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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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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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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5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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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5

DUMMY

이지영은 흐뭇한 얼굴로 수조에 띄워진 배 모형을 보고 있었다.


모형임에도 이전 수송함과는 명백히 다른, 3개의 돛대에 달린 돛이 펼쳐진 위풍당당한 모습과 상 하부로 분리된 돛. 그리고 현대의 배에서나 볼 수 있는 구상선수까지.


조선 기술과 항해 경험이 쌓였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배수량 역시 크게 증가하여 기존의 80톤급에서 160톤급으로 두 배 정도가 커졌으니 엄청난 진보라고 할 수 있었다.


“만들어지기만 하면 외국에 나가는 배는 모조리 이 수송함으로 교체해도 무방하겠어”


그렇기에 기존까지의 수송함은 모두 내수용으로나 사용하거나 혹은 아주 가까운 항해용으로만 사용되리라는 것은 당연한 미래였다.


“언제쯤 진수식을 할 수 있겠나?”


“모형실험 단계에서는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진수식을 한 후에 정식 인도는 내후년 상반기에 가능할 듯합니다.”


“하긴... 처음 만드는 배이다 보니 이런저런 보완점이 있겠지. 오래 쓸 배인 만큼 서두르지 말고 안전하고 성능 좋은 배를 건조하길 바라네”


“예, 최대한 안전한 배를 건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지영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시대의 항해는 극히 위험한 것이어서 배의 안정성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다.


물론 이 배를 위주로 북해도 항해를 시작할 수 있다면 북해도에서의 대화가 훨씬 잘 통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이 배가 없어도 한국에는 북해도 인들이 좋아할 만한 교역품이 차고 넘쳤다.


따뜻하고 값싼 모직물과 질 좋은 철제 도구, 풍부한 식량까지. 모두 지금의 북해도에서는 구하기 힘든 물건들이었다. 그리고 북해도 점령이 하루 이틀 해서 될 일도 아닌 만큼 굳이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기는 했다.


“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보고하게”


“예, 전하.”


이지영은 이훈에게 이들에게 성과급과 회식 자금을 지급하라는 지시를 내리고서는 자리를 빠져나왔다.


“기대가 되지 않나?”


“정말 멋진 광경일 것 같습니다.”


이지영은 작은 미소를 흘리며 푸르른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다 특유의 짠 바람이 이지영의 머리카락을 마구 헤집었다.


“그렇지? 제대로 된 배도 없던 나라가 이제는 저 바다를 돛 하나로 누비려 한다니. 참으로 멋진 일이야!”


이지영 자신도 놀랄 만큼 범선에는 그만한 매력이 있었다. 위풍당당하게 펼쳐진 돛이 새하얗게 바다를 수놓는 모습은 나름 장관이라고 할 만했다. 그리고 구닥다리라고 할 수 있는 목재 선체도 푸르른 바다와 어울리니 나름대로 조화로운 멋이 있었다.


‘이래서 범선 프라모델을 사는 사람이 있었던 건가···.’


연구라는 목적으로 몇십만 원짜리 범선 프라모델을 열 몇 개씩 사서 유리로 된 진열장에 전시해놓는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했다.


저 크고 아름다운 하얀 돛과 갈색 목재에는 낭만이 있었다.


“비서실장도 항해에 관심이 있는가?”


“국가의 국책 사업인데 어찌 관심이 없겠습니까?”


“음? 그런 뜻으로 물어본 게 아닐세. 그냥 항해 자체에 관심이 있나 물어본 것이지”


이지영은 답을 들으려고 물은 질문이 아니었던 듯이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언젠가 거대한 범선 위에서 모든 파도를 지켜보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풍취가 있지 않겠나?”


“반드시 그리되실 것입니다.”


......


...


“전하를 뵙습니다.”


“아, 타카키(貴樹) 공사, 아니지. 이제는 타카키(貴樹) 대사라고 불러야겠군. 승진, 축하하네”


“감사드립니다, 전하”


사실 원칙대로 하자면 타카키(貴樹)는 공사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대사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경험 부족을 이유로 기존 대사를 그대로 남겨두고 이인자 역할을 하며 경험을 쌓고 있었고 그냥 편의상 ‘공사’라고 호칭을 정한 셈이었다.


그리고 이제 어느 정도 일이 익숙해지니 예정대로 전임 대사는 본국으로 귀환하고 타카키(貴樹)가 대사직을 수행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 대사. 그대의 요청은 받아 보았네. 유학생을 보내고 싶다고?”


“예, 전하. 한국의 학문은 중화의 것에도 결코 뒤지지 않으니 이웃 된 나라로서 어찌 선망하지 않고 배우려 하지 않겠습니까?”


“허, 너무 올려쳐 주는군”


“그저 사실만을 말할 뿐입니다.”


“흠, 허면 그 명단을 받아 볼 수 있겠나?”


이지영이 명단을 받아 보니 대략 육십여 명에 달하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음... 고등학교부터 다니고 싶다고 했지?”


“그러합니다.”


“이들은 모두 한국말을 알고 있는가?”


“예, 전하. 이들 모두 자처하여 한국말을 배우고 익히고 있으니 읽고 쓰며 학업에 정진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이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명단을 다시 고이 접었다.


“우선 이 명단은 교육장관과 논의하겠네. 아마 유학 자체는 반대하지 않겠다만 그 수는 문제가 될 여지가 있으니 미리 알아 두게나”


“수... 말씀이십니까?”


“그래. 유학생들을 위해서라고 해도 아국의 학생을 교실에서 쫓아낼 수는 없지 않나? 교육 환경을 고려해 그 수가 조정될 수 있다는 말이지. 사실 육십 명은 너무 많지 않나?”


이지영의 말이 그럴듯했기에 타카키(貴樹) 대사는 그저 순응했다. 자신이 들었던 왕립 서울 중앙학교의 정원을 생각해 보면 육십 명은 적은 수가 아니었으니까.


추가적인 공사 없이는 육십 명에 달하는 추가적인 학생을 받기란 한국도 난감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대부분이 귀족 자제로 이루어져 있는 귀한 유학생들을 왕립 서울 고등학교 아닌 다른 학교에서 받기도 좀 뭣한 부분이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아아,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양국 우호의 사절을 내 그리 박하게 대할까. 적당한 대책을 세울 테니 안심하고 있게”


한국으로서는 일본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귀찮은 점이 많았기에 이지영은 어지간한 선에서는 일본의 편의를 봐줄 의향이 있었다. 그리고 유학생들이 돌아가 한국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면 더욱 좋았고 한국을 선망하여 서로가 계속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려 하면 최상이었다.










쏟아지는 작은 살들이 탐라군이 어버버 하고 있자 한국군은 한 걸음씩 전진했다. 천천히 움직이는 강철로 된 벽과 그 사이에서 나오는 뾰족한 창에 탐라군은 허무하리만치 쓰러져나갔다.


물론 탐라군이라고 해서 맥없이 쓰러지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우아아아악!!!”


악에 받쳐 있는 힘껏 손에 든 무기를 휘둘렀지만, 철과 철이 부딪히는 금속음만 울려 퍼질 뿐 눈앞의 강철 벽은 그대로였다. 아니, 벽이 움직이며 병사에게 막대한 충격을 가해 몸이 휘청이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후열의 창날은 자비 없이 탐라군의 목숨을 거둬갔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다.


그저 목제 방패를 철판으로 보강한 중(重) 방패와는 다르게 17mm의 두꺼운 강철로 이루어진 장갑 방패는 현존하는 모든 개인 무기에 대한 압도적인 방어력을 제공했으니까.


각만 잘 준다면 중소형 노포의 공격에 당하고도 사용자의 생명을 구해주는 이 거대한 방패는 그 자체로 흉기였다.


무기? 들 필요가 없다. 압도적인 무게가 전해주는 충격은 그 자체로 훌륭한 무기니까. 굳이 든다면 보병용 군검 정도가 전부였다.


본래라면 잘 쓰이지 않는 무기이다.


그 성능은 훌륭하지만, 장갑 방패에 기타 장비들을 챙겨서 행군하는 것은 말 그대로 지옥이었으니까. 그렇기에 행군 시에는 군용 수레에 실려 가는 경우가 사실상 전부였다.


하지만 준비된 전투에서는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어차피 한국군 여단 편제상 이러한 장갑 방패를 든 장갑병의 느린 기동력을 만회할 보병 자원과 기병 자원은 충분했으니까 이러한 장갑병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전투는 이 전투를 미리 예상한 한국군의 방어전. 당연하겠지만 모든 준비는 되어 있었고 훌륭한 무기인 장갑 방패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 거기에 적들은 전술적인 기동력을 발휘할 수 없는 데다가 기병 또한 없다시피 했다.


그렇기에 최전선에 선 네 개의 장갑병 대대들은 말 그대로 허약한 탐라군 보병을 갈아마시기 시작했다.


“이거... 굳이 유인 작전을 쓸 이유도 없군.”


방패가 한 발자국 전진할 때마다 탐라군이 멍들고 부서지며 깨진다. 혹여나 부족한 공격력은 후열의 창이 훌륭하게 메꾸어 주고 있었다.


“이대로 부순다. 전 부대 전진”


“옛, 전 부대, 전진!!!”


뿌우우우


나팔 소리와 함께 한국군이 천천히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은 탐라국의 장군에게도 고스란히 보이고 있었다.


자신들의 공격은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군의 공격은 착실하게 탐라군을 쓰러뜨리고 있었다.


이대로 전투를 계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저 철벽에 들이 받아봐야 자신들의 병사들만 상할 뿐이다. 방법은 하나, 우회해야 한다.


하지만 탐라군에는 우회하여 한국군을 흔들만한 자원이 없었다. 아주 약간의 기병이 있긴 하나 한국군의 기병 역시 눈을 부릅뜨고 한국군의 측면을 든든하게 보호하고 있었다.


보병의 수적 우위를 이용한 우회 역시 힘들 것 같았다. 이미 부대의 분리를 시도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렸다. 이 정도 속도면 한국군은 충분히 대응할 수 있으리라.


‘젠장! 차라리 진을 길게 늘어뜨려 적을 포위하고 난전을 유도했어야 했다! 저 얇아 보이는 방진이 이토록 단단할 줄이야...’


중앙이 얇다고 해서 무작정 들이친 것이 패착이었다. 한국군의 움직임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그냥 저 중앙이 지나치게 튼튼했다. 단지, 그것이 문제였다.


상성이고 나발이고 그냥 힘에서 밀리는 상황. 거기에 전장은 평야고 이번에 물러나면 다음은 없는 상황.


방법이 없다.


그도 나름 장군이기에 전장을 살피자 그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애초에 이 전쟁 계획 자체가 좀 오랫동안 버티다 보면 군량이 모자란 한국군이 물러날 것이라는 전제하에 세워진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예 눌러앉을 생각인지 항구를 짓기 시작했고 이전에도 엄청난 수의 수송함을 동원해서 모든 물자를 충당하고 있었다.


대전제부터 어긋난다.


항복해야 한다.


더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버텨서 이길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이대로 항복했다가는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족들도 위험하리라.


그렇다고 이 바보 같은 전투에 더는 저기 있는 백성들을 희생시킬 순 없었다.


그는 말을 박찼다.


항복하러 가자.


하지만 항복하면 안 된다.


나는 전사해야 했다.

조아라 소기업님 팬아트1.png

소기업님께서 팬아트로 그려주신 지도입니다!!!

지도 만드는게 보통 일은 아니었을 텐데 예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라색맛 탐라국으로 보아선 아마 최근 화까지 반영된 지도인 듯 싶습니다!!!

암,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땅이죠(끄덕)


작가의말

배, 더 큰 배!

공지사항에 이때까지의 지도와 국기를 올렸습니다! 일종의 모음집이라고 해야 하나...
심심한 분들은 한번씩 가셔서 구경 해주시면 헤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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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5 +2 22.11.05 31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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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3 22.10.31 315 5 11쪽
160 중간고사로 인한 휴재 공지 22.10.19 30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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