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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자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종말에 투자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2차자아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2.07.05 19:20
최근연재일 :
2022.09.02 23:17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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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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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2,215

작성
22.08.0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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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튜토리얼 보스, 고블린 추장(1)

DUMMY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그러나 이제는 익숙하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머리가 팽팽 회전한다.


덜그럭, 덜그럭─


무려 7기의 언데드 하수인.

지금 나는 그것들의 움직임을 동시다발적으로 느끼고 있다.


그 무더기가, 내 의지를 따라서 앞으로 돌격한다.


“스켈레톤 뒤에 붙어서, 빠지는 놈들을 노려요!”


사람들은 크로스보우를 놓고 근접 무기를 든 뒤, 내 뒤를 따라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선두의 스켈레톤 7기는 어느새 1층 복도에 도달했다.


덜그럭! 덜그럭!


동족의 피로 만들어진 레드카펫을 밟고 내려오는 7기의 백색 악마들.


끼이이이······.


그것들의 등장에 1층에 모여 있던 고블린 후발대들은 겁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크에에에!


개중 고블린 워리어 같은 놈들은 용감하게 나섰으나······.


“어서 와, 너 같은 애를 기다리고 있었지!”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하나둘씩 고블린 스켈레톤이 ‘워리어’로 교체되고 있음에, 뿌듯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네가 스켈레톤 몇 마리를 부수든지, 난 너만 얻으면 되거든!”


고블린 워리어, 놈은 노련하게 움직이며 스켈레톤 2기의 두개골을 박살 내는 등 분전했다.

지금까지 마주한 적 중 가장 용맹했지만······ 곧 벌집이 되어 내 앞에 쓰러지고 말았다.


- 고블린 워리어를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75, 골드 +75, 죽음 +1)


- 언데드 하수인이 당신의 의지에 결속됩니다. (마나 –3)


이로써 스켈레톤 3기가 고블린 워리어로 대체되었다.

각각 일반 고블린 3마리를 동시에 상대할 수 있는 정예병이다.


이처럼 전투를 치를수록 빠르게 강해진다.

그게 네크로맨서의 무섭고도 매력적인 이유고.


“계속 간다!”


1층 복도를 돌파해나가자, 출구 밖에서 샤먼 셋이 지팡이를 들고 있는 게 보였다.


“저건······ 주술이다!”


뭘 하려는 건진 몰라도 가만히 지켜보다가는 피 좀 볼 터.


나는 반사적으로 방패를 치켜들고는, 스켈레톤들보다 앞서 나아갔다.

동시에 손을 뻗어, 놈들을 향해 ‘웨이브 링’을 발동했다.


- 마나를 7 소모합니다. (남은 마나 27)


쩡──!


충격파가 터지며 일대의 유리창들이 와장창 깨진다.


그리고 그 여파에 휩쓸린 샤먼들의 주문 시전이 끊어졌다.


켁!


균형을 잃은 놈들이 주춤거리며 당황한 듯 뒷걸음질 쳤다.


“돌격!”


내 명령에 7기의 스켈레톤들이 앞으로 쏘아졌다.

6마리의 고블린이 샤먼을 보호할 목적인지 우리의 앞을 막아섰으나, 곧 스켈레톤들의 푸른 안광을 목도하고 말았고······.


끼, 끼이이이······.


본능적인 공포를 깨달은 놈들은 황급히 도주했다.


저리 쉽게 달아나는 꼴을 보니, 샤먼들이 다른 주문을 준비하느냐 ‘광포화’에 소홀했던 모양이다.

결국은 고블린 샤먼들도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운동 신경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놈들은, 뒤뚱뒤뚱 뛰다가 금세 뒤를 잡히고 말았으니······.


푹! 푹! 푹!


- 고블린 샤먼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75, 골드 +75, 죽음 +1)

- 고블린 샤먼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75, 골드 +75, 죽음 +1)

- 고블린 샤먼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75, 골드 +75, 죽음 +1)


“그러니까, 평소에 운동해야 한다니까.”


나는 상가 밖으로 나갔고, 곧 내 뒤로 사람들이 따라 나왔다.

그들은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와······ 마, 말도 안 돼.”

“······일방적이었네요.”


그토록 많던 고블린 떼거리가 거의 다 죽었고, 살아남은 놈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있었다.


“샤먼들도 처리했으니까 이제 남은 건 추장인데.”


그리고 역시나 눈이 좋은 최수아가 먼저 발견했다.


“저기예요!”


그녀의 손끝을 따라서 고개를 돌렸다.


지상 주차장, 분리수거 구역 근처의 가로등 불빛 아래.


당황한 표정으로 급하게 발을 굴리며, 가마를 지고 있는 고블린들에게 무어라 소리치는 고블린 추장이 있었다.


놈은 씩씩거리며 괴성을 지르더니, 이내 가마꾼들에게 채찍질했다.

이쪽으로 오나 싶었는데······ 허, 방향을 돌려서 도망치는 게 아닌가?


“그렇단 말이지······ 그럼 지금부턴 공수 전환이다.”


판이 뒤집혔다.


* * * * *


고블린 추장이 탄 가마를 뒤쫓으면서, 나는 확실하게 신체가 강화되었음을 느끼고 있었다.

나름 조심스럽게 움직인다고 주변을 살피면서 달리고 있는데도, 속도가 줄기는커녕 일전보다 훨씬 더 빠르다.


키이이이!


웬 돼지 울음소리가 난다 싶더니, 가마에서 떨어지듯 내리는 고블린 추장.

놈은 가마꾼들에게 신경질적으로 채찍질하더니, 결국은 제 발로 꽁무니가 빠지도록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런 놈의 뒤로 고블린 워리어 셋이 따라간다.


반대로, 가마를 들고 있던 고블린들은 단검을 빼 들고는 나를 향해 달려왔고.


“지금 날, 고작 얘네들로 막겠다고?”


픽 웃으며, 왼손에 든 타지 실드에 힘을 주었다.

달려가는 속도 그대로 고블린 하나의 머리를 치자.


쾅!


- 고블린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15, 골드 +15, 죽음 +1)


안면이 으스러지며 멀찍이 날아가 버리는 고블린.

이어서 오른손에 든 아밍 소드를 휘두르자, 다른 고블린의 상체와 하체가 분리된다. 두부라도 써는 것처럼 걸리는 것 하나 없었다.


- 고블린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15, 골드 +15, 죽음 +1)


“내가 근력을 괜히 올린 게 아니거든!”


나머지 넷은 뒤따라온 고블린 스켈레톤들의 창에 꿰뚫려, 거의 동시에 유명을 달리했다.


푹! 푹! 푹! 푹!


- 고블린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15, 골드 +15, 죽음 +1)

- 고블린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15, 골드 +15, 죽음 +1)

- 고블린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15, 골드 +15, 죽음 +1)

- 고블린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15, 골드 +15, 죽음 +1)


나는 다시 고블린 추장을 뒤쫓았다.


추장과 호위병인 3마리의 고블린 워리어가 놀이터 쪽으로 도주하는 게 보였다.


“저쪽엔 주민 센터가 있는데?”


놀이터 바로 앞, 주민 센터가 보였다.


주민 센터 2층 창문에 다닥다닥 모여 있는 사람들.

아마도 저기서 우리가 싸우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것일 터.

저 중에는 주민대표도 있겠지.


그런데, 주민 센터 앞에 도착하자 멈추는 고블린 추장.

놈은 잠시 헐떡거리다가 뒤를 돌아보며, 나를 향해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언뜻 봐도 수상쩍은 광경.


싸늘함을 느끼고 멈춰 서는 순간.

주민 센터 좌측 화단, 수풀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더니 고블린 3마리가 달려 나왔다.


키에에에!


놈들은 웬 항아리 같은 걸 안고 있었는데, 나오자마자 냅다 그걸 바닥에 던져 터트렸다.


펑─! 펑─! 펑─!


녹색 연기가 뿜어지며 놀이터를 순식간에 뒤덮었고, 나 역시 그 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큭!”


코를 찌릿하게 만드는 독한 유황 냄새.

황급히 소매로 코와 입을 막았지만, 소용없었다.


“아저씨─!”


등 뒤에서 최수아의 외침이 들린다.

나는 다급히 연기 밖을 향해 소리쳤다.


“안 돼, 오지 마!”


뿌연 녹색 연기 속, 고블린 추장의 비열한 웃음소리가 맴돈다.


- ‘특제 고블린 독가스’에 중독되었습니다.

* 심한 피부 통증이 유발됩니다.

* 일시적으로 폐와 기도, 각막이 손상됩니다.

* 3일 안에 해독하지 않을 시 합병증이 발병하며, 시력을 영구적으로 잃습니다.


이게 바로 고블린들이 늑대개미에게 추출하여 가공한 독가스. 103동의 ‘닭장 안의 혈투’ 퀘스트에서 터질 예정이었던 바로 그 물건이다.


순식간에 시야가 흐릿해지면서, 별안간 팔을 비롯한 독가스에 노출된 피부가 엄청나게 가려웠다가 불에 덴 것처럼 뜨거워졌다.

무엇보다 코와 목 안쪽의 고통이 제일 심했다.


“큭! 컥!”


날카로운 바늘로 안쪽 점막을 긁어내는 듯한 느낌.


“컥, 시발······ 게임에서는, 별거 아닌 디버프였는데······.”


말하는 것조차, 목을 째는 고통을 동반한다.


존나 아프네, 진짜.


역시 실전은 다르다.

이런 걸 맞으면 제대로 된 전투를 치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심지어 10레벨 이하라면 효과가 배로 들어가기까지 한다.


“컥, 큭!”


사실상 전장 이탈.


곧 피부를 넘어 눈조차 불로 지지는 것처럼 아리더니, 이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 * * * *


“─저거 봐! 응? 내가 뭐랬어!”


주민대표, 박찬혁은 창밖을 보며 크게 외쳤다.

흥분에 겨운 그 목소리는, 독가스에 당해 쓰러진 이태성을 가엾게 여기는 게 아닌, 자기 말이 맞았음을 증명했다는 기쁨이었다.


“저 괴물 같은 것들 따라갔다가는 개죽음이라고,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


박찬혁은 자꾸만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최대한 억누르며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상가로 향했던 이들이 말도 안 되는 활약을 선보이자, 그의 입지가 불안해지던 터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예전처럼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태성, 그 괴물 같던 남자가 고블린의 매복 공격에 제대로 당하고야 말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 응? 저렇게 안 될 수가 없지!”


반대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파트 주민들은 탄식을 내뱉으며 괴로워했다. 어쩌면 저 남자가, 영웅처럼 이 모든 공포를 해결해주었으면 하고, 염원하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이상한 괴물들 좀 부린다고 해도, 멍청하면 죽을 수밖에 없지! 에잉, 쯧쯧!”


주민대표는 쐐기를 박듯이, 모두가 들으라는 듯이 혀를 크게 찼다.


이제 이걸로 그의 말에 꼬투리를 잡을 수 있는 이는 없게 될 터, 다시금 돌아올 권력에 결국 박찬혁의 입꼬리가 올라가려고 했다.


그런데.


“어······ 저기 봐요!”


한 꼬마가 외쳤다.


“저 형, 아직 움직여요!”


박찬혁은 “뭐─!” 비명과 같은 말을 내뱉으며 창가를 붙들었다.


녹색 연기가 바람에 날려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고.


그곳에서부터 몇 개의 인영이 걸어 나왔다.


푸른색의 안광들이, 덜그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 중심에 한 남자가, 이태성이 서 있다.


“이, 이게 무슨······ 말도 안 돼!”


박찬혁은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던 와중 이태성이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박찬혁은 그와 눈이 마주쳤다.


“힉!”


주민대표, 박찬혁은 뒷걸음치며 창가에서 물러났다. 그리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묘한 시선을 느꼈다.


“저, 저건······ 인간이 아니야! 괴물이야!”

“······.”

“잘, 잘 보라고! 저 난쟁이 괴물들보다 훨씬 더 끔찍하잖아!”


지옥에서 기어 나온 죽음의 사자.


이태성의 모습은, 누가 보는지에 따라 그렇게 보일만도 했다.


* * * * *


나는 천천히, 연기 밖으로 발을 옮겼다.

끈질기게 나를 괴롭히던 독이 진정되는 걸 느끼며, 한숨처럼 말을 뱉었다.


“뻔하네.”


독가스를 쓸 것이라는 건, 예상했던 바였다.

그래서 ‘최상급 질병 회복 물약’을 미리 꺼내 준비하고 있었지.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최상급 질병 회복 물약 앰플을 내던졌다.


땡그랑, 빈 앰플이 콘크리트 바닥을 구르다가 무언가의 발치에 걸린다.


크에에에?


고블린 추장.

놈은 이럴 리가 없다는 듯, 당황한 얼굴이었다.


“이게 네 서프라이즈냐?”


동시에, 나는 고블린 추장의 발아래를 바라봤다.

빈 앰플로 시선을 끈 사이, 고블린 추장의 반대쪽 발에 도달한 제리.


내 시선을 받은 제리가 놈의 발아래에 무언가를 내려놓고는, 내게로 빠르게 달려왔다.


그건 바로 ‘드워프 화염 폭탄’.


거기에 내 손으로 올라온 제리의 입에는, 안전핀이 물려있었으니.


쾅──!


붉은 화염 기둥이 고블린 추장의 몸을 휘감는 걸 바라보며 웃었다.


“서프라이즈는, 이렇게 하는 거야.”


작가의말

무려 9초 안에만 대응하면 살 수 있다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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