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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네이도르 가문의 막내입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완결

네라이젤.
작품등록일 :
2017.06.29 14:07
최근연재일 :
2017.10.0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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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0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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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의 선택(1)

DUMMY

62화 - 프시케의 선택(1)


오르테우스 W 론데르만. 과거 그는 론데르만 가문을 부흥으로 이끈 인물이었다. 론데르만 가문의 비기인 통찰로 매사에 현명한 판단을 내렸고 그 결과는 가문의 이익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었다. 청년시절의 방황은 귀족 사교계에서도 유명했다. 매일 술파티를 열고 온갖 패악을 저질렀고 젊은 여인은 물론, 과부가 된 여인에게도 추파를 던지며 가문의 먹칠을 하고 다녔다. 물론, 가문에서도 그를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했으나 오르테우스는 빈정거릴 뿐이었다.

그러나 그의 일생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아카데미 입학이었다. 머리만큼은 좋았던 그가 가문의 압박에 의해 입학하게 되었고 거기서 현 아내를 만나게 되었다. 바로, 론데르만 가문의 외동딸이었다. 오르테우스는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결국엔 결혼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방탕한 생활을 마무리한 것도 그녀를 처음 보고 나서였다. 그리고


“아버님은... 론데르만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가셨지. 이건 어머님께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야.”


그래도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세자와 블랙 아미가 그의 복수 상대라는 것일까?


“며늘아가야, 알고 싶으냐?”


오르테우스는 숨어있는 프시케를 단숨에 찾아내며 물었다. 그러자 블랙 아미의 일원인 가우린은 인상을 찌푸렸다. 론데르만 전 가주에 이어 세자, 게다가 은발의 마녀까지. 최악의 상황이라고 불려도 될 만큼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에 부름을 받은 프시케는 모습을 드러내기로 했다. 그에게 묻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녀가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오자 좌중은 숨죽인 채,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치 달빛을 받은 것처럼 프시케의 뒤에선 새하얀 아우라가 펼쳐지는 듯했다.


“이제야 다 모였구나. 오늘만을 기다리고 있었단다.”

“아버님, 이러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구나. 너는 왜 이 자리에 와 있느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거늘.”


프시케는 답하지 않았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답했다간 구별할 수 없게 된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설사 그것이 프란의 아버지일지라도. 그녀의 단호한 눈빛을 읽어낸 오르테우스는 껄껄 웃으며 세자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제르딘은 흠칫 놀라며 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내가 원수라고는 했지만, 솔직히 세자 저하의 잘못은 없다고도 할 수 있지. 단지 내가 빚을 받아내야 할 사람은 이 나라의 국왕이니까.”

“그 말은 반역을 꾸미겠다는 것이더냐?”


오르테우스는 제르딘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본래 받아야 할 것을 받아 내려 하는 것일 뿐이죠. 원래는 국왕 전하께 10년 전 일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을 당부했습니다.”

“10년 전? 리블레다인 공작 가문이 멸문 당한 걸 말하는 것이더냐?”

“그렇습니다. 저는 그 빚을 받아낼 의무가 있으니까요. 국왕 전하도 그리 약조를 했습니다. 10년 전엔 말이죠. 하지만, 그 약조는 무참히 짓밟히고 슈네이도르 가문의 힘을 억제시켰습니다.”


갑자기 그의 입에서 슈네이도르 가문 이야기가 나오자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엘렌의 일을 염두하고 나온 말이었다. 그리고 스승인 데니츠 사건. 왕가는 그 사건을 숨기는 대가로 슈네이도르 가문에게 이렇게 요구했다.


‘이제부터 슈네이도르 가문은 왕국의 내정에 참여할 수 없다. 대신 6 가문의 지위와 작위는 인정하노라.’


당시 슈네이도르 가문의 힘은 절정에 달했던 터라 테사이르 왕가에서 견제를 해야 했다. 그런데 마침 몰상식적인 일이 터지니 이때다 싶어 확실하게 못을 박은 것이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선조가 남긴 유언을 지키라는 말로 그들을 침묵시킨 거다. 하지만 아버님이 말한 그 약조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 리블레다인 공작과 국왕 전하 사이의 약조일까? 아니면 아버님과? 프시케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내가 왕이 된다면! 그 약조, 슈네이도르 가문에 대한 억제를 풀어줄 수 있다! 그러니...”


오르테우스는 그의 말을 싹뚝 잘라내며 물었다.


“그 약조가 무엇인지 알고 말하시는 겁니까?”

“... 아니, 모른다.”

“뭐, 모르시는 게 당연하지요. 국왕 전하께서는 철저하게 숨기고 싶었으니까요. 리블레다인 공작과의 약조를 말이죠.”

“뭐라고? 그런 건 들은 적도 없다!”


제르딘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세자 저하! 속지 마십시오! 지금 론데르만 전 가주는 저하를 흔들려는 것입니다!”


보다 못한 데미안이 소리쳤다. 하지만 그건 틈을 내주는 계기가 되었다. 가우린은 시선을 돌린 데미안의 눈을 피해 재빠르게 뒤로 빠졌다. 이 사실을 조직에게 알리... 그런데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왜 시선이 아래로 내려왔을까? 궁금했던 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하복부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끔찍한 고통이 전신으로 퍼졌다. 가우린의 얼굴은 흉악한 악마와 같았다.


“끄아아악!”


하체가 사라졌다. 아니, 하체는 두 번째 뒷걸음질 쳤던 그 자리에 나뒹굴고 있었다. 어느새 프시케의 손바닥은 축축해져 있었다. 긴장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만약 오르테우스의 검이 자신에게 향했다면 막아낼 수 있었을까? 대답은...


‘막을 수... 없어. 검의 궤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어. 아버님의 기가 분출되는 것만 느낄 수 있었다.’


저번에 느꼈던 그 느낌. 프란과 함께 대화를 나누었을 때, 그에게서 느꼈던 위험한 기였다. 두렵다. 처음으로 두렵다는 감정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건 제르딘과 데미안도 마찬가지였다. 오르테우스에게서 흘러나오는 기는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다들 놀란 모양이로군요. 아니, 우리 며느리님은 느낀 적이 있었지.”

“... 그 날, 일부러 흘리신 겁니까?”

“궁금했지. 은발의 마녀라 불리는 우리 며느리가 얼마나 강한지 말이야. 내 계획에 방해될지 아니면 그렇지 않을지. 대답은 다행이도 후자였어. 아직은 부족해.”


프시케도 인정했다. 이건 도저히 메울 수 없었다. 스승 정도라면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지금 이곳에선 그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론데르만 전 가주, 그대가 원하는 건 무엇인가?”

“제가 원하는 일은 그 약조를 지키는 것입니다.”

“도대체 그 약조가 무엇이기에 자네를 이렇게 만든 것인가! 대답하게!”

“현 국왕이 물러나고 리블레다인 공작의 딸을 테사이르 왕국의 여왕으로 등극하는 것. 그것이 비밀 약조였습니다. 제르딘 세자 저하.”


오르테우스는 단 한 줌의 감정도 없는, 그런 표정을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남아 있는 세 명은 모두 멍한 표정을 했다. 하긴 그도 처음 들었을 때는 놀랐었다. 리블레다인 공작과 현 국왕이 비밀리에 맺은 약조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문서를 직접 보게 되자 마음속에 큰 짐이 생겼다. 아무것도 모르고 원망했던 사람. 그 사람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는 생각을 정리했다. 지금은 그들에게 진실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했다. 오르테우스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리블레다인 공작은 테사이르 왕국을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힘을 알고 있던 현 국왕은 두려움에, 비밀리에 보자 했고 약조를 맺게 되었습니다. 그 증거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품에서 한 장의 문서를 보여주었다. 제르딘은 무언가에 홀린 듯 그 문서를 소리 내어 읽어나갔다.


“리블레다인 공작의 외동딸, 엘렌 S 리블레다인에게 왕위를 넘길 것을 약조하노라...”


그는 그 대목에서 자리에 주저앉았다. 정말로, 정말로 존재했었다. 론데르만 전 가주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저 글씨체는 자신의 아버지의 것이었다. 독특한 글씨체로 유명했다. 프시케와 데미안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는 표정이었다.


“리블레다인 공작을 부추긴 블랙 아미와 약조를 어긴 테사이르 왕가 그리고 그 약조를 알고도 방관했던 6 가문의 수장들. 모두 벌을 받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엘렌 아가씨를 여왕이 되어 리블레다인 가문이 왕국을 이끌어 나갈 겁니다. 저는 조력자가 될 뿐이죠.”


포부를 밝힌 오르테우스는 조용히 검집에 손을 가져갔다. 지금 여기 사라져야 할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에게 알려준 건 죄목을 알고 저승으로 가라는 뜻이었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지금까지 참고 있던 건 다 지금을 위함이었다. 이제 그들을 벌할 차례였다.


“멈추세요. 오르테우스 W 론데르만. 아니, 리블레다인 공작가의 장남이었던 오르테우스 W 리블레다인님.”


언제 도착했는지 몰라도 주황머리 소녀, 리우리케가 바닥에 쓰러진 프시케의 앞에 나타났다. 오르테우스는 그녀를 보곤 피식 웃었다. 이렇게 또 한 명의 범죄자가 나타나니 기뻤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를 정확하게 알고 있을 줄이야. 솔직히 놀랐다.


“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오르테우스 님.”

“호오, 유네스 가문과 케이샤 가문을 오가는 박쥐가 아닌가?”


그는 조금 흥미가 동했다. 그녀의 존재는 꽤 재미있었으니까. 엘렌 아가씨의 친구이자 주종관계. 테사이르 왕가와 혼인할 여자였다. 그래서 오르테우스는 그녀가 꺼낼 말이 궁금했다. 리우리케는 침을 꿀꺽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부디 시간을 주세요. 주군께서 모든 것을 알게 되실 때까지. 그때까지만 모든 행위를 멈춰주세요.”

“크크크큭. 나는 이 날을 위해 10년을 참아왔다. 블랙 아미와 이 나라의 썩어 빠진 녀석들을 모두 죽이려, 멍청한 얼굴로! 얼빠진 웃음으로! 철저하게 속여 왔다. 그렇게 하니 6 가문의 가주들과 국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군. 다들 리블레다인 가문의 피를 이어받은 내가 어떤 짓을 저지를지 두려워하고 있었던 거다.”

“하지만! 당신은 론데르만 가문의 전 가주입니다! 더는 리블레다인 가문을 간섭할 권리는 없습니다!”


리우리케가 용기 내어 소리치자 오르테우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다. 나는 론데르만 가문 소속이지. 그래서 단순 조력자라는 것이다.”


그의 뜻을 알아챈 리우리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서, 설마? 당신! 그렇게까지!”

“호오, 어린 처자가 내 생각을 읽은 것인가? 이거 통찰력이 쓸모없게 되었구먼.”

“그렇게 해서 당신이 얻게 되는 건 아무것도 없어!”


이제 리우리케는 그에게 경어를 붙이지 않았다. 어쩌면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의 결심은 확고하다는 걸 확인했으니까.


“있다. 리블레다인 공작 가문의 명예를 회복하고 이 왕국을 다시 시작하는 거지. 그리고 블랙 아미가 하고자 하는 일을 우리가 한다면 멋진 세상이 되겠지. 내 개인적인 이득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건 돌아가신 리블레다인 공작님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거니까. 내가 너무 말이 많았구나. 모두 사라져 줘야겠다.”


오르테우스는 광기 어린 표정을 지었다. 스르륵. 분위기와는 다르게 경쾌한 소리를 내며 그의 검이 모습을 드러내자 거대한 힘이 이 자리를 휩쓸었다.


작가의말

저는 엘렌보다 프시케에게 더 정감이 가요 ㅎ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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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평화는 없다. +1 17.09.27 225 7 12쪽
86 엘렌과 슈네이도그 가주의 진실한 대화(2) +4 17.09.26 238 5 12쪽
85 엘렌과 슈네이도르 가주의 진실한 대화(1) +1 17.09.26 193 6 11쪽
84 슈네이도르 가문의 유전인가 보구나. +2 17.09.25 244 6 12쪽
83 반란의 징조 +4 17.09.25 18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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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프시케의 선택(2) +6 17.09.05 232 7 12쪽
» 프시케의 선택(1) +4 17.09.04 258 6 11쪽
61 일촉즉발의 상황 +4 17.09.03 286 7 12쪽
60 블랙 아미의 화려한 등장 +4 17.09.02 252 7 11쪽
59 아카데미 축제(3) +6 17.09.01 250 6 11쪽
58 아카데미 축제(2) +3 17.08.31 298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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