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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운영'의 캘빈 케이터, '투지'의 댄 이게 잡아냈다

[UFC] 스탭 살린 특유의 거리싸움 효과 톡톡

페더급 랭킹 6위 '보스턴 피니셔(The Boston Finisher)' 캘빈 케이터(32·미국)가 정상 도전을 향한 잰걸음을 다시 밟았다. 16일(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UFC 파이트 아일랜드서 있었던 UFC on ESPN 13 메인이벤트에서 10위 댄 이게(28·미국)를 5라운드 종료 3-0 판정으로 제압하고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줬다.

6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던 이게였지만 케이터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잡히고 말았다. 케이터는 쟁쟁한 강자들이 즐비한 페더급에서 다크호스 혹은 숨은 강자로 꼽혀온 파이터다. 리카르도 라마스, 제레미 스티븐스 등 이름값 높은 파이터들을 여럿 잡아내며 꾸준하게 명성을 쌓아왔다.

지난해 12월 UFC 부산 대회에서 브라이언 오르테가가 부상으로 낙마하자 자신이 '코리안 좀비' 정찬성과 붙고 싶다고 나서기도 했다. 프랭크 에드가가 최종 대체자로 뽑혔지만 그로인해 국내 격투 팬들의 남다른 시선을 받았다. 케이터의 기량을 잘 알고 있던 마니아 팬들은 그를 에드가 이상의 까다로운 상대로 꼽기도 했다.

케이터는 잘나가다가 중요한 순간에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헤나토 카네이로, 자빗 마고메드샤리포브 등의 고비를 넘었다면 충분히 타이틀전에 나설 자격을 갖췄을 것이다. 하지만 케이터는 연패를 허용하지 않은 채 꾸준히 승수를 쌓아가며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케이터의 펀치 테크닉은 '체급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의 빈틈에 날카로운 펀치를 꽂아 넣고, 콤비네이션으로 압박하는 모습은 흡사 정통파 복서를 연상케 한다. 거기에 예상치 못한 각도로 들어가는 팔꿈치 공격은 상대를 긴장시키기에 모자람이 없다. 재계약 이후의 첫 경기이니만큼 난적을 잡아내 상위권 판도를 흔들어놓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고 이를 결과로 실천했다. 
 

캘빈 케이터.jpg
 '보스턴 피니셔(The Boston Finisher)' 캘빈 케이터
ⓒ UFC


 
케이터의 거리싸움, 투지의 이게를 집어삼키다
 
케이터는 앞서는 신장을 활용해 거리싸움을 펼쳐 보이며 특유의 잽 싸움으로 이게의 접근을 막을 필요가 있었다. 반면 이게는 케이터의 품으로 파고들어야만 장기인 터프한 파이팅 패턴을 살릴 수 있는 입장이었다.

이게는 케이터의 카운터를 의식해 서두르지 않고 케이지 외곽을 돌며 차분하게 기회를 엿봤다. 기습적인 롱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으나 자신의 거리를 잡고 있던 케이터를 넘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케이터는 특유의 앞손 잽에 뒷손 카운터를 앞세워 이게를 압박했다. 바디 샷에 빠른 훅 연타가 계속해서 적중됐다. 이게가 노림수를 발휘할 기회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2라운드 들어 이게는 안면 가드를 좀 더 바짝 올리고 기회를 엿봤다. 케이터는 1라운드 우세에도 불구하고 냉철하게 자신의 거리를 지키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게 입장에서는 자신의 펀치 바깥 거리에서 케이터가 움직이는지라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특유의 근성을 바탕으로 킥, 바디샷을 터트리며 케이터를 움찔거리게 했다.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히며 바디샷과 안면 펀치를 섞어주자 1라운드에서 맹위를 떨치던 케이터의 잽도 조금은 무디어지는 모습이었다. 바디, 안면으로 이어지는 펀치 연타에 케이터의 코피가 터지기도 했다.

3라운드 들어서는 양선수의 움직임이 더 많아졌다. 케이터는 꾸준히 잽을 넣으면서 접근했고, 이게는 그 타이밍에서 역으로 카운터를 노렸다. 1라운드에 두어 번의 테이크다운을 실패했던 이게는 더 이상 시도를 하지 않고 타격전으로 맞불을 놓는 쪽으로 움직였다.

케이지 중앙을 선점하고 압박해 들어가는 쪽은 케이터였으나 이게는 특유의 투지를 바탕으로 조금의 빈틈만 보였다 싶으면 거침없이 들어가 펀치를 휘둘렀다. 적지 않은 유효타가 오고감에 양선수의 얼굴도 적지 않게 망가져갔다.

4라운드에서 이게의 기습적인 테이크다운이 나왔으나 케이터를 넘기기에는 2% 부족했다. 이게는 포기하지 않고 연이어 시도해봤으나 1라운드에서 그랬듯 외려 상위를 넘겨주고 파운딩 펀치를 허용할 뿐이었다. 정타를 꾸준히 맞췄음에도 케이터는 서두르는 기색 없이 잽, 킥 등으로 거리를 유지하며 이게의 접근을 어렵게 했다.

킥의 횟수까지 늘어가자 이게는 거리싸움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길게 휘두르는 롱훅으로는 스탭이 좋은 케이터의 안면을 맞추기 쉽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케이터가 흐름을 차근차근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판정까지 갈 경우 절대적으로 불리한 이게 입장에서는 마지막 5라운드에서 승부를 봐야했다. 이를 모를리 없는 이게는 파고들 타이밍을 적극적으로 노렸으나 케이터는 무리하지 않고 우세한 흐름을 지켜나갔다. 간간이 시도하는 테이크다운이 전혀 먹히지 않은 부분이 뼈아팠다.

복서형 케이터와 달리 이게는 타격과 그래플링이 섞여야 제대로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케이터와의 경기에서는 시종일관 상대의 영역에서 싸움을 벌였고, 이는 흐름을 넘겨주는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승부는 유효타 싸움에서 압도적 우세를 가져간 케이터의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케이터까지 다시금 연승모드에 들어감에 따라 UFC 페더급 상위권 판도는 더욱 치열한 접전지가 되어가는 모습이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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