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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KCC 저격수 김지후, 돌파 옵션까지 장착할까?

김지후 슛.jpg  2일 울산 모비스전에서의 김지후는 장기인 외곽슛은 물론 아무도 예상치못한 깜짝 돌파능력까지 여러차례 선보였다.
ⓒ KBL


'2016 KCC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에 나서는 전주 KCC의 기세가 무섭다. 전날 중국 리그 강호 쓰촨 블루웨일스를 꺾은 KCC는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서 이어진 울산모비스와의 경기에서도 97-91로 승리하며 연승을 기록했다. 쓰촨과 연장접전을 벌인 상태에서 다음날 바로 2차 연장까지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얻어낸 승리인지라 더욱 값졌다.
 
양팀의 경기는 당초 모비스가 다소 우세하지 않을까라는 예측이 많았다. 모비스는 양동근, 함지훈, 송창용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반면 KCC는 하승진(31·221cm), 송교창(20·201cm)이라는 팀 내 높이를 담당해야할 선수들이 둘이나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베스트 전력이라 해도 쉽지 않은 상대였던지라 어려움이 예상됐다.
 
2차 연장까지 갔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양 팀의 경기는 그야말로 혈전이었다. 주목을 끌었던 외국인 선수 대결에서는 장군멍군의 내용을 보였다.
 
KCC 에이스 안드레 에밋(34·191cm)은 47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리오 라이온스(29·205.4cm)가 12득점, 18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2블록으로 뒤를 받쳤다. 모비스 역시 네이트 밀러(24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 3스틸), 찰스 로드(24점, 14리바운드)가 고른 활약을 펼쳤다.
 
KCC는 외국인선수 듀오의 활약은 좋았지만 토종 선수진의 득점 가세가 아쉬웠다. 하승진, 송교창이 빠진 상태에서 어깨가 무거워진 전태풍(36·178cm)은 컨디션 난조로 두 경기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예상외 깜짝 활약으로 추승균 감독을 활짝 웃게 만든 선수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슈터 김지후(24·187cm)다.
 
기대 밖으로 성장이 더디고 지난 시즌 부상으로 말미암아 활약이 거의 없었던 김지후는 이날 16득점을 올리며 KCC 연승에 단단히 힘을 보탰다.
 
슈팅 밖에 없는 그저 그런 슈터?
 
최근 KCC 추감독이 팀의 미래로 공식 석상에서 자주 언급하는 3명의 젊은 선수가 있다. 김민구(25·191cm)와 송교창 그리고 김지후가 그들이다.
 
김민구와 송교창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김민구는 경희대학교 시절부터 허재의 뒤를 이을 '천재형 에이스'로 분류됐다. 내?외곽을 모두 갖춘 전천후 공격수이자 어지간한 1번 못지않은 패스 감각까지 갖추고 있어 국가대표 차기 에이스 감으로 평가받았다. 아쉽게도 교통사고로 몸이 망가지며 현재는 예전의 기량을 되찾지 못하고 있지만 몸 상태만 좋아진다면 당장이라도 국내 어떤 토종 에이스 못지않은 역량을 갖춘 선수다.
 
송교창은 가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프로에 뛰어든 선수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송교창은 아직 자신의 색깔을 만들지 못한 상태다. 골밑플레이가 좋은 것도 그렇다고 빼어난 슛, 패스능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냉정하게 현시점에서는 자신의 캐릭터가 없는 선수라고도 할 수 있으나 워낙 신체조건이 좋고 고교시절 에이스로 활약해온 두둑한 배포를 가지고 있는지라 팀에서 기대하는바가 크다. 대학에서 뛰고 있는 또래들보다 프로 커리어를 빨리 시작했다는 점과 신장 대비 스피드가 우수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키워볼만한 대형 유망주라는 평가다.
 
반면 김지후는 좀 다르다. 대학시절 두둑한 배짱을 바탕으로 이른바 결정적 상황에서 빅샷을 성공시키는 등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치기는 했지만 김민구, 송교창처럼 모교 간판으로 명성을 떨치던 선수는 아니다. 그들처럼 다재다능하지도 못하다. 포지션 대비 신체조건도 좋지 못하며 이를 커버할 뛰어난 운동능력, 수비력도 상급과는 거리가 멀다. 김민구, 송교창과는 출발선부터가 다르다 할 수 있다. 당연히 KCC팬들의 기대치도 앞선 두 명과는 차이가 있다.
 
물론 추감독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김지후를 간판 스타로 키우기에는 모든 면에서 조금씩 부족하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 역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갈수록 선수들 평균 사이즈가 커지고 수비 시스템이 발전하는 현 추세에서 단신 슈터는 살아남기 힘든 게 사실이다.
 
프로농구 초창기 정인교, 김상식 등의 성공 사례도 있지만 문경은, 양경민, 김영만, 추승균, 김성철, 조상현, 방성윤 등 일정 기간 동안 주전급으로 꾸준히 활약해준 슈터들은 대부분 사이즈를 겸비했다. 반면 한때 제2의 이충희로까지 각광받았던 이정래를 비롯 상당수 단신슈터들은 그저 그런 커리어를 남기고 은퇴하거나 지금도 고전하고 있다.
 
주전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병국 등처럼 필요할 때 식스맨으로 나와 안정적으로 한방만 터트려줘도 박수 받고 있는 실정이다. 갈수록 선수들의 사이즈가 커지는 상황에서 아무리 슛이 좋다 해도 더 큰 선수들의 수비를 감당해내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유형의 슈터들은 KCC에도 얼마 전까지 둘이나 존재했다. 이동준(37, 187cm)과 정선규(36, 180㎝)가 그들이다. 이들은 슈팅력은 빼어났지만 다른 모든 부분에서 평균치를 넘어서질 못했다. 사이즈가 좋지 못하면서도 특별히 빠르지도 못하고 패스 감각을 갖춘 것도 아니었다. 상대팀의 집중 수비를 견딜 재간이 없었다.
 
시즌을 얼마 앞두고 있지 않은 시점에서 김지후에 대한 기대치가 딱 그랬다. 아직 어린나이인지라 이동준, 정선규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더 기대 받고 있었지만 슛 외에 다른 장점이 안 보이는지라 김민구, 송교창 등과는 그릇이 다르다는 혹평이 많았다.
 
김지후의 깜짝쇼
 
하지만 이날 모비스전에서 보여준 김지후는 아직 자신은 보여줄게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시위하는 듯 했다. 중요한 순간 3점 슛을 성공시키는 등 슈터로서의 능력도 좋았지만 팀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연속적인 돌파득점을 만들어내며 지켜보던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직접 드리블을 치며 골밑슛에 이은 바스켓 카운터를 얻어내는 등 수차례 돌파 득점을 성공시켰다. 이날만큼은 단순한 슈터가 아닌 돌파 능력을 장착한 한창때 김민구, 강병현 등을 보는 듯 했다. 추감독 역시 기대 이상이라는 듯 어느 때보다 기뻐하며 쉼 없이 박수를 쳐주었다.
 
만약 김지후가 돌파 옵션까지 안정적으로 장착한다면 더욱 무서운 슈터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상대 입장에서는 김지후를 상대할 때 슛뿐 아니라 돌파까지도 염두에 두어야하기 때문이다.
 
사실 KCC는 단신 슈터에 대한 기억이 좋은 팀이다. KBL 역사상 가장 뛰어난 단신슈터였던 '캥거루 슈터' 조성원(45, 180cm)을 보유했었기 때문이다. 조성원은 포지션은 2번이었지만 가드보다는 단신 포워드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팀에 대한 공헌도는 대단했다.
 
워낙 공격력이 좋기도 하거니와 빈 공간을 찾아다니는 센스, 빠른 발을 살린 스틸과 속공 참여 등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극대화하는데 능했다. 이상민이 대신 바꿔 수비를 해줘야 할 정도로 약점도 많았으나 더 많은 장점으로 이를 덮어버렸다. 그 결과 추승균, 이상민과 함께 KCC왕조의 3총사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지후가 조성원을 잇는 KCC의 단신슈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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