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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주먹만 믿은 주도산 마력 재충전 시급

산토스-케인(블랙).jpg


'묶인 발, 무딘 펀치...업그레이드 해법 찾아라‘

헤비급 세계 최강으로 꼽히던 '피콜로 대마왕'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27·브라질)가 무너졌다.

지난해 12월 30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서 열린 'UFC 155' 메인이벤트에서 전 챔피언 '모아이 석상' 케인 벨라스케즈(30·미국)에 판정패 당하고 타이틀을 빼앗겼다. 점수차(50:45/50:43/50:44)에서도 드러나듯, 산토스는 5라운드 내내 벨라스케즈에 밀렸다.

이날 케인이 들고 나온 전략은 '무한 압박'. 신중하게 거리싸움을 펼쳤던 1차전과 달리 이번에는 과감하게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스텝 죽이기’에 산토스 속수무책

산토스는 날렵한 스텝을 바탕으로 한 거리 싸움에 매우 능하다. 웬만한 레슬러들은 태클 타이밍조차 잡기 어렵다. 운 좋게 클린치 상황이 됐다 해도 힘으로 뜯어버리기 일쑤다. 넘어졌다 해도 용수철 같은 탄력으로 벌떡 일어나는 장면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한다.

맷집도 끈끈해 잔펀치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빠른 핸드 스피드를 바탕으로 카운터가 위협적이다. 테이크다운을 주무기로 하는 그래플러들에게는 가장 까다로운 스타일의 타격가다.

산토스 최대 강점은 주먹이 아닌 발이다. 그가 옥타곤에 최적화된 헤비급 최고 복서로 불린 배경에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스텝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펀치만 놓고 따진다면 파괴력은 쉐인 카윈이 더 강하다. 정확도와 기술 역시 다른 타격가들 보다 월등하다고 보긴 어렵다.

벨라스케즈는 산토스의 ‘스텝 죽이기’에 집중했다. 시작과 동시에 펀치를 휘두르며 끊임없이 테이크다운을 시도, 산토스의 리듬은 깨지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전진하며 파고든 벨라스케즈의 패턴은 5라운드 내내 계속됐다. 물론 벨라스케즈가 단순히 '묻지마 태클'만 거듭했다면 산토스에게 카운터펀치를 얻어맞을 위험이 컸다.

케인 펀치시리즈.jpg


하지만 벨라스케즈는 근거리에서의 펀치공방에 매우 능한 인파이터다. 산토스만큼은 아니라도 펀치나 킥이 워낙 뛰어나 웬만한 타격가와도 스탠딩 싸움이 가능하다. 쉴 새 없이 몸을 흔들며 펀치를 휘둘러대고 약간의 틈만 있어도 달라붙는 벨라스케즈 스타일에 산토스는 거리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원거리에서부터 태클로 밀고 들어오면 여유가 생겼을지 모르지만 벨라스케즈는 몸이 완전히 밀착된 순간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여느 때처럼 사각으로 빠져나가 펀치를 가할 타이밍을 잡을 수 없었다.

1라운드 초중반까지만 해도 산토스는 본래 패턴대로 스텝을 밟았다. 하지만 거듭된 압박에 결국 벨라스케즈 펀치를 얻어맞고 다운됐다. 이후 데미지가 축적된 듯, 현저하게 몸이 무거워졌다.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면서도 5라운드까지 버틴 것이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다.

상당수 팬들은 산토스와 벨라스케즈의 진검승부는 이제부터라는 의견도 내고 있다. 벨라스케즈가 이번엔 완승했지만 전적으로는 1승1패 호각세다. 두 번의 승부에서 한 번씩 필승패턴으로 승리를 따낸 상황이라 3차전은 더 큰 기대를 모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둘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산토스는 "벨라스케즈의 펀치는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았다.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벨라스케즈 역시 ”어려운 경기였지만 동료들의 응원 덕에 힘을 내서 싸웠다. 더 기량을 갈고 닦아 돌아올 산토스와의 대결을 대비할 것“이라며 벌써부터 3차전에 불을 지폈다.

산토스가 챔피언 타이틀 재탈환에 성공하려면 공격옵션의 다변화가 절실하다. 현재의 복서 스타일만으로도 웬만한 상대들을 격파하는 것은 문제없지만, 필생의 라이벌 벨라스케즈가 버틴 꼭대기에 오르려면 얘기는 달라진다.

2차전에서 드러났듯, 산토스는 벨라스케즈 근거리 인파이팅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산토스는 벨라스케즈의 펀치와 테이크다운을 동시에 경계해야했지만, 벨라스케즈는 산토스 펀치 하나만 조심했다. 산토스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강력한 니킥 정도의 옵션이 있었다면 벨라스케즈가 태클을 시도하는 것은 조금 더 어려웠을지 모른다. 거기에 미들급 스트라이커 마이클 비스핑이 ‘레슬러’ 차엘 소넨을 상대로 클린치에서 선전했던 내용도 참고할 만하다. 과연 산토스가 거함 벨라스케즈 격파를 위해 다양한 무기를 장착하고 더 강해져서 돌아올 수 있을까. 3차전을 기다리는 팬들은 벌써부터 설렌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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