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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성장하는 KCC, 리빌딩의 시작은 수비부터

최승욱.jpg  KCC는 팀수비가 강할때 좋은 성적이 났다. 그런 점에 비춰봤을때 송교창, 최승욱(사진 오른쪽) 등의 성장세는 호재라 할 수 있다.
ⓒ 전주 KCC


프로농구 전주 KCC가 시즌 초 극심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안드레 에밋(34·191cm), 하승진(31·221cm), 전태풍(36·178cm) 등 이른바 '빅3'가 한꺼번에 부상으로 빠져버린 탓이다. KCC는 23일 현재 2승 10패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앞으로도 KCC의 올 시즌 전망은 그리 썩 밝지 않다. 에밋이 24일 LG전부터 복귀할 예정이지만 하승진, 전태풍은 사실상 올 시즌을 포기해야 되는 상황이다. 에밋 역시 완전한 회복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 어느 정도 컨디션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설사 에밋이 지난 시즌의 위력을 되찾는다하더라도 장신 외국인선수 리오 라이온스(29·205.4cm)와의 호흡 문제 등 맞춰나가야 할 사항이 한둘이 아니다.

주축선수들의 줄 부상 및 예전부터 지적되어온 허약한 선수층 등을 감안했을 때 KCC는 당장의 1승보다 다음 시즌까지 길게 보는 장기적 플랜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선수층도 얇은 상태에서 일부 베테랑들에게 대부분을 의지하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힘들어져, 서둘지 말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에밋 한 명에게 기대어 무리하게 승부수를 던지기에는 오리온, 삼성, KGC, 전자랜드, 동부, SK 등 탄탄한 전력을 가진 팀들이 너무 많다. 녹슨 총을 난사하기보다 총기를 다듬고 실탄을 모을 때다.

활동량 좋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수비초석 다져야

타팀도 마찬가지겠지만 KCC 역시 수비가 강할 때 좋은 성적을 보였다. 최대 전성기로 불리는 이상민(현 삼성감독), 조성원(현 수원대 감독), 추승균(현 KCC 감독)의 '이조추'시절은 물론, 허재 감독 당시 한창 좋을 때에도 그랬다.

'이조추'하면 가장 먼저 화려한 공격이 떠오른다. 이상민은 컴퓨터 같은 패스로 득점의 줄기세포를 팀내 여기저기에 뻗쳤고 조성원은 빠른 발과 폭발적 3점슛을 통해 외곽과 속공을 책임졌다. 추승균은 적중률 높은 미들슛은 물론 속공, 골밑 싸움 등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보조 공격수로서 그나마 남은 틈마저 완전히 메워주었다.

공격력에 가려져서 그렇지 '이조추'는 수비도 매우 좋았다. 3번 추승균은 역대 가장 좋은 수비수 중 한 명이다. 자신의 매치업 상대를 디나이디펜스로 철통 방어하는 것은 물론 도움수비에도 능했다. 빠른발, 근성, 센스를 겸비했던지라 상황에 따라 1~4번 어떤 포지션의 선수를 맡아도 거뜬히 막아냈다.

문제는 2번이었다. 2번 조성원은 신장이 180cm밖에 되지 않아 상대팀에서 높이와 힘을 가진 선수를 이용해 자주 공략하기 일쑤였다. 공격에서야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공격 스페셜리스트였지만 수비시에 사이즈에서 오는 불리함은 분명 있었다.

이때는 1번 이상민(183㎝)이 바꿔막기로 들어갔다. 한창 때의 이상민은 탄력과 수비센스가 매우 좋아 어지간한 2~3번까지 어렵지 않게 막아냈다. 잠깐이지만 '골리앗' 서장훈(42·207㎝)까지 수비한 경험이 있을 정도다. 이상민과 함께라면 사이즈 좋은 선수가 나올 때는 조성원이 1번을 맡으면 된다.

물론 조성원 역시 사이즈의 문제는 있었지만 상대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스피드나 빠른 손놀림을 내세운 스틸 능력 등은 탁월해 수비에서도 구멍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허재 감독이 이끌던 시절의 우승은 '수비농구'가 더욱 빛났던 시절이다. 국내최장신 센터 하승진(31·221cm)은 센스나 움직임은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사이즈 자체가 수비시 큰 힘이 됐다. 일단 골밑에 버티고 서있는 것만으로도 상대팀에서는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여기에 운동능력 좋은 장신 외국인선수가 함께하면 KCC의 골밑은 철옹성을 자랑했다.

'이조추'시절 조성원의 작은 사이즈에서 오는 약점을 적절한 바꿔막기를 통해 상쇄시켰다면 하승진의 느린 움직임과 공수전환은 발 빠른 가드진이 커버했다. 신명호(33·183cm), 강병현(31·193㎝), 임재현(39·182㎝)의 이른바 '들개군단'은 하나같이 빠른 발과 센스를 겸비했는데 무엇보다 경기 내내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스타일로 인해 하승진 출장에서 오는 빈틈을 완전히 메워냈다는 평가다.

주목되는 송교창의 성장

수비가 잘된다는 것은 선수들이 많이 움직인다는 뜻이다. 팀 수비는 특정선수가 잘해서는 시너지 효과가 나기 어렵다. 코트위 선수들이 한꺼번에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며 유기적으로 움직여야만 제대로 위력이 나온다. 일단 점수를 많이 안줘야만이 공격시 부담도 적고, 속공 등 빠른 플레이도 자주 나올 수 있다.

최근 KCC는 수비에서 한창 좋을 때 만큼의 위력이 나오지 않았다. '빅3' 에밋, 하승진, 전태풍은 공격력은 좋지만 수비는 그렇게 뛰어난 선수들이 아니다. 더욱이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이같은 약점은 커버되기 어렵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것도 이러한 이유가 크다.

수비의 축이었던 강병현, 임재현은 이제 팀에 없고 신명호 역시 노쇠화로 인해 예전 같지는 않다. 김지후(24·187cm)는 본래 수비가 뛰어난 선수가 아니며 김민구(25·191cm)는 부상으로 운동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향후 KCC의 팀수비를 희망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소가 있으니 다름아닌 송교창(20·201cm), 최승욱(22·192cm) 등 젊은 기대주들의 성장이다. 루키답게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지라 경기 내내 코트를 뛰어다니며 악착같이 상대 선수들을 막아내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고졸루키 송교창은 이제 2년차임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인데 특히 수비에서의 존재감이 인상적이다. 어지간한 빅맨급 신장을 가지고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 상대에게 높이를 통한 압박을 준다. 최승욱은 포워드치고는 살짝 사이즈가 아쉽다는 평가도 받지만 수비수에게 필요한 근성과 센스를 갖추고 있어 악착같은 찰거머리 수비가 가능하다.

이들 둘에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젊은 선수들이 보강되고 정희재(25·195cm)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게 된다면 '수비왕국'으로서의 부활도 멀지 않아 보인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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