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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로

귀농 헌터의 신화급 레벨업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구름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8
최근연재일 :
2024.05.28 13:0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5,883
추천수 :
73
글자수 :
132,737

작성
24.05.20 14:05
조회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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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5쪽

14화. 사 막

DUMMY

14화 사막






작열하는 태양.


모래.


그리고 사막.


그렇게 바람과 함께 쓸려온 모래가 발밑에서 넘실대고 있었다.


아득히 먼 지평선의 끝.


그곳엔 아지랑이를 피워대는 뜨거운 사막의 지평선이 길게 펼쳐져 있었다.


온 사방이 모래뿐인 사막이었지만


아름다웠다.


“정말⋯⋯. 자연은 아름다워.”


감상에 젖어 감탄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다 라는 말은 바로 이런 풍경을 두고 말하는 것이리라.


화려하고 인위적인 것들은 절대 이 느낌을 주지 못할 것이다.


헌데, 인간은 어째서⋯⋯.


“야 신우석!! 넌 또 뭐 하는데 넋이 나가 있어!!”


고요를 깨는 외침은


굉장히 불쾌했다.


소리를 지르는 시끄러운 인간.

모래를 뒤엎으며 날붙이나 휘두르는 인간.

파괴만을 아는 우매한 인간.


역시 인간이 문제다.


감히.

대자연이 주는 적막과 고요를 깨는 생명체는 오직 인간뿐⋯⋯.


“우석씨!! 정신 차려요!!”

“선하야!! 왼쪽으로 온다!! 조심해!!”

“꺄아아!!”


정말 소란스럽구나.


도무지 무시할 수 없는 소음에 어쩔 수 없이 천천히 돌린 고개.


그러자 눈에 들어온 건 스콜피온과 이리저리 뒤섞인 세 명의 인간이 있었다.


작은 경차는 가볍게 자를 수 있을 것 같은 집게발.


한눈에 봐도 위험해 보이는 녹색 액체가 맺힌 꼬리 끝의 독침.


모래를 발로 열심히 헤치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스콜피온을 세 명의 사람이 싸우고 있었다.


그때


깡!!


태석이 호기롭게 내려친 할버드를 집게를 들어 가뿐하게 막아서는 녀석.


그리고 지체없이 태석의 머리 위로 녀석의 꼬리 침이 내리꽂혔다.


“이크!!!”


요령 좋게 옆으로 굴러 피하는 태석이었다.


여러모로⋯⋯.


참 아까운 공격이었다.


그 순간 땅에 박힌 꼬리를 노린 유선하가 칼을 휘둘렀다.


좋은 공격이었다.


그러나


챙!!!


스콜피온의 단단한 갑피가 유선하의 칼을 튕겨내며 쇳소리를 내었다.


그건 꽤나 울림이 있는 소리였다.


마음을 평안케 하는 소리가 사막에 잠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제길. 이번 던전은 뭐 하나 쉬운 게 없네. 다들 일단 물러서서 다음 기회를 보죠!!

“치잇. 아저씨 일단 뒤로 빠져요.”


스콜피온과 딱 붙어 싸우는 두 사람과는 다르게 다소 떨어진 곳에서 보조 하고 있는 최진우의 외침.


잠시 움직임을 멈췄던 두 사람은 빠르게 흩어지며 스콜피온과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우매한 인간들 같으니. 이런 감탄스러운 자연경관을 앞에 두고 겨우 한다는 것이 쌈박질이라니⋯⋯. 쯧쯧.”

“저 자식 말투는 또 왜 저래? 그만 닥치고 너도 빨리 싸워 임마!! 진우야!! 버프 떨어진다.”

“예.”


대답을 마친 최진우의 몸에서 빛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집중하는 그의 얼굴엔 땀이 흐르고 있었고, 이윽고 그가 지팡이를 치켜세우자, 빛이 흐르기 시작했다.


[띠 링!]


소리와 함께 빛이 태석과 유선하.


그리고 내게 닿아 사라졌다.


[공격력 증가]

[속도가 증가]

[지속 회복]


“난 필요 없는데⋯⋯.”


도대체 왜 나한테까지 버프를 거는지 의문을 가지던 그때.


어느새 내 뒤로 다가온 최진우의 손이 어깨 위에 올라왔다.


처억.


“감히 내 몸에 손을 대다니⋯⋯.”

“우석씨. 헛소리는 그 정도면 충분히⋯⋯ 하셨죠? 그리고 그 말도 안 되는 이상한 말투는 그만하시고⋯⋯. 이제 그만 나가서 싸우세요.”

“⋯⋯네.”


C급 게이트 안의 던전.


이곳은 사막과 모래의 나라였고,


이곳에 던져진 난 싸워야만 했다.





***




쿵!!


집채만 하다면 과장이지만 웬만한 트럭 정돈될 만한 녀석이 드디어 무너져 내렸다.


스콜피온은 더 이상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자


“너 이 새끼 일로 와 봐! 너 집중 안 해?? 데려가 달라고 사정하길래 데리고 왔더니⋯⋯. 이게 정신이 나갔나. 뒤에서 놀고만 있어?”


몬스터가 쓰러지자마자 쏟아지는 태석의 질책을 피할 길이 없었다.


사실


이번 게이트의 토벌에 참여하길 원한 건 나였다.


이유?

그야 뻔한 것 아닌가.


‘레벨을 올려야 하니까 오긴 했는데⋯⋯.’


그러나 어디를 둘러봐도 모래뿐인 이 사막을 헤맨 것이 어언 이틀 차.


간간히 만나는 몬스터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는 이 사막에서의 이틀은 제정신으로 버티긴 너무 긴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런 미친 사막⋯⋯. 언제까지 헤매야 하는데!! 분명 처음 들어오기 전엔 이런 소린 없었잖아!! 중형 이하라며!! 이건 말이 달라도 한참 다르잖아!!”

“이 자식이. 뭘 잘했다고 소리를 꽥꽥 지르는 거야. 그리고 너 말이 좀 짧다?”


타는 듯한 햇빛.


그리고 붉게 달아오른 모래 덕에 가만히만 있어도 짜증이 솟구치는 이곳에서 모두가 짜증이 나 있는 건 당연했다.


그래서 한껏 짜증이 오른 태석이 평소보다 더욱 격하게 반응했다.


당장이라도 달려들듯 팔을 걷어붙인 태석.


그러나 그런 그를 멈춰 세운 건 최진우의 한마디 말이었다.


“그런데 우석씨. 뭐 느껴지는 건 없어요?”


순식간에 모두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생각지도 못한 대형 던전.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배처럼 사막을 배회하던 사람들의 간절한 눈길이 순식간에 내게로 모여들었다.


지난번의 던전에서 처럼 내가 보스의 마력을 느껴 길을 찾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모두의 희망이 한곳으로 모였다.


마나 감응력.


태석의 말을 빌리자면 내가 가진 이 능력은 매우 ‘특별’했다.


그런데


‘당신은 틀렸어⋯⋯.’


보스의 마력은커녕 그 어떤 한 줌의 마력도 느껴지는 것이 없었다.


솔직히 이번 던전은 망한 것 같았다.


“예. 전혀 느껴지는 게 없네요.”

“흐음. 이번 던전이 워낙에 넓어서 그런가? 이제 어쩌죠? 아저씨.”


최진우의 물음에 태석이 곤란해하는 표정으로 침묵했다.


결국 파티의 장은 태석이었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의 어깨는 언제나 무거운 법.


특히나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이 중압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마음을 알기에 모두가 조용히 태석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고민을 마친 그가 말했다.


“이젠 별수 없나⋯⋯. 여기서 헤맨 지 너무 오래되었어. 이렇게 된 이상 무난한 방법으론 답이 없겠다. 그러니 팀을 두 개로 나눠 보스를 찾아보자.”

“인원을 나눈다고? 괜찮겠어? 명색이 C등급 던전인데 위험하지 않을까?”


놀란 토끼처럼 눈이 커진 유선하의 말이었다.


C등급 던전이면 절대 만만하게 볼 등급은 아니었다.


더구나 대규모 공격대도 아닌 소수 인원으로 들어왔는데 그마저도 나눈다면⋯⋯.


지금 상황이 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모양이다.


다시 한번 태석이 말했다.


“저 정신 나간 놈의 마나 감응력만 믿고 있다간 죽도 밥도 안 되겠어. 좀 위험하긴 해도 던전 자체가 워낙 크니까 최대한 몬스터를 피하며 보스 탐색에 전념 하는게 맞겠어. 그러자면 두 팀으로 나누어 찾는 게 좋겠지.”


말만 들어선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두 개의 팀.


두 배의 확률.


간단한 셈법이긴 했다.


“그럼, 팀은 어떻게 나누죠?”


최진우의 물음에 모두의 시선이 다시 태석에게로 향했다.


‘일단 최진우가 좀 편하긴 한데⋯⋯.’


줄곧 같이 다니며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한 것은 최진우였다.


그는 꽤 상냥한 편이었고, 대화가 잘 통하기도 했다.


잠시나마 최진우와 함게 가기를 바래봤다.


그러나


“선하가 우석일 데리고 다녀. 저 자식 아무래도 경험이 없으니까, 네가 잘 챙겨.”


아쉽지만 팀은 내 바람과는 다르게 정해졌다.


유선하.


그녀와는 딱 한 번 이야기 해봤던가 싶다.


딱히 불편한 사이는 아니지만 이 중에서 가장 어색한 사람을 꼽으라면 그녀인 것은 사실.


‘쩝. 단둘이 다니고 싶진 않은데.’


뻣뻣하게 서서 이걸 어쩌나 싶어 하는데 태석이 말했다.


“뭐 이 사막 어딘가에는 보스가 있긴 하겠지. 몬스터와의 전투는 최대한 피하고 보스를 찾는 거에 집중하도록 해.”


순간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근데 보스를 발견하면? 그다음은? 서로 어디 있는 줄 알고 합류하죠?”


태석이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 던지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툭.


태석이 던진 돌은 갈색이었고, 얕은 빛을 내고 있었다.


“이게 뭔데?”

“신호석. 사용하면 빛이 날 거야. 멀리서도 잘 보이니까 보이면 바로 합류해.”


말을 마치자마자 두 사람이 반대편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먼저 간다. 우린 이쪽으로 갈 테니까 둘은 반대편으로 가.”


그렇게 태석과 최진우가 멀어졌다.




***




타는 듯한 사막의 열기 때문일까.

아니면 원치 않던 이와의 동행 때문일까.


숨이 막혀 온다.


“⋯⋯.”

“⋯⋯.”

“⋯⋯.”

“⋯⋯.”


뜨거운 사막의 모래.

차가운 침묵의 행진.


정말이지


‘숨 막혀⋯⋯.’


이대론 안 된다.


이 숨 막히는 침묵이 너무도 고통스럽다.


유선하와의 동행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색했고, 침묵은 끝이 없었다.


‘이대론 안 돼! 이렇게 숨 막히게 하루 종일 같이 다닐 순 없어. 어쨌든 내가 연장자이기도 하니까⋯⋯.’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큰맘을 먹고 먼저 입을 떼었다.


“그⋯⋯.”

“어색해서 억지로 하는 말이라면 안 해도 돼.”


잠시의 지체도 없이 돌아온 대답.


이렇게 저렇게 말을 걸기 위해 어물쩍대던 게 그녀 눈에도 보였나 보다.


그래도


‘말 꺼내자마자 이러니까⋯⋯. 조금 상처가 되는데⋯⋯.’


또다시 내려온 침묵.


그래도


‘어찌 되었든 앞으로 자주 마주칠 게 뻔한데⋯⋯. 이참에 좀 친해지는 게 좋겠지⋯⋯.’


하지만 준비 없이 어쭙잖게 말을 또 꺼냈다간 똑같은 반응일터.


이걸 피하자면⋯⋯.


서로의 관심사나 공통된 인물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면 좋겠다 싶었다.


‘뭐 대화의 기본은 공감대 형성이니까. 어디 보자. 그나마 공통된 관심사가⋯⋯.’


무엇이 있을지 골똘히 생각해 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아!!

하나.

아니 한 명이 있었다.


그건


“진화림과는 어떻게 아는 사이야? 저번에 보니까 둘이 친한 거 같던데.”

“⋯⋯화림 언니? 언니랑은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알았어. 언니가 워낙에 다정한 사람이니까 쉽게 친해질 수밖에 없지.”


이번엔 통했다.


그런데 화림에 대해 말하는 게 내가 아는 사람과 같은 사람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생소했다.


‘다정한 사람이라⋯⋯. 걔가? 이게 말이 되나?’


그럴 리가⋯⋯. 없다.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응? 내가 아는 진화림은 제멋대로에 굉장히 계산적인 사람이던데? 그리고 특히 다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던데⋯⋯.”

“⋯⋯언니도 당신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하더라. 어쩜 둘이 서로에 대해 말하는 게 똑같네.”

“⋯⋯.”


아하.

이제야 알겠다.


지금까지 유선하가 내게 그토록 차갑게 구는 이유가 모두 진화림. 이 망할 인간 때문이었나보다.


“아니, 내가 계산적인 게 아니라⋯⋯”

“그런데 직접 보니 전혀 안 그래서 좀 놀라긴 했어.”

“그러면⋯⋯. 다행이고.”


삐걱대긴 했어도 한번 시작된 대화는 의외로 쭉 이어져 잘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전에 헌터 관리국에 다녔다고 하던데 정말이야?”


지난번 던전에서도 물어보던 내용이었다.


순간 그녀는 헌터 관리국에 꽤 관심이 많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이야기로 보아하니 이 생각은 좀 성급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그만두고 헌터가 된 거야?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게 좋지 않아? 난 그러고 싶어도 못 하지만⋯⋯. 넌 왜 그걸 버리고 여기로 온 거야?”


사실 이런 이야기가 그녀와의 첫 대화 주제가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다소 무거운 이야기 아닌가.


사실상의 첫 대화로 할 만한 말은 아니긴 했다.


어쨌든 물었으니, 대답은 해야 했다.


“음⋯⋯.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냥 쉽게 말하면 힘들었어. 죽기 딱 직전이라고 하는 게 딱 맞겠네. 그래서 관뒀어.”

“흠⋯⋯. 그래? 어쩌면 그건 나랑 비슷할지도 모르겠네.”


이 뒤로도 내게 궁금했던 것을 하나둘 물어오는 그녀와 이야기하며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앞서 걷던 그녀의 걸음이 멈추고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었다.


“⋯⋯?”

“저번부터 궁금했던 건데⋯⋯. 오해하지 말고 들어.”

“응?”


무슨 이야기를 하려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표정을 보아니 심각한 이야기인 듯싶었다.


“그 단검. 설마 돈 주고 산 거야? 산 거면 얼마 주고 산 거야?”

“아! 이거?”


그런데 그녀의 표정이 묘했다.


무슨 시장에서 이상한 물건을 사 온 할머니를 보는 손주의 걱정 어린 모습이 이런 모습일까.


뭐라고 하지 않을 테니 솔직히 말하라는 듯


빤히 손에든 단검과 내 얼굴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고 있었다.


뭔가 심문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 4천 정도?”


내가 너무 해맑게 웃으며 이야기해서 그럴까.


기어코 벼락이 떨어졌다.


“뭐어!!! 그걸 그렇게 비싸게 주고 샀단 말이야? 어째 처음 봤을 때 이상한 옷들을 걸치고 있더라니!!”

“아니⋯⋯. 이게 그러니까 말이야. 전투용으로 산 건 아닌데⋯⋯. 나름 나한테는 필요해서⋯⋯.”

“그럼, 전투용도 아닌걸. 왜 그런 큰돈을 주고 사!! 당신 부자야? 재벌 집 막내아들쯤 돼? 잔말 말고 돌아가자마자 당장 팔아!!”

“⋯⋯.”


이제 겨우 몇 마디 말을 주고받은 사이.


그리고 내가 연장자였다.


방금전까지 말 한마디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울고 싶네⋯⋯. 진짜. 젠장할. 나도 다 생각이 있어서 산 건데⋯⋯.’


머리가 아픈 듯 이마에 손을 딱 댄 그녀를 보고 있자니 어째 첫인상은 안 좋은 것을 넘어 망한 것 같았다.


“언니가 칼같이 계산적이라더니 영 아니었잖아? 완전 호구였네.”

“⋯⋯. 야. 호구라니⋯⋯.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


한마디 하려 하는데 그녀가 고개를 휙 하고 돌렸다.


“치사하게 딴 데 보는 척 해봐야⋯⋯.”

“⋯⋯눈은 좀 좋은 편이야?”

“뭐? 갑자기 눈이 좋냐니 무슨 소리야?”


그녀가 손을 들어 한 곳을 가리켰다.


그 손끝은 지평선 근처.


커다란 평지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공터 한가운데 검은색의 점이 있었다.


작아서 잘 보이진 않아도 분명 검은색의 무언가가 있었다.


수상하긴 했다.


“멀어서 잘 보이진 않지만⋯⋯. 뭔가 인위적이긴 한데?”


지평선 근처다 보니 꽤나 멀어서 잘 분간은 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다랗게 솟은 무언가가 보이는 것은 확실했다.


“설마 저 검은 건 기둥인가?”

“ ⋯⋯모르겠어. 일단 가보자.”


아직은 실루엣만으로 보일 뿐인 검은 기둥.


방향은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정해졌다.


다시 길을 떠나는 둘의 발걸음이 모래 위에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




흐릿하게 남은 모래 위의 발자국은 두 사람의 것이었다.


그러나 그 뒤로 길게 이어진 것들은⋯⋯.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무언가가 모래 속에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스스스스슷.

-스스스슷.

-스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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