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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슈퍼소닉’ 이대형 바람몰이 시동…호랑이 톱타자 계보 잇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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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이 김일권-이순철-이종범의 대를 잇는 톱타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최다 우승에 빛나는 KIA 타이거즈는 전신 해태 시절 포함 전통적으로 톱타자가 강했다.

김봉연-김성한-한대화-김상현 등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한 장타자들도 있었지만 삼성-한화(전 빙그레) 등 경쟁팀들을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던 배경에는 톱타자들의 역할이 컸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만수-김성래-이승엽 등 쟁쟁한 홈런왕들을 보유했었고, 한화 이글스도 90년대 초반 빙그레 시절 상하위를 가리지 않고 장타가 폭발하는 이른바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유명했다. 전체 타자들의 파워만 놓고 볼 때는 KIA가 딱히 앞선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톱타자만큼은 항상 상대를 압도했다. 한국 야구를 풍미한 레전드급 톱타자들은 계보를 이어가면서 호랑이의 기동력을 책임졌다. 실제로 김일권-이순철-이종범 등 강력한 톱타자들의 명성은 김봉연-김성한-한대화 등에 못지않다.

프로야구 태동과 함께 3년 연속으로 도루왕을 싹쓸이했던 김일권은 원조 대도의 대명사다. 도루가 크게 각광받지 못하던 시절 질풍 같은 주루플레이를 통해 홈런타자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는데, 해태 팬들에게는 환호를 상대팀 팬들에는 절망을 안겨준 재간둥이였다.

이순철은 새로운 타입의 톱타자였다. 이전까지 도루왕이 빠르고 센스 넘치던 이미지였다면 이순철은 여기에 장타 능력이 보강된 신형 1번 타자로 호타준족의 대명사였다.

이순철은 첫 번째 도루왕을 해냈던 1988시즌 13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고, 도루-최다안타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1992시즌에는 무려 21홈런을 작렬시켰다. 매년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을 쳤던 그는 프로통산 14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중심타선에서 활약해도 손색이 없는 장타력이라 할 수 있다.

역대 최고의 야수로 꼽히고 있는 이종범은 한술 더 떴다. 이종범은 모든 면에서 이순철 업그레이드 버전의 ‘야구천재’였다. 전성기에 “30승 투수와 맞먹는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절대적인 위용을 뽐냈다.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역대 최다인 84도루를 성공시킨 것을 비롯해 홈런왕 이승엽과 홈런 경쟁을 벌이는 엽기적인 장타력까지 보여줬다. 단순히 도루를 많이 한 것이 아니라 성공률 또한 매우 높았으며 타격왕-최다안타왕-도루왕을 동시에 정조준 할 수 있는 괴물이었다는 평가다.

김일권-이순철-이종범의 톱타자 계보를 더욱 높이 살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은 우승청부사였다는 점이다. 기록만 좋은 선수들이 아닌 중요한 승부에서 펄펄 날아다니며 팀 우승을 시켰다는 부분은 무엇보다도 크게 인정받아야 한다. 프로선수들에게 우승의 가치는 기록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후 KIA로 팀명이 바뀌면서 타이거즈는 제대로 된 대형 톱타자를 품지 못했다.

그나마 국가대표 1번 타자 출신 이용규 정도가 명성을 이어갔다. LG에서 이적해오기 무섭게 잠재력을 폭발시켰던 이용규는 특유의 근성을 바탕으로 이종범 이후 대가 끊겼던 타이거즈 톱타자 자리를 잘 지켜줬다.

물론 이용규는 한화로 둥지를 옮긴 현재까지도 국내 최고의 1번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밀어치기를 통한 안타 생산력 및 빠른 배트스피드에서 나오는 커트능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총액 67억원(계약금 32억원·연봉 7억원·옵션 7억원)의 FA 계약은 그동안 보여준 톱타자로서의 능력을 충분히 검증받은 결과였다. 그럼에도 이용규가 역대 타이거즈 톱타자 계보를 이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장타력은 차치하더라도 도루나 주루플레이 등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선배들은 물론 현재 타 팀 라이벌들과 비교해도 돋보이지 않았다. 주루사가 많은 편이며 2012시즌 드디어 도루왕에 등극하기는 했지만 44개의 적은 숫자에 불과했다.

이용규가 떠난 타이거즈의 1번 자리는 이제 ‘슈퍼소닉’ 이대형(31)이 맡게 된다. LG출신이라는 점에서 이용규와 궤를 같이 하는 그는 다른 것은 몰라도 도루능력 하나만큼은 타이거즈 레전드 톱타자들과 충분히 자웅을 겨뤄볼만하다.

100m를 11초 플랫에 끊을 만큼 괴물 같은 주력을 자랑하는 그는 2007~10년까지 4년 연속으로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쥔 경력을 갖고 있다. 타격의 약점에도 이 같은 성과를 이뤄낸 것은 놀랍다. 지금까지 이대형의 명성은 발하나로 만들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대형은 취약한 타격-출루율로 인해 ‘발만 빠른 선수’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금만 타격에서 발전을 보였어도 현재 그의 위상은 지금과는 사뭇 다를 것이 분명하다.

냉정하게 말해 이대형은 아직까지도 ‘만년기대주’의 껍질을 깨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타율 0.357, 출루율 0.514로 대분전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FA이적이 그에게 새로운 대반전의 시금석이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출발도 좋다. 이대형은 2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장, 4타수 2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2-1 승리를 견인했다.

3회초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1번 타자로서 출루와 센스 있는 주루플레이, 빼어난 호수비로 부활을 예감케 했다. 이대형이 김상현, 이용규를 잇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지 주목할 만하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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