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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눈 찔린 함서희, 허 찌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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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함서희는 거푸 눈을 찔렸다는 표시를 했지만 심판은 요지부동이었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함더레이 실바’ 함서희(29·부산 팀매드)가 UFC 2승 사냥에 실패했다.

그동안 신장 차이가 큰 장신들과 싸워왔던 함서희에게 해볼 만한 상대라 기대가 컸지만, 단순한 전략 반복과 상대의 반칙성 눈찌르기가 겹쳐 분패했다.

함서희는 지난 27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서 열린 ‘UFC FIGHT NIGHT 101’ 대회를 통해 다니엘 테일러(26·미국)와 한판 승부를 가졌다. 결과는 함서희의 1-2(30-27, 30-27, 28-29) 판정패. 테일러의 승리가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무려 2명이나 30-27의 점수를 매겼다는 것은 의아하다.

아쉬운 것은 고의성이 의심되는 테일러의 눈 찌르기였다. 함서희는 테일러에게 두 번이나 눈 찌르기를 당했다. 경기 초반 있었던 눈 찌르기는 심판도 받아들였지만, 3라운드에서의 상황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테일러는 클린치 공방전에서 떨어지는 과정에서 함서희의 눈을 찔렀다. 그냥 빠지는 듯했지만 갑자기 손가락을 펴 짧고 강하고 정확하게(?) 함서희의 눈에 충격을 줬다. 고의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다음에 이어진 심판의 태도였다. 갑작스레 눈에 큰 충격을 입은 함서희는 고통을 호소하면서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함서희는 거푸 눈을 찔렸다는 표시를 했지만 심판은 요지부동이었다. 그 틈을 노려 테일러가 달려들어 수차례 정타를 꽂았다. 함서희도 답답했다. 찔린 것은 사실이지만 심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선 경기를 해야 맞다.

판정과 눈 찌르기 외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전략이다. 함서희는 이날 UFC에서 처음으로 자신보다 작은 상대와 맞섰다. 자신보다 10cm이상 큰 상대들을 맞이해서는 적극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패턴을 주로 썼지만 단신의 테일러에게는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왔다. 힘과 탄력이 좋은 테일러를 상대로 깊이 들어가 난타전을 벌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함서희는 오소독스인 테일러에게 오른손을 앞으로 쭉 내민 자세로 압박하는 공략법을 택했다. 계속적으로 앞손 싸움을 하면서 테일러에게 거리에 대한 부담을 주는 한편 치고 들어오는 것에 맞춰 뒷손공격으로 카운터를 노렸다.

과거 디에고 산체스(35·미국)를 상대로 조쉬 코스첵(39·미국)이 펼치던 공략법이 연상되는 순간이었다. 상대와의 거리싸움을 위해 지금도 종종 이 같은 패턴을 들고 나오는 선수들이 있다.

함서희는 전진스텝을 밟으며 테일러를 케이지 구석으로 압박했다. 힘이 좋은 테일러를 상대로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은 채 시종일관 오른손을 내민 자세로 일정거리를 유지했다. 답답해진 테일러가 치고나오면 뒷손을 날카롭게 휘두르거나 앞손 짧은 공격으로 리듬을 끊었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한 번씩 나오는 왼발 미들킥도 좋았다. 테일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함서희 입장에서는 테일러 저격용으로 좋은 전략을 들고 나왔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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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서희 입장에서는 테일러가 그랬듯 전략의 수정이 필요했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문제는 2라운드부터다. 옥타곤에서 경기를 가지는 선수는 둘이지만 뒤에는 세컨들이 있다. 그들은 경기 전 준비는 물론이고 경기 중에도 끊임없이 지시하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한다. 어떤 세컨이 있느냐에 따라 당일 경기력이 달라질 정도로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전략의 다변화가 없었다. 하나의 패턴으로 3라운드까지 버티기는 무리였다. 1라운드에서 당했던 테일러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1라운드까지만 해도 뒤로 물러나며 카운터 기회를 노렸지만 2라운드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공격 횟수를 높였다. 펀치 역시 단발보다는 연발을 주로 했다.

함서희도 1라운드 만큼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함서희의 정타도 들어갔지만 본인 역시도 묵직한 테일러의 공격을 자주 허용했다. 치고 빠지는 테일러의 움직임이 워낙 빨라 먼저 안면을 내주고 헛손질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함서희 입장에서는 테일러가 그랬듯 전략의 수정이 필요했다. 좀 더 거리를 두고 킥의 횟수를 늘리든지 테이크다운 속임 동작을 서끄며 테일러에게 혼란을 주는 전략의 변화가 필요했다. 경기 내내 일정한 리듬으로 압박만 거듭해서는 상대가 계속 당할 리 없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의 변화를 통해 흐름을 바꿔야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함서희는 3라운드 내내 앞손을 내민 채 테일러를 쫓아다니며 뒷손으로 반격을 하는 패턴을 고집했다. 전략싸움에서 졌다고 할 수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현대 MMA에서 ‘제2의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잊어서는 안 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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