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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과거 화려했지만 연패 빠진 UFC '킬러' 콘딧, 승리는 언제쯤

'내츄럴 본 킬러(Natural Born Killer)' 카를로스 콘딧(34·미국)은 한때 UFC 웰터급 최고의 암살자였다. 185.42cm의 좋은 신체조건에 빠르고 공격적인 성향 거기에 넘치는 투지를 앞세워 수많은 강자를 무릎 꿇렸다. 체력, 맷집이 좋은 지라 경기 내내 지속적인 압박이 가능했으며 상대가 빈틈을 노출했다 싶은 순간 빼어난 결정력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통산 30승 중 판정승이 단 두 번(7%)에 불과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반면 넉 아웃 승은 15번(50%), 서브미션 승은 13회(43%)에 이른다. 공격적 아웃파이팅을 내세워 화끈하게 때려눕히거나 탭을 받아냈다. 그야말로 킬러라는 별명에 딱 어울리는 파이터라고 할 수 있었다. 상대가 누구든 물러나지 않고 맞불을 놓는 성향으로 인해 '명승부 제조기'라는 명성까지 얻었다.

그런 콘딧이 예전 같지 않다. 그는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16년부터는 내리 5연패를 당하며 승수를 전혀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패기간동안 각각 다른 기술로 서브미션 패를 3번이나 당하며 강점으로 꼽혔던 서브미션 방어는 어느새 약점이 되고 말았다. 연이은 암살 실패로 인해 '킬러계를 은퇴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콘딧.jpg
 카를로스 콘딧은 2016년부터 내리 5연패를 당하며 승수를 전혀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 UFC


 
과감한 압박이 특기였던 공격적인 킬러
 
콘딧은 무시무시한 하드펀처도 강력한 주짓떼로도 아니다. 레슬링 같은 경우 공격적인 부분은커녕 테이크다운 디펜스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내며 '잡으면 넘어간다'는 혹평까지 들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딧이 킬러로서 명성을 떨친 데에는 체력과 근성을 앞세워 왕성한 활동량으로 밀어붙인 부분이 크다. 계속 두드리고 흔들다가 견디지 못한 상대가 허점을 보이며 바로 달려들어 숨통을 물어뜯었다.

한창때의 콘딧은 다양하고 변칙적인 타격 콤비네이션을 통해 끊임없이 압박하는 데 능했다. 체력을 앞세운 과감한 공격으로 유효타를 늘려가는 타입이었다. 잽, 훅, 스트레이트, 바디샷, 백스핀엘보우, 로우킥, 미들킥, 하이킥, 빰클린치 니킥에 플라잉니킥 등을 고르게 섞어 쓰며 양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여러 가지 콤비네이션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지라 반격 타이밍을 잡기도 쉽지 않았다. 내구력까지 좋은 지라 자신이 공격을 내면서도 상대가 카운터를 걸면 같이 맞받아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레슬링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만만치 않은 주짓수를 바탕으로 하위 포지션에서의 왕성한 활동량으로 빈틈을 채워나갔다. 깔린 상태에서도 끊임없이 스윕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팔꿈치, 펀치 등으로 잔매를 때리면서 서브미션 시도까지 계속 들어가는 지라 외려 눕혀놓고 손해를 보는 상대도 많았다. 때문에 콘딧은 초반에는 다소 밀리는 듯하다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경기를 뒤집어버리는 경우를 자주 보여주었다.
 
육체능력의 감소, 기술만 남은 노쇠한 킬러?
 
지난 2018년 12월 30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더 포럼에서 있었던 UFC 232대회에 출격했던 콘딧은 라이트급에서 올라온 '매버릭(maverick)' 마이클 키에사(31·미국)에게마저 역부족을 드러내며 지켜보던 팬들을 한숨짓게 했다. 키에사는 이전까지 2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콘딧 입장에서는 그나마 해볼 만한 상대였지만 키에사의 압박조차 견디지 못했다.

키에사는 콘딧에 맞서 싸울 패턴을 철저히 준비해온 듯했다. 콘딧의 발차기가 나가기 무섭게 키에사는 곧바로 달라붙어 클린치 싸움을 건 후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콘딧은 하체관절기를 노리는 듯하면서 위기를 탈출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압박이 오래될 경우 힘들 수 있었던 지라 빠른 탈출을 염두에 둔 움직임을 펼쳤다.

키에사는 그에 아랑곳없이 또다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애초부터 스탠딩 싸움은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최근 스탠딩에서 재미를 못 본 것도 영향이 있는 듯했다. 콘딧도 만만치 않았다. 기습적인 암바시도로 키에사를 깜짝 놀라게 한 후 또다시 빠져나갔다. 키에사는 끈질겼다. 다시금 콘딧을 넘어뜨렸고 콘딧은 힐훅시도로 반격했다. 키에사가 넘기고 콘딧이 반격하는 그림이 계속해서 반복됐다.

2라운드에서 콘딧은 거리를 두고 장기인 아웃파이팅을 시도했다. 키에사는 다른 옵션은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듯 끈질기게 파고들어 콘딧을 넘어뜨렸고 빈틈을 노려 기무라 공격을 걸었다. 제대로 들어간 공격에 콘딧은 견디지 못하고 탭을 치고 말았다. 노쇠한 잠수부 콘딧이 키에사의 끝 모를 심해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잠들고만 그림이었다. 키에사는 연패 탈출의 기쁨을 만끽했으나 콘딧은 또다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콘딧의 끝 모를 추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신체능력의 노쇠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예전의 콘딧 역시 파이팅 스타일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를 자신의 영역에서 무너뜨렸다.

지금은 스피드, 체력, 힘 등에서 당시 같지 않은 지라 한번 페이스를 빼앗기게 되면 좀처럼 자신 쪽으로 가져오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다 보니 맹수 같은 호전성도 사그라들어 상대가 받는 압박감도 현저히 줄어버렸다. 기술만 남게 된 킬러의 슬픈 현주소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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