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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KCC 영건 3인방' 유현준·김국찬·김진용, 누가 먼저 터질까?

유현준(21·180cm), 김국찬(22·190.1cm), 김진용(24·198.8cm)은 프로농구 전주 KCC 리빌딩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들이다. 정통파 포인트가드, 전천후 2~3번 자원, 달릴줄 아는 빅맨 등 포지션도 플레이 스타일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지난 2017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진출한 동기생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셋은 모두 1라운드에 지명 받았다. 유현준은 한양대학교에서 2학년까지만 마치고 얼리 엔트리로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훈, 양홍석과 함께 '빅3'로 기대 받을 만큼 평가가 좋았다. 결국 서울 삼성으로부터 3순위 지명권 양도를 받은 KCC는 주저없이 유현준의 이름을 불렀다.

김국찬 같은 경우 4순위로 서울 SK에 뽑혀 성공적인 한 시즌을 보낸 안영준(23·196cm)보다 대학 시절 활약은 더 좋았던 선수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빼어난 공격력에 센스까지 뛰어났던 지라 경우에 따라서는 3순위 안에 뽑힐 수도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문제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당장 활용하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SK가 둘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안영준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였다.

하지만 김국찬의 잠재력을 높게 본 KCC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5순위 지명권을 김국찬을 향해 빼들었다. KCC의 젊은 피 수혈 프로젝트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팀내 젊은 빅맨 자원이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준주전급 가드 박경상(28·178cm)을 현대 모비스에 내어주고 김진용과 주긴완을 받는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당시 KCC의 이러한 행보는 팬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팀에 노장이 많은 상태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대대적으로 젊은 피가 수혈된 것 만큼 기쁜 일도 없었다.
 

유현준.jpg
 유현준의 패스센스는 대학시절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전주 KCC


 
당찬 1번 유현준, 'KCC 명품 1번' 계보 이을까?
 
2년차 시즌에 들어서는 현재, 아쉽게도 셋 모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유현준, 김국찬은 성장모드에 들어가려고 할 때마다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으며 김진용은 아직까지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정통파 포인트가드 유현준은 대학을 중퇴하고 프로에 뛰어든 어린 선수답게 담대한 성격이 장점이다. 장점인 패싱 플레이는 물론 리딩시 과감하게 선배들을 향해 위치 지시를 내리고, 찬스다 싶으면 망설이지 않고 슛을 던질 줄 안다.

이는 포인트가드로서는 좋은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팀을 지휘하는 야전사령관은 냉정하고 과감해야 한다. 공을 만지는 시간도 긴축에 속하거니와 어떤 식으로 게임을 이끌어 가느냐에에 따라 팀 컨디션이 달라질 수 있는 위치인 지라 동료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단신에 힘이 좋은 편도 아닌 지라 수비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 끊임없이 뛰어다니는 활동량과 공의 동선을 파악해 쳐내는 수비 등으로 상당 부분 커버한다.

리바운드시에도 작은 키로 뛰어들어 쟁탈전을 벌일 만큼 호전적이다. 다만 자신보다 사이즈가 좋은 가드가 대놓고 공격적으로 나올 때 스크린에 막히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움직임에 대한 보강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유현준은 전형적인 정통 1번이다. 대학시절부터 코트 전체를 읽는 눈과 다양한 패싱플레이를 통해 팀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남다른 자질을 보여왔다.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속공시 달리는 동료의 움직임에 맞춰 정확하고 편안한 롱패스를 연결시켜주는가 하면 직접 골밑 근처로 파고들어 수비진의 눈을 자신에게 몰리게 한 뒤 오픈된 동료에게 건네주는 어시스트도 일품이다. 시야가 넓은 편이라 포스트 인근은 물론 외곽 빈자리까지 고르게 체크한다.

이렇듯 패싱센스가 뛰어나다 보니 상대 입장에서는 유현준의 그러한 플레이에 집중해 수비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유현준은 패스로 훼이크를 주고 빈공간을 만들어 미들슛을 던지거나 직접 파고들어 올려놓는 드라이브인 플레이도 빼어나다. 아직 제대로 완성됐다고는 보기 힘들지만 미들라인 근처에서 던지는 뱅크슛도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현준의 아쉬운 점은 역시 작은 사이즈다. 힘, 스피드, 운동능력 등 다른 부분 역시 사이즈를 커버할 만큼 좋은 수준은 아니다. 아무리 센스 있는 패싱감각을 갖추고 있다 해도 박찬희(31·190cm), 김선형(30·187cm) 등 사이즈와 운동능력을 겸비한 선수들과 매치업 되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

한 시대를 풍미한 명품 1번 김승현(40·178cm)이 현역 시절 그랬듯 자신보다 큰 선수들과 어느 정도 몸싸움이 가능할 정도로 힘을 키우는 것은 물론 끊임 없는 스틸시도를 통해 매치업 상대를 힘들게 만들어야만 수비시 발생할 수 있는 약점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2) 김국찬.jpg
 김국찬은 성장 가능성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 전주 KCC


 
'남은 농구인생은 길다'... 누가 더 성공할지는 미지수
 
앞서 언급했듯이 김국찬은 부상만 아니었다면 안영준 이상의 선수로 성장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대주다. 대학 최고의 슈터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선수답게 슛을 쏘는 데 있어서 거침이 없다. 끊임 없이 빈 공간을 찾아다니다가 찬스다 싶은 순간 망설이지 않고 공을 던진다. 다소 자세가 무너진 듯한 상황에서도 빅샷을 자주 터트리는 이유다.

타이밍이 잡혔다 싶으면 수비수가 앞에서 블록슛을 시도해도 흔들리지 않고 슛을 쏜다. 3점, 미들슛을 가리지 않는다. 포인트가드의 움직임을 보며 끊임없이 뛰어다니는지라 속공 상황에서 드라이브인, 리버스슛 등 '받아먹는' 득점을 잘해낸다. 탄력도 좋은 지라 덩크슛으로 속공을 마무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렇듯 대학 시절 전천후 슈터로 좋은 활약을 펼쳤기에 김국찬에 대한 KCC팬들의 기대는 상당히 큰 편이다. 지난달 7일 1군 데뷔전에서 13분 39초 동안 7득점, 1어시스트, 1리바운드의 기록을 남기며 팬들을 흥분시키기도 했다. 대학 때 보여준 배짱 두둑한 플레이를 프로에서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후에는 크게 인상적이지 못했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몸 상태나 밸런스가 정상이 아닌 이유가 컸다. 김국찬 입장에서는 우선 부상 악령을 떨쳐내야 하는 과제가 첫 번째다. 대학시절 입은 부상으로 인해 프로에서의 첫 번째 시즌을 고스란히 날린 것을 비롯 올 시즌을 앞두고 훈련 도중 발목 인대 파열로 12주 진단을 받는 등 지긋지긋한 부상과의 싸움을 거듭하고 있다.

김진용은 빅맨으로서 사이즈가 월등하거나 힘이 좋은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라운드 지명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자신만의 확실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동성이 좋은 지라 속공시 함께 뛰어주는 이른바 '달리는 빅맨'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수비진의 높이가 낮다 싶으면 직접 치고 들어가 득점을 올리기도 한다. 슛거리도 길어 미들슛을 통해 매치업 상대를 흔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김진용의 현재 팀 내 입지는 동기생인 유현준, 김국찬보다 낮은 편이다. 골밑요원으로 하승진(33·221cm), 정희재(27·195cm)가 탄탄하게 버티고 있어 기회를 받기가 쉽지 않다. 하승진의 부상으로 기회가 오는 듯했으나 박세진(25·201.5cm)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또다시 밀리고 말았다. 힘이 좋은 박세진은 버티는 수비가 된다는 점에서 점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셋 중 누가 가장 성공적인 프로생활을 보낼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소속팀에서 자리를 못 잡은 것은 매한가지라 꾸준히 기량을 갈고닦아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이 중요하다. 분명한 것은 그들에게 남은 농구인생은 길다는 사실이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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