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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본 님의 서재입니다.

남친 둘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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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본
작품등록일 :
2022.08.27 13:32
최근연재일 :
2022.12.19 09:07
연재수 :
1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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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586,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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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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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1> 없어졌다고요?

DUMMY

한정아는 적절치 못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송반지는 한정아를 힐끔 쳐다봤다.


불안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이나 마찬가지였다. 괜히, 안 좋은 쪽으로 박혁주의 마음을 끌고 가고 있었다.


“뭐, 어떻기는요. 그냥 그저 그렇지요 뭐. 여행 온 기분인데요. 허허허.”


박혁주는 박동주와 송반지를 돌아보며 가볍게 말했다. 그러나 송반지는 박혁주의 눈에 어린 어떤 두려움 같은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비밀의 공간으로 들어가야 하는 두려움이었다. 트라우마가 곁들인 두려움.


박동주는 한정아와 같이 움직여야 했음으로 박혁주는 송반지와 따로 이야기하거나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호텔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오전 일찍, 브리즈번 주청사로 갔다. 교통과장이 직접 박혁주 일행을 맞았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쪽에서도 그 사고에 대해 석연치 않은 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마침 중앙 교통국에서 조사에 협조해주라는 공문이 내려와서 이번에 미심쩍은 부분을 풀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허허허.”


교통과장은 시원스럽게 말문을 텄다. 교통과장은 전화로 누군가를 호출했다. 잠시 후 40대 초반의 다부진 체격의 대머리 사내가 들어왔다.


“우리 조사팀 팀장 해리슨입니다. 해리슨이 여러분들을 케언즈로 안내해서 케언즈 교통과에서 인원을 지원받아 조사에 착수 할 것입니다. 만약 지원이 필요하면 더 인원을 보강할 것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해리슨 팀장입니다.


해리슨이 박혁주에게 악수를 청해왔다.


“해리슨 팀장은 다년간의 교통사고 특히 비행기 사고의 조사에 참여했던 베테랑 조사관입니다.”


교통과장이 설명을 덧붙였다.



***



간단한 브리핑을 마치고 박혁주 일행은 해리슨 팀장, 데이비드 박과 함께 케언즈행 비행기에 올랐다.


케언즈에 도착해 데이비드 박이 예약한 호텔에 여장을 풀고 곧바로 시청으로 달려갔다.


케언즈 시청 교통과에서는 해리슨 팀장 밑으로 두 명의 직원을 배속해줬다. 교통과 사무실에서 조사 진행을 어떻게 할 것인지 회의를 시작했다.


“비행기 사고에 관한 기록을 검토했습니다. 두 방향으로 조사를 진행할까 합니다. 하나는 비행기 렌트 회사의 직원들에 대한 조사이고 다른 하나는 비행기 잔해에 대한 면밀한 분석입니다.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리슨 팀장이 먼저 운을 떼었다. 모두 다른 이의를 달지 않았다. 적절한 조사 방향이었다.


“일행 전체가 한꺼번에 다닐게 아니라 팀을 나눠서 진행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렌트 회사 조사팀과 비행기 잔해 조사팀으로 나누자는 말씀이신가요?”


한정아가 물었다. 해리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정아가 어떻게 할 것인지 박혁주를 돌아봤다.


“각자 어느 팀에 합류할 것인지 말씀을 해보세요?”


“부회장님은 어느 쪽으로?”


송반지가 물었다.


“내가 아무래도 비행기 렌트 회사에 갔었고, 그 직원들을 만났으니까 회사 쪽으로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해리슨이 동감을 표시했다. 박혁주와 송반지, 해리슨, 조사관 한 명은 렌트 회사로 정해졌고, 박동주와 한정아, 데이비드 박과 다른 조사관은 비행기 잔해가 있는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부회장님, 렌트 회사 직원들을 만난다면 기억할 수 있겠어요?”


“기억할 수 있을 거야. 1년 밖에 안 되었는데, 기억 못하면 그게 이상한 거지.”


송반지의 질문에 박혁주는 매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만약에 처음에 비행기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 회사 관계자들이 몰랐을 리 없을 것입니다. 물론 작년 최초 조사에서는 회사 직원들이 비행기를 충분히 정비했다고 조사가 되어 있지만요.”


해리슨이 초기 조사와 관련된 내용을 이야기했다. 케언즈 시 조사관의 안내로 박혁주 일행은 비행기 렌트 회사에 도착했다.


박혁주의 얼굴은 긴장되어 있었다. 비행기를 렌트해서 탑승할 때를 기억하는 모양이었다.


미리 연락이 되었는지 회사 사장이 마중을 나왔다. 사장은 박혁주 일행을 사장실로 안내했다.


“먼저, 그 사고 비행기의 렌트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을 만나고 싶은데요.”


해리슨이 말하자 사장은 곧바로 전화로 누군가를 호출했다. 그러나 5분이 지나도 사장이 호출한 직원은 오지 않았다. 사장은 다시 전화를 걸었다.


“뭐라고? 맥켄지가 외출했다고? 외출한 거야, 아니면 출근을 안 한 거야?”


사장의 목소리가 격해졌다.


“잘 모르겠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얼른 연락해봐!”


사장이 혀를 차면서 전화를 끊었다.


“이거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렌트 계약을 담당했던 직원이 맥켄지인데, 지금 부재중인 모양입니다. 확인해서 바로 오도록 조치하겠습니다. 허허허.”


사장은 몹시 난처한지 얼굴이 벌게져서 헛웃음을 웃어댔다. 그러나 조사에 협조적이었다.


박혁주 일행은 어쩔 수 없이 사장실에서 맥켄지가 올 때까지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해리슨과 시 조사관도 얼굴빛이 좋지 않았다.


사장도 같이 앉아 있기가 곤혹스러운지 10여 분이 지나자 나가서 찾아보겠다고 말한 후 급히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10여 분이 지나고, 20여 분이 지나도 아무도 사장실에 오지 않았다.


“이거 뭔가 좀 이상한데요.”

해리슨이 도저히 못 참겠는지 사람들을 둘러보며 한 마디 했다.


“제가 밖으로 나가보겠습니다.”


시 조사관이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사장과 시 조사관이 함께 들어왔다.


“이거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출근을 했는데, 아무 말도 없이 외출을 해버린 모양입니다. 지금 계속 직원들이 연락을 하고 있는데, 연락이 닿질 않는 군요. 이거 참······.”


사장이 난감한지 똥 마른 강아지 폼으로 송구한 표정을 짓고는 힐끔힐끔 해리슨과 시 조사관 눈치를 보며 변명했다.


“그 비행기 정비 담당은 누구지요? 그 정비 담당 직원을 만나 볼 수 있겠습니까?”


해리슨이 방향을 틀었다. 계약 담당 직원은 다음에라도 만날 수 있었다. 왔으니 정비 담당이라도 만나보려는 것이다. 박혁주는 해리슨을 의문을 가진 눈으로 쳐다봤다.


한국에 있을 때 한정아의 이야기로는, 교통국에서 조사했을 당시 그 정비 담당 직원은 출근을 하지 않았다고 했지 않는가. 그 직원이 지금은 다시 출근을 한 것인가?


“나도 속상해 죽겠습니다. 그 녀석이 제프리라는 놈인데, 요즘 너무 불성실해요. 며칠 간 나오지 않다가 잘 설득을 해서 어제부터 다시 나오기 시작했는데, 오늘은 또 말도 없이 결근을 했지 뭡니까.”


화롯불을 뒤집어 쓴 표정으로 해리슨은 힐끔힐끔 눈치를 보며 송구스런 얼굴을 했다.


“평소 맥켄지나 제프리의 근무 성적은 어떠했습니까?”


해리슨이 수첩을 꺼내며 물었다.


“비교적 근무를 잘 했던 직원입니다. 근무 성적도 괜찮았고요. 맥켄지는 우리 회사에서 5년 째 근무하는 친구이고, 제프리도 4년 째 일하는 직원입니다. 모두 성실하게 일을 했어요. 다만 제프리는 지지난 주부터인가 좀 불성실하긴 했지만요. 하여튼, 요즘 들어서 말썽을 좀 부려서 그렇지, 근무를 잘 했던 직원입니다. 해해해.”


교통과 직원들에게 조금이라도 꼬투리를 잡히면 골치 아플 것이다. 사장은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박혁주나 송반지는 긴장된 표정으로 사장을 관찰했다. 사장이 연기를 하고 있을지 모르니까.


“이 사람들의 연락처와 집 주소지, 친구들의 연락처를 알 수 있을까요?”


사장은 관리팀장과 다른 직원들을 불러서 맥켄지와 제프리의 연락처와 주거지 주소, 지인들의 연락처를 물었다. 해리슨은 알아낸 정보를 꼼꼼히 수첩에 적었다.


“오늘 어떠한 일 있더라도 소재를 파악해서 내일은 꼭 출근시키도록 하겠습니다. 허허허.”


사장이 너무 적극적으로 나오는 바람에 오히려 박혁주 일행은 사장실에 앉아 있는 게 미안해져 버릴 정도였다.


해리슨과 시 조사관도 박혁주와 송반지의 눈치를 봤다. 이쯤해서 일단 철수했다가 내일 다시 오는 게 어떻겠냐는 표정들이다. 박혁주는 굳은 표정을 풀었다.


박혁주 일행은 일단 렌트 회사를 나왔다.



***



해리슨은 렌트 회사를 나오면서 비행기 잔해가 있는 고물상으로 간 조사관에게 전화를 넣었다.


“뭐라고요?”


해리슨의 음성이 급히 상승했고, 표정이 얼어붙었다. 일행도 모두 굳은 표정으로 해리슨을 봤다.


“비행기 잔해가 없어져버렸다고요?”


비행기 잔해가 없어졌다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행기 잔해는 존속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정아가 데이비드 박으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그렇다고 하지 않았던가.


“무슨 말입니까? 비행기 잔해가 없어졌다니요?”


송반지도 놀란 표정으로 해리슨을 쳐다봤다. 통화를 마친 해리슨은 수습이 안 되는지 잠시 두리번거리며 복잡한 머리를 가다듬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2주 전에 확인을 했었습니다. 물론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그 사고 비행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가보니까 그 비행기 잔해가 없어졌다는 군요.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어떻게 없어졌다고 합니까?”


“재활용 회사 담당자도 모른다고 합니다.”


“아니, 누군가 훔쳐가거나 아니면 그 회사 사람들이 처분을 했거나 그랬지 않았겠습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이거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조사 시작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현재 증인도 증거도 모두 확보하지 못했다.


다시, 비행기 잔해를 찾으러 갔던 박동주 일행과 박혁주 일행은 호텔에서 만났다.


렌트회사 직원들이 부재중이라는 것과 비행기 잔해가 없어져버린 상황에 대해 서로 토론하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했다.


해리슨은 시 조사관들을 떨어져 있게 한 뒤, 박혁주 일행과만 잠시 시간을 가졌다.


“아무래도 작년에 사고 조사에 참여했던 조사관들을 하나하나 면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사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해리슨은 침울한 음성으로 운을 떼었다.


“그렇다면 초기 조사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단 말인가요?”


한정아가 눈을 번쩍 키우며 물었다.


“우리가 지금 재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누군가 흘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가 흘리겠습니까. 케언즈 시 담당자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당시 조사를 맡았던 조사관의 현황과 조사과정을 검토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해리슨, 혼자 진행하려면 벅차지 않을까요?”


사건의 재조사와 초기 조사과정을 점검하는 두 갈래의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해리슨 혼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단 제가 확인만 해보고, 브리즈번 교통국이 아닌 캔버라 교통국에 보고를 해서 중앙 교통국에서 직접 감사관을 파견해서 케인즈 시의 교통과를 확인 감사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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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6> 붉은 피가 솟아났다. 22.12.10 27 0 11쪽
105 <105> 백화점 같아요. 22.12.09 27 0 11쪽
104 <104> 찻찻 차! 22.12.08 3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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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 부회장님, 미안해요. 22.12.06 3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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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97> 알퐁수 도데의 별. 22.12.01 3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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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 없어졌다고요? 22.11.25 3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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