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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옥타곤의 전사' 홀리 홈, 그녀의 열정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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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리 홈은 기량적으로나, 인성적으로나 훌륭한 파이터다.
ⓒ UFC 아시아제공


UFC 여성부 밴텀급, 페더급에서 활약 중인 'The Preacher's Daughter' 홀리 홈(36·미국)은 '최강은 아니지만 최고'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파이터다. 그녀는 여성 복싱계에 엄청난 업적을 남긴 레전드 출신이다.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MMA라는 또 다른 종목에 도전했고 챔피언벨트까지 차지한 바 있다.

뼈아픈 패배를 당해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금 훈련에 몰두했으며 큰 승리 후에도 기쁨에 앞서 상대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격투가의 마음가짐과 자세라는 부분에 있어서 남녀 통틀어 가장 모범이 되는 인물 중 한명이다.

홈은 론다 로우지(31·미국), 크리스 사이보그(33·브라질)라는 세계 여성격투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핫 아이콘 둘과 모두 싸워본 선수다.

로우지는 엄청난 연승행진과 인기몰이를 통해 UFC 여성부를 현재의 위치까지 끌어올린 인물이다. '여제'라는 별명이 따라붙었을 만큼 그녀의 인지도는 매우 대단했다. 사이보그같은 경우 로우지같은 인기는 없었지만 '강함' 그 자체에 있어서는 여성의 한계를 넘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공포의 존재다.

어떤 면에서 홈 역시 여성 MMA계의 역사다. 그녀는 끝이 없을 줄 알았던 밴텀급 여자황제 로우지에게 최초로 패배를 안겨주며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하이킥으로 로우지를 실신시키자 수많은 관중이 열광했으나 그런 벅찬 순간에도 홈은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무릎을 꿇고 로우지의 상태를 살피며 인사를 건네는 것을 먼저 했다. 기쁨의 환호는 그 다음이었다.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대부분 상대를 초반에 넉아웃 시켜버리는 '페더급의 괴물' 사이보그와도 5라운드 판정 접전을 펼치며 '사이보그도 인간(?)이었다'라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비록 UFC에서 8번을 싸워 4승 4패(3연패 포함)에 그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역사의 순간에 그녀가 있었고 또한 스스로 많은 부분을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업적을 남겼다. 물론 그녀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펀치와 킥의 다채로운 콤비네이션

복싱챔피언 출신답게 홈은 옥타곤에서도 복서의 느낌을 많이 풍긴다. 가드를 바싹 올린 채 상대 주변을 빙빙 돌다가 앞손으로 견제해주고 뒷손카운터를 노린다. 스탭 역시 매우 좋은 편인지라 한시도 쉬지 않고 경쾌하게 통통 튀어다닌다. 백스탭과 사이드 스탭을 활용해 펀치를 치면서도 상대가 공격을 내기 어려운 사각으로 자연스럽게 빠지는 플레이에 능하다.

잽과 스트레이트 등 직선공격이 특기지만 승부가 필요하다 싶은 순간에는 상대의 펀치 타이밍에 맞춰 같이 훅으로 카운터를 걸어버리는 과감성도 갖추고 있다. 주로 치고 빠지는 쪽이지만 약세가 보이거나 허점이 발견되면 순간적으로 강하게 돌격모드에 들어가기도 한다.

물론 거리싸움과 아웃파이팅을 즐기는 특성상 화끈한 면이 덜해 그녀의 경기를 지루하게 평가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그녀는 하드펀처 스타일도 아닌지라 큰 펀치로 상대에게 치명적인 데미지는 잘 주지 못한다.

펀치를 즐겨 쓰며 포인트 승부를 많이 가져가는 홈이지만 그녀를 상대로 방심하다가는 큰일 난다. 한순간에 엄청난 충격을 입고 옥타곤 바닥에 쓰러질 수 있다. 다름 아닌 홈은 펀치뿐 아니라 킥에도 기술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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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리 홈은 오랜시간 격투계에서 경쟁해온 살아있는 역사중 한명이다.
ⓒ 홀리 홈 공식홈페이지


홈은 복싱만큼은 아니지만 킥복싱 부분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린 바 있다. 이를 입증하듯 다양한 킥 공격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 상대가 가까이 붙었다 싶으면 프런트킥, 옆차기 등으로 밀어내며 거리를 확보하고, 가드가 단단할 때는 미들킥을 차서 흔들어준다. 단발로 나오기도 하지만 펀치와 함께 콤비네이션 형태로 구사되는 경우도 많아 상대 입장에서 매우 까다롭다. 특별한 예비동작 없이 비슷한 폼에서 펀치와 킥이 자주 나오는지라 카운터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운 유형이다.

특히 하이킥은 그녀의 가장 강력한 필살기다. 로우지를 무너뜨린 것도, 베스 코레이아(34·브라질)와의 공방전을 마무리 지은 것도 하이킥이다. 유연한 신체로 체중을 제대로 실어 꽂히는 그녀의 하이킥에 제대로 적중되면 누구도 견딜 수 없다.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의 특성상 홈은 그라운드 공방전에 능하지 않다. 어떤 면에서 매우 약한 영역이다.

하지만 홈의 경기는 대부분 스탠딩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워낙 거리싸움을 잘하고 태클방어에도 능한지라 그라운드로 끌고 가기가 매우 어려운 타입이다. 스탭을 살려 쉴새 없이 움직이며 자신의 거리를 살리고 순간적 반응 속도도 좋은 그녀를 무리해서 그라운드로 끌고 가려다가는 외려 무수한 타격 정타를 허용하고 본전도 못 찾을 수 있다. 힘도 좋은지라 억지로 붙들고 늘어지는 정도는 완력으로 뜯어버린다.

물론 이러한 유형의 타격가는 케이지 구석으로 압박해 클린치 싸움을 하거나 그러한 가운데 기회를 봐서 넘겨뜨리면 된다. 하지만 홈은 클린치 싸움에 매우 강하다. 어지간한 레슬러 타입과 케이지 쪽에서 엉켜도 쉽게 밀리지 않을 정도다. 그런 홈인지라 때로는 본인이 전략적으로 먼저 클린치 싸움을 걸기도 한다.

물론 미샤 테이트의 그라운드 시도를 잘 막아내다가 막판 실수로 뼈아픈 역전패를 허용한 사례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아주 예외적이다. 홈을 그라운드로 끌고 간 파이터는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극히 드물다.

소리로 싸우는 여전사?

특유의 음성으로 유명한 세계적 스포츠 스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테니스의 마리아 샤라포바(31·러시아)다. 샤라포바가 라켓으로 공을 칠 때마다 내지르는 특유의 음성은 어느덧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된 상태다. 옥타곤 파이터 중에 그러한 캐릭터를 꼽아보라면 단연 홈이다. 그녀는 주먹과 발을 뻗으면서 특유의 기합을 내뱉는다.

연타가 나갈 때는 기합 역시 연속으로 내뱉어진다. 그녀와 싸우는 상대들은 홈의 펀치와 킥 외에 기합소리에도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홈은 기합을 경기에 응용하기도 하는 모습이다. 경기가 거듭되면서 홈의 타격 패턴은 어느 정도 파악된 상태다.

그러한 상황에서 홈은 종종 기합 페이크를 쓰기도 한다. 기합을 내지르면서 정작 공격은 하지 않거나 반 박자씩 늦게 치는 것 등이다. 상대로서는 충분히 혼선을 느낄 수 있다. 홈의 경기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광경이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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