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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김동현 '매미권'이 낳은 '매미웨더' '매짓수'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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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187]과거 김동현의 ‘매미권’에는 다소 비아냥거림도 깔려있었지만 이날의 ‘매미권’만큼은 전략의 하나인 ‘신의 한 수’로서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 게티이미지

‘매짓수 부활? 매미웨더??’

UFC 웰터급 김동현(33)이 이른바 ‘매미권’을 발동해 승리를 차지했다.

김동현은 24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서 열린 ‘UFC 187 Johnson vs. Cormier’에서 조쉬 버크만(35·미국)을 맞이해 3라운드 2분 13초 암트라이앵글초크로 서브미션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 8월 타이론 우들리(33·미국)에게 1라운드 1분 1초 만에 TKO패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따낸 값진 1승이다.

충격패 이후 치르는 재기전이라는 점에서 이번 매치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스탠딩-그라운드에서 모두 수준급 기량을 보유한 버크만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UFC에서 보여준 모습은 압박형 그래플러에 가까웠지만 에릭 실바(31·브라질)전을 기점으로 화끈한 타격에도 눈을 뜬 만큼 예상은 쉽지 않았다.

중요한 길목에서 난적과 만난 김동현의 선택은 이른바 ‘매짓수’였다. 김동현은 상대에게 달라붙으면 절대 안 떨어진다고 해서 국내 팬들 사이에서 ‘매미’라는 별명을 얻었다. ‘매짓수’는 여기에 주짓수가 더해져 탄생한 신조어라 할 수 있다.

버크만은 김동현이 화끈함을 추구할 상대가 아니었다. 우들리전 패배로 1승이 중요하기도 했고, 워낙 맷집과 화력이 뛰어나 어설프게 스탠딩 맞불을 놓다가는 위험에 빠질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동현은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2-3라운드 초반 맹공으로 나온 버크만 앞에서 아찔한 순간에 놓이기도 했다.

김동현은 예전보다 더욱 끈끈해진 ‘매짓수’를 선보였다. 테이크다운 후 차근차근 그라운드 압박을 거듭했던 과거에 비해 이날은 노골적으로 달라붙으며(?) 버크만을 괴롭혔다. 완벽하게 포지션을 장악하지 않아도 상대보다 유리한 자세만 잡으면 바로 ‘족쇄’를 걸었다.

김동현은 1라운드에서 무리한 테이크다운을 시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클린치싸움을 벌이다가 등 뒤를 점령했고, 업히듯 올라타는 자세로 버크만을 곤혹스럽게 했다. 과거 맷 브라운(34·미국)과의 1라운드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김동현에게 뒤를 빼앗긴 버크만 입장에서는 쉽사리 대응하기 어려웠다.

포지션에 연연하지 않는 김동현의 전략은 2라운드에서도 계속됐다. 버크만의 왼팔을 양 다리로 묶고 그 상태에서 압박을 거듭했다. 별다른 충격은 주지 못했지만 이어진 파운딩 연타는 판정단에게 유리한 흐름으로 경기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을 어필했다.

2라운드 공이 울린 후 버크만의 얼굴은 짜증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데미지는 많지 않았지만 자신의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아 곤혹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결국, 버크만이 3라운드에 선택한 대응법은 2라운드 초반과 같은 맹렬한 초반러시였다. 양 훅을 거칠게 휘두른 것은 물론 니킥까지 구사하며 김동현을 휘청거리게 했다.

거기까지였다. 맹공을 퍼붓는 버크만의 기세에 주춤하던 김동현은 이내 침착하게 전열을 가다듬고 테이크다운 이후 포지션 장악에 성공한 뒤 암트라이앵글 초크로 끝냈다. UFC 첫 서브미션 승을 거두는 순간이다.

김동현은 이제껏 ‘매짓수’가 제대로 통한 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끈적끈적하게 떨어지지 않고 달라붙어 경기 흐름을 통째로 흔드는 패턴에 걸려들면 상대는 리듬을 잃고 평소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러한 김동현이 필승 스타일에 대해 팬들은 ‘매미웨더’라는 재미있는 별명을 붙여줬다. 국내를 대표하는 파이터답게 김동현은 ‘스턴건’이라는 닉네임 외에 여러 비공식 애칭이 있다. ‘매미’로 시작해 ‘매턴건’, ‘매짓수’, ‘매미킴’ 등 경기스타일은 물론 우연한 에피소드로 인해 만들어진 것까지 다양하다.

‘매미웨더’는 매미라는 기존의 애칭에 무패의 프로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의 이름이 붙어 생긴 별명이다. 지나치게 지루한 파이팅 스타일로 인해 국내에서 메이웨더에 대한 이미지가 썩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한 것을 떠나 패하지 않고 꾸준하게 승수를 쌓아가라는 애정이 담겨있다.

과거 김동현의 ‘매미권’에는 다소 비아냥거림도 깔려있었지만 이날의 ‘매미권’만큼은 전략의 하나인 ‘신의 한 수’로서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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