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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원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기억 포식으로 무한성장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케이원
작품등록일 :
2021.10.12 14:20
최근연재일 :
2021.12.11 20:25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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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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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8,772

작성
21.10.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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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글자
13쪽

최면술사 (3)

DUMMY

‘기억 조작이라고?’


절차 기억이 상대방의 스킬을 분석해서 강현에게 새로운 스킬을 선사했다.


‘스킬 습득!’


조막만 한 도움이라도 받아야 할 상황이다.

강현은 망설임 없이 스킬을 습득한다고 외쳤다.


[퀘스트를 완료한 후 ‘기억 조작’ 스킬 습득이 가능합니다.]


어이가 없다.

습득 가능하다고 해서 한다고 했는데 퀘스트를 수행하라니···.


“···퀘스트가 뭔데?”


[퀘스트. 자기 자신의 기억을 조작하십시오.]


“······”


강현이 자신의 기억 속으로 다시 돌아왔다.


최면술사는 여전히 강현이 풀어놓은 심상의 공간에 갇혀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죽든 살든 한번 해보자.”


해방했던 자신의 기억을 '기억의 도서관'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모텔 현장에서의 기억만 남기고서.


*


최면술사는 거의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스킬은 완벽히 먹힌 것 같은데 왜 온갖 장면이 다 보이는 거지?’


“강현. 폭주를 멈춰! 그래, 그 장면. 밧줄에 묶인 남자만 기억해!”


소리치는 순간.

거울들이 모두 사라지고 드디어 사건 현장 안으로 들어왔다.

코끝으로 진한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휴, 이제야 되네.”


최면술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기억 속 사건 현장에서 강현이 거울을 만지고 있었다.


“강현. 네가 본 장면을 보여줘.”


거울을 통해 멀쩡히 살아 움직이는 남자와 침대 가에 걸터앉은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남자가 서류 봉투를 꺼내 들자 여자가 가방에서 화장품 파우치를 꺼냈다.

파우치에서 파우더 케이스를 찾아 퍼프를 꺼내자 그 안에 인장이 보인다.

여인이 인장을 꺼내 사내에게 건네주었다.


“반지라고 들었는데?”


사내가 밀랍 막대에 불을 붙여 녹인 왁스를 서류 봉투에 떨어뜨리며 물었다.


“파우더 안에 안 들어가서 인장만 따로 뗐어.”


사내가 굳은 왁스에 인장을 꾹 눌러 찍었다.


“그럼 링은 어쨌는데?”

“링은···.”


그 순간.

강현이 최면술사의 마나 변환 과정과 패턴을 그대로 흉내 내며 의지를 담아 말했다.


“알아서 뉴월드 길드로 전달될 거야.”


그와 동시에 최면술사에게 여자가 하는 말이 들렸다.


“···알아서 뉴월드 길드로 전달될 거야.”


기억의 왜곡.

강현은 자기 자신에게 ‘최면술’을 걸어 기억을 바꾸었다.


“하하. 이제야 끝났네.”


최면술사는 생각보다 손쉽게 임무를 완수했다는 생각에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아직, 끝난 게 아니야.”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기억 조작’ 스킬이 활성화되었습니다.]

[마나가 10 할당됩니다.]


드디어 스킬이 활성화되었다.

강현이 이번에는 최면술사의 기억을 조작했다.


‘기억 조작.’


[경고. 사용자보다 상대의 레벨이 높습니다. 스킬 성공 확률이 대폭 하락합니다.]

[사용자와 상대가 링크된 상태입니다. 스킬이 성공적으로 발동하였습니다.]


[사용자 ‘단기 기억’ 허용치인 24시간 이내 기억만 조작할 수 있습니다.]


기억 조작을 실행한 순간 자동으로 단기 기억이 발동하며 최면술사의 24시간 이내의 행적을 보여줬다.


교도소까지 오는 과정 대부분은 안대를 해서인지 깜깜한 화면과 덜컹거리는 소음뿐.


마침내 시간의 끝자락에서 수호길드 비서실장과 만나는 장면이 보였다.


‘신물을 찾고 있군.’


최면술사가 자신을 제거할 독약이 든 캡슐을 받아 호주머니에 넣는 장면도 보였다.


“더 볼 필요는 없겠어. 그만 끝내자.”


*


어두운 뮤직바.

비서실장이 탁자 위에 신분증과 캡슐 하나를 꺼내 놓았다.


“네 신분증. 남부지검 임우영 검사. 그리고 이것도 챙기고.”

“이건···?”


최면술사가 캡슐을 집어 들었다.


그때, 강현이 말했다.


“끝나면 네가 먹으면 된다.”


대상에게 먹이라는 비서실장의 말을 바꿨다.


‘큭.’


신음과 함께 코피가 터져 나왔다.

뇌의 압력에 강현의 두 눈이 터져 나올 듯 부풀어 올랐다.


자신에게 건 최면술과는 달랐다.


강현은 자연스레 최면술과 기억 조작의 차이를 깨달았다. 최면술은 최면술사가 기억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여 왜곡된 기억을 심는 방식이라면 기억 조작은 실제로 기억 자체를 바꾸는 방식이었다.


최면이 풀리면 피시술자는 예전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지만, 기억 조작은 영원히 저장된 내용을 바꿔버린다.


최면술사의 기억 중 단 한마디만 바꿨을 뿐인데도 몸 안의 마력이 남김없이 빨려 들어갔다.


독에 대한 기억을 지울 차례인데···.

시스템이 바로 경고를 보내왔다.


[마력이 부족해 ‘기억 조작’ 사용이 중단됩니다.]


‘이런···.’


아직 독이 들어있다는 기억을 지우지 못했다.


‘실팬가?’


스킬의 후유증인지 점점 정신을 차리고 있기가 힘들어졌다.

머리를 가누지 못하고 흔들거리고 있는 강현을 보며 최면술사가 주머니에서 캡슐을 꺼내 들었다.


‘교···, 교도관을 불러야···.’


강현의 의지와 달리 그의 머리가 탁자로 떨어졌다.


‘이대로 죽을 수는···.’


뿌옇게 보이는 시야에 최면술사가 일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최면술사가 캡슐을 서서히 들어 올렸다.


이윽고···.


최면술사가 스스로 캡슐을 먹었다.


[자신보다 강한 적을 이겨냈습니다.]

[보상으로 기존 스킬의 숙련도가 큰 폭으로 증가합니다.]


[‘기억의 도서관’이 B등급으로 오릅니다. 차원 도서관과 연결되었습니다.]

[‘기억의 도서관’의 방어 능력이 향상됩니다.]

[‘단기 기억’ 숙련도가 증가하였습니다.]

[‘의미 기억’ 숙련도가 증가하였습니다.]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시스템 메시지.

하지만, 강현은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무리한 마력 운용으로 하루 동안 의식을 잃습니다.]


강현이 그대로 정신을 잃고 엎어졌다.


*


수호길드 길드장실.


“단서는 찾았나?”


보고를 위해 비서실장이 방안에 들어오자마자 최태성 길드장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먼저 질문을 던졌다.


“뉴월드 길드로 흘러 들어간 것 같습니다.”

“뭐?”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무슨 소리야? 민지는 그쪽 소속도 아니잖아? 이능관리국으로 들어갔으면 몰라도···.”


길드장은 비서실장의 보고가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정보의 신뢰성이 의심되었다.


“이중 스파이일 가능성이 큽니다. 민지 씨가 뉴월드 길드 소속 아티펙트 샵 담당자와 자주 만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아니 그건···.”


‘민지가 워낙 던전에서 발견되는 아티펙트나 장신구를 좋아해서 그런 건데···.’


라고 말하려다, 수호길드도 아티펙트를 취급하고 있는데 굳이 뉴월드의 샵을 자주 방문했다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젠장. 그래서 추적은 가능해?”

“민지 씨 당일 행적 중에 미심쩍은 장소 두 군데를 확인 중입니다. 모텔로 이동하는 도중에 저희 길드 몬스터 부산물 처리센터와 포션 제조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두 군데 모두 뉴월드 길드와 관계가 있나?”

“예. 정부 시책으로 부산물 집하장들이 한군데 모여있습니다. 저희 부산물 처리센터 인근에 뉴월드 건물도 같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제작하는 치료 포션을 뉴월드 길드에도 납품하고 있습니다.”


길드장은 추적이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막말로 부산물 안에만 숨겨놓아도 어느 부산물을 통해 전달되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어떻게···. 내 집에서 반지가 빠져나갔는데 들키지 않을 수가 있었지? 항상 마력 반응을 체크하고 있잖아?”


이미 밖으로 나간 상황에서 추적은 무리.

길드장은 온갖 첨단 장비로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자신의 저택에서 반지가 빠져나갔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그게, 반지에서 나오는 마력 양이 워낙 미약하기도 하고, 또 사람하고 차량만 검색하는지라 쓰레기 같은데 넣어 같이 버려 버리면···.”


비서실장의 말은 어차피 구멍은 많다는 말이었다.


“···휴.”


길드장이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느라 크게 숨을 내쉬었다.


“됐어. 그보다 캡슐은 어떻게 됐어?”


신물은 그렇다 쳐도, 강현은 확실히 처리해야 한다.

길드장은 간신히 이성을 붙잡고, 강현의 처리 여부를 물었다.


“예. 최면술사가 잘 먹었다고 합니다.”


간만에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게 되어서인지 비서실장이 재빨리 대답했다.


“그거라도 제대로 처리해서 다행이군. 비서실장은 내일 교도소 라인 통해서 강현 죽음 확인하고, ···혹시 모르니 반지도 추적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봐.”

“예.”


비서실장이 인사를 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나마 강현 건을 제대로 처리해서인지 다행히 길드장이 분노를 표출하지 않았다.


‘오늘은 멀쩡히 나가네.’


매번 보고를 위해 방에 들어갈 때마다 어딘가 깨지고 다쳐서 나오다 보니 요즘은 밖에 항상 힐러를 대기해 놓고 있다.

길드장의 얼굴만 봐도 오금이 저리는 비서실장이었다.


*


한 클럽의 룸 안.

어울리지 않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어두운 조명에 흐릿한 모습의 사내가 홀로 앉아있었다.


최면술사가 양주잔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독약인 거 알고 있었는데···.’


자신은 왜 거부하지 못했지?


최면술사는 교도소에서 빠져나와 보고를 마친 후 바로 술집으로 향했다.

만취한 정신에 생각을 이어나가기 힘들었다.


“이제 몇 시간 남은 거지? 지금이라도 병원에 갈까?”


병원에 가서 속에 있는 것을 다 비우면 살 수 있는데, 자신은 왜 여기서 술이나 처먹고 있을까?


한동안 잊고 있던 아버지가 떠올랐다.


“의사가 되는 것 말고는 생각도 하지 마. 다른 데 지원하면 등록금이고 뭐고 없다.”


최면술사는 아버지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


“넌 어떻게 혼자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 내가 이 책으로 하라고 했잖아?”


그 책은 자신에게 너무 어렵다고 말하고 싶었다.


“넘어져서 다쳤다고? 그래서 항상 조심하라고 했잖아. 칠칠치 못하게···. 벌로 한 시간 동안 방에 가 있어.”


사소한 실수도 아버지는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아줌마. 아이가 힘들어하잖아요. 빨리 옷 입혀주세요.”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가 혼자 서툴게라도 무언가 해보려는 노력을 참고 보지 못했다.


‘나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어.’


최면술사는 자신이 꼭두각시 인형 같다고 생각했다.


‘벗어나고 싶어.’


그래서 최면술사로 각성하자마자 아버지를 자살로 이끌었다.


‘두려워.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자기 혼자서는 아무 결정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길드에 들어갔다.


‘병신···.’


임무를 마친 후 자결하라는 명령에 화가 치밀어 오르기보다는, 난 더는 쓸모있는 존재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죽는 거조차 내 맘대로 결정 못 하네.’


어차피 남에게 의지하며 살아온 인생.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해 본 적은 거의 없었다.

아버지의 죽음이 최초.


“내가 죽으면 그도 인정해주겠지.”


길드가 없이는 이 위험하고 냉엄한 세상을 혼자 살아나갈 자신이 없었다.

남의 속을 들여다볼수록 버림받을 것이 두려워 친구를 사귀어본 적도 없다.

유일하게 자신을 인정해 준 사람이 비서실장이었다.


“그래도 12시간을 배려해준 게 어디야.’


최면술사는 마지막 명령을 훌륭히 수행해낸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속에서부터 거북한 구토가 올라온다.


“우웨에엑.”


안주도 거의 안 먹었는데 구역질을 멈출 수가 없다.


“우웩.”


최면술사가 구역질하다 몸에 힘이 빠져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컥.”


갑자기 입에서 미끈한 덩어리가 튀어나왔다.

검붉은 핏덩어리였다.


“우웨엑.”


목구멍에서 피비린내가 나며 거품 섞인 핏덩어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 하.”


그다지 고통스럽지는 않다고 생각하며 최면술사가 눈을 감았다.


*


“강현이 살아있다고?”


최태성 길드장이 책상 위의 서류를 보다 고개를 번쩍 들었다.


“포섭한 연구원 얘기로는 어제 사망한 재소자는 없었다고 합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최면술사는?”


길드장이 신경질을 내며 최면술사를 찾았다.


“···그게, 어제 처리반이 갔을 때는 이미 사망한 후라고 합니다. 술집에서 피를 토하고 죽어있었고, 독기가 지독해 시체 처리에 애를 먹었다는 것을 봐서···.

저희가 준 독약이··· 맞는 것 같습니다.”


보고하며 비서실장이 고개를 푹 숙였다.


이제 길드장이 또 난리를 치겠지?

오늘도 정강이를 부러뜨리려나?


‘급하게 오느라 힐러를 대기시키지도 못했는데···.’


이제 곧 닥쳐올 고통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한동안 길드장이 반응이 없었다.


“나가.”

“예?”


비서실장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나가라고!”


길드장의 호통에 비서실장이 얼른 뛰쳐나갔다.


비서실장이 나가자 최태성이 자신의 머리를 움켜쥐며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최면술사가 당했다면 정신 공격을 상대할 수 있는 스킬이 생겼다는 말인데···.”


‘어느 쪽이지?’


사이코메트리스트들은 정신 관련 능력에 특화된 각성자.

이것만 가지고는 정상적인 사이코메트리스트 스킬이 나타난 것인지 2차 각성자의 자질인지 알기 어려웠다.


어느 쪽이건 간에 자신보다 월등히 강한 상대를 이겼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

강현의 예상치 못한 성장에 길드장의 불안감이 더해졌다.


무슨 희생을 치르더라도 강현을 하루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다짐한 길드장이 전화기를 들어 올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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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무공 (1) +3 21.10.18 6,365 106 14쪽
» 최면술사 (3) +5 21.10.17 6,194 103 13쪽
7 최면술사 (2) +8 21.10.16 6,269 109 13쪽
6 최면술사 (1) +6 21.10.15 6,598 102 13쪽
5 입소식 (2) +3 21.10.14 6,803 113 13쪽
4 입소식 (1) +4 21.10.13 7,137 113 13쪽
3 사이코메트리 (3) +9 21.10.12 7,275 115 13쪽
2 사이코메트리 (2) +5 21.10.12 7,773 117 14쪽
1 사이코메트리 (1) +7 21.10.12 10,480 11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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