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2차자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종말에 투자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2차자아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2.07.05 19:20
최근연재일 :
2022.09.02 23:17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791,591
추천수 :
20,062
글자수 :
292,215

작성
22.08.19 21:50
조회
16,850
추천
500
글자
16쪽

던전, 붉은 달의 요람(2)

DUMMY

“이런 썅, 더 가까이 붙었어요!”


살기 위해서는 달려야 한다.


온 힘을 다해서.


무조건 앞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헉! ─헉! 머, 멈추면 안 됩니다!”


최익훈과 유현석은 상가 사이의 1차선 도로를 미친 듯이 달렸다.


그런데도 등 뒤에서 들려오는 괴성은 점점 더 가까워졌다.


늑대인간, 웨어울프(Werewolf).


절대로 상대할 수 없는 괴물이 뒤쫓아오고 있었다.


방심하는 순간, 덮쳐져서 목을 물어뜯길 터.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경추가 꺾여서 죽는 사람을 몇 번이나 목격했다.


“젠장, 저 새끼는 지치지도 않나!”


심지어 웨어울프는 건물을 타고 따라오고 있었다.

그렇기에 무조건 앞으로만 달렸다.

따돌리겠답시고 골목으로 들어갔다가는 오히려 거리가 좁혀진다는 걸,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예상 밖의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최 사장님, 저기 사람이에요!”


4층짜리 원룸 건물의 창문 밖으로, 한 여자가 고개를 내밀고 보고 있었다.

모르는 얼굴이었다.

그간 튜토리얼 지역 내에는 끝까지 집에서 나오지 않는 생존자도 꽤 있었기 때문이다.


‘······큰일이다.’


최익훈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등 뒤에서 웨어울프가 건물의 외벽을 타고 달려오고 있다.

이대로라면 놈의 눈에 저 여자가 들어올 테고······ 놈이 표적을 바꿔서 순식간에 저 여자를 낚아챌 수도 있었다.


‘그건 안 된다.’


사람들을 살리겠다고 저 괴물을 유인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죄 없는 다른 이의 죽음이면 안 됐다.


“─들어가! 어서!”


최익훈이 달려 나가며 목청껏 외쳤고, 옆에 있던 유현석도 합세했다.


“당장 숨어요! 괴물이 와요!”


그러나 여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움찔거릴 뿐, 여전히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아마도 지금껏 집에만 있었고, 운이 좋게도 몬스터의 집중 표적이 되지 않았겠지.

4층이라면, 지상에서 나도는 괴물들의 공격에도 안전하다고 학습화되었을 거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으니······.


“어······.”


건너편 원룸의 3층 부근에 안착한 웨어울프를 목격한 것이다.


그르르르······.


놈은 난간을 붙잡은 채, 고개를 천천히 돌렸고.

여자는 그 거대한, 근육질의 괴물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어······ 어!”


뒤늦게 놀라며 창문을 닫았으나 소용없는 짓이었다.


놈은 몸을 잠깐 웅크렸다가 튕겼고, 허공을 날아서 창문을 들이받았다.

방범창이 우그러지고 창문이 깨졌다.


“꺄아아아─!”


이에 최익훈과 유현석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멈춰 섰다.


“유 관장, 저거 막아야 해!”

“예, 그래야죠!”


최익훈이 있는 힘껏 외쳤다.


“김 사장, 그만해! 그런 모습 부모님이 보면 어떨 것 같나!”


그러나 놈은 방범창을 이빨로 뜯어냄에 여념이 없었다.


이에 유현석은 숨을 들이켜서, 그 두꺼운 흉통을 울리며 소리쳤다.


“김 사장─이 개─새끼야─!”


그제야 놈이 방범창을 뜯던 행위를 멈추고는 귀를 쫑긋거렸고.


“─너희 가게 덮밥, 솔직히 존나 맛없었다! 장사 왜 시작했냐!”


마지막 말에, 그 거대한 머리통이 천천히 이쪽으로 돌아섰다.

두 눈이 일그러지는 게 보였다.


“······이게 먹히네.”

“역린을 건드린 것 같군.”


두 사람은 뒷걸음질 쳤고.


아우우우──!


그렇게 한 층 더 분노한 김 사장에게 쫓길 채비를 할 무렵······.


깡!


이번에는 웬 쇳소리가 골목을 울리기 시작했다.


깡! 깡! 깡! 깡─!


마치 꽹과리를 울리듯이 연달아 울리는 쇳소리.


이에 최익훈, 유현석, 늑대인간 김 사장할 것 없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포켓이 기묘하게 많은 암녹색 야전 상의를 걸치고 배낭을 멘 청년이었다.

그가 쇠 파이프를 들고 길가에 주차된 차를 두들겨대고 있었다.


깡! 깡!


“······저건 또 뭐야?”

“영웅심 가진 청년이 상황 파악을 못 한 것 같은데······.”


누군지 모르겠지만, 웬 남자가 자신들을 구해주려는 듯했다.

그건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짓이었다.


“안 돼요! 도망쳐요!”


그러나 남자는 앞으로 걸어오며 계속해서 차를 두드려댔으니······.


순식간이었다.

웨어울프가 난간을 박찼고, 단숨에 십여 미터를 뛰어넘었고.


쿵─


검은 SUV 위에 안착한 뒤, 또 한 번 몸을 스프링처럼 튕겼다.


청년과의 거리는 이제 단 5~6미터 정도.


“아······.”


또 한 명이 찢겨 죽는 모습이 눈앞에서 펼쳐질 것을, 최익훈과 유현석은 직감했다.


그러나 두 존재가 뒤엉켜지기 직전.


웬 흰색의 인영들이 튀어나와서 웨어울프를 역으로 덮쳤다.


“······응?”


듬성듬성한, 순백색의 몸뚱이······ 해골들이었다.


덜그럭! 덜그럭!


그것들이 푸른 안광을 흩뿌리며 사방에서 쏟아져 나와서, 웨어울프의 몸 곳곳에 무기를 박아넣었다.


캥─!


갑작스러운 역습에 늑대인간이 뒤로 물러났다.

저것들이 등장한 이후로, 최초의 뒷걸음질이었다.


“······!”


그 순간 두 사람은, 어렴풋이 소망했던 기적을 떠올렸다.


누군가 왔다.


어쩌면, 구원자일 수도 있는 누군가가.


* * * * *


무릇 게임이란,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하며 데이터를 쌓아야지만, 답이 보인다.

제아무리 피지컬이 좋은 게이머라고 해도 ‘게임 오버’ 메시지를 단 한 번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쉽게 말해서 공략법을 연구하는 것, 그게 고수의 플레이다.


내가 <종말 온라인>을 플레이한 방식도 그렇다.


웨어울프를 처음 마주했을 때는······ 아마도 키보드를 부쉈던 것 같다.

엄청나게 빠르고, 즉사에 가까운 스킬도 있고, 재생력도 좋아서 도대체 몇 번을 죽었던지.


하지만 실패하고 또 실패하다가 결국 답을 찾았다.


“그래서, 잘 알지.”


우선 어떻게 해야지 놈들의 주의를 끌 수 있는지.


크르르르!


그리고 두 번째로 이놈들이 쉽게 죽지 않는다는 것도.


푹! 푹!


신성력이 담긴 무기나 불 공격 또는 단숨에 심장을 찌르지 않는 이상, 엄청난 회복력으로 죽지 않는 존재.


방금도 스켈레톤으로 제대로 덮쳤으나,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

놈이 엄청난 반응 속도로 몸을 뒤틀고, 카운터로 쳐내서 되려 방랑자 오크 스켈레톤 1기와 고블린 워리어 스켈레톤 2기가 순식간에 박살 났다.


그래도, 최수아의 할아버지를 구한 것만으로도 이득이다.

단숨에 잡지 못했다면, 물러서야 할 타이밍이었다.


“어서 도망쳐요!”


나는 이곳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해 외친 뒤, 왼쪽 골목을 가리키고는 그곳으로 냅다 뛰기 시작했다.

그러자 두 사람도 왼쪽 골목으로 따라 진입하는 것이 보였다.

눈치가 빠른데.


곧 골목 안에서 그들과 마주칠 수 있었다.

나는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댄 뒤 ‘쉿’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본 뒤, 한 양옥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계단 아래에 몸을 숨겼다.

그들도 나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숨을 죽인 채, 나는 오는 길목에 풀어둔 레미와의 <감각 공유>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크르르르─


웨어울프는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다른 곳으로 사라졌다.


내가 숨겨놓은 스켈레톤들도 발견하지 못한 듯했다.

아마 특정한 체취가 나지 않기 때문일 테지.

스켈레톤은 진짜 여러모로 기능성이다.


그렇게 몇 분을 기다린 뒤, 안전을 확신하고 입을 열었다.


“괜찮으세요?”


두 사람 중 수아의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런데······ 누구십니까?”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수아 친구입니다.”


그러자 눈이 커지는 수아의 할아버지.


“지금, 그 말은······ 수아는, 수아는 안전합니까?”

“물론이죠. 저랑 같이 왔어요.”


이 말을 얼마나 해주고 싶었던가?

속이 다 시원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표정이 더욱 창백해졌다.


“오, 맙소사······.”


심지어 한탄하며 얼굴을 쓸어내리기까지 했다.

어라, 이런 반응을 원한 게 아닌데······.

수아의 할아버지 옆에 있던 근육질의 남자가 그런 날 보며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여기는 한 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습니다.”


이어서 수아의 할아버지가 끙하는 신음을 흘렸다.


“못난 할아버지가······ 손녀를 사지로 뛰어들게 했구나······.”


어? 아······ 이게 부모의 마음인 건가?

손녀가 왔다고 하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


나는 잠시 속으로 할 말을 고른 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부 다요.”


내 말을 들은 두 사람이 멍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다 알고, 구해드리러 온 겁니다.”


두 사람은 그 말에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르신, 어쩌면······ 우리 기도를 들어주신 건지도 모르겠어요.”


이건 또 무슨 소리지.


.

.

.


둘을 데리고 돌아가던 도중, 최수아와 박지훈을 만났다.

난 녀석들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걸 일찌감치 알았다.

애당초 최수아한테 제리를 붙여주고 왔으니까.


눈이 좋은 최수아가 우리를 먼저 발견하고는, 빠르게 접근했다.

할아버지를 봤을 테니 애타게 소리칠 만도 한데, 녀석은 입을 꾹 다물고 빠른 걸음으로 주변을 경계하기까지 하면서 다가왔다.


그 모습에, 수아의 할아버지도 그녀가 목전에 도달할 때까지 함부로 소리를 내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침착한 모습이다.

아무래도 수아가 할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했다.


“수아야······.”

“할아버지······ 진짜 다행이다. 진짜, 진짜······.”


곧 끌어안은 두 사람.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이 지옥 같은 곳에서, 가족들이 살아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건······.


옆에 서 있던 박지훈이 고개를 돌렸다.

놈의 눈시울이 붉어진 게 얼핏 보였다.

이 상황이 안도 되고 감동적이기도 하겠으나, 다른 의미도 있을 터였다.

너무나 당연한 소리지만, 이 녀석도 가족 생각이 나겠지.


“자, 감동적인 재회를 방해하고 싶지는 않지만······ 일단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죠.”


·

·

·


그렇게 우리는 한 상가의 지하, 식자재 마트에 모였다.


내가 알려준 대로 입구에는 휘발유 냄새가 진하게 풍기고 있었다.

이 냄새가 웨어울프의 길잡이인 ‘흑월랑(黑月狼)’의 접근을 차단할 것이었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가면서 계단 층계에 소화기를 모아둔 게 보였다.

이건 나도 생각 못 했었는데, 꽤 철두철미한 사람들이네.


내부에는 약 삼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 중에서 절반이 전투할 수 없는 아이나 노인이었다.

그건 다른 의미로 실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종말,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피부양자’는 치명적인 짐이 된다.

그 무게를 짊어진 채로, 튜토리얼을 버텨냈다는 뜻이었으니······ 엄청난 성과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저들을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했을지······.


“······대단하네요.”


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자신을 헬스장 관장이라고 소개한 남자, 유현석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말입니까?”

“이렇게,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살아남았다는 게요.”

“음······ 칭찬을 반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게, 그쪽이 하실 말씀은 아니죠. 튜토리얼을 진작에 끝내고 도시를 주파해서, 우리를 구해주기까지 하셨잖아요.”


아 하긴······ 나 자신을 예외로 치고 있었다.

이렇게 눈앞에서 칭찬하는 말을 들으니까 은근히 쑥스럽네.


하지만 나는 특별함이 있었기에, 이 모든 기행이 가능했다.

이들은 지극히 평범함에도 이렇게 어려울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고.


이 사람들에게는, 저력이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뭉치지만, 뭉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었다.


지금까지 지켜본 두 개의 집단은 이렇지 못했다.

아파트에서는 주민대표라는 알량한 직책에 선동당했고, 학교에서는 일진 녀석의 폭력에 굴복하여 노예로 부려졌다.


지금 여기와 같은 케이스가 더 많다면, 이 지옥에서 살아남을 사람들이 훨씬 많아질 텐데.

안타깝지만 그렇진 않겠지. 인간은 이기적이고, 초월자들은 그 점을 이용하고 들 테니까······.


그때 최수아가 다가왔다.

얼굴이 확연히 피어 있었다.


“마음이 좀 놓이지?”

“네······ 다 아저씨 덕분이에요.”

“나도 마음이 놓이네.”


최수아가 싱긋 웃어 보였다.

웃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마음이 놓이니까······ 이제 제대로 할 수 있겠지?”


다소 모호한 말이었음에도, 최수아는 이해한 듯이 활을 움켜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싸워야죠. 제대로요.”


기특한 녀석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상봉했으니, 안전하게 가족 옆에 붙어 있고 싶을 텐데도 기어코 다시 전면으로 나왔다.


뭐가 최수아를 이렇게 할 수 있게 만드는 걸까?


자신이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일을 피하지 않겠다는 책임감일까?

아니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계속 강해져야만 한다는, 내 조언에 따르는 걸까?


뭐, 뭐가 됐든······.


“언제나 든든해.”


내 말에 다시 히죽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최수아.


“든든한, 국밥 같은 동료가 될게요. 아, 국밥 좋아하시죠?”

“좋아는 하는데······ 안 어울리게 농담을 다 하냐?”

“아, 그게······ 기분이 좀, 나아져서······.”


이 녀석이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처음 보는데.

하긴, 방금 건 좀 부끄러울 만한 수준의 농담이긴 했다.


그래도 문득, 사람들이 다시 농담을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님, 형님. 제가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늑대인간이 변신하는 순간에 스켈레톤으로 만들면, 어떻게 됩니까? 제가 유튜브에서 본 적 있는데, 중간 단계 화석, 그런 게 되지 않겠습니까?”


박지훈 이 녀석은 좀 빼고.


.

.

.


이 생존자 그룹의 리더는 둘이었다.

내가 구해준 최수아의 할아버지와 근육질의 헬스장을 운영하는 남자.


그들은 각각 최 사장님, 유 관장님이라고 불러달라고 했고.

나는 그냥 이태성이라고, 본명을 불러달라고 했다.


우리는 마트 안쪽, 비품 창고에 모여서 회의를 시작했다.


“태성 씨,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유 관장이 물었고, 이어서 최 사장도 한 마디 덧붙였다.


“여기를 탈출하려면 무슨 열쇠를 찾아야 한다던데, 맞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웨어울프로 변한 사람들, 동료들이었다고 하셨죠.”

“맞아요. 좋은······ 사람들이었는데.”

“그러면 언제 웨어울프로 변했는지, 시간 기억하십니까? 얼마 안 됐을 텐데.”


유현석이 손목의 시계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11시쯤이었으니까······.”


지금 시간은 2시 42분.


“곧 4시간 정도 되겠네요.”

“예, 그렇겠네요.”


『붉은 달의 우두머리』의 화신이 되는 대가는 하루 4시간 동안의 ‘야수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 동안은, 안전한 곳에 처박혀서 잠에 빠진다.


잠들지 않더라도 제 발로 밖으로 나오진 않을 것이다.

『붉은 달의 우두머리』가 온갖 겁박을 해댈 테니 말이다.


나는 그러한 웨어울프의 습성, 정확히는 『붉은 달의 우두머리』의 화신들이 가진 습성을 설명했다.

이 비현실적인 정보들은,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일 터였지만, 최 사장과 유 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믿어주었다.


그러나 설명이 끝나자, 그들은 떨떠름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면······ 앞으로 20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겁니까?”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지. 그러는 사이에 또 다른 누군가가 그 비석에 접촉할 수도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이 지역에는 우리 말고도 생존자들이 많으니까, 재수 없으면 그 늑대인간이······ 계속해서 늘어날 거야.”


나는 최 사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성 있죠.”


그리고는 곧장 그 말을 반박했다.


“하지만 방법이 있어요.”

“······음?”

“웨어울프들이, 강제로 기어 나오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을 쓴다면 『가장 작은 노예왕』에 이어서 『붉은 달의 우두머리』의 증오까지 얻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원하는 바였다.


우릴 가지고 놀면서 낄낄거리고 있을 초월자 놈들······.


그 자식들이, 열 받아서 키보드든 뭐든 좀 부수는 꼴을 보고 싶거든.


“잠자는 늑대의 코털을 건드리면······ 아니 귀싸대기를 때리면, 안 나오고는 못 배길 겁니다.”


작가의말

오늘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는 종말에 투자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 +31 22.09.03 7,043 0 -
공지 연재 시간 : 오후 9시 50분 22.08.03 22,085 0 -
39 마트 수성전, 참관 이벤트(4) +10 22.09.02 9,621 359 18쪽
38 마트 수성전, 참관 이벤트(3) +12 22.09.01 10,126 375 17쪽
37 마트 수성전, 참관 이벤트(2) +23 22.08.31 10,443 381 19쪽
36 마트 수성전, 참관 이벤트(1) +11 22.08.30 10,925 384 17쪽
35 2차 리워드 개봉(2) +12 22.08.29 11,562 406 21쪽
34 2차 리워드 개봉(1) +13 22.08.28 11,953 422 20쪽
33 초월자와의 거래(3) +14 22.08.27 11,834 445 14쪽
32 초월자와의 거래(2) +13 22.08.26 11,960 432 16쪽
31 초월자와의 거래(1) +7 22.08.25 12,647 412 17쪽
30 성주, 오영국 점장(2) +11 22.08.24 12,802 443 18쪽
29 성주, 오영국 점장(1) +13 22.08.23 13,958 413 17쪽
28 던전, 붉은 달의 요람(5) +20 22.08.22 14,779 492 20쪽
27 던전, 붉은 달의 요람(4) +15 22.08.21 15,125 500 15쪽
26 던전, 붉은 달의 요람(3) +19 22.08.20 16,156 488 18쪽
» 던전, 붉은 달의 요람(2) +10 22.08.19 16,850 500 16쪽
24 던전, 붉은 달의 요람(1) +18 22.08.18 18,010 510 19쪽
23 전 지역 튜토리얼 해방(2) +17 22.08.17 19,301 501 18쪽
22 전 지역 튜토리얼 해방(1) +11 22.08.16 20,209 527 14쪽
21 노예화된 학교(2) +20 22.08.15 20,805 473 24쪽
20 노예화된 학교(1) +17 22.08.14 20,901 475 18쪽
19 바깥, 변해버린 세상(4) +13 22.08.13 20,620 488 18쪽
18 바깥, 변해버린 세상(3) +13 22.08.13 20,398 522 10쪽
17 바깥, 변해버린 세상(2) +19 22.08.12 20,994 508 14쪽
16 바깥, 변해버린 세상(1) +15 22.08.11 21,908 513 17쪽
15 튜토리얼 보스, 고블린 추장(2) +20 22.08.10 21,844 535 15쪽
14 튜토리얼 보스, 고블린 추장(1) +13 22.08.09 21,545 527 12쪽
13 상가, 안전지대(4) +16 22.08.08 22,255 540 19쪽
12 상가, 안전지대(3) +17 22.08.07 22,632 508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