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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르크 님의 서재입니다.

제국의 검술천재가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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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르크
작품등록일 :
2024.07.03 00:58
최근연재일 :
2024.07.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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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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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 1 - 제국의 기사단장이었는데

DUMMY

상황을 온전히 파악하기도 전에, 연무장에서 쫓겨났다.

하녀는 나를 방으로 안내하고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가주님께서 당분간 아담님은 이 방에서만 머물라고 하셨습니다."


나를 당분간 감금한다고 했는데, 방은 귀족이 사용하는 것처럼 넓었다.


"음··· 그러니까···"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의문점 몇 가지가 남아서 이곳으로 안내한 하녀를 쳐다봤다.


"혹시 필요한게 있습니까?"

"네 이름은 뭐야?"


그러자 그녀가 살짝 머뭇거리더니.


"메리라고 합니다. 혹시 무언가 불편하게 해드린 점이 있다면 사죄드립니다."

"아니아니, 그런건 아니야."


방으로 오기까지, 넓은 저택의 하녀들은 하나같이 나를 보고 눈을 깔았다.

게다가 아까 연무장에서의 시선까지 종합해보자면···

나는 혹시 망나니로 다시 태어난건가.


"이곳은 어디야?"


창밖 풍경 너머에는 드넓은 보리밭과 거대한 산이 하나 있는데, 적어도 제국의 수도로 보이지는 않았다.

내 질문이 너무 생뚱맞았는지, 하녀는 뭐라고 대답할까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다.


"제국 변경의 아스티엘 영지입니다만."

"아스티엘이라."


아스티엘은 제국 변경의 남작 가문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내 인생에 아스티엘과는 크게 접점이 없었다.


"제국력 몇 년이라고?"

"983년입니다."


재앙의 마녀와 싸운게 883년이니까 딱 백 년이 지났네.

대충 상황을 보아하니, 나는 어쩌다보니 백 년 후의 세계로 떨어진 모양이다.


'아직 제국은 건재한건가.'


제국이 멸망할까봐 걱정하며 눈을 감았는데, 제국이 멸망한 거 같지는 않다.

마음을 쓸어내렸지만, 마치 원래 있던 무언가도 함께 쓸려나간 듯했다.


한순간에 기사단장에서 어린아이가 되었기에 그런걸까.

아니면 내가 기억하던 이들은 모두 사라져서 그런걸까.


창밖을 바라보며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어째서 나는 두 번째 삶을 부여받은 것일까.


아직 완수하지 못한 일이라도 있는건가.

대륙을 집어삼키려고 했던 마제의 심장에는 진 아스트레아 황제 폐하가 검을 박아넣었다.


"내가 해야할 일··· 마족인가."


마족을 이끌던 재앙의 마녀가 죽었음에도 대륙 곳곳에는 마족이 남아있겠지.

그들은 언젠가 다시 한 번 대륙을 집어삼키려고 할 것이다.


"강해져야겠네."


하녀는 여전히 뒤에서 묵묵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뭔가 더 할 말이라도 있는거야?"

"가주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당분간 이 방에서만 머물러 주셔야 합니다. 그러니 필요한게 있다면 말씀해 주시면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럼 필요한게 하나 있는데, 혹시 마도서 한 권만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마도서요? 아스티엘 가문의 서고에 있는 마도서는 열람하실 수 있지만, 가주님의 서고에 있는 마도서는 힘들거 같습니다."


아스티엘의 가주는 나를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름이 유명한 마법사의 마도서는 당장 읽을 수 없나보다.


하지만 내가 찾는 마도서는 이름이 유명한 마법사의 마도서가 아니다.

대마법사의 마도서지.


"혹시 세이버 로님이라는 마법사가 쓴 마도서를 가져와 줄 수 있을까?"

"세이버 로님이요?"


아마 다들 생소할 것이다.

세이버 로님은 마법 연구 학자다.

마법사로서의 유명세는 대부분이 화려한 전적에서 따라오는데, 세이버 로님은 그렇다할 성과가 없다.

그래서 아스티엘 가문이 그의 마도서를 가지고 있다면 아마 일반 서고에 뒀을 거다.


"찾아오겠습니다."

"고마워. 메리."


그러자 하녀 메리가 조금 당황한 것처럼 보이더니, 곧바로 방 밖으로 나갔다.


***


아스티엘 가문의 하녀들은 하나같이 하녀 메리를 걱정했다.

가주로부터 아담 아스티엘을 맡으라는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혹시 메리가 무슨 봉변에 당하는건 아니겠지?"

"아담님이 지금까지 하녀 몇 명을 갈아치웠는데. 게다가 가주님이 한 소리를 하셨으니 해코지를 할 게 분명해."


하녀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 메리가 아담 아스티엘이 감금된 방에서 나왔다.

하녀들은 곧바로 메리에게 다가갔다.


"상처약 미리 준비해뒀으니까 바르고 나와."

"무슨 험한 말을 듣진 않았고? 혹시라도 들었으면 무시해. 내가 볼 때 가주님이 조만간 추방하실 테니까."

"맞아맞아. 아마 다음주 발푸르기스 이후에 추방하실게 분명해."


하녀들은 메리를 걱정했으나, 호들갑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아스티엘의 망나니라고 불린 아담은 하녀들에게 몹쓸 짓을 해왔다.


과거에는 재능이 있다고 평가받았으나, 재능만 믿고 일말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현 아스티엘의 가주인 아몬 아스티엘은 진작에 차남 카일 아스티엘이 차기 가주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참다 못해 오늘 방에 감금했으니, 조만간 가문에서 추방할게 분명하다.


"메리 그러니까 조금만 버티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거야."

"그럴 필요 없을거 같아요."


그동안 메리는 아스티엘의 하녀로 일하면서 아담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말대꾸를 한다면서 폭행하고, 옷을 벗으라고 지시받고.

게다가 오늘은 가주인 아몬 아스티엘에게 한소리를 들었으니, 평소처럼 누군가에게 화풀이할 거고 그 대상이 자신임을 직감했다.

그런데 아담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게다가 하녀인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던가.


"아담님께서 부탁하신게 있기에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대로 메리는 아스티엘의 서고로 향했다.

아스티엘은 제국이 건국되고 오랜 시간 동안 변경에서 제국을 지킨 남작 가문이다.

그렇기에 서고에는 무수히 많은 책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메리는 곧바로 사서인 노부에게 물었다.


"아담님께서 마도서 한 권을 가져와 달라고 하셨습니다."

"아담님이요?"


아담은 평소에 마도서는 쳐다도 안 본다.

그렇기에 사서는 조금 놀랐다.


"흐음. 무슨 바람이라도 분 걸까요."

"세이버 로님이라는 마법사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으음··· 들은 적은 없지만, 본 거 같습니다."


사서는 곧바로 책장으로 향했고, 세이버 로님이 쓴 마도서를 찾았다.

그걸 메리에게 건네면서 의아했다.


"정말 이 책을 가져와 달라고 하신게 맞습니까?"

"맞아요."

"그거 이상한 일이군요."


사서는 30년 넘게 서고를 지켰다.

중요한 마도서는 가주의 책장으로 향했다곤 하지만, 이곳 책장에 꽂힌 마도서는 대부분이 없어서 못 구하는 물건이다.

그런데 그 사이에서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마법사의 마도서를 원하다니.


'그저 겉멋으로 마도서를 읽는거 치곤 명확히 세이버 로님의 이름을 말하는건 이상한 일이지.'


사서는 간단한 절차를 밟고선 세이버 로님이 쓴 책을 건넸다.

책의 제목은 마나의 고리였다.


***


"저녁 식사입니다. 그리고 부탁하셨던 물건입니다."


하녀 메리는 내게 세이버 로님의 마도서를 가져다줬다.

먼지 하나 없이 잘 관리된 마도서였다.


"고마워."


내 말에 메리는 조금 당황한 것처럼 반응했다.

설마 몸의 주인은 평소에 고맙다는 말도 안 하며 살았던 건가.


이어 메리는 방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가져온 저녁 식사는 빵과 수프로, 누가 봐도 벌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내게는 충분했다.

지금의 나는 대략 열다섯 살 언저리인데, 이전 삶에서 이 나이대의 나는 용병단에서 겨우겨우 밥을 벌어먹던 시기였으니까.

이 정도면 감지덕지다.


저녁을 빠르게 먹어치운 나는 곧바로 메리가 가져온 마도서를 펼쳤다.

[마나의 고리]라는 책의 저자는 세이버 로님이다.

모두가 이 마법사에 대해 들은게 없기에 그저그런 마도서라 생각할 것이다.


"아마 이 책의 진가를 알아보는건 나밖에 없겠지."


세이버 로님의 진짜 정체는 대마법사 시론 앰버로, 마법사의 정점에 섰다고 알려진 전설 속의 대마법사다.

용병단 생활을 하던 나는 이십 대 중반에 그를 만났고, 몇 년 동안 그의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나는 전장의 어디선가 죽어나간 많은 용병 중의 하나였겠지.


스승님이 내게서 떠나던 날, 스승님은 내게 말씀하셨다.


-아쉽구나··· 너를 조금만 더 일찍 만났다면 내 걸작으로 만들 수 있었을텐데···


그 말을 끝으로, 스승님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었다.

어째서 조금만 일찍 만났으면 달라졌는지, 전생에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 책은 몸 안에 [마나의 고리]를 형성하는 방법이 적혀있다.

마나는 이 세계의 어디에나 존재하는 특별한 에너지인데, 북부에서는 이를 기라고 부른다.


마법사들은 마나를 사용해 마법을 사용하며, 검사는 기로서 몸을 강화한다.

그렇다보니 이 마나는 강해지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마나의 고리는 없던 재능도 만들어주지."


마나의 고리는 몸 안의 마나를 순환시키는 구조다.

몸 안의 마나를 순환시키면 마나의 질이 저절로 올라가고 마나의 효율이 증가한다.


마나를 사용할 때의 위력은 마나의 질과 효율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마법사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강해지는 것도, 마나를 자주 사용해야 질과 효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내가 이 마나의 고리를 몸에 새기면 어떻게 될까.


"아마 재능으로는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게 되겠지."


말만 들으면 마나의 고리는 엄청난 연구의 결과물이지만, 여기에는 크나큰 문제 하나가 있다.

이걸 스스로의 몸에 새기기 위해선 지식 수준이 대마법사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이 재평가되는 일은 없었는데, 내가 죽고 백 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허나, 스승님의 연구는 두 번째 삶을 부여받은 내 인생을 바꿔줄 열쇠가 되었다.


"마나의 고리를 만들자."


침대 위로 올라간 나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이 세상에는 여러 마나 연공법이 있는데, 대부분이 그냥 들이닥치는 대로 마나를 몸 안에 품어 많은 마나를 가질수록 뛰어난 재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건 틀린 생각이다.

가장 뛰어난 재능은 정순한 마나를 품는 것이니까.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마나를 끌어당겼는데,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은 마나가 내 몸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가문 내에서 별로 인식이 좋지 않았기에 재능이 덜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상상 이상이었다.

마나의 양도 생각보다 많으며 마나의 효율도 좋은 편이다.


"어설프게 뭔가가 그려진 것보다 훨씬 좋은데?"


아무래도 이번 삶은 전생보다 더욱 특별할 거 같다.


***


아스티엘의 가주실.

아몬 아스티엘은 밤 늦게까지 집무를 보고 있었다.


현재 아스티엘은 여러 문제를 직면했다.

인접한 소국 파르마르에서 급하게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스티엘이 소속된 크로노 백작령의 주인, 크로노 백작가문은 세금을 올리고 저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


"하아···"


무장을 해야하는데 백작가문은 세금을 올리고, 영지에서의 수확도 매년 떨어지고 있어서 세금을 더 걷을 수도 없다.

가뜩이나 머리가 아픈데, 그의 머리를 더욱 머리를 아프게 하는게 있었다.

바로 장남인 아담 아스티엘이다.


아담 아스티엘은 백 년에 한 번 나타날까 말까한 재능을 가지고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몬은 그 사실에 너무나도 기뻤다.


그러나 아담 아스티엘은 망나니가 되었다.

재능을 과신하며 연습은 하지도 않았고, 노력이란 단어의 뜻도 모른다.


"그런 재능을 가졌으면서도 이 지경까지 오다니···"


장로회에선 아담 아스티엘을 추방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자식이기에 감싸고 싶지만, 도가 지나치기 시작한 아담에게 반발한 장로회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머리가 아프군."


다음주에 제국의 수도에서 차남 카일 아스티엘을 평가하기 위해 기사가 찾아온다.

그전까지 잡음을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방을 미뤘으나, 그 이후에는 가주라도 어쩔 수 없이 판단을 내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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