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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KIA 유동훈·김상훈, 호랑이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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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2009년 KIA 타이거즈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 유동훈과 김상훈이 은퇴식을 치르고 호랑이 역사에 그 이름을 새긴다.

KIA 구단은 오는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있을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팀 내 전설인 유동훈과 김상훈의 은퇴식을 연다고 발표했다. 은퇴식은 그들의 선수 시절 활약을 추억하는 뜻을 담아 '아디오스 KIA 타이거즈 V10 듀오(Adios KIA TIGERS V10 duo)'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KIA 선수들 역시 이날 만큼은 김상훈과 유동훈의 선수 시절 등 번호인 22번, 39번으로 만든 은퇴 기념 패치를 유니폼에 부착하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선수 시절 막판에 기량이 급격히 떨어지며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유동훈과 김상훈이 KIA에 끼친 영향은 상당하다. 유동훈은 셋업맨과 클로저로 뒷문을 책임졌으며 김상훈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안방을 지켜줬다. 특히 2009년 10번째 한국 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는 공로 두고두고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잠수함 투수 유동훈은 자타 공인 '싱커(Sinker)'의 달인이었다. 싱커는 좌우 변화가 거의 없이 빠르게 날아 오다가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급하게 떨어지는 구종이다. 때문에 타자들 눈에는 때리기 만만한 직구처럼 보이지만, 정작 배트 밑 부분에 맞아 땅볼이 나오기 일쑤다.

특히 싱커는 언더스로와 사이드암 투수들에게 효과적인 무기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공이 낮게 들어오는 가운데 변화가 일어나 타자 입장에서는 공의 전체를 보고 타격하기가 매우 어렵다.

유동훈은 직구가 130km대 밖에 되지 않음에도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싱커를 비기로 만들며 KIA의 핵심 불펜 자원으로 활약했다. 1999년 2차 4순위로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유동훈은 한동안 그저 그런 유망주에 그쳤다가 2004년부터 제대로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120.2이닝 동안 평균 자책점 2.98의 맹활약을 펼쳤다.

7승 5세이브 7홀드에서도 알 수 있듯, 팀이 위기에 빠지면 시도 때도 없이 나와 그야말로 무지막지하게 던져댔다. 당시 KIA 불펜에 믿을 만한 투수가 없어 중간에서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이른바 병역 파동에 휩싸이며 유동훈은 막 떠오르려던 시점에서 고꾸라진다. 안타깝기는 했지만, 그의 잘못인지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정의 여지가 없다.

돌아온 유동훈은 한동안 감을 잡지 못하다가 KIA의 2009년 우승 시즌 그야말로 맹활약을 펼친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예전처럼 아무 때나 출격해 고무팔처럼 던져댈 수는 없었지만 더욱 노련하고 완숙한 피칭을 통해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한다. 당시 KIA는 선발진은 강하지만 불펜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가 마무리를 맡아준 가운데 또 다른 투수 손영민이 맹활약하며 기적의 우승을 이룰 수 있었다.

유동훈의 '몬스터 시즌'이 딱 KIA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적어도 단일 시즌의 포스만 놓고 따지면 유동훈은 선동열, 오승환, 정대현 등 어떤 역대급 특급 마무리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통산 성적 역시 11시즌 동안 465경기에 등판해 36승, 59세이브, 39홀드, 평균 자책점 3.92로 매우 준수하다. 부진했을 때의 모습 때문에 저평가됐을 뿐 유동훈은 타이거즈 역사에서 손꼽히는 불펜 자원이었다.

호랑이 군단의 안방 마님 계보를 잇는 김상훈은 주장 완장을 차던 시절 '짱어 주장'으로 통했다. 언젠가 장어를 잘못 먹고 복통을 일으켜 '폭풍 설사(?)'를 했기 때문. 다행히 당시 성적이 좋았던지라 팬들은 정겨운 의미에서 그에게 '짱어 주장'이라는 애칭을 자주 사용해줬다.

KIA는 해태 시절부터 역대급 포수를 가져본 적이 한번도 없다. 김무종, 최해식, 장채근, 정회열 등은 제몫을 하긴 했지만 정상급 포수는 아니었다. 프로 야구 사상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았던 박경완(전주고)은 물론 양의지(광주진흥고) 등 호남이 낳은 대형 포수들은 타이거즈와는 인연이 없었다. 대부분 포지션에서 정상급 선수를 배출한 타이거즈 역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정상급으로는 살짝 모자랐지만, 김상훈은 충분히 출중한 포수였다. 젊은 시절에는 '포도대장'으로 불릴 만큼 도루도 잘 잡아냈으며 투수 리드 역시 무난했다.

15시즌 동안 138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67홈런, 458타점, 376득점을 기록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격력은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창 때는 득점권에 유독 강해 중요한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바깥쪽 공을 밀어쳐 라인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잘 만들어냈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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