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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패스 마스터' 티그, 정통 포인트 가드의 힘

프로농구 전주 KCC가 달라졌다. KCC는 21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진행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 리그 경기에서 선수 전원이 고른 활약을 보이며 서울 SK를 82-70으로 제압하고 시즌 첫 2연승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최근 약한 모습을 보인 SK를 상대로 한 승리였기 때문에 기쁨이 더 컸다.

이날 승리로 KCC(3승 1패)는 인천 전자랜드와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선 반면 SK(2승 3패)는 6위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리온 윌리엄스도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그간 문경은 농구의 알파와 오메가를 모두 담당했던 애런 헤인즈(37·199cm)의 공백이 아쉬운 모습이다.

KCC는 최근 경기 내용이 상당히 좋다는 점에서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추승균호로 사령탑이 교체된 후 신선우, 허재 감독 시절 보여줬던 전통의 조직농구가 삐걱거리는 분위기였으나 올 시즌 들어 다시금 이를 회복하고 있다. 능력 있는 외국인 코치 영입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추감독은 일부 베테랑 선수를 위주로 기용해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백업 멤버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모습으로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조직농구가 팀 내에 정착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시즌보다는 나은 결과'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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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그의 존재는 유현준같은 팀의 미래 1번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것으로 기대된다.
ⓒ 전주 KCC


패스하는 외국인선수들, 공이 돌아가고 있다
 
앞선 시즌에서 KCC는 외국인 선수 기용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특히 3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안드레 에밋(36·191cm)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안드레 에밋은 국내 리그 입성 당시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워 득점 리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팀플레이보다 개인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올 시즌 함께하는 브랜든 브라운(33·193.9cm), 마퀴스 티그(25·185.4cm)는 개인 기량도 기량이지만 무엇보다 동료들과 함께하는 농구를 펼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브라운(13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과 티그(12득점, 6어시스트)의 패스 마인드는 SK와의 경기에서도 빛났다. 기회다 싶을 때는 지체 없이 자신의 공격을 가져가면서도 자신 쪽으로 수비가 몰리면 무리하지 않고 패스를 빼줬다. 이른바 죽은 볼을 빼주는 억지 어시스트가 아닌 끊임없는 패싱 게임 속에서 나온 어시스트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해 보인다.

이정현, 송교창, 송창용 등 국내 선수들도 득점에 욕심내기보다는 보다 더 좋은 자리에 위치한 동료를 먼저 봐주는 모습이었다. 그야말로 KCC에 패싱바람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티그는 센스 있는 정통 포인트가드의 존재가 팀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줬다. 고득점을 올리는 단신 외국인선수가 가득한 가운데 아직까지 기록 자체는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패스 위주의 플레이를 통해 팀의 조직 농구를 이끌고 있다.

패스 연결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온 득점이 팀 분위기에 끼치는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 기록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당초 대어로 분류됐던 선수인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위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통 포인트가드 답게 티그는 빈 공간의 동료들을 매우 잘 살린다. 유연하고 빠른 돌파로 수비진의 눈을 자신 쪽으로 쏠리게 한 후 양사이드에 위치한 동료에게 볼을 잘 빼준다. KCC 선수들은 티그가 돌파를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양사이드에서 위치를 잡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질 좋은 패스를 받아 오픈찬스에서 슛을 쏘다보니 적중률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기에 골밑으로 찔러주는 킬 패스도 시간이 지날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어 브라운, 하승진, 송교창 등 장신 선수들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픽앤롤 플레이, 컷인패스 등 패스에 관해서는 그야말로 나무랄 데가 없다. 동료의 방향과 움직이는 속도까지 맞춰 편하게 패스를 넘겨준다.

물론 수비하는 입장에서 티그의 패스만 신경쓸 수는 없다. 티그는 순간 움직임이 매우 좋은 선수인지라 자신보다 큰 선수 사이를 헤집고 성공시키는 돌파 득점을 잘한다. 원맨속공이 가능할 정도로 빠른지라 조금의 빈틈만 있어도 놓치지 않고 파고든다. 거기에 주특기로 알려진 미들슛의 영점이 점점 잡히고 있는 상황인지라 더더욱 막아내기가 힘들다.

개인이 아닌 전체를 살아나게 하는 유형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KCC에 정말 필요했던 단신 외국인선수는 티그 같은 유형이었는지도 모른다. 티그가 조타수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는지라 베테랑 전태풍(38·178cm)의 출장시간 조절이 가능해졌다. 차세대 주전 1번 후보 유현준(21·180cm) 역시 티그, 전태풍 사이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이어질 티그 효과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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