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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톰슨의 자승자박, 챔피언 벨트는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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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우들리는 좀처럼 무리수를 던지지 않는다. ⓒ 게티이미지
UFC 웰터급 ‘원더보이’ 스티븐 톰슨(33·미국)이 두 번째 도전에서도 쓴잔을 들이켰다.

톰슨은 5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서 펼쳐진 'UFC 209'에서 지난해 11월에 이어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35·미국)에게 다시 도전했지만 판정패로 고개를 숙였다.

1차전 무승부에 이은 2차전 판정패로 당분간 톰슨에게 타이틀샷은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의 주짓떼로로 불리는 데미안 마이어(38·브라질) 등 다른 도전자들이 기다리고 있고, 두 번의 타이틀 매치에서 인상적인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발차기를 주무기로 하는 잘 생긴 백인 파이터라는 점에서 톰슨의 상품성은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아 관중들의 야유까지 받았다. 톰슨이 팬들을 열광시킬만한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다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현재의 웰터급은 흥행을 이끌 매치를 짜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톰슨은 지루한 내용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관중들의 야유가 그치지 않았다. ‘도전자’ 톰슨은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했어야 했다. 톰슨은 한 차례도 우들리에게 위협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다.

톰슨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다. 우들리는 케이지를 등진 채 극도로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라모우 티에리 소쿠주(33·카메룬), 휴스턴 알렉산더(46·미국), 헥터 롬바드(38·쿠바) 등 탄력과 파워가 남다른 근육질 흑인 파이터 중에 화력은 좋지만 체력적 문제를 노출하는 파이터가 많았다.

그래서 일까. 우들리는 좀처럼 무리수를 던지지 않는다. 빠르고 강력하게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파괴력이 일품이지만 전체적인 파이팅 스타일은 소극적이다.

우들리는 옥타곤 중앙을 차지하고 압박을 가하기보다는 스스로(?) 케이지 구석에서 정적인 플레이를 할 때가 많다. 불리한 포지션으로 찾아 들어가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전략이다. 빠르고 탄력이 넘쳐 상대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카운터를 장전하고 있는 것이다. 순간적인 폭발력은 강하지만 체력이 좋지 않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우들리에게 멋모르고 다가선다면 한 방에 뻗을 수도 있다. 웰터급 최고의 펀처로 꼽히던 로비 라울러(35·미국) 조차 기다리고 있던 우들리 펀치에 나가떨어졌다. 또 들어오는 상대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주특기인 오른손 펀치를 날리거나 타이밍 태클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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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다. 우들리는 케이지를 등진 채 극도로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 게티이미지
톰슨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옥타곤 중앙을 점령하면서도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지 못했고 주변만 맴돌았다. 그로 인해 공격 횟수가 떨어졌고, 지루한 양상을 띠게 됐다.

정적인 우들리보다 동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톰슨이 선택사항은 더 많았다. 우들리는 케이지를 등지고 있어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었지만, 톰슨은 압박을 하는 입장이었음에도 다를 바 없었다. 원거리를 유지해 장기인 킥을 십분 활용할 수 있었지만, 우들리가 조금만 앞으로 나오면 뒤로 물러나기 바빴다. 실컷 몰아넣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이다.

전략적으로 들고 나온 사우스포 스탠스 역시 수비 외에는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스위치 스탠스에 능한 톰슨은 이날 우들리의 오른손 펀치를 경계해 의식적으로 사우스포 형태를 자주 취했다. 우들리와의 펀치 교환 거리를 넓히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사우스포 자세에서 별다른 공격을 하지 못했다.

순간적인 폭발력이 좋은 우들리가 난적인 것은 분명하다. 지나친 경계로 인해 자신이 잘하는 것까지 스스로 봉인하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안전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위험마저 감수하지 않으려는 자세로는 챔피언이라는 거대 결과물을 얻을 수 없다. 톰슨의 자승자박 매치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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