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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 제로 마법사는 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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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11 10:15
최근연재일 :
2022.07.24 10:30
연재수 :
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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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9
추천수 :
236
글자수 :
423,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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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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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73화 레드 타운 3

DUMMY

"살아계셨군요."


코나는 내가 건넨 가면을 두 손으로 꾹 움켜쥐었다.


"함께 가시죠"


코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토끼 가면을 조심스레 썼다. 가면을 쓰는 그녀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린다. 교단 사람들과 페르델의 병사들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봤다.


"누구냐?! 가면을 벗고 정체를 밝혀라!!"


페르델의 병사 하나가 나를 경계하며 물었다.


"구원자다"

"저런 망발을!! 코나 사제를 지켜야 한다!!"


교단의 수도승들이 내게 다가오려 했다. 나는 코나 사제를 두 손으로 번쩍 들어 올렸다.


"꺄앗!"


코나 사제는 놀라며 내 목덜미를 두 팔로 휘감았다.


"코나님께 무슨 짓이냐!!!"

"감히 사제에게 손을 대다니!!!!"


나는 지체 없이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펄쩍 뛰며 소리 지르는 수도승들과나를 올려다보는 주교가 보인다. 주교의 얼굴에는 어떠한 표정 변화도 없었다. 오히려 웃고 있는 기분마저 들었다.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주교가 목소리를 높이며 물었다.


"그걸 알려줄 거 같습니까?"


주교는 음흉하게 웃으며 나를 빤히 올려다봤다. 그러더니 품에서 검은 스크롤을 꺼내보였다.


"검은 스크롤?"


분명 내가 신전의 지하 감옥에 갇혔을 때 잃어버린 검은 스크롤이었다. 고대 검은 스크롤일지도 모르는 매우 위험한 물건이 어째서 주교의 손에 들려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신이 이곳에 올 줄 알았습니다."


주교는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걸 왜 당신이 들고 있는 거지?"


내 물음에 주교는 입이 찢어지듯 섬뜩하게 웃어보였다.


"당신에게 돌려주려고요."

"뭐?"

"가장 어두운 자에게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바치겠나이다."


순간 주교의 얼굴이 창백하게 바뀌었다. 유감스럽게도 그는 인간이 아닌, 반인 반마족이었다. 창백한 얼굴에 날카로운 송곳니가 돋아난 그는 맨손으로 거칠게 자신의 사제복을 찢었다.


"주교님!! 왜 그러십니까!!"


수도승들은 갑작스러운 주교의 행동에 어쩔 줄 몰라했다. 하지만 주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사제복을 모두 찢어버렸다. 창백한 피부가 드러난 그의 상반신에는 알 수 없는 마법진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었다. 저 마법진과 검은 스크롤, 나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었다. 재빨리 코나를 데리고 내려갔지만 이미 그는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암막이 모든 세상을 덮을 것이다."


주교가 스크롤을 마법진이 그려진 자신의 가슴에 대자 빠르게 불길한 검은 마나가 번졌다. 이윽고 검은 마나를 중심으로 거대한 검은 문이 생겨나며 주변을 뒤덮기 시작했다. 당황하던 병사들이 그를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나는 코나를 내려주고 서둘러 검은 문으로 다가갔다. 검은 문에서 몬스터가 나오기 전에 제거해야 했다.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는다.


"생티피케이션!!!"


엄청난 양의 마나가 방출되며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감았던 눈을 떠보니 환한 빛이 거대한 검은 문을 비추었지만 그곳에는 어떠한 빛으로도 덮을 수 없는 시커먼 어둠이 자라나고 있었다.


"백마법이 통하지 않았어요"


코나 사제의 말처럼 고대의 검은 문은 백마법으로 제거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카디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손으로 검은 문의 마나를 흡수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가장 어두운 자여! 죽음을 바치겠습니다. 크하하하"


주교는 옆에 있던 수도승과 병사들을 손톱으로 찢었다. 맹수 같은 그의 몸놀림에 병사들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죽어나갔다.


"주교님! 무슨 짓입니까!"


코나의 말에 주교는 피가 묻은 자신의 손톱을 혀로 핥았다.


"당신도 그의 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가 미친 듯이 웃으며 코나 사제에게 달려들었다. 코나는 방금 전에 검은 문을 제거하느라 마나가 없는 상태, 나는 그녀 앞을 막아섰다.


"홀리 쉴드!!!"


- 촤악!!


주교의 손톱이 홀리 쉴드를 긁었다.


"코나 사제님 도망치세요!!"


주교는 홀리 쉴드를 찢어버릴 기세로 팔을 마구 휘둘렀다. 그의 난폭한 공격에 홀리 쉴드에 금이 갔다.


- 슉!!


순간 주교의 이마에서 화살촉이 튀어나왔다. 정확하게 이마를 관통당한 그는 머리에서 붉은 피를 주룩 흘리더니, 송곳니를 보이며 기괴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불씨가 꺼지듯 스르륵 쓰러졌다.


"진?"


건너편을 보니 허쉬를 필두로 미드나이트 전원이 오고 있었다.


"어서 검은 문을 닫아!!"


허쉬가 다급하게 소리쳤고, 나는 검은 문으로 다가갔다. 시커먼 검은 문에 가니,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와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검은 문으로 손을 가져가려는데 검은 문에서 붉은 비늘로 뒤덮인 주둥이가 튀어나왔다. 그 벌어진 틈으로 뭐든 찢을 거 같은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났고, 그 이빨은 타오르는 열기에 아른아른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후와아아아아!!!!


그것이 내뿜은 붉은 화염이 하늘까지 닿는다.


"운디네의 장막!!!"


나는 엄청난 열기를 막아내며 뒤로 물러섰다. 이윽고 검은 문에서 그것의 두터운 몸통이 튀어나오더니 널따란 날개를 쫙 펼쳤다. 그것이 날개를 펼치자 불꽃이 사방에 튀었고, 그 불꽃은 레드 타운 이곳저곳에 퍼지며 불을 붙였다.


"불이야!!!"


갑작스러운 화재에 사람들이 놀랐고, 그것은 하늘 높이 날아올라 레드 타운을 내려다봤다. 레드 드래곤, 최상위급 몬스터. 하늘에 떠있는 레드 드래곤은 붉은 악몽 그 자체였다. 느닷없는 레드 드래곤의 출현에 사람들은 혼비백산하며 도망쳤다. 문득 하루나가 이야기해준 환영이 떠올랐다. 붉게 물든 레드 타운과 죽어가는 사람들.


"꺄아아악!!!!"

"저게 뭐야!!!"

"도망쳐!!!!"


가면무도회로 들떠 있던 축제의 장은 순식간에 공포의 장이 되어버렸다. 우선 눈앞에 있는 검은 문부터 닫아야 했다.


"제가 검은 문을 닫는 동안 시간을 벌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시간이 필요한 거야? 백마법을 쓰면 금방 끝나잖아?"


허쉬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고대의 검은 문에는 백마법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흡수해야 합니다."

"알았어. 어떻게든 해볼게."


허쉬는 고개를 끄덕였다. 백마법이 통하지 않는 지금, 검은 문을 닫을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었다. 검은 문으로 양손을 가져가자 찌릿한 느낌과 함께 검은 마나가 손으로 들어온다.


"하루나, 우선 녀석의 움직임을 봉인한다."

"알겠습니다. 대장"

"매직 체인!!!"

"매직 체인!!"


레드 드래곤 옆으로 날아오른 허쉬와 하루나가 레드 드래곤을 향해 마법 사슬을 날렸다. 마법의 사슬은 레드 드래곤의 몸통을 칭칭 감았다.


"오래 동안 묶지는 못해!"

"빨리 끝내겠습니다."


나는 검은 문을 흡수하는데 집중했다. 그때 검은 문 근처로 한 무리의 기사들이 다가왔다. 갑옷을 보니 적룡 기사단의 기사들이었다.


"검은 문에 무슨 짓을 한 것이냐?!!"


그들은 나를 위협하듯 무기를 뽑아 들었다.


"이 녀석이 검은 문에서 레드 드래곤을 불러낸 거 아닐까요?"


그들은 내가 레드 드래곤을 불러낸 원흉이라고 오해하는 거 같았다.


"뭔가 오해하시는 거 같습니다!"

"죽여주마!!"


기사가 내게 검을 내려치려는 찰나 코나 사제가 그들을 막아섰다.


"서약 교단의 코나 사제입니다. 지금 이 분은 검은 문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물러나 주십시오"


기사들은 멀뚱히 코나를 바라봤다.


"감히 구원자 코나 사제님을 사칭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기사들은 코나 사제를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역정을 냈다. 아무래도 코나가 토끼 가면을 쓰고 있어서 못 알아본 듯 했다.


"코나님! 가면!! 가면을 벗어요!!"

"아! 맞다!!"


내 말을 들은 코나는 황급히 가면을 벗었다. 그녀의 얼굴을 알아본 기사들은 내려치던 칼날을 멈추었다.


"진짜 코나 사제님이셨군요.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기사들은 검을 거두었다.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레드 드래곤이 공격하기 전에 어서 마을 사람들을 대피시켜주세요!!"

"알겠습니다. 근데 이 분은 누구십니까?"


기사들은 검은 문 앞에 서있는 나를 가리켰다.


"진짜 구원자이십니다."

"진짜 구원자?"


코나 사제의 대답에 기사들은 나를 멀뚱히 바라봤다. 순간 허쉬의 목소리가 들렸다.


"위험해!!"


하늘을 바라보니 마법 사슬에서 풀려난 레드 드래곤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있었다. 위험한 상황, 그것은 곧 작열하는 파이어 브레스를 레드 타운을 향해 내뿜었다. 파이어 브레스는 레드 타운 전역을 붉게 물들이며 남김없이 태우기 시작했다.


-화르르!!


"아이스 월!!!"


허쉬가 위에서 두꺼운 얼음 장벽을 만들어 나를 향해 날아오는 화염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파이어 브레스로 레드 타운의 거리는 불바다가 되었다. 불길은 빠르게 번졌고, 거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화마를 피하지 못해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하루나의 예언대로 였다. 붉게 물든 레드 타운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세상에..."


코나 사제는 눈앞에 펼쳐진 잔혹한 광경에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스 스피어!!!"


허쉬가 아이스 스피어를 날렸지만 레드 드래곤을 향하던 얼음 창은 그것의 외피에 닿기도 전에 전부 녹아버렸다.


"젠장!!"


레드 드래곤은 허쉬와 하루나를 향해 날갯짓을 했다. 날갯짓을 할 때마다 불덩어리가 날아왔다.


"멀티플 아이스 애로우!!"


올리가 건물 위에 있던 올라가 얼음 화살을 날렸다. 얼음 화살은 사람들을 향해 날아가던 불덩어리를 모조리 상쇄시켰다.


"큰일이야!!! 레드 드래곤이 공연장 쪽을 바라보고 있어!!"


허쉬가 크게 소리쳤다.


"사람들이 아직 공연장에 있어요!"


올리의 말대로 공연장에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대피하지 못한 상태였다. 레드 드래곤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내가 시선을 끌어볼게!!!"

"아이스 캐논!!!"


거대한 얼음구가 날개를 스치자 레드 드래곤이 휘청했다. 화가 난 레드 드래곤은 허쉬를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마나 배리어!!"


-퍽!!


다가오는 레드 드래곤을 피하려다 날개에 부딪힌 허쉬는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대장!!"


모리아스는 펄쩍 뛰며 허쉬를 받아냈다.


"허쉬 대장까지 당하다니!!"


레드 드래곤은 다시금 파이어 브레스를 쓰기 위해 숨을 들이마셨다. 공연장에서 미처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이 전부 화염에 휩싸일 위기였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하루나에게 내가 막아낼 수 있다고 큰소리쳐놓고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더 큰 피해를 입기 전에 검은 문을 빠르게 없애야 했다. 나는 검은 문으로 더욱 깊숙이 손을 넣었다. 팔뚝 그리고 어깨까지 더 깊이. 이윽고 머리까지 검은 문으로 들어갔다.


-지지직


"에닌님!!!"


나를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마치 물에 잠기듯 나는 검은 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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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75화 개혁 (1부 완결) 22.07.24 43 0 8쪽
74 74화 레드 타운 4 22.07.23 48 0 13쪽
» 73화 레드 타운 3 22.07.22 48 0 11쪽
72 72화 레드 타운 2 22.07.21 46 0 12쪽
71 71화 레드 타운 22.07.20 49 0 12쪽
70 70화 가면의 용사 2 22.07.19 41 1 12쪽
69 69화 가면의 용사 22.07.18 50 0 12쪽
68 68화 신의 그림자 22.07.17 57 2 12쪽
67 67화 골렘 청소 22.07.16 43 1 12쪽
66 66화 미드나이트 22.07.15 50 1 13쪽
65 65화 로제리아 2 22.07.14 47 1 13쪽
64 64화 로제리아 22.07.13 57 1 12쪽
63 63화 서약 교단 3 +1 22.07.12 65 1 12쪽
62 62화 서약 교단 2 22.07.11 58 1 13쪽
61 61화 서약 교단 22.07.10 50 2 13쪽
60 60화 구원자 4 22.07.09 45 1 12쪽
59 59화 구원자 3 22.07.08 46 1 13쪽
58 58화 구원자 2 22.07.07 73 0 13쪽
57 57화 구원자 22.07.06 62 0 11쪽
56 56화 로무 숲 5 +1 22.07.05 64 2 12쪽
55 55화 로무 숲 4 22.07.04 58 1 11쪽
54 54화 로무 숲 3 22.07.03 74 0 11쪽
53 53화 로무 숲 2 22.07.02 59 1 12쪽
52 52화 로무 숲 22.07.01 71 1 12쪽
51 51화 검은 로브의 마법사 2 +1 22.06.30 78 2 14쪽
50 50화 검은 로브의 마법사 22.06.29 71 2 12쪽
49 49화 검은 문 2 22.06.28 69 1 12쪽
48 48화 검은 문 22.06.27 74 0 13쪽
47 47화 암시장 22.06.26 75 1 13쪽
46 46화 해산 22.06.25 84 2 14쪽
45 45화 검은 이빨 5 22.06.24 75 1 15쪽
44 44화 검은 이빨 4 +1 22.06.23 87 2 12쪽
43 43화 검은 이빨 3 22.06.22 84 1 12쪽
42 42화 검은 이빨 2 22.06.21 82 2 13쪽
41 41화 검은 이빨 22.06.20 79 1 12쪽
40 40화 단원 모집 22.06.19 86 1 13쪽
39 39화 바다의 지배자 22.06.18 97 2 12쪽
38 38화 무법자들의 섬 +2 22.06.17 87 2 12쪽
37 37화 도마뱀 웨이터 +1 22.06.16 92 1 12쪽
36 36화 왕궁 직속 마법사 3 22.06.15 96 0 12쪽
35 35화 왕궁 직속 마법사 2 22.06.14 100 1 13쪽
34 34화 왕궁 직속 마법사 22.06.13 107 2 13쪽
33 33화 웨더호 2 22.06.12 94 0 12쪽
32 32화 웨더호 22.06.11 107 1 13쪽
31 31화 전장의 영웅 2 22.06.10 113 2 12쪽
30 30화 전장의 영웅 22.06.09 105 2 13쪽
29 29화 암막을 걷는 자 22.06.08 106 0 12쪽
28 28화 오크 토벌 3 22.06.07 119 1 13쪽
27 27화 오크 토벌 2 22.06.06 10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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