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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모르는 사람

난 왜 사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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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게뭐야
작품등록일 :
2016.08.30 23:40
최근연재일 :
2016.09.12 20:12
연재수 :
4 회
조회수 :
677
추천수 :
2
글자수 :
12,328

작성
16.08.31 00:40
조회
299
추천
1
글자
6쪽

(프롤로그)꿈을 품다.

DUMMY

구름이 부산을 향해 가는 계절.

온 몸을 관통하는 냉기는 나를 더 고독하게 만들었다.

닳아빠질 대로 빠진 티셔츠에, 지저분하며 헐렁한 바지를 입은 나는 옥상 난간의 끝에 섰다.




때는 5년전, 2016년, 만 18세, 내가 고3이 되던 해였다.

교실은 오늘도 풍경이 훤하다. 그 놈의 대학입시에 학생들은 목줄을 채워놓은듯이 책상에 앉아서 펜을 놀린다.

마저작침? 우공이산? 나는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소중한 인생을 소비해가며 지금 여기서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나는 혼란스러웠다.


이따금이면 이곳저곳에서 헬조선, 헬조선! 을 외치고 있다.

그렇게 잘나신 대학이라는 작자들은,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이라는 노예 계약까지 해가며 내는 등록비를 가지고 주식과 노름으로 날려버린다.

학부모들은 등골을 빼가며 주식과 노름으로 쓰일 학자금을 마련한다.


어느새 열정과 패기가 사라져있는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한국의 1%를 꿈꾼다.

우리를 개, 돼지라고 부르는 대한민국 1%에 속하기 위해서.

그 1%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공무원, 공무원, 공무원.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아는가?

어떻게 되는건지는 아는가?

그리고 어떻게 아는가?

그곳으로 가도 인생은 고달플지를. 어딜가도 인생은 후회로 넘쳐날지를.


이 나이의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채, 높은 등수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밟고 일어선다.

겉으로 미소를 지으며 펜을 놀려서, 상대방을 무참히, 잔인하게 짓밟는다.


치가 떨렸다.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선생님과 학부모들은 우리를 좋은 대학에 보내려고 악을 쓰지만, 정작 우리들은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채 질주한다.


우리는 독려받는다. 무엇을 위해 받는 것인지도 모른 채, 그저 받는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독려를.

응원과 기도를 받는다.

심지어는 절에 찾아가서 수능기원이랍시고 10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퍼붓는다.


나는 이 일련의 행동들을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공부하는 기계가 되고 싶지 않았다.

시키는대로 굴러가는 사회의 톱니바퀴가 되고 싶지 않았다.


1등ㅡ 좋은 대학ㅡ 공무원ㅡ 엘리트 코스

그러면 나머지 아이들은? 그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건가? 인성교육은 하나도 안된 그 1등하는 놈으로부터 개, 돼지 소리를 들으며 세금을 갖다 바치면 되는 건가?


싫다. 중소기업에서 상사의 잔소리나 들으며 노가다로 부려먹어지는 인생.

술과 담배로 찌들어질 인생, 그리고 나는 탓하겠지.

이 더러운 나라에 태어난 게 잘못이라고.

사람들은 말하겠지, 니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렇게 됬다고.


같은 뇌를 달고 있어도 이리도 사람 생각이라는 게 다를 수가 있을까.

어차피 정해진 삶, 어떻게 살아도, 공부를 잘한다 하더라도 정해진 삶.


그것이 싫어서 나는 도망쳤다. 거부했다. 학생의 의무라는 공부를.


도망쳤다. 학생의 의무로부터, 마땅히 해야만 한다는 공부로부터.


고3이 된 지금, 쉬는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고요한 교실의 적막이 나를 숨막히게 한다.

답답하다. 갑갑하다. 살벌함에 쫓겨 교실을 나온다.


내가 잘못한건가?

이름도 모르는 선생님이 내 옆을 스쳐지나가며 혀를 찬다.

내가 잘못된건가?

집에선 부모님이 허구한 날 성화다.

내가 잘못한건가?


나는 이질적인 존재인가? 나는 사회 부적응자인가?


끊임없는 무력감, 원인모를 죄책감, 울려퍼지는 공허함.


그러던 어느 날, 웹서핑을 하던 나는 흥미로운 포스터를 발견한다.

문피아ㅡ 제2회 대한민국 웹소설 공모대전 상금 3억.


시야에 펼쳐진 새파란 포스터, 신세계를 발견한 느낌이였다.

심장이 미어터질 듯한 이 사회로부터의 탈출구 같았다. 구원처럼 보였다.


예전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당장 플롯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공모기간이 다가오는 날까지, 두근거리는 마음을, 뜨겁게 타오르는 심장을 담아서 하나의 이야기를, 틀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백색 종이를 가져와 채색하기 시작한다.

등장인물, 세계관, 특징, 요소, 문체로 이루어진 알록달록한 빛깔들로 나만의 세계를 이 종이에 펼쳐간다.


공모전이 시작되는 그 날까지 하루하루 카운트다운 하였다.

대체적인 세계관을 작성했을 때, 디데이ㅡ5일

대략적인 스토리 요약본을 완성했을 때, 디데이ㅡ3일

체계적으로 세밀한 묘사가 담긴 글을 저장할 때, 디데이ㅡ1일


학교에서 수업시간이면 선생님 몰래, 옆의 친구 몰래 스토리와 대사로 책을 메우기 시작하고. 야자시간이면 베스트셀러를 이것저것 들고와 참고했다.


글을 쓸 때면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문장하나가 완성 될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이였다.


그리고 다가온 기일, 완전히 소설가로서의 길을 걷기로 다짐한 나는 문피아 홈페이지에 접속한다.

이미 수많은 소설들이 올라오는 것을 목격하고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다.

그것은 예상보다 극심한 경쟁,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변하는 소설 리스트.


그것은 현실의 경쟁이랑 다를 바가 없었다. 내가 도망쳐온 곳은 현실이였다.

이 곳에서도 작가들이 나름의 사명을 걸고, 사활을 걸고 글을 써내려간다.

필사적으로 돋보이기 위한 글을, 선호작을 많이 채가려는 글을.


그렇다. 이 곳도 결국은 서로를 짓밟고 일어서는 사회.

하지만 달랐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이 세계는 빛나는 것이였다.

소설만큼은 달랐다. 쓰면 쓸 수록 즐겁고 흥분된다.

쓰여져 있는 글을 보면 뿌듯해지고, 행복해졌다.


질 수 없지.


나의 이야기를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광기에 찬 눈빛으로 키보드를 두들겼다.

극심한 압박감, 흥분. 내 이야기가 세상에 보여진다는 짜릿함. 심장이 아릿해져오는 그 전율.


그것이 내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였다.


작가의말

문체 문장 다 씹어먹고 자극적이게 써봤...크흠!크흠! 아닙니다.


3번째로 써보는 소설이기에 많은 조언이 필요합니다. 완전 초짜입니다 초짜..ㅠㅠ...악플이라도 좋으니 피드백이 달렸으면 좋겠...ㅠㅠ


전 무조건 3000자가 컷트입니다. 습관입니다. 안 좋은 습관이군요. 프롤로그는 더 짧게 쓰는 것이 신조입니다. 역시 안 좋은 습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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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기분 꿀꿀할 때 마다 쓸게요. 16.08.30 110 0 -
4 프롤로그를 읽고 커스터마이징을 하다 16.09.12 124 0 7쪽
3 되는게뭐야 16.09.03 126 0 7쪽
2 만만치 않은 세상 16.08.31 127 1 8쪽
» (프롤로그)꿈을 품다. 16.08.31 300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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