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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르크 님의 서재입니다.

제국의 검술천재가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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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르크
작품등록일 :
2024.07.03 00:58
최근연재일 :
2024.07.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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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수 :
33,318

작성
24.07.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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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 1 - 제국의 기사단장이었는데

DUMMY

뺨에 닿은 따스한 느낌에 눈을 떴다.

깜깜했던 밤하늘이 어느새 푸른 빛과 붉은 빛이 공존하는 아침으로 변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난건가."


하늘이 온통 새까맣게 물든 밤에 시작한 마나의 고리 이식 작업은 아침이 되어서야 끝났다.

마나의 고리를 만들기 위해선 기존의 마나회로를 비틀고 변형해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했다.


"몸의 주인이 마법을 사용한 흔적이 없어서 다행이었어."


백색의 도화지나 다름없는 몸이었기에 마나회로를 비틀고 변형하는게 쉬웠다.

스승님은 마나의 고리를 만드는데 짧게는 반 년에서 길게는 일 년이 걸릴 거라고 하셨는데, 놀랍게도 나는 하루만에 그걸 끝내버렸다.

몸의 재능이 생각보다 뛰어났고, 백색의 도화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마나의 고리를 만들자 몸 안의 마나가 정순해지는게 느껴졌다.


"설마 벌써 효과가 나오다니."


마법사의 자질을 볼 때 세 가지를 본다.

품을 수 있는 마나의 양, 평소 가지고 있는 마나의 질, 그리고 몸이 마법을 사용할 때의 효율성.


마나의 양은 애초에 놀라울 정도로 많았으며, 마나의 고리를 통해 뒤의 두 가지 자질을 충족시켰다.

8서클 마법사나 가지고 있을 마나의 질과 효율을 이 어린 나이에 가졌으니 앞으로 성장 속도는 말도 안 되게 빠를 거다.


"좋아. 다 좋은데··· 킁킁."


무슨 이상한 냄새가 나길래 코를 킁킁거렸는데, 내 몸에서 나는 냄새였다.

아무래도 마나의 고리를 만들며 마나를 정순하게 하는 과정에서 노폐물이 몸에서 빠져나간 모양이다.

그래서 창문을 열었는데, 동시에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문이 열리더니 하녀인 메리가 들어왔다.


"아침 식사를 드리··· 겠습니다."


아무래도 냄새가 나는 모양이다.

그녀는 최대한 표정을 관리했지만,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모두 정렬!"


창밖에서 목소리가 들리길래 봤더니 아스티엘의 사병들이 일제히 줄을 서고선 검례를 하고 있었다.

단순히 훈련 전 기강 다지기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예식을 중요시 하는 것처럼 보였다.


"메리. 사병들은 뭐를 하고 있는거야?"

"다음주에 오실 기사님의 방문에 대비하고 있는 겁니다."


기사는 명예로운 자들만이 자칭할 수 있는 호칭이다.

그들은 제국을 지키며, 백성들을 수호하고 신념을 따른다.

기사가 방문하는 일이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을거다.


"근데 기사는 왜 온대?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는거야?"

"동생분이신 카일 아스티엘 님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아시다시피 카일 아스티엘님이 차기 기사가 될 거라고 기대하는 분이 많으니까요."

"걔가 기사가 된다고?"

"수도에서 열린 예비 기사 교류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예비 기사 교류회는 기사의 꿈을 가진 아이들의 교류회인데, 백 명에 가까운 넘는 예비 기사들이 모인다.

교류회에 참여할 수 있는건 대부분 귀족집안이기에, 그곳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상당히 재능이 있다는 소리다.

물론, 거기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게 기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사는 칼날을 품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사의 뜻을 명확히 이해하며 신념을 품는 것디 더욱 중요하니까.


"목욕물을 받아놓을테니, 식사가 끝난 후에 목욕을 해주세요."


메리는 결코 냄새가 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애둘러 말했을 뿐이지.

그녀가 떠난 이후, 나는 안도의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기사가 아직 남아있구나. 정말 다행이야."


나는 제국의 모든 기사와 함께 언덕 위해서 전사했다.

기사단장으로서의 책무를 완수하지 못했기에 기사가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아직 기사가 있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내가 죽은 이후, 진 아스트레아 황제 폐하께서 내가 맡아야 했을 짐을 대신 맡아주신 모양이다.


"다음주에 기사가 온다라···"


애들 수준 좀 봐야겠다.

물론, 지금의 나라면 아마 기사에게 한주먹거리도 되지 않을 거다.

마나의 고리는 성장을 촉진시키는 거지, 일주일만에 기사를 이기게 해주는 방법이 아니니까.


"기사에게 이기기 위해선 내 오리지널이라도 써야하나."


기사를 이길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는데, 방문에 노크 소리도 없이 누군가가 열었다.


끼이이익-


혹시 메리가 목욕을 재촉하기 위해 들어온건가 싶었는데, 다름아닌 동생인 카일 아스티엘이었다.

그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퉁명스러운 눈빛을 하고 들어왔는데.


"아, 냄새. 대체 뭘 한 거야."


나는 뭐라고 말해야할 지 망설였다.

나는 그의 형 아담 아스티엘이 아니다.

나는 제국의 기사단장 아담이다.


그렇기에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제국의 기사단장 아담이며, 이 몸에 빙의했다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다.


아직 나는 약하다.

그렇기에 기사단장인 내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마족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를 죽이려고 할 것이며, 타국에선 나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될 게 뻔하니까.


"그래, 동생아. 별 거 없었다."


결국 나는 아담 아스티엘을 연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내 대답이 이상했는지 그가 고개를 갸웃했다.


"뭐야, 갑자기. 그 말투는."

"별 거 없었다네···?"

"···"

"별 거 없었다."

"이제야 평소답네."


설마 이런 걸로 쩔쩔 맬 줄이야.

제국의 23대 기사단장 아담도 많이 죽었네.


"그보다, 여긴 어쩐 일···이냐."

"별 거 아니고, 부탁인데 다음주에 기사가 올 때까지 조용히 지내줬으면 좋겠어."


그의 부탁은 단순하다.

다음주, 기사가 방문할 때 헛짓거리 하지 말라는 것이다.


"네 앞길을 방해할 생각은 없어. 다만, 나는 네 형이야. 그런 말투는 좋지 않아."

"그것도 모르는 일이지. 아버지는 형을 가문에서 추방할 지도 모르니까."


가문에서 추방당한다라.

가문에서 추방당하게 된다면 어설프게 아담 아스티엘을 연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오히려 그쪽이 더 편할지도 모르지.


"부탁인데, 내가 기사가 되는 길에 도움을 못 줄 망정, 방해는 하지 말아줘."

"알겠어. 그렇게 할게."


내가 순순히 말하자 그가 고개를 갸웃했다.

망나니치고 너무 말을 순순히 들은건가.


"흠흠. 그럼 대신 대가가 필요하겠는데?"

"뭔데. 설마 아버지에게 잘 말해달라거나, 용돈을 내놓으라거나 그런거야?"

"그런건 아니야. 그저 한 가지 질문에 대답하면 돼. 어때?"

"뭔데."

"어째서 기사가 되려고 하는 거야?"


그러자 카일 아스티엘은 질문의 의도를 모르겠다는 식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야, 모두가 기사가 된 나를 기대하고 있으니까."

"그런가."


카일 아스티엘이 품은 꿈을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조언 하나를 해줘야겠다.


"기사라는 단어에는 여러 정의가 담겨있다. 너는 기사의 그 무엇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뭘 아는척이야. 형이 뭘 아는데."

"적어도 네 안에서 기사가 무엇인지 정의내리지 못한다면 너는 기사가 되지 못해."


내 말에 그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래봤자 열 살도 안 된 어린애가 내 말을 이해할 리가 없다.

기사의 정의는, 수많은 전장에서 삶과 죽음을 목격하고 갈림길에 서야만 발견할 수 있는 거니까.


"아아, 그러셔. 그러면 한 판 뜰까?"


그러면서 그는 허리춤에서 목검을 빼들었다.


"아서라. 나는 너와 싸울 생각이 없어."

"나는 있거든?"


그는 당장이라도 검을 휘두를 것처럼 보였으나, 동시에 당황한 기색도 보였다.

혹시 평소의 아담 아스티엘이라면 지금쯤 잔뜩 쫄아서 내빼야 하는데, 내가 그러지 않아서인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아아, 그만. 그만해줘. 무섭잖아."


최대한 연기를 해줬으나, 카일 아스티엘은 내 말을 도발이라고 여겼는지 미간을 잔뜩 찌푸리더니.


"날 놀리고 있어?!"


그는 내게 검을 휘둘렀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겠네.


나는 마나로 오른팔을 강화하고선 주먹으로 그의 목검을 향해 내질렀다.

그러자 목검이 그대로 산산조각났고, 나무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


"이게 무슨···"

"한 번은 용서하마. 한참 어린 네 행동에 하나하나 분개하는건 어른스럽지 못하니까. 허나, 두 번은 없다."


내 말에 잔뜩 쫀 카일 아스티엘은 손에서 목검을 떨어뜨리고선 그대로 방 밖으로 나갔다.

방 밖에는 하녀들이 있었는데, 뛰쳐나간 카일 아스티엘을 보다가도 나를 보고선 얼굴이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아무래도 내가 카일 아스티엘에게 깨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린 모양이다.


"목욕하고 올 테니, 부러진 목검과 나무조각들을 치워주셨으면 합니다."

"그,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


"검에 불량이 섞여 있던거 같아요!"

"불량이요?"

"그게 아니고서야 아담 형이 내지른 주먹 한 방에 산산조각 날 리 없잖아요!"


카일 아스티엘은 자신이 들고 있던 목검이 불량이라고 말했다.

이에 연무장의 관리자는 카일 아스티엘에게 줬던 것과 함께 샀던 목검들을 살폈다.


그러나 모든 목검에서 불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상하네. 주먹질 한 방에 부셔졌다라."

"뭐가 이상한데?"


아스티엘 가문의 훈련교관인 파르만 아스토라가 연무장의 관리자에게 물었다.


"아, 파르만님. 다름이 아니라 카일 아스티엘 님께서 불량 목검을 발견하셔서요."

"불량이라니?"

"듣기로, 아담님의 주먹질 한 방에 산산조각났다고 하더라고요."

"흐음. 그래?"


파르만은 이에 목검 하나를 집어들고선 다른 목검을 향해 내리쳤다.

두 목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연무장에 울려퍼지며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두 목검은 부러지지 않았다.


"이건 괜찮은거 같네요."

"흐음···"


파르만은 도로 목검을 자리에 되돌려 놓고선 연무장을 걸었다.

그러면서 혼자 중얼거리길.


"이상하다. 목검들은 전부 내가 직접 사온건데."


다음주, 기사와의 대련이 있기에 최고급 목검으로 채워오라는 아몬 아스티엘의 명령이 있었다.

그래서 직접 사온거기에, 불량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럼 정말로 검을 맨손으로 부순거라고?"


파르만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아스티엘의 훈련교관인 그도 검에 오러를 불어넣고 내리쳤다면 목검을 산산조각 낼 수 있었을 거다.

그러나 맨손으로는 해내지 못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평소에 노력도 하지 않으며 망나니라고 불리는 아담 아스티엘이 해낼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그는 혹시나 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닌지 알아내기 위해 하녀장을 찾아가 부서진 목검을 살폈다.

그러나 목검에는 그 어떤 이상도 없었다.


"흐음. 이상한 일이네."


목검을 부순 사람은 둘 중 한 명일 것이다.


예비 기사 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으며 제국의 기사가 될 거라고 평가받는 카일 아스티엘.

혹은 백 년에 한 번 나타날까 말까한 재능을 가지고서도 망나니라고 불리는 아담 아스티엘.


"뭐, 카일 아스티엘님이시겠지."


아담이 누구던가.

아스티엘의 수치라고 불리는 망나니에 훈련을 게을리 하기로 유명하다.

그렇기에 목검을 부순 사람은 분명 카일 아스티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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