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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장 님의 서재입니다.

여유로워 죽겠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늦장부리기
작품등록일 :
2020.07.13 20:32
최근연재일 :
2020.10.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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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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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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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서 생긴 일 (1)

DUMMY

37화


던전에서 생긴 일 (1)


‘저런 괴물 같은 놈을 봤나! 어떻게 화살이 전부 허상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거지?’


서걱. 레이스로 위장한 병사들의 목이 하나둘씩 땅에 떨어질 때 창녕의 머릿속은 계속 의문이 맴돌았다. 병사들이 착용한 [레이스의 베일]을 알아차린 것도 모자라서 자신의 주술을 간파한 것까지. 전부 그의 머리로는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확실히 던전에 들어오니까 감이 좋아졌어. 전장에서 날뛸 때보다 더욱. 왜 이런 거지?’


“저리 가! 저리 가란 말이야!”


“저리 가라고? 저리로 가면 네가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네가 가리킨 방향은 성인데?”


“아······. 크헉!”


자신의 손가락 방향을 본 병사는 실수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얼마 가지 못했으니. 지닥의 검이 병사의 목을 꿰뚫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 명의 생을 마감시킨 지닥은 주변을 둘러봤다. 이미 레이스로 위장한 병사들은 전부 목이 잘리거나 심장에 구멍이 뚫려 죽었고 남은 병력은 성벽에 있는 병력이었다.


“흠. 내가 올라갈까, 너희가 내려올래?”


“저런 무엄한 놈을 봤나! 전 병력은 지금 즉시 성문을 열고 저자를 죽여라!”


“하지만 폐하. 저희가 나가는 순간 전부 죽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나갑니까?”


“상관없다! 어차피 내가 사령술로 너희들을 다시 살려주마! 무서워하지 마라! 저자는 혼자. 우리는 다수다! 우리가 이길 수 있다!”


성벽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는 창녕은 얼른 이 불안함을 없애고 싶었다. 편안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자신에게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지만, 저주받은 마검을 들고 있는 어린아이가 없어진다면 확실하게 불안함이 없어질 것만 같았다.


이런 창녕의 생각과는 다르게 지닥은 천천히 병력을 줄여가고 싶었다. 마검에 들어가는 마나의 양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적의 피를 먹으면 먹을수록 흉포함이 점점 깨어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검에 잡아먹히는 것 아니겠지······. 마검은 괜히 마검이 아니구나.”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조금씩 열리는 성문을 바라보던 지닥은 병사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전부 죽기 싫은지 싫은 티가 팍팍 났으며 몸을 축 늘어트리고 병장기를 땅에 질질 끌며 성에서 나오고 있었다.


또한, 각자의 심장 부근에 붉은색 글씨가 적힌 부적을 붙이고 있었다. 아마 방금 귀에 들린 창녕의 말과 연관이 있을 거로 보였다.


“하아. 정녕 이것이 맞는 것인가······. 우리는 잘못된 왕을 섬긴 것이 아닌지······.”


“그러게 말입니다. 어떻게 사령술로 저희를 살린다는 소리를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것인지······. 죽으면 편하게 가고 싶은데.”


“그래도 우리의 왕이니 따라야 하는 수밖에 없지. 전원 발검! 적은 혼자다! 무서워하지 말고 앞으로 달려가라!”


제일 화려한 갑옷을 입은 지휘관이 검을 뽑고 외치자 몸에서 붉은색 기운이 흘러나왔고 그 기운은 병사들의 몸에 스며들어 가기 시작했다. 기운을 받은 병사는 몸의 근육이 조금씩 팽창해서 근력이 는 것처럼 보였고 두 눈이 충혈되어 마치 광전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천천히 속도를 높여 전진하는 병사를 본 지닥은 긴장하며 자세를 잡고 병력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자신의 머리에 직접 말하는 것을 느낀 지닥은 눈을 감고 조금씩 그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를 땅에 꽂아라······. 그리고 마나를 흘려보내라······. 주인. 너의 앞을 가로막는 적을 전부 부셔주겠다······.’


‘뭐지? 이건 누가 말하는 거지? 분명히 이 던전에는 나만 들어왔을 텐데?’


주변을 둘러보며 목소리의 주인을 찾으려고 했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숲과 성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병사들 뿐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을 바라보자 검 손잡이 중앙에 박힌 구슬이 반짝이고 있는 것을 확인한 지닥은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검이 하는 말을 따라 땅에 꽂아 넣었다.


‘외쳐라······. 내 기술 중 하나. [부정 폭발]을.’


머리에 들리는 검의 목소리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등 모든 정보가 들어온 지닥은 그대로 검을 땅에 더욱더 강하게 밀어 넣으며 외쳤다.


“[부정 폭발]!”


쿵. 쿵······. 콰아앙! 마치 심장 소리처럼 울리던 검의 보석이 일순간 빛을 잃었다. 그러자 병사들이 달려오는 발아래에 붉은색 원이 생기더니 점점 달아오르면서 그대로 폭발했다.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고 때마침 바람이 불어 먼지가 흩어지자 폭발이 일어난 곳에는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 이게 무슨······. 저 검에는 아무런 능력이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저희도 조금 의아합니다. 폐하. 분명 확인했을 때는 아무런 능력이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지금은.”


창녕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분명 처음에 획득하고 확인했을 때는 아무런 능력이 표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은? 도저히 아무런 능력이 없는 검이 아니었다.


‘저 검을 다룰 수 있는 종족이 따로 있는 것인가. 그럼 모든 병사를 잃어도 저 아이를 얻는다면······!’


그러나 그의 생각은 거기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병사가 전부 폭발에 휘말려 죽었고 남아있는 병사들의 사이를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며 하나씩 쓰러트리는 지닥의 모습에 자신이 통제하지 못할 거라고 느낀 것이었다.


‘앞으로 몇 놈 안 남았다! 저기 보이는 지휘관과 그의 곁에 있는 부관들만 처리하면! 크헉?’


“괴, 괴물이 멈췄다! 너희들이 나서서 얼른 저 괴물의 목을 베어오거라!”


“알겠습니다! 이럇!”


계속 움직이던 지닥의 무릎이 덜컥이며 땅에 쓰러지자 지휘관은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해 자신의 부관을 내보냈다. 그렇게 지닥이 죽을 것으로 생각한 그들은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말을 베어 넘기고 머리를 쓸어넘기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꼈다.


“하. 그냥 속임수를 쓴 것뿐이었는데 이렇게 쉽게 넘어오네? 고맙다. 말 한 필만 가져가려고 했는데. 어, 어라? 모르고 전부 베어버렸네? 어휴······.”


“이런 간악한 녀석! 감히 전투에서 속임수를 사용하다니!”


“응? 에이. 뭐 이런 것 가지고 간악하다고 그러시나. 그만 지껄이고 가라.”


푹. 푹. 말에서 떨어진 부관의 심장을 찌른 지닥은 천천히 몸을 흔들며 지휘관을 향해 걸어갔다. 조금씩 덜컥이는 몸이 마음에 걸렸지만, 지닥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 걸어갔다. 그러면서 자신의 상태창을 봤는데 간당간당한 마나가 신경 쓰였다. 하지만 마나를 채울 수단이 없어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제, 제길! 폐하! 지금 즉시 성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성문을 열어주시옵소서!”


“흠······. 그대의 임무는 성에서 나가 적을 죽이고 그 자리에서 죽는 것이다. 그대는 절대 성으로 돌아오지 못하지.”


“폐, 폐하!”


“시끄럽구나. 살아있는 신체에 사령술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인데······. 서낭당에 있는 령들이여! 따스한 시체에 깃들어 적을 죽여주소서! [사령술] 발동!”


“폐하! 살려주시옵소서! 끄, 끄아아아아악!”


갑작스럽게 어두워지는 하늘에 지닥은 가만히 서서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하늘이 아니라 성의 내부에서 하얀 무언가가 날아와 시체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팔이 떨어진 시체는 자신의 팔을 들어 무기로 삼았고 목이 사라진 시체는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목이 남은 시체의 목과 척추를 뽑아 무기로 사용했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난 언데드는 각자의 소리를 내며 지닥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살아있던 신체가 사령술을 받아들이기는 힘들어 보였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쓰러지고 일어나면 쓰러지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이봐. [부정]. 너 언데드는 죽이는데 용하냐?”


‘크큭······. 내 이름은 [부정]. 모든 것을 부정하지······. 하지만 지금 너의 실력으로는 부족할 것 같군.’


“안된다는 거지? 알겠어. 그럼 쓸모없겠네.”


사령술로 인해 다시 일어난 시체를 보며 검과 대화를 나누던 지닥은 어쩌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분명 사령술사를 죽인다면 시체는 쓰러질 것이다. 그러나 사령술사 창녕이 있는 곳까지 가려면 시체를 뚫고 가야 하는데 체력이 부족할 것 같아 그냥 시체를 쓰러트리기로 한 그였다.


“후우. 아무래도 능력은 사용하지 못할 것 같은데. 그냥 기본 검술로 상대해야겠네. 쯧.”


“그워어어······.”


스걱. 이미 시체라서 그런지 지닥의 수평 베기 한 번에 그대로 몸이 잘려 나갔다. 그렇게 베고 찌르고 어깨로 부딪히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자신의 뒤통수를 노리는 느낌이 들어 바로 앞으로 구르자 그곳에는 철퇴를 들고 있는 시체가 있었다.


아니 시체로 보이는 살아있는 사람이었다. 지휘관의 영혼은 이미 다른 영혼에게 잡아먹혔는지 아까와는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야. 사람이 그렇게 비열한 표정을 지을 수가 있구나. 이건 또 신기하네. 헉. 헉.”


“으음. 아직 이 몸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런가. 분명히 이 공격으로 저 물렁물렁한 머리를 부술 것만 같았는데.”


“어라? 말도 하네?”


“그럼! 나는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영혼이거든. 근데 이 신체보다 너의 신체가 더 좋아 보이네? 크히히! 너무 흥분되잖아?!”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지휘관의 모습에 지닥은 곧바로 [관찰안]으로 지휘관을 살펴봤다. 그러자 꽤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름 : 신체 강탈의 포마

등급 : 유일

직업 : 신체 강탈자, 살인마


체력 : 25803 마나 100


능력치

힘 : 95 민첩 : 72

체력 : 100 + 2 내구 : 36

마력 : 10 사고 : 24]


원래라면 보이지 않을 등급과 직업이 보이는 것은 물론 여태까지 ‘병사 1’ 이런 식으로 표기되던 몬스터의 이름이 별명과 같이 나타난 것이었다. 혹시 몰라 [관찰안]의 등급을 살펴보니 C급으로 올라가 있었지만, 이렇게 효과가 확 좋아질 줄은 몰랐던 것이었다.


‘그나저나 직업이라······. 보상으로 받는 [세계 변화의 구슬]을 사용해서 모든 종족에게 직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해볼까? 그럼 소설처럼 변하겠지? 재미있겠다!’


“너도 뭔가 좋은 생각을 떠올렸나 보다? 아니면 설마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건 아니겠지? 그럼 더욱 짜릿할 것 같은데?!”


“어이구. 나는 그런 변태가 아니라서 말이지.”


“그래? 그럼 조금은 실망인데. 그래도 저 신체는 너무 탐나잖아? 최대한 상처를 입히지 말고 제압해봐야겠어. 그럼 어떤 방식으로 가는 것이 좋을까? 그래! 그럼 1번으로 가자!”


‘쟤는 도대체 누구랑 말을 나누는 거야?’


혼자서 중얼거리던 포마가 갑자기 사라지자 지닥은 자신의 감을 믿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자신의 감에 들어오는 것은 이미 땅에 쓰러진 시체뿐이었고 그 시체에서 빠져나오는 영혼만 느껴질 뿐 포마의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


“잡~았다!”


“크윽?”


갑자기 자신의 앞에 나타난 포마의 모습에 지닥은 검을 휘두르려고 했지만, 어느새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묶인 양팔 때문에 아무런 저항을 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제······. 너랑 나랑 하나가 되는 거야! 내 눈을 바라봐. 그럼 넌 알 수 있어. [강탈의 시선] 발동.”


작가의말

뇌빼기 신공..........


모니터를 바꿨는데 왜 바꾼 모니터를 보면 머리가 아플까요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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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던전에서 생긴 일 (1) 20.09.08 36 0 12쪽
36 던전에서 생긴 일 (1) 20.09.07 3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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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습격 도중에 발견한 것 20.09.02 4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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