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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 님의 서재입니다.

잡캐가 뭣나게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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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
작품등록일 :
2023.05.10 21:57
최근연재일 :
2023.05.15 23:00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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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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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수 :
31,498

작성
23.05.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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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 군인이 체질 (1)

DUMMY

1. 군인이 체질 (1)


고아로 태어나 할 줄 아는게 몸 쓰는거 밖에 없어서 군입대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특전사에 입대하여 굴렀다.


나름 어릴적부터 영재 소리를 들으며 머리가 좋은 편이란 이야기도 주변에서 적지않게 들었으나 고아의 사정이 다 똑같지 뭐. 그냥 그것으로 끝이었다.


부모나 주변의 지원이 없는 영재는 그저 세상에서 톡톡 튀는 천덕꾸러기일 뿐.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이어지는 주변의 괴롭힘.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는 쌈박질.


'수업시간마다 선생님을 당황시키는 고차원 수준의 질문들...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 그 땐 내가 생각해도 내가 좀 재수가 없었을거 같아...'


하지만 그것도 다 추억이 된 이야기. 입대 후 내가 타고난 군인체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아원에서 자라 그런걸까? 단체로 밥먹고 구르고 잠들고, 되려 나에겐 군생활이 얼마나 마음 편하고 심지어 평화롭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편하고 평화롭다니... 다른 특전사 동기들이 들으면 기함을 토할 생각이었긴 하지... 힘들단 연기하기도 힘드네...'


훈련과정을 마치고 하사 계급장을 달자마자 중동의 사막으로 파병까지 지원해 갔다.


하루에도 주둔지에 몇 번씩 포탄이 날아드는 곳. 주둔지를 벗어나 작전지역에라도 나서려치면 진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 곳에서의 고양감.


미쳤다고 하겠지만, 난 오히려 이 곳이 좋았다.


본인들을 지원하러 와줬다며 한국군인들에게 보내는 원주민들의 아무 조건없는 그저 따스한 환대.


'너무 맘에 드는군. 같이 파병온 군인들 아니고서야 아무도 날 모르는 곳. 날 고아라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이가 아무도 없는 곳이라니!'


난 사막에 뼈를 묻기로 했다. 계속되는 파병 연장 신청.


그러던 중... 신께서 내 기도를 들으신걸까?


어디서 날아온지도 모를 눈 먼 포탄 파편에 운명을 달리했다.


'젠장... 하필 방탄모를 피해 이마에 정통으로 파편이 꽂히다니! 진짜 사막에 뼈를 묻게 생겼군...'


"아무리 사막에 뼈를 묻기로 결심 한 번 했다고 한들 이렇게 바로 죽는건 너무 하지 않습니까? 쓰벌!"


그렇게 신을 향해 내뱉은 마지막 단말마 같은 비명을 끝으로, 서서히 의식이 흐려지며 완전히 눈이 감겼다.


***



퍽퍽! 퍽퍽퍽!


'아. 죽는다고 신한테 좀 까불었더니 뭐 천사들한테 두들겨 맞는 중인건가? 근데 너무 아프잖아? 아님 지옥으로 온 건가? 진짜 나 나름 그래도 평생 착하게 살았던거 같은데...'


너무 억울해 울고싶은 맘을 진정시킨 후, 정신을 차리곤 가드를 최대한 올린채 몸을 한껏 쭈그린 상태에서 실눈만 겨우 뜨곤 눈 앞을 바라보았다.


'응? 날 뚜까 패는 놈 귀가 왜저래? 죽어서 엘프가 보이나? 엘프가 사실 사후세계에 존재하는 거였어?! 아놔. 그럴리가 없지... 아무래도 주둔지에서 일과 끝나면 너무 판타지 게임에만 빠져 살았나? 죽어서도 이런 헛것이 보여...'


주룩.


'으잉? 피가 입을 타고 흐르는 생생한 이 감각. 비릿한 피 맛. 이거 죽은거치곤 너무 생생하잖아? 어? 나 살아있나봐? 살았나봐?'


"흐흐흐. 흐흐흐."


죽다 기적적으로 살아났다는 기분탓일까? 맞고 있으면서도 절로 웃음이 났다.


"저... 저새끼가 처맞다 드디어 돌았나? 맞다가 웃어? 웃어?!"


날 둘러싼 서너 명 정도 되어보이는 이들이 더욱 힘을 주어 나에게 주먹질을 해댔지만, 너무 두들겨 맞기만해도 러너스하이가 오는건가? 고통을 넘어 베타 엔돌핀이 도는건지... 웃음이 멈추질 않고 도리어 점점 더 몸에 힘이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두루와! 두루와 새끼들아.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싸움은 늘 즐겁지. 어릴적부터 내 유일한 벗이자 취미생활. 끊을래야 끊을 수가 없는 파이터로 타고난 고아의 운명이랄까? 크크크. 그래. 쳐라 쳐! 너무 즐겁다! 그럼 나도 이제 다이다이로 갈께!"


그렇게 이젠 내쪽에서 주먹을 미친듯이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응? 뭐야? 뭐가 이렇게들 다 쉽게 자빠져?'


"허약해 빠진 새끼들. 그거 하나 못버티는 맷집으로 사내새끼들이 무슨 큰일을 도모하려고!"


'응? 아닌가? 저기 뾰족 귀는 꽤 예쁘장하게 생긴걸보니... 나... 나 지금 여... 여잘 팬건가? 아... 이... 이럴순 없다. 내 인생의 오점을 남길순 없어!'


나자빠진 녀석들 중 땅달막 하니 근육투성이인 누가봐도 사내새끼들로 보이는녀석들은 그냥 제자리에 두고 정신없이 뾰족귀에 여자로 추정되는? 한 녀석을 업고 들입다 뛰었다.


'어라?'


정신없이 뛰며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끝없는 사막과 오두막들... 그리고 야자나무 아래의 오아시스?


'응? 나 진짜 죽은게 아니라 어디 중동 어느 현지 마을로 마빡에 파편 박힌 후 정신잃고 끌려왔나?'


이마를 스윽 한 손으로 훑어봤다.


'뭐야? 파편은 커녕 흉터도 없어... 누가 날 치료해 준건가? 근데 왜 나 방금까지 맞고 있었던거지?'


온갖 혼란스런 기분에 휩싸여 멍하니 달리는 속도가 줄어들 무렵...


'응? 저 땅달막하고 수염 투성이인 얼굴... 누가봐도 천상 드... 드워픈데? 엉? 뭐... 뭐야? 왜 내 쪽으로 와? 드워프 치곤 키가 좀 큰데? 이... 이런... 중동의 사막을 누비는 현지 부족인건가? 와이씨. 파견 교육할 때 졸지 말고 열심히 좀 들을껄... 응? 왜... 왜 또 나한테 뛰어오기까지 해?'


드워프를 연상케하는 웃통을 깐 우락부락하고 땅땅한 근육을 가진 사내가 나를 향해 눈을 동그랗게 뜨곤 미친듯이 달려온다.


'와이씨. 망했다. 업혀있는게 딸인가? 뭐라고 하지? 먼저 집단린치를 당했다... 억울하다? 영어 통하려나? 그럴 느낌은 아닌데...'


완전 조졌다고 생각하며 내가 눈을 질끈 감는 순간.


"디! 디오야! 이게 무슨일이냐?!"


놀란 눈으로 내 어깨를 쥐고 마구 흔드는 사내. 어찌나 힘이 세던지 업고 있던 녀석을 그대로 툭 떨구고야 말았다.


그 모습을 보고도 바닥에 떨어져 널부러진 녀석이야 어떻게 되던 상관없단 식으로 눈길 한 번 주지 않으며, 오로지 내 몸 이곳 저곳을 훑어보며 그대로 말을 이어가는사내.


"어디 또 크게 다친곳은 없는게야?"


그 말을 듣곤 일단 업고 온 녀석이 최소한 저사람 자식은 아니겠구나 하며 안도의 한 숨을 속으로 내쉬었다.


'휴- 그나저나 저 사람 말소리가 왜 나한테 자연스레 다 이해가 되지? 아랍어 같은듯한 완전 다른나라 말인 느낌적인 느낌인데...'


에라 모르겠다라는 생각으로 나도 무작정 말을 이어갔다.


"디오는 뭐죠? 이 지역에서 파견군을 지칭하는 은어인가요? 전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 한국. BTS 몰라요? 방탄소년단? 한국 군입니다. 악의는 없어요. 여러분을 도우러왔습니다."


'응? 역시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줄줄줄 나오는 현지어? 이거 뭐시여? 대가리에 파편이 박히면서 슈퍼 히어로처럼 뭔 언어적 지능이 개화됬나? 다른것도 시도해볼까? 나 막 지능캐 쪽... 닥터스트레인... 에휴... 내가 뭔 헛짓거리같은 생각을... 정신차리자... 정신!'


마치 이런 내 속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들려오는 대답.


"뭔 개소리냐 디오야... 하아- 애가 하도 처 맞고 돌아다녀서 드디어 머리까지 돌아버렸나... 쯧쯧쯧.... 애엄마가 살아있을때만 해도 애가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어쩌다 이 지경에..."


점점 울상이 되는 얼굴로 날 바라보며 이야길 이어가는 드워프를 떠올리게 하는 사내.


'와이씨! 이거 진짜 어떻게 되먹은 상황이지?'


***


'그래... 그런것이지... 나한테도 이런 일... 그래... 충분히 일어날 수 있지... 암... 암! 일어날 수 있고 말고!'


"쓰벌! 근데 대체 왜! 왜 하필 다시 환생을 했건 빙의를 했건 이런 흙수저 중의 흙수전건데?! 아닌가? 본디 고아였던 주제에, 꼴에 부모라도 아버지 한 분 자알 살아계신 이 설정에 감사를 해야하는 건가?"


처음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누구라도 지구상에서 살고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상상했을 사후세계로 죽어서 온 것이고, 난 그저 저승 어딘가를 떠도는 중인가보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려 했다.


그러나... 이 곳에서 살아있음을 느끼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너무도 너무나도 생생한 감각들... 목마름과 허기짐... 졸음...


'아니... 죽어서 영원한 잠에 빠졌는데 또 졸릴리가 없잖아?'


아무튼 내가 살아있단건 확실히 인지했고... 그 다음은 여기가 어딘지... 아무리 봐도 원래 살고있던 세계와 비슷하긴 한 거 같은데 계속해서 느껴지는 이질감. 인간일때 마지막처럼 사막은 사막인데... 깨어나보니 난 인간이 아니다?


그럼 뭘까? 엘프나 드워프? 뭐 진짜 판타지 세계로 와서 이종족이 된 것일까?


드워프같이 생긴 사내가 내 아버지란것을 깨닫고, 다음날 멀쩡히 깨어나 거리로 나와 자연스레 또 어제보다 더 많은 인원에게 둘러쌓인채 처맞으며 생생히 깨달았다.


"여기... 판타지 세계... 나 이세계로 떨어진거... 맞구나 정말... 다행히 어제 여잘 팬 건 아니었네... 하프엘프라도 엘프면 남자라도 다 미소년인가보다... 하아- 쓰벌! 근데 왜 자꾸 나만 마주쳤다 하면 보이는 모든 새끼들마다 날 못잡아 먹어 안달인거야?!"


오아시스 근처에서 또 신나게 두들겨 맞다 맑디 맑은 물표면에 비친 내 몰골을 보고 불현듯 깨달았다...


'왜 나 짝귀인거임...?'


한 쪽 귀는 여느 엘프들 처럼 뾰족했고 한 쪽은 인간의 귀와 다를바없이 생겼다.


'눈알은 또 왜이래...'


한 쪽을 파랗다 못해 초록빛까지 돌고, 한 쪽은 칠흑같은 검은 눈동자...


"내가 오... 오드아이?"


'뭔가 느낌이 싸하다...'


도저히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다시 나름 집이라고 있는 오두막으로 기어들어와 아버지란 사람에게 물었다.


"날 왜이리 보는 사람들마다 가만두질 않는겁니까?"


"역시... 디오야... 너무 처맞다 머리가 돌아 버린게 확실한게야.... 어휴... 눈탱이 멍든것 좀 봐라... 휴우- 일단 여기 얌전히 좀 누워있어라... 왜 그러길래 평소에 잘 싸돌아 다니지도 않는 애가 갑자기 또 뛰쳐 나가서는..."


그 말을 끝으로 거의 반 강제적으로 날 들어다 기어이 나무줄기를 마구 꼬아 만든 해먹같은 곳에 눕히곤, 옆에 있던 야자수 열매를 하나 집더니 맨 손으로 윗부분을 꽉 쥐곤 그대로 돌려 따는 그...


우찌근!


'미... 미친. 여... 열매 통째로 커... 컵이 되었다... 와우... 무슨 맨 손으로... 저 괴물같은 악력은 뭐지?'


"이거 좀 마시고 진정 좀 해라. 디오야."


차력쇼 같은 음료 권유로 살짝 쫄긴 했지만... 아무튼 이미 한 번 죽어본 몸뚱이. 기왕 이렇게 된 거 미친척 하고 야자수 열매를 홀짝이며 끈질기게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그에 알게된 충격적 사실...


'하프 엘프였던 어머니에 하프 드워프인 아버지. 인간과 엘프와 드워프의 피가 한 몸에 모두 흐르는 여기서의 나란 존재... 이런 쓰벌... 하필 빙읜가 환생을 해도...'


"그럼 하프 앤 하프니깐 난 뭐 쿼터 정도 되려나... 이런 쓰벌..."


"음... 뭐 쿼터? 쓰벌은 또 어디서 배워 온 말이냐? 아 애가 어제부터 정말 머리가 이상해져서 요상한 말들을 자꾸만... 비싼 대가를 치뤄야겠지만 진짜 리스님에게라도 데려가 봐야하나... 아휴휴-"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안그래도 하프란 말이 붙으면 진짜 엘프들이 사는곳이나 드워프들이 사는곳에서 추방되고 완전 쩌리 취급받는다면서! 그런데 그런 그 둘이 섞이면 그 사이의 애가 어떤 취급을 받을거란걸 아주 뻔히! 자알 알고 계실거면서... 대체 왜!왜!!"


"하아- 너무 뭐라고 하지 마라... 안그래도 너한텐 미안한 마음으로 평생 속죄하며..."


진심 분노에 치민 내 표정 때문일까? 내 눈치를 슬쩍보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생김새에 맞지않는 한 껏 풀이 죽은 모습으로 축 쳐져서는 혼잣말을 이어가는 그.


"에휴- 너도 엄마가 살아있고... 그 미모를 이렇게 다 커서 봤으면 이해가 될텐데..."


"그렇게 혼자 수군거려도 다 들립니다! 와 나이씨!"


'갑자기 내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와버린 이계에서 내 부모라 주장하는 사람은 어쩌자고 그것도 하프끼리 눈이 맞아서 날 이 모냥 이 지경으로... 아휴- 그래놓고 지금 무책임 하게 결국 죽고 없는 어머니 되는 분이 예뻐서 눈 돌아가셨다... 그래서 사고 쳤다... 뭐 이러고 있는거 아니야? 지금?!'


"아아아- 눼눼... 뭐... 엄청 선구적인 사상을 가진 뭐 그런 깨어있는 사람들이셨군요? 이런 제엔장할!"


"아휴- 아무래도 내일은 리스님께 꼭 같이 가보자... 그 소심해서 평소에 말한마디 하는것도 보기 힘들었던 애가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약간 눈이 돌아 길길이 날뛰는 날 계속 놀라는 눈으로 바라보며 어쩔 줄 모르는 내 아버지라는 하프드워프...


'아이씨! 이제 뭘 어떻게 해야 되는거냐?!'


그렇게 내 머리를 양손으로 쥐어뜯어가며 고뇌하는 찰나, 내 손에 뽑혀나와 보이는 눈 앞의 머리카락들...


심지어 난 머리카락 마저 흑발 반 금발 반, 반반으로 빛나는것을 깨닫고야 말았다.


"와아아아아악! 아주 알차게 누가 봐도 반반 무많이!로 낳아 놓으셨구만?!"


작가의말

금요일 제외한 나머지 요일 밤 11시에 늘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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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대마법사의 피 (2) 23.05.15 10 1 14쪽
4 4. 대마법사의 피 (1) 23.05.14 13 1 15쪽
3 3. 군인이 체질 (3) 23.05.13 16 1 12쪽
2 2. 군인이 체질 (2) 23.05.11 29 1 14쪽
» 1. 군인이 체질 (1) 23.05.10 39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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