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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터질 듯 터지지 않는' 박경태…필살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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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도약을 위해서는 박경태의 성장이 절실하다. ⓒ KIA 타이거즈
‘티벳여우’ 박경태(27·KIA 타이거즈)는 팬들에게 ‘애증’의 존재다.

많은 장점을 지녀 기대를 갖게 하지만 수년째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애증의 기대주들로 불렸던 신종길은 어느덧 타율 3할과 30도루를 기대할 수 있는 타자로 성장했고, 김주형 역시 조금씩 거포본능을 보여주고 있지만 박경태는 여전히 아쉽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LG에서 옮겨온 이대형 또한 처음에는 팬들의 반응이 썩 좋지 않았지만 실력으로 상황을 뒤집어 현재는 ‘완소남’으로 거듭났다. 관심이 있는 선수가 잘하게 되면 인기는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다.

KIA 입장에서도 박경태는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없는 선수다. 전통적으로 왼손투수가 귀한 팀 사정상 140km 중반대를 꾸준히 던져줄 수 있는 좌완은 포기하기 힘들다. 여기에 직구와 변화구를 거의 비슷한 폼에서 일정하게 던질 수 있어 성적이 안 나오고 있는 게 이상할 정도다.

항상 못 던진다면 손을 놓겠지만, 이따금 놀라운 투구로 벤치의 기대를 높인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투수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비시즌 보여준 박경태의 모습은 왼손에이스 양현종 부럽지 않다. 연습경기는 물론 시범경기에서도 펄펄 난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1점대 평균자책점의 짠물투구로 주변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윤석민의 해외진출, 김진우의 부상 등으로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던 터라 시기도 좋았다. 박경태로서는 조금만 역할을 해줘도 선발 한자리를 확실하게 꿰찰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박경태는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다른 투수가 되고 말았다. ‘불펜 선동열’로 불릴 정도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꽉 차게 들어가던 직구는 가운데로 몰리고, 볼이 되더라도 아주 높거나 낮기 일쑤였다. 변화구도 통타당하기 딱 좋게 밋밋하게 들어갔다.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볼넷을 남발하다 적시타를 얻어맞는 패턴이 반복됐다. 선동열 감독은 그럼에도 박경태를 신뢰하고 승부처에서 밀어주고 있다. 박경태의 부진이 선동열 감독에게도 큰 부담이 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그의 성장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벌써 7시즌 째 이어지는 상황에 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빠른 구속-다양한 변화구를 갖추지 않았어도 제몫을 하는 좌완들이 많은데 박경태는 이런저런 좋은 조건을 갖췄음에도 좀처럼 터지지 않는다.

박경태로서는 팀 내 같은 좌완인 임준섭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임준섭은 선발진의 줄부상으로 인해 시즌 초부터 선발보직을 맡고 있다. 임준섭 역시 성적(24이닝 평균자책점 5.63)이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박경태(13.1이닝 평균자책점 9.45)보다는 낫다.

기복은 있지만 박경태처럼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투구를 보여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7일 LG에서는 6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주며 제몫을 다했다.

사실 가지고 있는 조건은 임준섭이 박경태보다 훨씬 좋지 않다. 직구 평균구속이 130㎞대에 그치는 것은 물론 제구력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왼손 메리트를 감안한다 해도 구속-제구가 모두 좋지 않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임준섭은 박경태보다 나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다름 아닌 자신만의 필살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의 최대 무기는 각이 큰 커브다. 대학 시절부터 커브에 상당한 자신감이 있었다.

직구 제구가 잘 되는 날에는 커브와의 환상 조합 속 괜찮은 투구내용을 선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커브하나만으로 버티기도 한다. 확실한 자신만의 결정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박경태는 확실한 자신만의 무기가 없다. 직구가 빠르다고는 하지만 힘으로 상대타자를 압도할 만큼 무겁지도 않고, 변화구 역시 다양하게 갖추고 있지만 결정구라 부를만한 구종을 찾기 어렵다. 기회란 언제까지 무한정 제공되지 않는다. 생존무기를 찾지 못한다면 박경태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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