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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괴랄한 뉴 베우둠? 최두호·정찬성도 짜증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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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페더급에 '괴짜 유망주'가 출현했다. SPOTV 방송화면 캡처 

UFC 페더급은 최두호 약진, 정찬성 복귀, 맥그리거의 챔피언 벨트 반납 등으로 한국에서도 핫한 체급이 됐다.

이제는 더 흥미롭게(?) 됐다. UFC 페더급에 괴상하면서 까다로운 유형의 신예가 등장했기 때문. 강력한 주짓수와 거침없는 발차기로 무장한 라이언 홀(31·미국)이 그 주인공.

홀은 지난 4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펼쳐진 TUF 24 피날레 페더급 매치에서 '괴랄한' 경기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라이언 홀은 이날 3라운드 전원일치판정승(30-27,30-27,29-28)을 거뒀다. 홀은 상대 그레이 메이나드(35·미국)는 물론 관중들과 시청자들까지 약을 올렸다.

파이팅 스타일이 독특하고 집요해 앞으로 홀의 경기를 지켜보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체급의 화끈한 스타일인 최두호와 정찬성 역시 마찬가지다. 레벨 차이로 당장 매치가 성사될 리는 없지만 언젠가 붙을 수도 있는 상대다. 홀은 그라운드에 특별한 강점을 지닌 전형적인 주짓떼로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지루함은 감수해야 하지만 도를 넘어섰다. 보는 이들에게 짜증과 분노(?)를 일으킬 정도다.

관중들과 시청자들도 이런 상태인데 직접 맞붙은 메이나드가 어떠했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기량이 쇠퇴했지만 메이나드는 화끈하게 치고받는 것을 선호하는 복슬러(복서+레슬러)다. 그런 메이나드에게 홀은 경기 운영 면에서 최악의 상대였다.

홀은 MMA계에서는 신예지만 주짓수 만큼은 대가로 꼽힐 만하다. 각체급 주짓수 최강자들인 파브리시오 베우둠, 호나우두 자카레, 데미안 마이어와 비교될 정도다. 수준급 레슬러 메이나드 역시 경기 초반 홀과 그라운드에서 몇 번의 공방을 벌인 뒤 다시 그라운드 싸움을 하지 않았다. 클린치는 물론 거리가 좁혀지는 것도 경계했다. 헤비급 베우둠을 상대할 때나 보던 장면이다.

레슬링이 막힌 상태에서 메이나드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거리를 두면서 펀치 공격만 노렸다. 홀은 이를 잘 이용했다. 메이나드와 달리 거리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 넘어져도 금세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을 잡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홀은 원거리에서 킥을 난사했다. 그라운드가 주목적이라 한 방에 충격을 가할 생각은 없었다. 툭툭 건드리며 포인트를 쌓아갔다. 상중하 고르게 들어갔고, 궤적도 제각각이라 메이나드 역시 종종 정타를 허용했다. 크게 데미지를 입은 것은 아니지만 공격이 안 통하는 상태에서 발바닥 등으로 얼굴을 맞자 화가 치밀어 오르는 기색이었다.

그렇지만 시원한 한 방을 꽂지 못했다. 펀치 사정거리에 오면 홀이 누워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아주 빠르게 하체 관절기를 시도했다. 좀처럼 보기 드문 형태의 수비이자 공격이다. 결국 메이나드는 포기하고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는데 홀은 앉은 자세로 따라 움직이며 킥으로 무릎을 노리며 신경을 건드렸다. 관중들까지 일제히 야유를 쏟아 부었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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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페더급 라이언 홀. SPOTV 방송화면 캡처

메이나드는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약만 바짝 오른 채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에도 상기된 얼굴은 감출 수 없었다. 글러브 터치도 피했다. 승패가 결정된 후에도 등을 돌리고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베테랑 메이나드도 감정 컨트롤을 하기 어려웠다.

물론 홀의 잘못은 없다. 자신이 강점을 최대한 활용했을 뿐이다. 메이나드가 그래플링 공방전을 피하지 않고 과감하게 들어갔다면 더 좋은 내용이 펼쳐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홀의 그라운드 능력을 체감한 노련한 레슬러 메이나드는 이를 피했다. 제대로 간파했기 때문이다.

향후 홀과 페더급서 치를 선수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나드는 한때 프랭크 에드가조차 그라운드에서 힘으로 압박할 정도로 레슬링이 우수한 파이터다. 현재도 최상급은 아니지만 그래플링이 결코 떨어지는 파이터가 아니다. 그런 메이나드그 극단적으로 그라운드를 피했다는 것은 홀의 주짓수 능력이 어느 수준인지 보여준다.

그라운드라는 영역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기량을 갈고 닦는다면 무서운 복병이 될 수 있다. 베우둠, 소우자, 마이어가 그랬듯 스탠딩 타격이 발전할수록 점점 까다로운 타입으로 변할 수 있다. UFC 페더급에 있는 최두호와 정찬성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에게 또 하나의 고민이 생긴 것이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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