그는 자신의 얼굴을 가리기 바빴다. 그러나 ‘시간은 금처럼 귀하다.’라는 생각을 가진 그날의 말에 의해 베데스다는 오우거에서 나온 재료를 전부 자신의 [인벤토리]로 집어넣었고 입을 열었다.


“저기. 저 이제 [인벤토리]가 꽉차서 그 무엇도 넣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이곳에서 사냥해서 재료를 얻는 것보다 이 오우거의 사체를 팔아서 버는 돈이 훨씬 많기는 하지만······.”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럼 몬스터를 죽여서 나오는 마정석은 각자의 가방에 담는다. 우선은 베데스다. 어제처럼 안내를 부탁하지.”


“예~ 오늘은 어디로 가면 될까요? 또 야영지를 찾을까요?”


“야영지? 아니. 우리는 오늘부터 우리의 등급을 올리기 위한 강행군을 시행한다. 최대한 몬스터가 있는 쪽으로 우리를 데리고 갔으면 하는데?”


“에······. 엄청나게 빡세겠군요. 뭐 저도 실전 경험을 쌓으니 좋기는 하지만······. 알겠습니다. 그럼 다들 저를 따라오세요~”


어느새 앞장서서 몬스터를 찾는 베데스다의 뒤로 검술 학부가 붙었고 그 뒤로는 근접 전투가 딸리는 마술 학부가 뒤따라가고 있었다. 제일 뒤에는 치료 학부의 학생들과 그들을 지키는 지닥이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다.


약 1시간 정도 숲을 돌아다닌 그들은 갑자기 멈추라는 베데스다의 수신호에 따라서 일제히 발걸음을 멈췄다.


“왜? 뭐라도 발견했어?”


“예. 이 발 모양을 보시면 꽤 작고 발가락의 개수가 조금 부족하죠? 아마 고블린 아니면 코볼트가 유력하죠. 근데 조금 이상한 것이 여기에 보시면 바퀴가 굴러간 자국이 보여요. 꽤 무거운 것을 운반한 것 같은데······.”


“그 어제 내가 에르프라에서 들은 소문이 있는데.”


치료 학부의 한 학생이 손을 들고 말하자 베데스다와 검술 학부의 학생들이 그 학생을 바라봤다. 그들의 눈에는 ‘얼른 말해라.’라는 뜻이 담겨있었고 더 부담스러워지기 전에 치료 학부의 학생은 바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요즘 여성 에르프가 사라진다고 들었어. 근데 그걸 누가 데려갔는지 아무도 모르고. 그래서 이 수해로 들어오려고 하면 아까 본 트윈 헤드 오우거가 나타나서 에르프를 죽이는 바람에 조사를 못 하고 있다고 들었어.”


“음. 그럼 범인은 좁혀지는군요. 그날 조장.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흐음······. 우선은 이 흔적을 따라서 에르프를 납치한 몬스터의 존재를 확인한다. 만약 우리가 처리하지 못할 강적이라면 바로 도망친다.”


“알겠습니다. 그럼 흔적을 따라가겠습니다.”


땅의 흔적을 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베데스다. 그런 그의 뒤를 따라 걷는 조원들. 자신들이 제대로 된 길로 가는 것인지 의심하고 있을 때 갑자기 갈팡질팡하는 베데스다의 모습에 다들 고개를 갸웃거렸다.


“베데스다. 왜 그러지? 뭐 문제라도 발생했나?”


“에······. 문제라면 문제인데. 저희 포위된 것 같아요.”


“전원 전투 준비! 검술 학부는 앞으로 마술 학부는 후방으로! 치료 학부는 중앙에서 다친 사람들을 보조한다. 베데스다. 너는 자유롭게 행동해라.”


“알겠습니다!”


각자의 위치로 향하자 나무와 풀숲에 숨어있던 몬스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베데스다가 생각한 고블린 또는 코볼트가 아니라는 것에 다들 놀라고 있었다.


“어째서 에르프가 숲에서 나오는 거지······? 이봐! 우리는 너희의 적이 아니다! 무기를 내렸으면 하는데?”


“······.”


“침묵은 좋지 않다. 너희들의 사정을 들어야겠다. 전원 무기를 집어넣어라! 우선은 아군으로 식별한다.”


“쳇. 몸이나 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면 그냥 집어넣어야 하잖아. 아쉽네.”


철컥. 철컥. 검술 학부 학생의 검이 전부 칼집에 들어가고 마법을 준비하던 마술 학부 학생의 모습에 숲에서 나온 에르프의 경계심이 조금은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중에는 안절부절못하며 계속 손을 꼼지락거리는 여성도 있었다.


“자. 우리는 너희를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고 너희도 보여줬으니 이제 남은 것은 대화뿐이군. 우선 우리가 먼저 질문을 하겠다. 너희는 에르프가 맞는가?”


“맞다. 그러나 아니기도 하다.”


“아니기도 하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좋다. 그럼 너희가 숲에서 나온 이유는 뭐지?”


“······.”


“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냐! 에르프라에서는 너희를 구하기 위해 조사대도 꾸리고 있다!”


“조장. 지금 저분들은 [금제]에 걸려있어요. 아마 특정 단어를 말하면 죽을걸요?”


[금제]라는 것에 조원들은 지닥과 에르프를 반복해서 바라보다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듯이 지닥을 바라봤다. 그들의 눈에는 불신과 의심이 담겨있었고 에르프의 눈에는 경악이 담겨있었다. 마치 ‘어떻게 그것을 알아차렸지?’라는 듯이.


“뭐. 뻔하지 않을까요······? 저분들이 입을 닫는 이유. 그리고 목 언저리에 보면 기이한 문자가 있잖아요? 우선 어떤 단어인지 알아보죠. 그럼 저희를 당신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데려가 줄 수 있나요?”


“좋다. 따라와라. 우리를 놓치면 바로 길을 잃어버리니 조심하도록.”


“우와! 우리 후배 정말 대단한데? 어떻게 순식간에 그걸 알아차렸어? 마치 저것들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은데?”


움찔! 마치의 말에 지닥은 양심에 찔렸는지 어깨를 살짝 떨었다. 그러나 그것을 본 조원은 아무도 없었다. 에르프의 말에 따라 뒤따라가지만, 그들의 속도가 너무 높아 놓치면 끝일 것 같은 기분 때문이었다.

이리저리 넘어간 지닥은 에르프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곳을 보며 눈을 찌푸리기 시작했다.


“뭐야. 저게. 그냥 하나의 사회라고 봐야 하나? 어떻게 몬스터가 저런 것들을 만들었지?”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수십 개의 천연 동굴로 만들어진 요새에 형성된 몬스터의 마을을 볼 수 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 몬스터와 팔짱을 끼고 돌아다니는 에르프를 제외하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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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던전에서 생긴 일 (1) 20.09.07 3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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