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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맥그리거와 다른 할로웨이 '뼛 속까지 싸움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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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페더급 챔피언 할로웨이. ⓒ 게티이미지
UFC팬들 사이에서 “진정한 챔피언을 찾기 어렵다”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챔피언으로서 당연히 치러야할 타이틀 방어전을 도외시한 채 머니파이트 혹은 위험 부담이 덜한 매치를 찾아다니는 챔피언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정상적 행보는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로부터 시작됐다.

맥그리거는 UFC 페더급, 라이트급까지 두 체급에 걸쳐 챔피언벨트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타이틀 방어는 단 한 차례도 치르지 않았고, 자신의 상품성을 앞세워 이벤트 매치에만 열중했다. 입맛대로 경기를 고른 맥그리거는 거액을 벌어들이고 휘파람을 불었지만, 챔피언 벨트만 보고 달려온 도전자 그룹은 곪을 대로 곪았다.

본래 나쁜 것은 빨리 퍼진다. 하나둘 다른 체급 챔피언들도 이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챔피언 혹은 그에 준하는 슈퍼스타들의 슈퍼파이트나 이벤트 매치업은 팬들의 흥미를 돋울 수 있다. 그러나 타이틀 방어전 의무를 내팽개치고 엉뚱한 곳에 집중하는 것은 체급을 무질서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거센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런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상대를 가리지 않고 도전하거나 도전을 받아주는 ‘전사형 파이터’들도 있다. UFC 헤비급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를 비롯해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현 페더급 챔피언 '블레시드(Blessed)' 맥스 할로웨이(27·미국)도 포함된다.

할로웨이, 뼛속까지 싸움꾼!

할로웨이는 8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UFC 223 에서 빅매치를 예약했었다.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와 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을 치를 토니 퍼거슨(34·미국)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대체 선수가 되기로 했다.

무리한 감량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뉴욕 주 체육위원회의 출전 불허 결정으로 인해 아쉽게 무산됐지만, 망설임 없이 상위 체급 랭킹 1위와의 급작스런 매치 제의를 수용했던 패기는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경기 무산에 낙담한 할로웨이는 트위터를 통해 "싸우고 싶지만 뉴욕 주 체육위원회가 출전을 막는다. 누르마고메도프 팀과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했다.

누르마고메도프만 꺾으면 단 1경기 만에 라이트급 챔피언 타이틀 획득도 가능했다는 점에서 특혜로 비칠 수도 있지만, 자세히 안을 들여다보면 절대 아니다. 할로웨이에게는 오히려 위험한 도전이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챔피언 벨트만 없을 뿐, 사실상 라이트급 최강자다. 현대 격투기에서 체급이 주는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페더급 파이터인 할로웨이는 무조건 불리하다.

갑작스럽게 경기에 투입되느라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라이트급 강자들도 부담스러워하는 무패 괴물을 하위체급 챔피언이 대체자로 투입돼 대결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결정이었다.

UFC 팬들 역시 그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역시 그는 다르다‘며 칭찬을 쏟아냈다. 할로웨이는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하기 전부터도 상대를 가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상성, 파이팅 스타일을 따지지 않고 닥치는 대로 붙었다.

전 챔피언 조제 알도와도 두 차례 연속에서 맞붙어 확실한 우열을 가렸다. 알도를 꺾고 챔피언이 된 후 더 이상 대결을 가지지 않은 맥그리거와 뚜렷하게 대조되는 행보다.

대다수 팬들은 ’할로웨이라면 충분히 자격이 있다‘, ’용감한 싸움꾼이다‘며 그의 패기를 높이 샀다. 맥그리거, 조르주 생 피에르처럼 주판알을 튕겨 행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계산 없이 파이터답게 상대를 가리지 않고 투지를 불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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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라이트급 하빕. ⓒ 게티이미지
어떤 면에서 할로웨이는 같은 하와이 출신 천재파이터 비제이 펜(40·미국)을 닮아있다. 펜 역시 현역 시절 상대를 가리지 않고 격돌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가리지 않는 수준을 넘어 수시로 상위 체급 강자들과 혈전을 벌이는 ‘어메이징 싸움꾼’으로 악명 높았다.

라이트급에서도 큰 편이 아니었지만 한때 웰터급 최강의 사나이로 꼽히던 맷 휴즈를 완파하고 챔피언 벨트를 둘렀고, 모호하게 판정패로 물러나긴 했지만 생 피에르와의 첫 번째 대결에서 감각적인 타격으로 그의 얼굴을 피투성이로 만들어버렸다. 체중을 잔뜩 불려 타 대회에 헤비급에 참가하는 만화 같은 상황도 연출했다.

물론 할로웨이는 고무공 같은 캐릭터는 아니다. 묵묵함과 성실함이 돋보이는 모범 챔피언이다. 하지만 격투기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강함’에 대한 동경, 그리고 직접 부딪히는 용맹성만큼은 꼭 닮았다.

누르마고메도프전 취소는 할로웨이에게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할로웨이가 페더급에서 최고의 기세를 자랑한다 해도 누르마고메도프는 패기만으로 상대하기는 벅찬 상대다. 정식으로 대진을 잡고 준비를 철저히 한 상태에서 맞붙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매치가 잡혔다 취소된 것이라 향후 다시 싸울 수 있는 명분은 있다.

할로웨이로서는 아쉬움을 잠시 접고 브라이언 오르테가(27·미국) 등 체급 도전자들에게 집중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챔피언 벨트를 유지한 채 현재의 포스를 이어나간다면, 팬들의 기대치를 끌어올린 상태에서 슈퍼파이트를 벌이는 것도 가능하다. 승리 가능성, 수익 부분 등 어느 면에서도 준비 후 매치를 치르는 것이 훨씬 낫다. 그리고 ‘진정한 챔피언’ 진정한 파이터‘에 목이 마른 팬들의 뜨거운 응원도 더 받을 수 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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