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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거침없이 빡!’ 돌아온 괴수 은가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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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엄청난 파워를 보여준 은가누. ⓒ 게티이미지
UFC 헤비급 대표 괴수 캐릭터 ‘프레데터’ 프란시스 은가누(31·프랑스)가 돌아왔다.

24일 중국 베이징 캐딜락 아레나서 있었던 ‘UFC 파이트 나이트 141’ 메인이벤트는 은가누를 위한 무대였다. 이날 은가누와 맞붙은 파이터는 ‘면도날’ 커티스 블레이즈(27·미국)로 이전까지 놀라운 기세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은가누는 무시무시한 펀치를 앞세워 난전이 예고되었던 블레이즈와의 승부를 경기시작 25초 만에 TKO로 마무리 지었다. 헤비급 괴수간 맞대결답게 한방으로 상황 정리가 완료됐다.

한방을 의식한 양 선수는 신중하게 탐색전을 벌였다. 일단 맞기만 하면 누구도 견디기 힘든 파워 펀치의 소유자 은가누는 거리 싸움을 펼치며 블레이즈의 빈틈을 노렸다. 반면 테이크다운 이후 파운딩 연타가 특기인 블레이즈는 타격과 태클 동작을 섞어주며 은가누의 허점을 만들어내려 애썼다. 초반 누구의 전장에서 첫 충돌이 일어나는가도 경기 흐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 분명했다.

은가누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파이터는 아니다. 순발력, 운동신경, 파워, 맷집 등 남다른 신체능력을 앞세워 상대를 격파하는 유형이다. 디테일한 기술과 그래플링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있어왔지만 타고난 완력을 무기삼아 어지간한 테크니션은 정면에서 힘으로 부서뜨려왔다.

상대의 어지간한 잔 타격은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성큼성큼 다가가 가드 사이를 뚫고 펀치를 꽂아 넣는가 하면 기무라 그립을 만든 후 힘으로 잡아 뽑아 성공시키는 모습은 그야말로 괴물이 따로 없다. 압도적인 괴력 앞에서 어지간한 기술의 격차는 의미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선수다.

은가누가 자랑하는 주 옵션은 펀치다. 구태여 앞손, 뒷손 디테일하게 전략을 짜오기보다는 상대의 움직임을 지켜보다가 기회다 싶으면 지체 없이 펀치를 날린다. 정돈된 격투가보다는 거친 맹수가 본능적으로 앞발을 휘두르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러기에 은가누의 펀치는 더욱 무섭다. 파워와 핸드스피드를 겸하고 있는데다 맞추는 재주까지 빼어나다. 맷집에 자신이 있어 상대 공격시 카운터성으로 휘두르게 되면 적중률이 매우 높아진다. 발사각, 궤도 등에서 비상식적 색깔을 띠고 있어 대비하고 있다 해도 피하기 쉽지 않다. 안드레이 알롭스키, 알리스타 오브레임 등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파이터들 조차 속절없이 당하고만 이유다.

블레이즈는 태클 동작을 함께 써주며 전 방위로 은가누를 흔들려했다. 하지만 괴력의 은가누는 별반 신경 쓰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그래플링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힘으로 버티어내던가 혹은 넘어졌다 해도 역시 힘으로 일어나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은가누니까 생각해볼 수 있는 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트릭을 걸었다고 판단한 블레이즈는 과감하게 접근전을 시도했으나 은가누는 기다렸다는 듯 펀치를 휘둘렀고 측두부에 그대로 적중됐다. 큰 충격을 받은 블레이즈는 순간적으로 다리가 풀렸고 이어진 펀치 세례에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둘은 2016년 4월 한차례 격돌한 바 있는데 당시에도 유혈이 낭자한 승부 끝에 닥터스탑 TKO로 은가누가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후 블레이즈는 무패 행진(5승1무효)을 벌이며 정상권으로 치고 올라왔으나 또다시 은가누에게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통산 2패를 모두 은가누에게 당하게 된지라 더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반면 스티페 미오치치(36·미국) 전 판정패, 데릭 루이스(33·미국) 전 졸전으로 인해 괴수 이미지에 크게 금이 갔던 은가누는 여전히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블레이즈에게는 잃은 것이, 은가누에게는 얻은 것이 많은 괴수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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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레임도 모처럼 승리를 거뒀다. ⓒ 게티이미지

위험한 신성의 반란 진압한 오브레임표 빰클린치

은가누의 승리 못지않게 관심을 끈 것은 ‘데몰리션맨’ 알리스타 오브레임(38·네덜란드)의 연패 탈출이었다. 오브레임은 이날 메인이벤트를 장식한 은가누, 블레이즈에게 연거푸 패하며 위기에 몰려있었다. 패배가 추가될 경우 체급 내 입지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일까. 코메인이벤트에 출격한 오브레임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상대인 세르게이 파블로비치(26·러시아)는 이전까지 12전 전승을 달리고 있던 무서운 신성이었다. 9번의 넉아웃 승리가 모두 1라운드에서 나왔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순간 폭발력이 무시무시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이제 막 옥타곤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를 코메인이벤트에 배정했다는 것 자체가 그에 대한 주최 측의 기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파블로비치 입장에서는 오브레임같이 이름값 높은 선수를 잡아내면 초반부터 이름을 크게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반면 오브레임은 신성에게마저 패할 경우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질 것이 분명했다.

이른바 파이터간 상성에서도 오브레임에게 좋지 않다는 분석이 많았다. 오브레임은 선수 생활 내내 허약한 맷집을 지적받았다. 이를 입증하듯 통산 17패 중 넉아웃 패배가 13번(76%)이며 맷집과 파워가 좋은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파블로비치 역시 그러한 유형으로 평가 받고 있던 지라 오브레임을 아끼는 팬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결과적으로 오브레임은 노련미를 십분 발휘해 파블로비치를 어렵지 않게 잡아냈다. 최근 오브레임은 일정 거리를 두고 타이밍을 엿보다가 빈틈이 발견되면 파고들어 일격을 날리는 ‘공격적 아웃파이팅’을 선호했다.

하지만 그러한 파이팅 스타일은 파블로비치에게 위험한 부분이 많았다. 자칫 파블로비치가 첫타를 맞더라도 같이 카운터를 걸어버리거나 하는 방식으로 반격을 해오면 맷집에서 불리한 오브레임이 당할 공산이 컸다. 치고받는 경기 양상이 될 경우 오브레임이 무조건 불리해보였다.

이에 오브레임은 클린치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간 오브레임의 플레이 패턴은 여러차례 바뀐 바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빼어난 클린치 테크닉은 꾸준히 주무기로 애용되어왔다. 근거리에서 상대의 공격을 최대한 자제시키면서 효과적으로 데미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중하게 거리싸움을 하던 오브레임은 가까워졌다싶으면 지체없이 클린치 싸움을 시도했다. 그로인해 파블로비치는 자신이 자랑하는 묵직한 훅을 제대로 휘두를 기회를 좀처럼 잡기 힘들었다. 오브레임은 빰클린치 상황에서 파블로비치가 중심을 뒤로 한 채 빠져나가려하자 빈틈을 놓치지 않고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힘이 좋은 파블로비치였지만 중심이 무너진 상태였던지라 너무 쉽게 넘어지고 말았다. 오브레임의 탑에서의 화력은 체급 내에서도 정상급이다. 오브레임은 서두르지 않고 냉정하게 파블로비치의 안면 빈틈에 날카롭게 파운딩을 꽂아 넣었고 승부는 거기서 끝났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무패 신성에게 옥타곤의 무서움을 가르쳐준 한판이었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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