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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K-1 아픔’ 전 챔프 최용수, 혼이 담긴 링에서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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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최용수(사진제공=KBF)

 

 

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최용수(44)가 링으로 돌아온다.

최근 KBF(한국권투연맹)는 내달 9일 충남 당진에서 열리는 ‘KBF 전국 신인왕전 4강전’ 메인이벤트로 최용수의 복귀전이 최종 결정됐다고 밝혔다. 최용수가 링에 돌아오는 것은 지난 2003년 1월 WBC(세계복싱평의회) 세계타이틀전에서 시리몽콜 싱마나삭(39,태국)에게 판정패한 뒤 13년만이다.

최용수는 1995년 아르헨티나 원정경기에서 WBA(세계권투협회) 슈퍼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한 후 1998년까지 7차 방어에 성공했다. 통산 전적은 34전 29승(19KO) 1무 4패다.

불혹을 훌쩍 넘긴 40대 중반의 나이에 링 복귀를 결심한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에서 복서로 은퇴하고 싶은 꿈과 침체된 국내 복싱계에 작은 도움을 주고 싶다는 명분이 크다.

잘 알려진 대로 최용수는 복서 은퇴 후 입식격투기 무대 K-1 맥스에 잠깐 진출해 뛰었다. 복싱과는 다른 생소한 룰과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름값에 걸맞은 성과는 없었다.

K-1 맥스에서의 최용수는 무엇보다도 로우킥 적응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복싱의 잽처럼 입식 격투 무대에서는 로우킥이 필수였기 때문이다. 공격은 하지 못한다 해도 방어는 할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전문 킥복서나 무에타이 선수들끼리도 로우킥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나온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단시간에 효과적인 방어법을 익히는 것은 쉽지 않았다.

때문에 최용수는 원거리를 돌며 최대한 로우킥 거리를 주지 않고, 공격 시에만 벼락처럼 파고들어 펀치로 상대를 공략하는 이른바 ‘변칙 파이팅’을 해결책으로 들고 나왔다. 최용수는 이 같은 패턴으로 드리튼 라마, 나스 요시하루, 스즈키 사토루 등을 차례로 제압했다.

복서 시절 최용수는 상대를 강하게 압박해서 근접전에서 승부를 보는 인파이터 타입이었다. 하지만 K-1 맥스 무대에서는 상대의 로우킥을 의식해 확실한 근거리와 원거리를 나누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공격적 아웃파이터를 연상케 했다.

문제는 그 같은 변칙스타일이 상위권 강자들에게도 통할 수 있는가 였다. 2007년 12월 31일 일본서 열린 ‘K-1 다이너마이트(Dynamite) 2007’ 마사토(36,일본)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당시 마사토는 알버트 크라우스(34,네덜란드), 앤디 사워(32,네덜란드), 쁘아까오 반차메(33,태국)와 함께 맥스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였다.

최용수보다 체급도 더 컸고 산전수전 다 겪은 해당룰의 베테랑을 맥스에서는 초보나 다름없었던 최용수가 감당하기 어려웠다.

마사토의 로우킥 타이밍은 최용수가 변칙 파이팅으로 버틸 수준이 아니었다. 마사토는 지속적으로 로우킥을 통해 데미지를 입혔다. 최용수의 신경이 로우킥에 집중된다 싶은 순간에는 벼락같은 하이킥과 미들킥을 꽂아 넣으며 밸런스를 완전히 무너뜨려버렸다.

로우킥 데미지가 누적된 최용수는 눈에 띄게 느려졌고, 마사토는 펀치까지 섞어가며 최용수의 방어막을 하나하나 벗겨나갔다. 최용수는 3라운드 접어들면서는 펀치대결에서 조차 밀렸다. 결국 경기가 어렵다고 본 최용수 세컨 측은 타월을 던지며 기권 의사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성격이 다른 무대이기는했지만 세계 최정상급 복서였던 최용수로서는 아픈 기억이다. 수 종합무대에서 쓴맛을 본 전직 천하장사 이태현이 그랬듯 최용수 역시 투기종목의 마지막은 자신의 혼이 담긴 종목에서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 큰 것으로 보인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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