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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화 님의 서재입니다.

명문가문의 도련님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박종화
작품등록일 :
2021.11.10 21:06
최근연재일 :
2021.11.17 18:10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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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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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수 :
30,688

작성
21.11.1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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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명문가문의 도련님이 되었다 - 001

DUMMY

다시 사는 인생, 덤으로 마력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능력까지 얻었다.





유리관이 닫히고 마력가스가 스며들었다. 동시에 수백개의 선이 민우의 몸에 달라붙었다.


[마력을 주입합니다.]


통제장치에서 섬뜩한 소리가 울리고, 결박된 선에서 마력이 흘러나왔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보유하고 있는 1테르부터 각성자 평균이라는 5테르까지.

순식간에 불어난 마력은 인간의 한계라는 10테르까지 치고 올랐다.


[마력을 주입합니다.]


방대한 마력이 밀고 들어오니 몸이 멀쩡할 리 없었다.

삽시간 눈앞이 하얘지고 온 몸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눈, 코, 입, 구멍이란 구멍에선 타액이 줄줄 흘러나왔다.

단언컨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일 것이다.


“마력 수치를 조금 높이도록 하지.”


그럼에도 유입되는 마력은 줄지 않았다.

도리어 그 속도는 더 빨라져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넘어선 20테르까지 치솟았다.

이제는 너무 고통스러워 도리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나서야 실험은 끝났다.


“끄으으으.”


민우의 몸이 풍선인형처럼 축 늘어졌다.


“끌고 가.”


가드 두 명이 민우를 지하 감옥으로 데려가 대충 쑤셔 넣었다.

형식적으로 안쪽을 잠깐 살핀 그들은 곧 자리를 떠났다.


“근데 안 지키고 그냥 가도 될까?”

“어차피 10시간은 꼬박 누워 있을 텐데 지켜서 뭐하러?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하지만 그들의 발소리가 잠잠해질 때 즈음 민우는 서서히 눈을 떴다.

우선 눈알만 굴려 주위를 살핀 뒤 조심스레 상체만 일으켜 세웠다.

동시에 벽에 붙어 있는 손바닥만 한 거울로 철창 밖을 보았다.


가드들이 잡담을 나누며 출구로 향하는 게 보였다.

그제야 민우는 완전히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활짝 폈다.

굳어있던 근육이 비명을 지르며 머리가 한결 맑아졌다.


“후우, 개새끼들.”


가장 먼저 욕지거리가 나왔다.

멋도 모르고 끌려와 지난 2개월간 마력을 강제 주입당하는 생체실험을 당했다.

그 고통이란 이로 말할 수 없는 수준.

하물며 기지개를 펴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성인군자라도 욕이 나오지 않고 배길 수 없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원해서 이곳에 온 것은 아니었다.

F급 헌터로 평생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다 말년엔 마기에 중독당해 폐인이 되었다.

그냥 곱게 죽으면 될 걸, 꼴에 치료를 해보겠답시고 치료제를 구하다 억대의 빚만 떠안았다.

그러다 장기라도 팔아 보겠다는 심정으로 음지를 전전하다 무영을 만났다.


「간단한 마력실험입니다. 기간은 3개월이고 끝나면 억대의 돈이 지급될 겁니다. 필요하다면 직접 치료제를 구해드리죠.」


진무영.

한국을 대표하는 A급 각성자였다. 5대 가문인 진씨 일가의 가주이며 올곧은 성품과 인성으로 명망이 높았다.

그가 관리하는 제주도는 무법지대임에도 살만한 곳으로 꼽힐 정도였다.

그렇기에 민우는 별다른 의심 없이 무영을 따라 이곳으로 왔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그가 얼마나 추악한 인물인 지 깨달았다.


“개새끼. 이게 간단한 마력실험이라고? 끝나면 억대의 돈이 지급될 거라고?”


간단한 마력실험은 사실 목숨을 담보로 하는 비인륜적인 마루타 실험이고, 그렇게 쓰임을 다한 실험체는 쓰레기처럼 버려졌다.


“절대 네놈 뜻대로 되진 않을 거다.”


*

*

*


일년 전 제주도에서 신화급 귀물인 마력스톤이 발견 되었다.

당장은 마력물질에 불과하나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효과가 발현되는 귀물이었다.

그 조건은 마력스톤의 마력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수치로 환산하면 30테르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보통의 인간은 포기할만한 달성조건이지만 귀물의 주인인 진무영의 생각은 달랐다.


「불가능한 것 따윈 없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귀물은 다 그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거든.」


무영의 실행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순식간에 거대 지하실험실을 만들고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었다.

실험을 총괄하는 교수, 가드, 실험체와 재료들.

실험실의 구색을 가추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한 달 남짓에 불과했다.

무영이 속한 진씨일가의 권력과 재력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연구의 성과가 서서히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25테르라니, 어마어마하군.”


실험의 총괄을 맡고 있는 안교수의 시선은 민우에게 향해 있었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이 청년은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20테르의 벽을 뚫고 실험의 최종목표인 30테르를 달려가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연구는 폭발적으로 향상되었다.

이제는 마력의 흡수와 저장의 미묘하고 복잡한 메커니즘을 어느 정도 분석한 상태였다.


“조금만 더 하면 온전히 30테르의 비밀을 완전히 풀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민우가 실험을 진행한 지 세 달이 되어 갔다.

통상 이 시기 즈음부터 마력코어가 완전히 파괴되어 사실상 실험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뭐 어쩔 수 없지.”


연구의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졌고, 실험체야 차고 넘치는 상황이었다.


삐빅


때마침 마력주입이 끝나고 연구의 분석결과가 보고되었다.


최종마력수치 : 26테르

결과요약 : ‘마력감응력’과 ‘아르마’의 유의미한 상관관계 확인.(정확도 : 90%)

마력코어 : 손상률 95% [특이 : 마력코어에 미 발견 된 특이사항 존재. 그 현상과 원인을 알 수 없음.]


정보를 본 안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예상한 결과였다.

혹시나 싶어 마력코어쪽을 살펴보니 역시나 손상률이 95%였다.

이미 실험체로써는 의미를 다했다는 뜻이다.

한 가지 눈여겨 볼만한 게 마력코어에서 발생한 이상현상이었다.

보통 이상현상이 발생하더라도 최소한의 원인이나, 예상되는 현상 정도는 나오기 마련인데······.


‘뭐, 마력코어에서 특이사항이 발생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니까.’


그래도 한 두 번은 더 써먹어 볼까 고민을 하다, 이내 결정을 내렸다.

그는 곁을 지키고 있는 가드를 불렀다.


“폐기해.”


익숙한 일이라는 듯 가드가 실험관에서 민우를 꺼냈다.

그들이 민우를 데려갈 곳은 제주도 인근에 있는 균열이었다.

대충 균열에 던져 놓고, 이후 유가족에게 사망통보를 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면 세탁은 끝났다.

하지만 가드가 민우를 끌고 막 출구를 나가려 할 때였다.

돌연 민우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어··· 어?”

“놈이 움직인다······”


가드들이 놀라 소리치기 무섭게 민우는 결박을 풀고 그들의 관자놀이를 한방씩 가격했다.


퍽퍽


경쾌한 타격음.

동시에 가드 두 명의 신형이 그대로 고꾸라졌다.

가드의 몸이 채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 민우는 재빨리 소장의 등 뒤로 다가가 오른손을 뒤틀었다.

동시에 들고 있던 펜을 빼앗아 목에 겨눴다.

지난 2개월간 수 없이 시뮬레이션 했기에 움직임이 정교하고 빠르기 그지 없었다.


“어···. 어떻게.”


두려움과 놀람이 공존하는 목소리가 안교수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분명 마력코어가 산산조각났을 텐데······.”

“닥쳐. 살고 싶으면 지금 당장 무전 때려서 창고쪽 인원 밖으로 돌려.”


창고는 외부와 다이렉트로 연결된 유일한 곳이었다.


“미안하지만 그건 좀 곤란할 것 같은데······.”

“···뭐?”

“이미 가드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을 거거든.”


이건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다.

그러기 무섭게 투다닥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이어 십수명의 가드들이 실험실 안으로 들어와 민우를 둥글게 둘러쌓다.


“오지 마.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오면 목구녕을 쑤셔 버릴 테니까.”


궁지에 몰린 사자가 으르렁 거리듯, 민우는 펜촉에 힘을 주었다.

안교수의 목에서 새빨간 핏물이 흘러나왔다.

조금만 힘을 주면 날카로운 펜촉이 안교수의 목을 뚫고 동맥을 끓어 버릴 것이다.

안교수는 이 실험의 핵심인물이니 가드들이라도 쉽게 움직이진 못할 것이다.

그런 민우의 생각을 비웃 듯 안교수가 말했다.


“쓸데 없는 짓이야. 이미 내 실험의 결과는 데이터로 모두 남아 있어. 이제는 나 역시 소모품일 뿐이란 뜻이지.”


목 끝에 닿은 펜촉이 고통스러운 지, 안교수가 쿨럭거리며 말을 이었다.


“적당한 지식이 있는 누구든 내 자리를 대신 할 수 있다는 소리지. 보라고 네 말에 고분고분하는 분위기가 아니잖아? 매뉴얼대로 5분간 대치하다 바로 덮칠걸? 그리고 바로 모가지를 따 버리겠지.”


그 말이 허언은 아닌 듯 가드들이 사방에서 민우를 조여왔다. 살짝만 힘을 주면 목에 구멍이 뚫리기 직전임에도 가드들은 망설임이 없었다.


“이대로 있으면 어차피 넌 죽어. 하지만 살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야. 지금이라도 날 놔줘. 그리고 이 연구를 계속 하는 거야.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멀쩡한 것 같으니 문제없잖아?”

“닥쳐.”


몸이 멀쩡하니 문제 없다고?

마력 실험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지 모르기에 할 수 있는 소리다.


“너무 고지식하게 생각하지 말고 잘 판단해봐. 실험이 끝나면 굳이 널 죽일 이유가 있겠어? 오히려 네 덕에 연구가 빨리 완성되었으니, 포상이라도 줘야지. 안 그래?”


그럴 듯 하지만 개소리다. 포상이라고?

이곳에서 발생한 일들이 외부로 세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 죽일 게 뻔하다.

민우는 안교수의 말을 완전히 무시했다.

이후로도 뭐라 떠들어 댔지만 귀담아 듣지 않아 웅얼거리는 소리로만 들렸다.


일단 안교수의 말 중 확실한 건 가드들의 태도였다.

5분이 다가오자 서로 눈빛을 교환하는 게 보였다. 여기서 지체하면 진짜 위험해 진다.

민우는 펜으로 안교수의 어깨를 찔렀다.


“크아악.”


고통에 찬 안교수의 비명을 들으며 발로 그의 등을 밀었다. 안교수의 신형이 3m 정도 날아가 유리관에 쳐박혔다.


[마력주입을 가동합니다.]


뒤이어 유리관이 닫히고 마력주입선이 그의 몸에 달라붙었다.


“끄아아아아아.”


그러기 무섭게 안교수가 비명을 내질렀다.

고작 5테르도 안 되는 마력에 저리 호들갑이라니.

그러면서 뭐? 어차피 살기만 하면 된다고?


안교수의 비명을 신호 가드들이 민우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민우는 그들을 상대할 마음이 없었다.

애초에 이길 수 있는 상대도 아니었다.

대신, 오른쪽으로 재빨리 이동해 주먹만한 돌멩이를 집었다.

이 모든 일의 원흉.

민우가 끌려와 실험체가 된 것도, 저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는 것도, 다 이 마력스톤 때문이다.


“움직이지마.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면 확 부셔 버릴 테니까.”


하지만 가드들은 잠시 주춤하는 정도였다.


“멍청한 놈. 물리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마력스톤을 부실 수 없다. 어차피 독안에 든 쥐다. 순순히 물러나라.”


이 말도 거짓이 아니다.

설령 A급 각성자가 전력을 다해도 파괴시킬 수 없는 게 마력스톤이다.

하지만.


“그래? 그럼 이건 어떨까?”


민우는 마력스톤을 그대로 꿀꺽 삼켰다.


“이런 미친······.”


불로 지지듯 엄청난 고통이 내부를 뒤흔들었다.

동시에 엄청난 마력의 파동이 일어났다.


“흐흐흐. 갈 땐 가더라도 곱게 갈 마음은 없거든. 같이 죽자, 이 개새끼들아.”


이윽고 내부에서 시작된 마력의 소용돌이가 장내를 뒤덮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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