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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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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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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18.11.2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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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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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글자
12쪽

해외파병

DUMMY

이상혁은 그길로 돌아가 팀원들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뭐? 허 참. 힘없는 놈은 어디 살겠나.."


"맞아. 너무하는 것 아냐?"


"아, 이거 우리가 단체로 찾아가서 따지는게 어떻습니까?"


홍수현, 곽진철, 유영표의 반응이었다. 그 외에 모든 팀원들이 이상혁의 처지를 안타까워 했다.


"하지 마십쇼. 의미 없이 팀장님만 괴롭힐 뿐입니다."


모두는 열은 받지만 이상혁의 말 뜻을 알았다.


"걱정하지 마. 5 공수특전여단이라고? 괴롭히는 놈 있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동기한테 얘기 해놓을 테니까."


곽진철의 말에 홍수현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상혁이가 괴롭힘을 당한단 말입니까? 그게 가능하리라 보십니까?"


"그렇기는 하네, 하하.."


"맞네. 혹시 까부는 놈 있으면 콱 밟아버려! 계급따위 무시해!"


"큭큭.."


이상혁은 이들의 너스레에 마음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기분이 좋아졌다.


"감사합니다, 모두들. 그리고 잘 다녀오겠습니다."


이상혁은 허리를 깊이 숙였다.


그리고 이상혁의 진심어린 인사에 다들 콧등이 시큰해져 별다른 말없이 지켜만 보았다.





**





며칠후, 이상혁은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수원공군기지로 가는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상혁은 새로 지급된 사막용 전투복을 입고, 더블백에 나머지 옷가지를 넣어 짊어진 상태였다.


무기는 개인 화기만 챙겨들고 나머지 필요한 것들은 현지 부대에 합류하여 지급받기로 되어 있었다.


"여~ 너도 가나?"


이상혁은 익숙하지만 불편한 목소리가 들리기에 돌아보았다.


현정범이었다.


"너도라면.. 설마 현상사님도 가십니까?"


"그래. 왜? 나는 가면 안되나?"


"아니, 뭐, 그건 아닌데, 대체 왜 가시나 싶어서 말입니다."


"흐흐, 내가 가는게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인데?"


".."


현정범은 자신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바라보기만 하자 양손을 들며 능글웃음을 지었다.


"알았어, 알았다고. 근신처분이야. 이번에 팀원들하고 트러블을 좀 크게 냈거든."


".."


"나대지 말고 조용한데 좀 있다가 오라는 거지."


".."


이상혁은 어처구니 없는 얼굴로 현정범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동안 보아온 현정범의 행동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었다.


현정범은 그런 이상혁에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턱 하며 속삭였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일은 잊고 우리 잘 해보자고 친구. 거기가면 우리 둘만 같은부대 출신이니까 친하게 지내야지."


하지만 이상혁은 현정범의 팔을 잡아 제자리로 돌려주며 짧게 답했다.


"싫습니다. 저는 혼자 조용히 생활할 생각입니다."


"허어.. 이 친구 정말 사교성이 없구만 그래. 거기 가면 우리 왕따라고, 왕따. 부대 문화도 다를텐데 어떻게 하려고 그래?"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 이 친구 정말 저번에도 느꼈지만 꽉 막혀가지고는 말이 통하지 않는 친구야. 일단 알았다고."


현정범은 그제서야 이상혁에게서 한 발 물러났다.


그리고 수원공군기지로 태워줄 차가 와서 올라탔다.





**





이상혁은 수원공군기지에서 현정범과 함께 김성민 5 공수특전여단장에게 신고를 하고 있었다.


"오, 그래. 진소령에게 둘 다 아주 우수한 대원들이라 들었네. 우리 대원들과 잘 합을 맞추어 보도록 하게."


"네, 알겠습니다."


간단하게 신고를 마치고 각자 중대로 배속되어 중대장과 함께 중대원들에게 갔다.


공수특전 여단은 4개의 대대와 직할대를 보유하고, 1개 대대에는 3개의 지역대, 1개 지역대에는 5개의 중대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상혁은 1대대 1지역대 2중대에 배치되었고, 현정범은 2대대 2지역대 2중대에 배치되었다.






"야, 어제 말이지, 정말 새끈한 아가씨를 만났는데, .."


"난 여자친구와 싸웠다. 젠장.."


이상혁이 중대장인 지석우와 함께 탑승 대기중인 2중대에 도착하자 시끌시끌하던 중대원들의 입이 다물어지고 모두들 이상혁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뭡니까?"


그 중 한 명이 띠꺼운 눈으로 이상혁을 째려보며 묻자 지석우가 덤덤하게 대답했다.


"파견. 이번 해외파병 동안만 같이하기로 했다."


"해외파병 동안만 말씀입니까? 그게 뭡니까? 팀원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사정이 있어서 그런거니 너희가 이해좀 해라. 대신 실력은 좋단다."


"하.. 실력이라. 얼굴보니 여자 깨나 울리게 생겼는데, 저런 기생오라비 같은 놈이 실력이 좋다굽쇼. 어디서 구라를 치십니까?"


"시끄럽다. 여하튼 물릴 수가 없는 상황이니 그렇게들 알아."


"하.. 거참.."


계속해서 지석우의 말에 토를 달던, 째진 눈의 소유자 기선용 중사는 2중대의 군기반장이다.


파견이니 신입 취급을 해도 되는건지 아닌지도 애매하고, 6개월 뒤에 전출나갈 인원이니 완전히 팀원도 아니다.


"무슨 인사관리를 이렇게 엿같이 하는거야?"


기선용은 지석우가 물러나자 마자 이상혁보고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투덜거렸다.


그러나 이상혁은 기선용이 그러거나 말거나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있을 뿐이었다.


"야, 넌 선배를 처음 보았는데 제대로 인사도 안하냐?"


기선용은 괜히 이상혁에게 시비를 걸어보았지만 뒤따라온 지석우의 말에 인상을 구기며 물러났다.


"그만. 일단 항공기에 탑승하고, 신고식은 근무지에 도착하고 나서 해."


기선용은 툴툴거리면서도 지석우의 말을 거역하지 않고 순순히 가방을 들었다.


2중대원들은 말없이 가방을 들어올리고 이상혁을 무시한채 군용기에 올랐다.


차라리 신입 팀원이었으면 덜했을테지만, 6개월만 같이 있을 파견이기에 분위기가 별로 좋지 못했다. 위험지대로 파병근무를 떠나는 때 실력이 어떤지 전혀 알지 못하는 자를 파견근무자라고 받아서 당분간 같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웃어넘길만한 일은 아니었다. 만약 실전상황일 때 손발이 맞지 않아 위험상황이 생기면 목숨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상혁의 입장에서야 평화유지군 같은 것보다 훨씬 위험한 장소에서 임무를 행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긴장감도 없었다. 물론 목숨이 달린 일에 방심하면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심하게 긴장할 정도의 일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이상혁은 국방색으로 칠해진 커다란 군용기를 흘깃 보고는 말없이 2중대원들을 따라 탑승했다. 군용기는 민항기만큼 승객을 배려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좌석도 있고 해서 못 탈 만큼 심하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오히려 좌석공간은 민항기의 이코노미 좌석보다 약간 넓었다.


이상혁은 더블백과 개인화기를 한쪽에 기대 세워놓고 의자에 누워 눈을 붙였다.


- 콰우우우~


군용기의 제트엔진에 시동이 걸리고 엄청난 소음과 진동이 온몸에 전달되었다. 엔진소리는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다. 클럽에서 몸으로 느끼는 저음부의 진동도 비슷한 원리가 아닐까? 이상혁은 잠시 그런 생각을 하다가 쓸데없는 고민같아서 바로 포기하고 잠을 청했다.




**




아프가니스탄. 정식 명칭은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 아프간은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 걸쳐있는 내륙국이다. 북쪽은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북동쪽은 중화인민공화국, 동쪽과 남쪽은 파키스탄, 서쪽은 이란과 맞닿아 있다. 후발 개발도상국의 하나로, 농업과 목축에의 의존도가 높고, 세계 최빈국으로 손꼽힌다.


아프가니스탄은 201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침공으로 텔레밴 정권이 쫓겨난 이후 미국의 주도로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들어선 상태였다.


하지만 부족 중심의 국가인지라 현지인들의 입장에서는 중앙정부가 바뀐 것 이상의 의미는 없었고, 수도인 카불에서는 텔레밴의 폭정에서 해방이라는 생각에 미군의 진주를 무척이나 환영했었다.


그러나 기세좋게 텔레밴의 주력을 부수고 들어선 미국이 텔레밴을 완전히 소탕하지 못한 상태로 이라크와의 전쟁을 시작하고, 텔레밴은 무너졌다고 생각하고 방심하여 이라크전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이 포위망에서 도망친 텔레밴은 다시 힘을 기르기 시작하고,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 관심을 줄이는 정도를 벗어나 현지인들의 반감을 사는 행동을 수도없이 한다.


거기에 미국의 주도로 세워진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무능과 부패는,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미국의 시도를 무위로 돌리고 말았다.


아프가니스탄 군대는 있으나 마나한 수준이고, 현지인들의 민심을 잡기 위해 미국이 풀어놓는 자금은 대부분 아프가니스탄 정부 고위 인사들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미국이 강력하게 요청한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참가하여, 6개월에 한 번씩 부대를 교대시키며 주변 정찰, 감시 등의 임무를 맡고 있었다.


5 공수특전여단은 기존 부대와 교대하여 바그람(Bagram) 미 공군기지에 주둔할 예정이었다.


총원 800여명의 공수특전여단은 독자적인 작전이 가능한 규모의 특수부대이다. 이번에 파병된 부대는 5 공수특전여단의 1대대와 2대대로 약 360명 정도의 규모였다. 대한민국 역사상 상당히 큰 규모의 전투부대 해외파병으로 미국과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는 베일에 쌓여있었다.


다만 평화유지군이기에 공격을 목적으로 군을 운용하지는 않는다는 단서가 붙어있었다.


이상혁이 탄 대한민국 군용기는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비행하는 내내 조용히 자리를 지킨 이상혁은 배정받은 숙소에 짐을 풀고 침대에 누웠다. 해외 파병이라기에 꼼짝없이 막사같은 곳에서 집단생활을 할 줄로만 알았는데, 미군이 다르긴 달랐다. 개인 사생활을 중시하는 미군답게 부대원 전원에게 공군기지 내 1인 1실의 숙소를 배정해주었다.


'생각보다 좋군.'


이상혁은 개인숙소를 받았다는 것에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졌다.




**




부대에 자리잡은 다음날, 아침식사를 하고 돌아가는 이상혁을 기선용을 위시한 몇명이 불렀다.


"무슨 일이십니까?"


이상혁의 물음에 기선용은 깔보듯 말했다.


"닥치고 따라와."


이상혁은 이들의 분위기에 자신의 기를 죽이려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분위기로 보아 한 번은 지나가야 할 일 같기에 군말없이 기선용의 뒤를 따랐다.


기선용은 어느새 부대 내의 으슥한 곳을 알아두었던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찾아들어갔다.


그리고 이상혁이 따라들어가자 돌아서서 이상혁을 바라보았다.


"너. 이제 막 전입온 하사 주제에 건방짐이 하늘을 찔러."


이상혁은 기선용이 뭐라고 하던지 쓸데없는 대꾸를 할 생각이 없었고, 따라서 입을 열지 않았다.


"어디든지 그 부대의 분위기라는 것이 있어. 너는 지금 우리팀의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는 말이야. 내가 이 팀의 군기반장인 이상 그런 것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알았나?"


기선용은 한껏 위협적인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그러나 이상혁은 여전히 무반응이었다.


"너, 지금 내 말이 말같지 않나?"


".."


"이게 진짜.."


기선용은 계속되는 묵묵부답에 열이 받았다.


"열중쉬어 하고 똑바로 안서나? 어디 상급자가 훈계하는데 그따위로 풀어진 자세를 보이는건가? 전의 부대에서는 상급자를 대하는 예의도 배우지 못했나?"


이상혁이 여전히 반응을 보이지 않고 편하게 서있자 기선용이 완전히 뚜껑이 열렸다.


"이 자식이!"


기선용은 군홧발을 들어 있는 힘껏 이상혁의 정강이를 노리고 찼다.


하지만 이상혁은 기선용의 구타를 허용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상혁은 기선용이 노리는 쪽의 발을 들어 발바닥으로 기선용의 발을 막았다.


"어?"


그리고 기선용이 반응하기도 전에 힘을 주어 밀어 차버렸다.


"읏.."


기선용은 갑자기 뒤로 세게 밀려나는 발 덕분에 균형을 잃고 앞으로 넘어질뻔 했다.


어쩔 수 없이 팔을 뻗어 이상혁의 몸을 짚고 균형을 잡으려 했으나 이상혁이 재빨리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섰고, 기선용은 결국 두어발 앞으로 가며 겨우 균형을 잡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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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순찰 (2) 18.12.04 3,498 50 12쪽
72 순찰 +1 18.12.03 3,624 41 12쪽
71 해외파병 (2) 18.11.30 3,678 54 13쪽
» 해외파병 18.11.29 3,713 56 12쪽
69 해외순방 (2) +2 18.11.28 3,693 54 12쪽
68 해외순방 18.11.27 3,775 53 12쪽
67 샤베트 +3 18.11.26 3,839 56 12쪽
66 경호(3) 18.11.24 3,867 56 13쪽
65 경호(2) 18.11.23 3,829 57 12쪽
64 경호 18.11.22 4,054 54 12쪽
63 3국 교류 (6) 18.11.21 3,934 54 12쪽
62 3국 교류 (5) 18.11.20 3,948 53 12쪽
61 3국 교류 (4) +1 18.11.17 3,969 54 12쪽
60 3국 교류 (3) 18.11.16 4,000 55 12쪽
59 3국 교류 (2) 18.11.15 4,120 52 12쪽
58 3국 교류 18.11.14 4,275 53 12쪽
57 데뷔(2) +1 18.11.13 4,243 52 12쪽
56 데뷔 18.11.12 4,333 53 13쪽
55 Hunting in the jungle (4) 18.11.10 4,225 54 12쪽
54 Hunting in the jungle (3) +2 18.11.09 4,165 53 12쪽
53 Hunting in the jungle (2) +1 18.11.08 4,270 50 12쪽
52 Hunting in the jungle +2 18.11.07 4,396 54 12쪽
51 MT(2) 18.11.06 4,169 51 12쪽
50 MT 18.11.05 4,198 47 12쪽
49 합동훈련(2) +2 18.11.02 4,376 54 12쪽
48 합동훈련 +2 18.11.01 4,394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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